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89화>
깡깡, 까아앙-
삽을 내려찍을 때마다 쇳소리가 울려 퍼지고, 저릿저릿한 충격이 안전 장갑을 낀 손에 전해질 때.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이 순간 차가운 냉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
그러나 쏟아지는 냉기를 맞는 몸은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전신에서 무럭무럭 김이 피어올랐으니까!
이유는 간단했다.
얼어붙은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깊이 2미터의 땅을 팠기 때문이다!
그것도 혼자서!
전생 천마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신들린 삽질!
그러나 2미터나 땅을 팠는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천문석은 지상을 향해 외쳤다.
“염…….”
우드드득-
관절 꺾이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시에 절로 튀어나오는 신음!
흐어어어-
머리에 피가 몰려 눈앞이 아득해지는 순간, 방금 전 기억이 재생됐다!
부아아아앙-
해운대가 내려다보이는 장산에 도착한 트럭.
염동 대협 마혁진은 주저하지 않고 숲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거기, 삽 챙겨서 따라와라.”
천문석은 삽을 챙겨 따라붙으며 물었다.
“여기 뭐가 있는데 그래? 삽이면 뭐 묻어 놨냐?”
“확실해지면 말해 줄게.”
“응? 뭐가 확실해지면 말해 준다는 거야?”
“어디에 묻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뭐? 기억이 안 난다고? 야, 아무리 오래 걸려도 2시간이면 끝난다며?!”
“어, 맞아. 2시간 동안 삽질했는데 안 나오면 포기해야지.”
‘뭐지, 이 황당한 대답은?!’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자 낙엽을 떨군 앙상한 나무, 냉기를 뿜어내는 바위가 가득한 산이 보였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산, 장산!
그러나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물건을 찾기 위해 무작정 삽질을 한다면, 2시간이 아니라 2만 시간이 걸려도 찾는 게 불가능하다!
‘마혁진! 또라이 녀석!’
막막함에 목이 컥 막히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 왔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 산에서 어디 묻어 놨는지 기억도 안 나는 물건을 찾겠다고? 그것도 2시간 안에?”
“맞아. 나한테 방법이 있으니…… 앗! 기억났다! 이쪽이다!”
고개를 끄덕이다 돌연 탄성을 터트리는 염동 대협.
“기억났어?!”
“그래! 이쪽이다! 따라와라!”
염동 대협은 손전등으로 어두운 산길을 밝히고 앞장서 달렸다.
그리고 잠시 후. 나무와 바위로 둘러싸인 30미터 남짓 되는 공터가 나왔다.
“맞아! 여기다! 저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 말라비틀어진 갈대! 여기가 확실하다!”
염동 대협의 확신 어린 외침을 듣는 순간.
천문석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야, 대책도 없이 온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어디에 묻어 놨냐? 저 나무 아래?”
“그건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뭐?”
반문하는 순간 염동 대협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한 병장. 이제 네 힘이 필요하다.”
“저요?”
한호석 병장이 고개를 갸웃할 때.
염동 대협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자, 여기서 촉이 오는 곳을 찍어 봐라!”
“네? 촉이 오는 곳을 찍으라고요?”
“맞아! 생각하지 말고 직감과 본능에 따라 찍어! 자, 이 L 로드 받고!”
“……아니, 이게 될 리가…….”
고개를 연신 갸웃하며 L 로드를 손에 잡고 공터를 걷는 한호석 병장!
천문석은 이 모습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염동 대협 마혁진이 말한 16년이 지나 어디에 묻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물건을 찾을 방법이 이거다!
한호석 병장에게 찍으라고 말하는 것!
“야, 이 미친! 너 지금 찍는 게 방법이라고 말한 거야?!”
손을 뻗으며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한호석 병장에게 시선을 고정한 염동 대협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까 너도 겪었잖아? 쟤 동전 앞뒤 10번 연속으로 맞췄다. 네 사기에 당하긴 했지만, 분명 예지 능력자다!”
“……!”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흑전으로 예측이 빗나갈 때까지 한호석 병장은 10번 연속으로 동전 앞뒤를 맞췄다!
1/1024 확률!
게다가 바로 앞에서 능력을 보며 깨달았다.
한호석 병장은 엄밀히 말하면 ‘예지’가 아닌 ‘관찰’ 능력자라는 것!
그것은 지금 상황에 오히려 더 잘 맞는 능력이다!
