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162화 (1,16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162화>

“염동 대협!”

“어디에 계십니까?!”

“국가가 부르고 있습니다!”

……

최 팀장과 국정원 직원들은 목이 터져라 외치며 인파를 헤치고 청담대교를 올랐다. 그러자 곧 군인들이 지키는 바리케이드가 나왔다.

최 팀장과 국정원 직원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염동 대협은 저 바리케이드 뒤에 있다!

확신과 함께 달려가려 할 때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끊어진 청담대교가 이어졌습니다!]

우와아아아아-

거대한 환호성이 울려 퍼지고 국정원 직원들의 경악한 외침이 쏟아졌다.

“끊어진 다리를 벌써 이었다고?”

“날려 버린 상판이 50미터가 넘는데!”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이 순간 바로 이어지는 확성기 외침!

[모두 뒤로 물러서 주십시오!]

[건설 자재를 실은 트럭을 빼낸 다음에 시민분들이 건널 수 있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휘리리리릭-

사방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고 병사들이 트럭이 빠져나갈 길을 열었다.

“가장자리로 물러서 주세요!”

“위험하니 뛰지 말고 걸으세요!”

“트럭이 빠져야 다리를 건너실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길이 열리고 육중한 엔진음과 함께 트럭이 줄줄이 내려왔다.

최 팀장의 시선은 트럭 짐칸에 꽂혔다.

H빔과 상판, 자재들!

보는 순간 바로 감이 왔다.

염동 대협! 그가 끊어진 다리를 이었다!

최 팀장은 한달음에 선두 트럭으로 달려갔다.

“선생님!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

“서울청 외사과에서 나왔습니다!”

위장 신분증을 흔들어 병사를 물리고 트럭에 접근하자 조수석 창문에서 고개를 내미는 대령!

“대령님 염동 대협은 어디에 계십니까?! 서울청 외사과에서 나왔습니다.”

“외사과에서 염동 대협은 왜……?”

“염동 대협을 노리는 무장 단체를 확인했습니다! 즉시 신변을 보호해야 합니다!”

“누굴 보호한다고요?”

“염동 대협의 신변을 지켜요?”

황당한 표정을 짓는 대령과 군인들.

이들 모두는 봤다.

80미터가 넘어가는 수백 톤의 H빔 철골 구조물!

그 철골 구조물을 염동력으로 공중에 띄워 올리고, 거의 100미터 달하는 거리를 움직여 끊긴 다리를 연결하던 모습!

염동 대협은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그 모든 것을 해냈다.

두 눈으로 직접 봤는데도 믿기지 않는 초능력자가 염동 대협이었다.

그런 염동 대협의 신변이 위험하다고?

전차가 튀어나와도 장난감처럼 박살 날 뿐이다!

하, 하하-

군인들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뭐지? 이 분위기는?!’

생각지도 못한 묘한 분위기!

최 팀장은 고개를 갸웃하다 외쳤다.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사항입니다! 염동 대협은 어디에 계십니까?!”

대령은 순순히 대답했다.

“영동대교로 이동하셨습니다. 이 선생님과…….”

영동대교!

반사적으로 돌아가는 시선에 보이는 뚝 끊긴 다리, 영동대교!

‘시민들을 건너갈 수 있도록, 끊어진 영동대교를 연결하려는 거다!’

괴물들의 한강 접근에 앞뒤 가리지 않고 한강 다리 폭파 명령을 내린 사람들!

반면 막힌 중랑천을 뚫고 끊어진 한강 다리를 잇기 위해 움직이는 염동 대협!

이 극명한 대비에 가슴속에서 무언가 울컥 치솟았다.

“영동대교다! 염동 대협은 영동대교로 가셨다! 최고의 예우로 모신다! 가자!”

국정원 직원들은 일제히 몸을 돌려 달렸다.

이 순간 최 팀장의 눈에 보여선 안 될 모습이 보였다!

방탄 헬멧과 조끼, 디지털 군복, 보병 지원 장비에 M4카빈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이 국군 장교와 대화하고 있었다!

외국인!

대한민국 서울에서 무장하고 움직일 수 있는 외국 군대는 단 하나뿐이다!

미군!

그것도 그냥 미군이 아니다.

