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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37화 (1,03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37화>

“우웨엑- 내 눈!”

“숨! 숨이! 끄어억!”

……

워커 실트는 고통스럽게 데굴데굴 구르는 각성자들 사이를 잽싸게 달리며 손을 움직였다.

공구 벨트에 걸린 마력 스패너가 양손에 잡혀 서로를 긁는 순간.

그르르르르륵-

새파란 불꽃이 우수수 떨어지고 마력광이 맺혔다!

순간 눈앞에 훅 다가온 강화 강철 펜스!

타탓, 끄어억-

널브러진 각성자를 밟고 도약!

기잉, 기이이잉-

마력 스패너가 두 개의 반원을 그리는 순간, 강화 강철 철망이 후두둑 떨어지고 구멍이 뻥 뚫렸다!

타다다다닷-

그대로 뻥 뚫린 철망을 통과해 전력 질주!

마력 스패너를 공구 벨트에 붙이고 건물 외벽을 향해 펄쩍 뛰어올랐다.

찰싹-

끈끈이를 바른 듯이 외벽에 찰싹 달라붙는 장갑과 슈트!

촤촤촤촤촤악-

도마뱀처럼 잽싸게 벽을 기어오르며 입으로는 미궁 악어 7호에 명령을 내렸다!

띠디디딛띠디딛디딛디디딛-!

전투 명령 5계! 진화타겁(趁火打劫)!

미궁 악어 7호로 난장판을 만들어 시야를 돌리고, 그사이 시드를 날름 먹어 치운다!

‘날뛰어라! 미궁 악어 7호! 네 힘을 보여 줘라! 카카카카캌-.’

메에에에에에-

미궁 악어 7호는 기괴한 염소 울음소리와 함께 전진!

쿵쿵, 쿵쿵쿵-

봉쇄된 건물 정문을 들이박았다!

콰아, 콰아앙-

정문이 종처럼 울리고, 진동이 벽과 기둥을 타고 흘렀다!

외벽을 기어오르는 몸에 전해지는 진동으로 알 수 있었다!

짓다 만 건물은 위장!

정문, 벽, 기둥마다 보안 등급 강화 강철을 박아 넣었다!

1급 보안 시설 이상의 방어력을 갖춘 건물!

펜스 앞을 지키던 병력이 끝이 아니다!

순간 4, 5층 창문에서 투명한 방패와 방독면을 쓴 얼굴이 튀어나왔다.

“오리배?”

“악어 마수?!”

“마수가 아니다! 부러진 입! 뒤틀린 프레임! 저거 로봇이다!”

“로봇? 어떤 미친놈이! 로봇으로 밀고 들어와?!”

“우선 제압한다! 타깃은 오리배 아래 악어 로봇! 전원 사격 준비!”

차차차착-

총구가 겨눠지는 순간 울려 퍼지는 외침.

“사선 확인!”

“사선 확인!”

“사선 확인!”

……

타타타타타탕-

마탄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그러나 미궁 악어 7호는 멈추지 않았다!

메에에에에-

광기 어린 염소 울음소리와 함께!

콰아, 콰아아앙-

꺾인 머리로 강화 강철 문을 쉴 새 없이 들이박았다!

곧 마탄을 쏟아붓는 경비 병력의 경악한 외침이 터졌다.

“이게 대체?!”

“마탄이 안 먹힙니다!”

“수류탄! 화기를 사용……!”

“안 돼!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

“근접해서 싸워야 합니다! 각성력을 쏟아부어야…….”

“사격 중지! 1, 3, 5조! 방독면 확인! 내려간다!’

……

촤촤촤촤촤촤악-

워커 실트는 외벽을 기어오르며 마음속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카카카카캌- 멍청한 녀석들!’

재금 공업 정품 마탄의 저주는 그야말로 오파츠!

마수, 몬스터, 거대 괴수, 영체뿐만 아니라 마도사급 마력각성자까지, 살아 있는 모든 존재에게 먹힌다!

단 하나, 완전한 자연물을 제외하고!

미궁 악어 7호의 암석 갑각은 현무암을 잘라 반중력으로 고정한 것!

7호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현무암 암석 갑각은 완전한 자연물이기에 마탄의 저주가 먹히지 않는다!

