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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86화 (1,08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86화>

하하하하하-

천문석은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

최 팀장은 눈치를 살피다가 슬그머니 따라 웃기 시작했다.

하, 하하하-

그리고 순간 뚝 웃음을 그치고 서류를 흔들었다.

“믿음, 정직, 신뢰?”

“제가 전부 설명을……!”

천문석은 웃음기 어린 얼굴로 손을 들어 말을 끊고 탄성을 터트렸다.

“와! 아직도 포기 안 했어? 너는 진짜 인정이다! 인정!”

“하하- 감사합니다. 이세기 선생님.”

“아니 감사할 건 없고. 손바닥에 검 있는 거는 아까 들어서 알지? 자, 구라 치다 걸렸으니까 이마 까자.”

집게손가락을 까딱이는 순간 최 팀장은 씩 웃었다.

“이번엔 구라가 아니니까. 그 검은 잠시 넣어 두셔도 됩니다!”

최 팀장은 잽싸게 펜을 꺼내 참전 서약서 위에 줄을 긋고 ‘외주 계약서’ 다섯 글자를 적었다.

“오해하실까 봐 수정액으로 지운 거지. 절대 낚으려던 게 아닙니다! 자, 이름 아래 내용을 보십시오!”

“내용? 백지뿐인데?”

“네! 바로 그겁니다! 낚으려던 거면 당연히 내용도 수정액을 떡칠해서 지웠겠죠! 백지! 내용이 적히지 않은 계약서! 이게 바로 제 마음입니다!”

천문석은 문득 드는 생각에 반문했다.

“백지 수표 그런 거냐?”

“역시 이세기 선생님! 한 번에 알아보실 줄 알았습니다! 무엇이든 적으시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무엇이든 적으면?”

피식 웃으며 묻는 순간, 품에서 꺼낸 장부를 흔들며 외치는 최 팀장.

“염동 대협께서 넘겨주신 이 비밀 장부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겠습니다!”

“저희가 가능하게 만들겠습니다!”

김 대리가 추임새를 넣는 동시에.

최 팀장은 장부를 흔들며 말을 쏟아 냈다.

“광화문 광장을 이세기 광장으로 바꾸겠습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세기 광장에 높이 20미터짜리 이세기 선생님 동상을 세우는 겁니다!”

“30미터짜리 동상도 가능합니다!”

“여의도! 여의도 국회 의사당 자리에 이세기 빌딩을 올리고!”

“지금 여의도는 서울에서 버티는 공무원과 헌터들 거점! 지금 당장이라도 건설 시작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이세기 선생님, 염동 대협, 시고르자브르의 업적을 새기고 모든 학생이 배우게 하겠습니다!”

“앗! 대학교! 아니 ‘이세기 재단’을 만드는 게 어떨까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세기 재단’ 사단 법인을 만들어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겁니다! 김 대리! 세금 혜택 가능하지?!”

“30년 면세! 이세기 특별법으로 30년 면세를 추진하겠습니다!”

“30년? 부족하다! 김 대리! 이분은 그냥 헌터가 아니라 이세기 선생님이시다!”

“앗! 팀장님 그러면 설마?!”

“그래 이분은 칠성파 장부와 두목까지 넘겨주신 이세기 선생님! 당연히 최소 50년 면세는 해야 한다!”

“넷! 50년 면세! 최선을 다해 설득해서 입법하겠습니다!”

“그걸로 끝이냐?”

“당연히 아니죠! 제가 추가로 검토한 사항이…….”

……

최 팀장과 김 대리는 만담하듯 과장된 리액션과 목소리로 말을 쏟아 냈고.

어느새 한호석 병장은 복숭아 통조림을 든 채 홀린 듯이 보고 있었다.

국정원 직원이 아닌 개그 콤비 같은 모습!

그러나 웃긴 게 아니라 진심으로 감탄스러웠다!

최 팀장과 김 대리는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수많은 조폭 헌터들을 낚아 서울 수복 작전을 성공시킨 것이다!

“훌륭하다! 리스펙! 너희는 내가 진짜 존경한다!”