제1특수부대작전분견대, 델타포스다!

데프콘은 발동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니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델타포스가 나타났다면 그 녀석이다!

캠프 커리에서 같이 델타 훈련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인!

빠르게 주위를 훑는 시선에 보였다.

진입로에 세워진 검은색 SUV!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을 바라보는 양복쟁이!

지금쯤 거짓 정보로 뺑뺑이를 돌고 있어야 하는 CIA 요원…….

“제임스 김!”

이때 트럭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2소대가 청담대교에 남아 시민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청담대교 남쪽 병력은 바로 영동대교로 이동한다!”

……

트럭 조수석에 앉아 무전기로 상황을 전파하는 대령!

“……잠깐만!”

다급히 외쳤으나 이미 늦었다.

“염동 대협과 함께 끊어진 영동대교를 복원한다!”

……

염동 대협의 행방이 무전기를 타고 군경에 알려졌다!

반사적으로 돌린 고개에 보였다.

무전기를 잡은 국군 장교와 몸을 돌려 달리는 델타포스!

다섯 명의 델타포스가 검은 SUV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크게 손을 흔드는 제임스 김!

이 순간 수많은 인파와 거리를 뛰어넘어 머릿속에서 제임스 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땡큐. 마스터 쵸이! 염동 대협은 이제 미국 시민이다! 하하하-’

최 팀장은 외쳤다.

“잡아! 저 SUV 절대 놓쳐선 안 돼!”

“네? 팀장님 갑자기 무슨?!”

“정보가 샜다! 미친 끄나풀 놈들! 제임스 김이다!”

제임스 김, CIA에 정보가 샜다!

경악한 국정원 직원들이 반사적으로 달렸다.

부아아아앙-

그러나 검은색 SUV는 이미 시동을 걸고 있었다.

최 팀장은 바로 트럭 조수석을 향해 외쳤다.

“대령! 저 SUV 잡아야 합니다! 제가 말한 염동 대협을 노리는 무장 단체입니다! 즉시 억류! 총을 쏴서라도 억류해야 합니다!”

“네? 여기서 총을 쏴요?!”

대령이 경악하는 순간 최 팀장은 반사적으로 무전기에 손을 뻗었다.

제임스 김과 염동 대협이 만나면 끝장이다!

어떻게든 저 SUV를 막아야 한다!

무전기에 손이 닿기도 전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대령님. 미국 대사관에서 나온 경호 병력이 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서울청 외사과를 사칭하는 위험인물이…….

“…….”

“…….”

이 대령과 시선이 얽히는 순간 깨달았다.

위장 신분까지 드러났다!

제임스 김, 이 용의주도한 녀석이 역정보를 풀었다!

“선생님…….”

이 대령의 섬뜩한 눈빛!

여기서 억류되면 끝장이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위장 신분증을 던졌다.

“서울청 외사과 최원익! 직접 확인하세요!”

최원익 팀장은 외침과 동시에 전력으로 달렸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검은 SUV!

SUV를 향해 달려가는 국정원 직원들!

제임스 김이 염동 대협을 먼저 만난다면 끝장이다!

“예산 좀 더 달라니까!”

미국 – 최소 1000만 달러+시민권.

한국 – 1억 원+애국심.

미국과 한국의 조건이 저울이 기우는 정도를 넘어 욕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금전 보상이 반 아니 1/3만 돼도 어떻게 비벼 보겠는데 1%도 안 된다!

게다가 정부에 CIA 끄나풀이 박힌 상황!

염동 대협의 분석은커녕 신원 확인도 되지 않았다.

부모, 형제자매, 친인척, 가족, 회사, 병역, 인간관계 모든 게 백지상태!

금전 외의 협상 거리도 없다!

이대로라면 100이면 100명 전부 제임스 김, CIA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다행히 인파에 막혀 아직 제임스가 탄 SUV가 제대로 속력을 내지 못하는 상태!

방법은 하나뿐이다!

어떻게든 차를 세우고 밖으로 끌어내 기절시킨다!

어차피 상대의 대사관 신분은 위장이다!

문제가 생겨도 뭉개버릴 수 있다!

“막아! 저 SUV,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국정원 직원들은 인파를 뚫고 전력 질주했다!