이곳 30미터 남짓한 공터 어딘가에 마혁진이 묻어 둔 물건이 있다는 건 ‘이미 확정된 사실’!
그 물건을 찾는데 부정확한 예지는 필요 없다!
한호석 병장의 ‘관찰’ 능력으로 그 물건이 있는 장소를 ‘관측’하면 되는 거다!
천문석은 멱살을 잡으러 뻗던 손을 멈추는 즉시 외쳤다.
“염동! 네가 한 건 했구나! 와, 너 언제부터 이걸 생각한 거야?! 역시 보스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
“동전 던지는 모습을 본 순간 팟- 하고 감이 왔다! 하하하-.”
염동 대협이 웃음을 터트릴 때.
천문석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여기 묻어 둔 게 뭔데? 이제 말해 줄 수도 있잖아?”
“전쟁 중인 대한민국에서 몇 배로 가치가 폭등한 물건!”
‘골드바! 금, 금이구나!’
터질 듯이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환희에 환호성을 터트리려 할 때 문득 기시감이 느껴졌다.
“어, 잠깐?! 이거 전에도 이야기한 거 같은…….”
칠성파 빌딩 23층!
펜트하우스 금고 방!
염동 대협은 한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야! 전쟁통에 장기 보존 가능한 통조림보다 귀한 게 어디 있냐? 골드바? 게이트 전쟁 초기에는 1.88kg 참치 통조림 10개면 서울 아파트도 살 수 있었다. 골드바는 상대도 안 됐어.’
금고 방에 산처럼 쌓인 통조림!
2004년의 마혁진은 펜트하우스 금고 방에 통조림을 쌓아 두는 미친놈이었다!
그런 마혁진이 산속에 묻어 둔, 전쟁 중인 대한민국에서 몇 배로 가치가 폭등한 물건이라면?!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럭.
예지능력이 있다고 생각한 한호석 병장.
정황이 모두 일치한다!
“야, 이 씹! 미친! 너 여기에도 통조림 묻어 놓은 거야?! 통조림 실으러 여기 왔다고?! 이 또라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토해 내는 순간, 짧고 명확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다.”
“……어? 너 지금 뭐라고?”
“여기 묻힌 거 통조림 아니라고.”
이때 한호석 병장의 외침이 들려왔다.
“앗! 여깁니다! 여기서 촉이 왔어요!”
“가자!”
염동 대협은 한달음에 달렸고.
천문석도 바로 뒤를 따랐다.
“여기예요! L 로드에서 찌릿찌릿한 촉이 왔습니다! 촉이 오는 부위에 선을 그었습니다!”
땅바닥에 그려진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의 직사각형!
“좋아! 혹시 모르니까. 한 병장, 너는 공터 다른 곳도 확인하면서 촉이 오는 곳에 이렇게 표시하고. 이세기, 넌 삽 들고 파라! 가능한 5시 전에 회수해서 돌아간다!”
“알았어!”
천문석은 삽을 들자마자 땅에 박아 넣었다
깡, 깡, 까아앙-
얼어붙은 땅에서 쇳소리가 울리고 삽자루에서 거친 진동이 돌아왔지만 할 만하다.
온갖 알바를 하며 삽질은 익숙했고, 심상 공간에 떠오른 천강흔 랜덤 박스 발전기로 내력도 충만한 상황!
게다가 이 아래에는 보물이 있다!
캉캉, 카카카카캉-
천문석은 허리 한번 펴지 않고 미친 듯이 삽질을 했다!
10, 20, 30, 50, 70, 100cm!
순식간에 깊이 1미터의 직사각형을 파고 허리를 펴는 순간 보였다.
검게 탄 얼굴로 씩 웃으며 자신을 보는 염동 대협 마혁진의 얼굴이!
“……!”
마혁진은 구경하고 자신만 삽질하고 있었다!
“야, 너 뭐 하는 거야?! 너도 얼른 파!”
“아까 칠성파 보스랑 싸울 때 각성력을 너무 써서 남은 각성력이 거의 없어. 이렇게 다져지고 얼어붙은 땅을 파는 건 힘들어.”
고개를 도리도리 젖는 염동 대협.
“야, 그럼 삽질이라도 해!”
“삽, 네가 든 그 삽 하나뿐이잖아.”
“곡괭이질이라도…….”
“곡괭이 안 가져왔잖아?”
그렇다!
트럭에 실려 있던 공구는 삽 한 자루뿐이었다!