“감사합니다! 그럼 여기에 통 크게 사인하시고 도와주시죠!”

“감사합니다! 이세기 선생님.”

즉시 90도로 허리 숙이며 외주 계약서와 펜을 내미는 최 팀장과 김 대리.

천문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세기 선생님의……!”

“우국충정은……!”

최 팀장과 김 대리가 탄성을 터트리는 순간 말을 끊었다.

“응, 안 돼.”

“아니! 왜요?! 이세기 광장! 이세기 동상! 이세기 빌딩! 이세기 재단! 이 모든 거에 50년 면세까지 드린다니까요!”

“대박! 완전 초 대박입니다! 앗 혹시 원하시면 광화문역 이름을 ‘이세기 역’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

이글거리는 눈으로 설득하는 최 팀장과 김 대리.

천문석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세기 광장, 동상, 빌딩, 재단?

솔직히 좀 혹했다.

이세기 동상이 서 있는 이세기 광장이라니!

혹시라도 이세기 녀석이 본다면 쪽팔림에 얼굴을 들지 못할 거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세기 동상을 세워도 그걸 이세기가 볼일은 없다!

아니, 이세기뿐만이 아니라 건물, 재단을 세우고 50년 면세 혜택을 받아도 소용없다.

2004년은 잠시 거쳐 가는 시대일 뿐 목적지가 아니니까.

그리고 서울 수복 작전의 마지막 퍼즐은 방금 맞춰졌다.

이세영 선생님의 깨진 그릇이 붙고, 말라 가던 각성력이 다시 채워졌다.

이제 자신의 도움은 필요 없다.

지금의 이세영 선생님이라면 서울 수복 작전은 성공하고 게이트 전쟁은 인류의 승리로 끝난다.

그렇기에 자신이 할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안 돼. 안 돼. 안 바꿔 줘.”

“이세기 선생님! 다시 생각을……!”

“생각하신 조건이 있으시면 말씀만 해 주시면 최대한 반영을…….”

천문석은 최 팀장과 김 대리의 설득을 한 귀로 흘리며 주위와 난간 너머 난장판에 이목을 집중했다.

-마혁진은 국정원 최 팀장과 김 대리.

-이세영 선생님은 특무대 한호석 병장.

-김철수 꼬맹이는 유희연, 유희명 자매.

정신을 잃은 조폭, 선생님, 꼬맹이를 챙기는 사람들.

이제 염동 대협이 돌아오는 대로 서울 대성당으로 사라지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천강흔 랜덤 박스가 태양이 된 건데…….

천문석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뭘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랜덤 박스가 열려서 천마 신공이 나오나 핵융합 폭탄이 터지나 망하는 건 마찬가지!

열리기 직전인 랜덤 박스가 튼튼하게 바뀌었으니 근본적인 해결은 모든 난장판이 끝난 후에 하면 된다.

지금 당장 해결할 건, 천강흔 랜덤 박스 태양으로 심상 공간에 에너지 순환계가 생겨나고 기경팔맥의 내력이 빠르게 불어난다는 것!

하지만 이건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다.

내력이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 더 많이 사용하면 되는 거다!

이제 무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가 왔다!

굉천수, 마종권, 구인창!

가성비 무공이 아닌, 이름만 들어도 눈이 번쩍 뜨이는 수천만 원짜리 명품 가방 같은 무공을 사용하는 거다!

아수라파천무!

음양오행태극검!

게임 기술 같은 이름.

그러나 이름은 존재의 본질을 규정하는 법이다!

무공명을 생각하는 순간 무공에 담을 심상과 내력의 움직임, 초식이 그려졌다.

지금까지 자신이 사용한 가성비 무공과 달리 내력을 펑펑 사용하는 무공들이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면 태도도 변해야 하는 법!

지금처럼 굉천수의 눈뽕을 터트리고 구인창의 경력으로 감각을 교란하고 데굴데굴 구르며 농락하듯이 싸우는 건 이제 자제한다!

‘진짜 무림 고수처럼, 있어 보이게 싸우리라!’