그러나 SUV 주위를 막은 인파가 둑이 터진 듯 청담 대교로 빨려 올라가고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놓친다!’

최 팀장이 절망하는 순간 상상하지 못한 외침이 들려왔다,

“염동 대협 마혁진! 나와라! 너 때문에 직장에서 짤렸다!”

* * *

“…….”

“…….”

“…….”

갑자기 청담대교에 나타나 염동 대협을 욕하는 청년!

청년의 등장에 마치 폭탄이 터진 듯한 고요가 감돌았다.

이 고요는 누군가의 외침으로 깨졌다.

“저 미친놈은 뭐야?!”

순간 봇물 터지듯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외침.

“미친놈!”

“어떤 새끼가 염동 대협을 욕해!”

“염동 대협이 중랑천 뚫으시고, 청담대교도 이으셨다!”

“여기 염동 대협 그분 덕에 목숨을 건진 사람이……!”

“여기 있다!”

“여기에도 있다!”

“우리 가족도 도움을 받았다!”

……

사방에서 분노한 외침이 쏟아졌다.

으아아악-

그러나 완전히 눈이 돌아간 청년은 미친놈처럼 괴성을 질렀다.

“염동 대협 나와라! 나오라고 새끼야! 너 때문에 간신히 들어간 작업장, 아니 회사에서 짤렸다고! 아아악-.”

“어디 감히!”

“그분 성함을 함부로 불러!”

“염동 대협, 딱 봐도 60대가 넘는 노인이신데! 새파랗게 젊은 놈이!”

“모두 저놈을 쥐어팹시다!”

와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과 함께 분노한 인파가 몰려들고. 주먹, 지팡이, 보따리, 장바구니, 고사리손이 쏟아졌다.

으아아아악-

청년은 말 그대로 인파(人波)! 사람의 파도에 삼켜졌다!

“……!”

최 팀장은 다급히 외쳤다.

“목표 변경! 목표 변경한다! 모두 저 청년부터 확보한다!”

“네?”

“팀장님?!”

“제임스 김……!”

“SUV 억류해야!”

……

정신없이 달리던 국정원 직원들의 반문하는 순간.

끼이이익-

SUV가 급정거하고 열린 문에서 무장한 병력과 양복을 입은 남자가 튀어나왔다.

“저 청년을 확보한다!”

제임스 김!

국정원 직원들은 반사적으로 제임스 김을 향해 달렸다.

“STOP!”

“당장 멈추지 않으면 발포……!”

“그대로 밀고 들어간다!”

“절대 못 쏜다!”

국정원 직원들은 주저하지 않고 밀고 들어갔다.

여기는 내전이 터진 아프리카, 반군이 준동하는 중동이 아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국방력.

수십만 육군 병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이다!

게다가 2000년 1월 1일 00시 00분에 쏟아져 나온 괴물을 막기 위해 서울 전역에 실탄으로 무장한 군병력이 쫙 깔렸다!

아무리 미군이라도 절대 쏘지 못한다!

“여기 대한민국 서울이다! 새끼들아!”

10여 명의 국정원 직원들과 다섯 명의 델타포스가 격돌했다.

주먹과 주먹이 충돌하고 육체가 뒤엉켰다.

머릿수는 2배 이상 국정원 직원들이 우세했다.

그러나 델타포스의 힘과 체력, 실전 경험은 국정원 직원들을 압도했다.

아악, 으아악-

격돌하는 순간 비명과 함께 나뒹구는 국정원 직원들.

하지만 난전에서 머릿수는 절대적!

결정타를 넣기 전에 등 뒤에서 주먹을 날리고 체중을 실어 태클을 넣었다.

“SHIT!”

바닥을 굴러 포지션을 잡는 순간 마운팅을 넣는다!

머릿수와 기량!

국정원과 델타포스는 순식간에 뒤엉켜 개싸움을 시작했다.

이때 제임스는 개싸움을 벌어진 현장을 벗어나 청년에게 달려가며 외쳤다.

“최 팀장! 최 팀장부터 막아!”

최 팀장 앞을 막아서는 델타포스!

“마스터 쵸이?!”

“최, 최! 최라고 새꺄!”