그러나 소총탄에 실린 운동량은 그대로다!

계속 쏘면 깨지고, 깨지면 결국 마탄이 먹힌다!

방독면을 쓰고 직접 상대하겠다고 내려오는 건 최악의 수다!

“1조 사람들 빼낸다!”

“3, 5조 직접 타격한다!”

경비 병력이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워커 실트는 개조 스마트폰을 눌렀다!

핑핑, 피피피핑-

순간 7호의 암석 갑각에서 하늘로 튀어 오르는 깡통들!

“섬광 최루탄!”

“괜찮다! 방독면!”

외침과 동시에 편광 실드가 눈을 가리고, 이미 방독면을 착용했지만, 소용없다!

콰카카카캉-

깡통에서 폭발하는 빛과 쏟아지는 가루는 겉모습일 뿐, 이 안에 담긴 본질은 개념 마법이니까!

빛과 가루라는 형체에 집착하는 순간 당할 뿐이다!

지금처럼!

“꺽- 뭔가 이상!”

“당장 멈……!”

“기다……!”

창문에서 뛰어내린 경비 병력은 줄이 끊긴 인형처럼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끄어어억-

캐액, 캐애액-

쓰윽, 쓰으윽-

미궁 악어 7호는 긴 꼬리를 와이퍼처럼 좌우로 흔들어 쓰러진 경비 병력을 밀어냈다.

메에에에에-

그리고 다시금 광기 어린 염소 울음소리와 함께 강화 강철 정문을 들이박았다!

콰아, 콰아아앙-

건물을 타고 흐른 충격파가 종처럼 대기를 뒤흔들 때!

“……!”

“……!”

4, 5층 창밖으로 머리를 내민 경비 병력은 상상도 못 한 전투에 경악으로 굳었고.

끄어어억-

쿨럭, 쿨럭-

지상에는 수백 명의 각성자들이 눈물, 콧물을 쏟아 내며 데굴데굴 구르는 난장판이 펼쳐졌다!

모두의 시선이 무쌍을 찍고 있는 오리배를 짊어진 미궁 악어 7호에 모인 순간.

진화타겁(趁火打劫)!

촤촤촤촤촤촤악-

워커 실트는 번개같이 외벽을 기어올라 마침내 옥상에 도착했다!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워커 실트는 결계가 펼쳐진 옥상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공방 도시 절벽 결전!

부산 해운대 거대 괴수 전투!

두 번 모두 마지막 순간에 뒤통수를 맞았다!

우선 상대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게 먼저다!

워커 실트는 고글과 연결된 플렉스 투시경을 주룩 뽑아내 옥상 결계 안으로 밀어 넣었다.

꿈틀, 꿈틀-

지렁이를 닮은 플렉스 투시경이 난간을 지나 결계 안으로 조심조심 파고드는 순간, 고글에 영상이 맺히고 소리가 전해졌다!

콘크리트 잔해가 태풍이 되어 몰아치고, 빛의 탄환이 폭우처럼 쏟아지는 난장판!

쐐애애애애액-

콘크리트 덩어리가 탄환이 되어 쏘아진다!

빠아앙, 파파팟-

압축 공기가 쉴 새 없이 터지고 수백 발의 광탄이 쏟아졌다!

예상대로 옥상에서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염동력장을 주위에 두르고 염동포탄을 발사하는 초능력 각성자!

압축 공기 폭발로 포탄의 물리력을 죽이며, 광탄을 비 오듯 흩뿌리는 마력 각성…….

‘어? 저 마력 각성자, 왜 이리 익숙하지?’

워커 실트는 고개를 갸웃하며 투시경 배율을 올렸다.

기이이잉-

초점이 맞춰지고, 곧 마력 각성자의 모습이 고글에 커다랗게 드러났다.

틀어 올린 머리에 꽂은 비녀.

푸른 마력광이 맺힌 두 눈.

전신에 착용한 장신구.

작열하는 빛의 로브.

……

‘뭐지? 분명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인간 얼굴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알아보기가…….’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짤랑, 짤랑-

마력 각성자의 손목에서 파문이 퍼져 나왔다!

‘저 마력 파문!’