마음의 결심을 하는 순간 문득 귀에 박히는 김 대리의 목소리!

“이세기 선생님! 승부로 결정하는 게 어떨까요?!”

반사적으로 가로젓던 고개가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승부? 나랑 승부하겠다고?”

“네! 이세기 선생님! 승부에서 이기시면 깔끔하게 포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드리겠습니다!”

굳은 얼굴의 김 대리가 활짝 펼친 서류 가방과 배낭!

그 안에는 띠지로 묶인 만 원권 지폐 다발과 두툼한 담요, 귀달이 모자, 장갑, 핫팩이 잔뜩 들어 있었다.

“김 대리!”

“야! 그거 내 배낭이잖아?! 언제!”

깜짝 놀란 최 팀장과 한호석 병장의 외침에 김 대리는 결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팀장님! 곧 염동 대협이 돌아오십니다! 이게 이세기 선생님을 붙잡을 마지막 기회입니다! 호석아! 이건 대의를 위해서다!”

“내 배낭을 거는 게 무슨 대의……?!”

천문석은 내심 웃음을 터트렸다.

찰나의 순간 최 팀장과 김 대리 사이를 오가는 의미심장한 눈빛!

‘이 녀석들 또 뭔가를 꾸미는구나!’

촉이 왔지만 상관없다.

자신이 승부에서 질 리 없었으니까!

게다가 이 승부에 걸린 건 만 원권 구권 다발과 방한용품이 잔뜩 들어 있는 배낭이다.

현금과 방한용품 모두 세기말 대한민국에서 유용했다.

이세기 광장, 동상, 건물보다 수십 배는 더!

“좋다! 그 승부 받아들인다. 시간제한은 염동 대협이 올 때까지! 뭐로 승부할 거냐?!”

“동전 앞뒤 맞추기입니다!”

지금 자신은 초절정 직전! 게다가 심상 공간에 천강흔 랜덤 박스 태양까지 떴다!

질 수 없는 승부다!

“좋다!”

대답하는 순간 김 대리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갔다.

“제가 아니라! 쟤가 승부에 나설 겁니다!”

“……내가 뭐를 한다고?”

한호석 병장이 얼빠진 얼굴로 반문하는 순간 김 대리가 외쳤다.

“한호석! 네가 나를 대신해 이세기 선생님과 동전 앞뒤 맞추기 승부하는 거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김 대리!”

“아니, 잠깐, 잠깐만! 소장님이 금지……!”

주춤주춤 물러서는 한호석 병장.

김 대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한호석 병장의 옆구리를 찔렀다.

컥-

한호석 병장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끌려오는 순간.

최 팀장이 잽싸게 동전을 꺼내며 말을 이었다.

“시간이 없으니 제가 이 동전을 던져. 한 사람당 10번씩 맞추는 거로 하겠습니다! 우선 한호석 병장부터. 이세기 선생님 괜찮겠습니까?”

천문석은 눈앞의 세 사람을 살폈다.

“…….”

불안한 눈으로 연신 이세영 선생님을 힐끗거리는 한호석 병장.

“야, 빨리 움직여!”

친구의 옆구리를 쿡, 쿡 찌르며 잡아끄는 김 대리.

“이세기 선생님, 시작해도 될까요?”

확신이 담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최 팀장.

“……!”

김 대리가 동전 앞뒤 맞추기 승부를 제안하자마자.

최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품에서 동전을 꺼내 내밀었다!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마도구 만년필처럼 ‘동전’에 수작을 걸었을까?!’

최 팀장은 자신을 거의 낚을 뻔한 전문가다!

그런 전문가가 이미 한번 사용했다 깨진, 자신이 짐작할 방법을 사용할 리 없다!

‘뭐지? 무슨 꿍꿍이지?!’

순간 파팟- 머리를 스치는 키워드!

한호석 병장.

검은 폭풍 이세영.

두 사람을 하나로 잇는 키워드, 특무대!

‘특무대는 전원 각성자로 이뤄졌다!’

이거다!

한호석 특무대 병장은 각성자다!