“야, 땅을 팔 거면 당연히 곡괭이를 가져와야지! 곡괭이로 헤집고 삽질하는 거랑 그냥 삽질하는 건 천지 차이잖아!”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염동 대협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과했다.
“내가 군대도 면제고, 막노동해 본 적도 없어서 깜빡했다. 미안하다.”
하나도 미안하지 않은 웃음기 어린 얼굴로!
“잠깐, 너 설마?!”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손을 탁탁 털며 일어나는 염동 대협!
“그럼 수고! 혹시 다른 기억날지도 모르니까 공터를 살펴볼게! 크크크킄-.”
염동 대협 마혁진은 비열한 악당 같은 웃음과 함께 산책하듯 공터를 걸었다.
‘설계다! 마혁진, 이 녀석 처음부터 나를 굴리려고 이 모든 것을 노리고 설계했다!’
마침내 진실을 깨닫는 순간.
손이 파들파들 떨리고 당장이라도 노성이 터져 나오려 할 때 파파팟- 떠오르는 게 있었다.
신동대문, 지하 터널, 열사의 사막, 기동 병참 도시, 부산 해운대, 푸저우 시가지, 남일도!
그리고 이곳 2004년 대한민국 부산까지!
마혁진을 굴리고, 굴리고 또 굴렸던 수많은 난장판이!
딱 한 번 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릴 수는 없었다.
으아아악-
천문석은 내력을 삽에 싣고 분노의 삽질을 했다.
그 결과가 지금 이 모습이었다.
깡깡, 까가가깡-
2미터 깊이의 직사각형 구덩이를 파고!
우두두두둑-
굳은 허리를 펴며 허공을 향해 외쳤다!
“염동! 2미터까지 팠는데 아무것도 없어! 여기 확실한 거냐?!”
곧 불쑥 얼굴이 튀어나왔다.
“야, 거기 아닌가 보다. 한 병장이 더 강한 촉이 오는 장소를 찾았다! 얼른 나와!”
“뭐? 야 이 씹!”
분통을 터트리기도 전에 사라지는 염동 대협!
천문석은 흙벽을 좌우로 박차고 뛰어, 단숨에 구덩이 밖으로 튀어나왔다.
“염동……!”
분노를 담아 외치려는 순간 보였다.
공터 곳곳에 그려진 십여 개의 크고 작은 사각형들!
심각한 얼굴로 사각형을 바라보는 염동 대협 마혁진.
침통한 얼굴로 L 로드를 들고 연신 고개를 갸웃하는 한호석 병장.
“야, 이게 다 뭐야?! 설마 이게 전부……?!”
“지금 제감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엉망으로 뒤엉켜서 전혀 예측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게 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순간.
염동 대협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맞아. 앞으로 1시간 20분 안에 이 17개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 * *
“……!”
천문석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반사적으로 확인했다.
“물건 크기……?!”
“이 정도 크기의 더플백.”
“묻은 깊이?!”
“2미터쯤? 기억이 흐릿해서 확실하게 하려면 3미터는 파야 한다.”
염동 대협의 대답을 듣는 순간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하나도 아닌 3미터 깊이 구덩이 17개를 파야 한다.
그렇다면 한 번에 모든 내력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개당 최소 20분만 잡아도 340분! 거의 6시간 가깝게 걸리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한호석 병장이 타깃을 줄이는 것!
“야, 너 언제부터 그런 거야?! 아까 동전 던질 때는 안 그랬잖아?!”
한호석 병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래도 그때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
‘……지 않았다!’
흑전!
동전 맞추기 승부에서 마지막으로 사용한 동전이 바로 흑전이다!
흑전의 앞뒤를 맞추는 순간, 무언가가 뭉텅이로 사라지는 걸 느꼈다!
흑전은 겉모습만 동전일 뿐 그 본질은 마공이나 다름없는 마물(魔物)!
단 한 번 앞뒤를 맞춘 자신도 무언가 뭉텅이로 뺏겼다!
그리고 한호석 병장은 10번 연속으로 그 흑전의 앞뒤를 관찰했다!
감이 완전히 엉클어져도 이상할 게 없었……!
‘잠깐! 설마 이것?!’’
순간 뇌리에 섬광이 번뜩이고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사실이 떠올랐다.
과거. 현상을 관찰하는 각성자 한호석 병장!
미래. 각성력을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한호석 교수님!
이 사건 때문에 각성력을 잃어버린 거라면?!
자신이 의식하지도 못한 채 인과를 이었던 거라면?!