기이이잉-

깜짝 놀라 손목을 확대하자 마력 파문의 근원, 7개의 팔찌가 보였다!

‘무기제작자!’

머릿속에 이름이 떠오르는 동시에 마력 각성자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장난은 끝이다! 염동력자! 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무겐다흐의 힘을 보여 주마!”

무기제작자 무겐다흐!

레이 실트로 위장했던 아리엘 무겐다흐!

대마법 추적으로도 잡지 못한 마도왕 무겐다흐가 눈앞에 있었다!

1+1 이벤트처럼 분화된 시드가 있는 장소에 찾아 헤매던 아리엘까지 나타났다!

이런 미친 행운이라니!

더는 잴 것도 없다! 마도왕과의 전투는 자신의 특기!

옛옛 친구의 12제자!

그 제자의 제자의 제자까지!

전능 옥좌를 날려 버릴 때까지 수많은 마도왕과 싸우고 이겼다!

지금이 바로 무겐다흐를 포획할 순간이다!

워커 실트는 옥상으로 뛰어오르며 외쳤다.

“무기제작자! 드디어 만나는구나! 카카카카-!”

* * *

카카카카카카캌-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을 때.

“……!”

마력을 쥐어짜 허세를 부리던 아리엘은 단숨에 얼어붙었다.

심장이 북 치듯 둥둥 울리고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설마, 설마! 여기 남중국인데?! 설마?!!’

돌아가지 않는 시선을 간신히 돌리자 보였다.

난간에 올라선 꼬맹이!

고글과 마스크, 전신 슈트!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전히 가린 상태지만, 허리에 걸린 공구 벨트를 보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부산 던전 7층, 공방 도시 절벽.

우연히 만났다가 간신히 도망친 그다!

타이탄 마스터!

대륙 전쟁 승리의 주역이자!

전능 옥좌를 떨어트린 테러리스트!

무수히 많은 마도왕들에게 엿을 먹인 재앙 그 자체!

마법사의 천적, 워커 실트다!

돌철 황제의 12제자 우레 폭풍의 마도왕 레이 실트조차 워커 실트에겐 패배했다!

붙는 순간 단숨에 끝장난다! 그렇다고 이대로 도망칠 수도 없다!

‘시바, 시바시바! 미친! 남중국에 왜 나타난 거야? 어떡하지?!’

마음속으로 절규하는 순간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맹이! 위험하다! 빠져라!”

“어?”

반사적으로 고개를 드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광경이 보였다.

염동포탄을 쏟아붓던 염동력자가 워커 실트가 있는 난간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뭐지?! 저놈 돌았나? 꼬맹이? 위험하다고? 워커 실트에게 정면에서 달려든다고?! 앗! 설마 진짜 꼬맹이라고 생각한 건가! 미친놈! 잠깐, 이거 기회잖아!’

찰나의 순간 파파팟- 생각이 이어지고 깨달았다!

염동력장이 멈추고 워커 실트의 시선이 염동력자에게 꽂힌 지금이 도망칠 기회다!

반사적으로 수인을 짚고 정제 마석을 꺼내는 순간.

크아아아앙-

진짜 곰 같은 포효가 터지고 손을 번쩍 드는 워커 실트!

“백곰권! 앞발 후리기!”

깡깡, 깡깡깡깡-

금속 충돌음이 연속해서 울리는 순간 달려가던 염동력자 주위에서 섬광이 튀어 올랐다!

“……!”

다급히 염동력장을 펼쳤으나 소용없다!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콘크리트 잔해와 충돌할 때마다 궤적을 변화시켜 0.0001%의 가능성을 뚫고 염동력자에게 가까워지는 섬광!

마도왕조차 아득히 초월하는 타이탄 마스터 워커 실트의 고속 연산 능력은 차라리 예지에 가깝다!

그리고 그 고속 연산 능력으로 펼치는 백곰권은 모든 마법사의 천적이다!

‘지금이 도망칠 마지막 기회다!’

아리엘은 몸을 돌려 달리는 동시에 압축 공기를 폭발시켰다.

빠아아아앙-

육체가 공중으로 쏘아지는 순간, 전력으로 다중 탄성 실드 마법을 펼쳤다!