외침과 동시에 주먹을 날리자 흠칫 놀라 웅크리며 가드 올리는 델타포스.

콰드득-

순간 군화를 뒤축으로 내리찍고 벨트를 낚아챘다.

발에서 올라오는 강렬한 통증!

벨트를 잡히는 순간 반사적으로 몸에 들어간 힘!

델타포스가 움찔했다.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거면 충분했다.

쾅-

시야의 사각에서 날아간 주먹이 델타포스의 귀를 정통으로 때렸다.

커어억-

균형감각을 잃고 비틀거리는 순간. 낭심에 킥이, 옆구리에 리버훅이 박혔다.

“……!”

델타포스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픽- 쓰러질 때까지 걸린 시간 7초!

최 팀장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리고 개싸움을 몸으로 뚫고 나가는 데 걸린 시간 10초!

델타포스에게 잡힌 양복 상의를 벗어 던지고 제임스 김을 향해 가속했다.

“멈춰! 당장 멈춰! 제임스 김! 멈추라고 너 잡히면 작살을 낸다!”

‘벌써 뚫었어?!’

제임스는 뒤를 보는 순간 하얗게 질렸다.

정신줄을 놓은 델타포스와 난장판에 상의를 벗어 던지고 달려오는 최 팀장!

정예 델타포스 요원이 10초도 버티지 못했다!

무슨 정보기관 요원이 현역 특수부대원을 저렇게 아작 낸단 말인가?!

캠프 커리의 악몽, 마스터 쵸이의 실력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쵸이! 따라오지 마라!”

“최, 최, 최라고! 수백 번을 말했잖아! 한국말도 잘하는 새끼가 너 지금 일부러 멕이는 거지!!”

아아아악-

최 팀장은 악을 쓰며 가속해 제임스 김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잡았다!’

이때 비명 같은 외침이 터졌다.

“지금 난 대사관 정식 무관이다! 위장 아니다! 나 건드리면 정식으로 항의한다! 외교 문제 생긴다!!”

흠칫 놀라 손을 거두는 최 팀장.

“미친! 대사관 무관이 서울 시내에서 소총에 수류탄으로 무장한 델타포스를 경호원으로 데리고 다녀? 새꺄! 여기가 아프리카냐? 너 돌았냐?!”

‘먹혔구나! 이 괴물 같은 녀석!’

제임스 김은 내심 안도하며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서울에선 당연히 무장해야지!”

타타탕, 타타탕-

기다렸다는 듯 총성이 들려왔다.

“그런데 한국군 대응이 너무 능숙하단 말이야?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말이야? 어떻게 된 거냐? 혹시 이 사태, 괴물들 전부 예상한 거냐? 최우방국에 협조 좀 해 주지?”

“원래 한국군은 유능해! 새꺄! 최우방국? 최우방국에 빨대를 꼽냐?! 이번엔 어디서 정보가 샌 거야? 경찰, 국방부, 국회?”

“알면 저번 김 준장처럼 묻어 버리게?”

“묻긴 뭘 묻어? 멀쩡히 캐나다로 빼돌린 거 다 아는데.”

최 팀장과 제임스는 쉴 새 없이 서로의 간을 보며 달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신경은 상대방이 아닌 다른 곳에 꽂혀 있었다.

으악, 아악, 으아악-

인파에 둘러싸여 쉴 새 없이 쥐어박히는 청년!

최 팀장, 제임스는 들었다.

‘염동 대협 마혁진! 나와라! 너 때문에 직장에서 짤렸다!’

갑자기 서울 곳곳에 나타나는 초능력자들.

그러나 이 초능력자 대부분의 능력은 신기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염동 대협은 달랐다!

톤 단위 물체를 공깃돌처럼 움직이는 그 엄청난 염동력!

수백 미터의 공간을 찰나에 이동하는 순간이동 능력!

전투의 패러다임을 바꿀 최강의 초능력자 염동 대협!

그러나 염동 대협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남자라는 성별 외의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 정신없이 쥐어박히는 저 청년은 그런 염동 대협의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으아아악- 왜 나를 쥐어박는데! 난 피해자라고! 나와! 나오라고! 염동 대협 마혁진!!”

‘마혁진!’

저 청년은 염동 대협의 이름을 알고 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