그리고 어떤 계통의 각성자인지도 바로 감이 왔다!

동전 앞뒤 맞추기 승부에서 필승의 확신을 줄 능력자!

당연히 초능력 계통, 투시, 예지 능력자다!

최 팀장과 김 대리는 그야말로 필승법을 가지고 나왔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승부 상대는 바로 자신이다!

꼬맹이일 때도 시장통 야바위꾼들을 수없이 털어먹은 돌멩이!

‘어떻게 상대할까?’

마음으로 묻는 순간 바로 대응 방법이 떠올랐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정면 승부로 이긴다!’

결론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찰나!

천문석은 대답을 기다리는 최 팀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조건에 딱밤 한 대씩 날리는 거 추가하자. 콜?”

“콜!”

팅-

최 팀장은 대답 즉시 동전을 튕겨 올렸다.

핑그르르-

회전하며 공중에 떠오른 동전이 떨어지는 순간.

탁-

동전을 낚아채 한호석 병장을 향해 내밀었다.

“…….”

“야, 빨리! 급해!”

김 대리가 망설이는 친구의 옆구리를 쿡- 찌르자 말이 튀어나왔다.

“앞!”

활짝 펼친 손에 놓인 동전은 앞면이었다!

“시작이 좋네요! 그럼 빠르게 가겠습니다!”

핑그르, 탁탁탁탁탁-

최 팀장은 연속으로 동전을 튕기고 낚아채 앞으로 내밀었고.

“앞앞뒤뒤앞뒤뒤뒤앞!”

한호석 병장은 동전을 움켜쥔 손이 다가올 때마다 외쳤다.

놀랍게도 한호석 병장은 10번 연속으로 동전의 앞뒤 면을 모두 맞췄다!

“이럴 수가! 10번 연속이라고?!”

“한호석! 잘했어! 역시 내 친구다!”

“…….”

탄성을 터트리는 최 팀장과 김 대리.

불안한 얼굴을 힐끗 기절한 이세영 선생님을 살피는 한호석 병장.

최 팀장과 김 대리의 얼굴에는 이미 승리의 확신이 어려 있었다.

당연했다.

동전을 한번 던져 앞뒤를 맞출 확율은 1/2, 50%.

동전을 2번 연속을 던져서 맞출 확률은 0.5x0.5, 25%다.

그렇다면 10번 연속으로 동전을 던져서 전부 맞출 확률은?

1,024분의 1!

0.0009765625, 약 0.1%다!

당연히 승패가 갈렸다고 생각하리라.

휘이이-

천문석은 휘파람을 불며 탄성을 터트렸다.

“와, 대단한데?”

“지금이라도 포기하시면 딱밤은 없던 거로 하죠. 저희가 어떻게 이세기 선생님 이마에 딱밤을 날리겠습니까? 하하하-“

최 팀장이 승리의 확신을 담아 웃음을 터트릴 때.

천문석은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승부는 신성한 건데 그러면 안 되지. 던져라!”

“그러시다면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팅, 핑그르르-

최 팀장의 손에서 동전이 튕겨 오르고.

탁-

동전을 낚아챈 손이 다가오는 순간 대답했다.

“뒤.”

활짝 펼친 손에 놓인 동전은 뒷면이었다.

“하하- 시작이 좋으시네요. 그럼 연속으로 가겠습니다!”

핑그르르, 탁탁탁탁탁탁-

연속으로 튕겨 오른 동전을 낚아채 내미는 손!

천문석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앞뒤뒤뒤앞앞앞뒤.……!”

방금 전과 같았다.

모조리 맞아 들어 가고 있다!

“……!”

“……!”

“……!”

최 팀장, 김 대리, 한호석 병장의 눈이 경악으로 점점 커질 때.

팅, 핑그르르르-

마지막 10번째 동전이 하늘로 튕겨 오르고.

틱-

최 팀장의 떨리는 손을 맞고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데구루루르-

“죄송…… 바로 다시……!”

“됐어.”

천문석은 구르는 동전을 가리키며 말했다.

“옆.”

“네?”

“지금 뭐라고?”