파파파파팟-

1, 3, 5, 7, 9, 11, 13!

수십 겹의 탄성 실드가 전신을 휘감는 순간, 악을 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아아악-

염동력자가 염동력으로 잔해를 뚫은 섬광을 받아 내고 있었다!

“미친! 꼬맹이 너 정체가……!”

“야! 뒤! 뒤를 조심해!!”

다급히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깡-

시야의 사각에서 튕긴 섬광이 등에 닿았고.

파지지직-

푸른 전격이 염동력자의 전신을 휘감았다!

으아아아악-

악을 쓰며 전격을 버텼으나 이건 시작일뿐!

깡깡, 깡깡깡-

전신에 섬광이 꽂히고 전격이 몰아쳤다.

파직, 파지지직-

염동력자는 픽- 쓰러져 바들바들 경련했다.

“멍청한 녀석! 뒤를 봤어야지!”

아리엘이 자신도 모르게 탄식하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맞아! 뒤를 봤어야지! 카카카카캌-.”

난간 위, 여전히 양손을 번쩍 든 채 웃음을 터트리는 워커 실트!

“……!”

흠칫 놀라 주위를 확인했지만, 섬광도 마력장 유동도 없다!

허세다! 10초면 옥상 결계를 벗어나 튈 수 있다!

압축 공기 폭발로 가속하려는 순간.

워커 실트는 노래하듯 외쳤다.

“백곰권! 오리오리 꽦꽦-!”

“……!”

후우우우웅 -

순간 등 뒤에서 확 밀려오는 돌풍!

빠아아아앙-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며 압축 공기를 터트리는 순간 시야에 가득 들어오는 노란…….

“오리배가 왜 나와!”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었다.

투우우우웅-

압축 공기와 오리배가 충돌하는 순간, 압도적인 운동량에 날아오르던 몸이 옥상으로 되돌아가고!

파스스스슥-

오리배를 짊어진 거대한 악어에서 쏟아지는 파문에 마력이 흐트러진다!

아리엘의 육체는 탄성 실드 마법에 둘러싸인 채 탱탱볼처럼 연속으로 튕겼다.

통통, 통통통-

옥상 곳곳에 널린 잔해로 한참 동안 불규칙하게 튕기다가 마침내 멈추는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왔냐?”

번쩍 든 얼굴 앞에는 두 손을 번쩍 든 워커 실트가 있었다!

“…….”

반사적으로 점멸로 튀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다.

꾸우우욱-

거대한 악어의 무게가 전신을 짓누르고.

파스스스슥-

물결치듯 쏟아진 파문에 마력이 흐트러졌다.

‘완벽하게 제압됐다!’

절망감에 가슴이 컥 막혀 오는 순간.

워커 실트의 거만한 외침이 들려왔다.

“오늘도 난 정정당당하게 승리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이다!”

“골라라 무겐다흐!”

불쑥 내민 워커 실트의 손에 들린 깡통과 도장!

깡통에 써진 이름 최루 섬광탄!

적층 마력 회로가 새겨진 도장에 인쇄된 이름……!

“……쑥쑥 무지개 고무도장? 이게 무슨?”

“내 부하 인장이다!”

워커 실트의 인장(印章)!

이 인장이 찍히는 순간 마도 제국 최악의 테러리스트의 부하가 된다!

아리엘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최루 섬광탄 고르면, 맞은 다음에 그냥 보내 주시는 건가요?”

워커 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최루 섬광탄으로……!”

반색해서 외치는 즉시 대답이 돌아왔다.

“응, 아냐. 맞은 다음에 인장 찍는 거야.”

“네?”

“네 선택지는 둘이다!”

워커 실트는 양손을 번갈아 앞으로 내밀었다.

쑥쑥 무지개 고무도장!

“그냥 얌전히 부하 인장을 찍을지!”

최루 섬광탄!

“내 특제 섬광 최루탄을 맞은 다음에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며 부하 인장을 찍을지다!”

“…….”

남일도 남동쪽 빛의 기둥에 도착 5분!

워커 실트는 수백의 각성자와 경비 병력, 염동력자 마혁진, 아리엘 무겐다흐까지 모두를 제압하고 승리의 웃음을 터트렸다!

카카카카카카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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