‘내가 흑전으로 한호석 교수님의 각성력을 날려 버렸다고?!’
전율이 전신을 달리고, 자신도 모르게 비틀비틀 물러서는 찰나.
찌릿-
땅을 딛는 발에서 전기가 오르는 듯한 무언가 느껴졌다 바로 사라졌다!
“앗, 아앗! 저기! 방금 저곳 저 나무 아래에서 촉이 왔습니다!”
한호석 병장은 흠칫 놀라 가리켰다.
천문석이 서 있는 장소 반대쪽 공터를!
이 순간 발아래에서 느껴지던 촉이 한호석 병장이 가리키는 곳으로 이동했다!
‘잠깐, 이거 설마?!’
“야, 됐어. 이제 그만하고 돌아가자. 여길 전부 다 헤집는 건 불가능…….”
천문석은 염동 대협의 말을 끊었다.
“잠깐! 모두 물러서!”
외침과 동시에 내력을 움직였다.
일원공을 손으로, 일기공은 다리로!
일기공의 내력이 담긴 진각으로 쿵- 땅을 밟는 순간, 일원공의 내력이 담긴 삽을 찔러 넣는다!
구르르르-
일기공과 일원공이 충돌해 대지가 진동하는 순간.
파샥-
두부에 파고드는 숟가락처럼 얼어붙은 땅을 파고드는 삽날!
‘이곳, 한 곳만 확인하면 된다!’
“뭐야? 왜 거기를 파는 거야?!”
“이세기 님! 거기가 아니라! 저기 나무 아래……!”
염동과 한호석 병장의 외침을 한 귀로 흘리고 내력을 아낌없이 뽑아내 미친 듯이 땅을 파 내려갔다!
퍄삭, 퍄샥, 퍄사삭-
바스러진 흙이 사방으로 흩뿌려지고 빠르게 구덩이가 깊어지기 시작했다.
파파파파파팟-
1미터를 지나, 2미터, 3미터!
그러나 나오는 건 흙과 자잘한 돌멩이와 나무뿌리뿐. 염동 대협이 말한 더플백은 나오지 않았다.
‘뭐지? 분명히 촉이 왔는데! 지금도 감이 오는데? 설마, 내 촉도 흑전에 오염된 건가?!’
“야, 그만해.”
“이세기 선생님! 거기가 아니라 저기 나무 아래에서 촉이 온다니까요! 더 강해졌어요!”
“잠깐만!”
천문석은 눈을 감고 삽에 내력과 기감을 실어 바닥과 벽을 긁었다.
그르르르륵-
삽날에 실려 퍼져 나가는 내력과 기감으로 전해지는 정보들!
커다란 각성력 마혁진.
작은 각성력 한호석 병장.
얼어붙은 흙과 돌멩이.
말라 버린 나무뿌리와 잠든 곤충들.
그리고 얼핏 뇌리를 간지럽히는 무언가!
‘7시 방향, 바닥이다!’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삽을 휘둘렀다.
7시가 아닌 반대쪽!
1시 방향, 흙벽을 향해서!
파샤샥-
흙벽이 와르륵 무너짐과 동시에 다급한 외침이 터졌다.
“앗 저기 흙벽에!”
번쩍 눈을 뜬 순간 플래시 불빛이 비치는 물건이 보였다.
흙, 돌멩이, 나무뿌리 사이에 박힌 검은 천 조각!
“찾았다! 저거다!”
염동 대협이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삽을 움직였다.
파샤샤삭-
사각형으로 흙벽을 파내자 흙과 돌멩이와 함께 떨어진 자물쇠가 걸린 더플백!
“비켜! 위로 던질게!”
쿵-
천문석은 40kg 남짓한 더플백을 구덩이 밖으로 던지고 몸을 날려 빠져나왔다.
“야, 찾았으니까 말해 봐, 이 안에 뭐 있는 거야?!”
“직접 봐라.”
염동 대협은 씩 웃으며 더플백 자물쇠를 풀고 뒤집어 털었다.
쿵, 쿵-
그러자 농업용 비닐과 박스테이프로 단단히 포장된 직육면체 덩어리가 묵직한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포장을 찢는 순간 직사각형 블록이 와르르 쏟아졌다.
달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노란색 블록이!
“어, 어? 어!”
“설마, 설마? 설마!”
한호석 병장이 경악하고.
천문석이 말을 잇지 못할 때.
염동 대협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골드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