“무슨 말씀을……?”

의아한 외침이 튀어나오는 순간 데구르 구르던 동전이 구르던 모습 그대로 섰다!!

“……!”

“어떻게?”

“어, 어엇?!”

깜짝 놀라 확인하는 순간 보였다.

동전은 금이 간 옥상 바닥에 끼어 서 있었다!

“설마! 예지 능력자?!”

김 대리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한호석 병장을 보며 반문했다.

“예지 능력자?”

흠칫 떨리는 몸과 요동치는 눈동자를 보는 순간, 감이 왔다.

‘한호석 병장은 예지 능력자가 맞다!’

한국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 한호석 교수의 비밀은 예지 능력이었다!

23층 펜트하우스 난장판에서 구른 모습을 보면 동전 앞뒤 맞추기 정도에나 쓸모 있는 미약한 능력이다!

당연히 검은 폭풍 이세영 선생님의 예지 능력에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예지 능력에 지식과 분석력, 시장을 보는 통찰력이 합쳐지는 순간.

한호석 병장은 한국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 한호석 교수가 된다!

천문석은 동전을 주우며 말했다.

“내가 아까 한 말 잘 생각해 봐. 정말 대박이 터질 거다.”

“네? 아! 부동산……!”

한호석 병장이 탄성을 터트리자 최 팀장이 다급히 외쳤다.

“이세기 선생님! 아직 무승부입니다! 승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 팀장이 외치는 동시에 김 대리가 들고 있는 서류 가방이 최 팀장의 손을 스쳤다.

싸사삭-

찰나의 순간 서류 가방 뒤에서 최 팀장과 김 대리의 손이 스치고 동전이 이동했다.

마술사의 손놀림처럼 익숙한 손동작!

이 녀석들 한두 번이 해 본 솜씨가 아니다!

바로 감이 왔다!

참전 계약서 낚시, 사인을 옮기는 마도구 만년필과 같다!

‘마도구 동전이다!’

천문석이 직감했을 때 최 팀장은 바로 움직였다.

“바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팅, 핑그르르-

최 팀장이 튕긴 동전이 공중으로 높이 치솟았다.

공중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동전에서는 조금의 마력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마도구 만년필처럼!

‘와! 이런 사기용 마도구들은 대체 누가 만드는 거야?!’

감탄하는 순간 최 팀장은 허공으로 손을 뻗었다.

탁-

그러나 허공에서 회전하는 동전은 최 팀장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세기 선생님? 갑자기 왜?”

한발 먼저 동전을 낚아챈 천문석은 마도구 동전을 주머니에 넣고 잡낭에서 꺼낸 동전을 튕겼다.

핑그르르, 탁-

최 팀장이 반사적으로 동전을 낚아채는 순간 말했다.

“그 동전으로 해라.”

“네?”

당황한 최 팀장의 반문.

“왜? 이 동전 아니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

“그럴 리가요! 그냥 오해를 살까 봐! 걱정돼서…….”

천문석은 씩 웃으며 낚아챈 동전을 허공으로 튕겼다.

“내 차례에는 이 동전으로 맞출게. 서로가 상대방 동전으로 맞추는 거니까 공평하지?”

“……!”

눈빛이 번뜩이는 찰나 최 팀장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마도구 동전은 마석이 박힌 만년필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이 없다!

한호석 병장의 예지!

앞뒤를 선택할 수 있는 마도구 동전!

예지와 마도구 동전 두 가지를 합치면 필승이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즉시 동전을 튕기려는 순간 깨달았다.

“이세기 선생님. 이 검은 동전은 앞뒤가 어떻게 되나요?”

“별이 앞, 용이 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팅, 핑그르르-

최 팀장은 검은 동전을 허공으로 튕겨 올렸다.

탁-

그리고 떨어지는 동전을 낚아채 한호석 병장 앞에 내밀었다.

“앞!”

한호석 병장이 말하는 순간.

최 팀장은 손을 활짝 펼쳤다.

“앞이면 별!”

하지만 활짝 펼친 손바닥에는 용, 검은 동전 뒷면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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