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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25화 (1,02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25화>

가끔 그런 아침이 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져 있고, 다시 태어난 듯 머리는 산뜻하고 몸은 날아갈 듯 가벼운 그런 아침이!

천문석의 지금 상태가 그랬다.

‘뭐야? 자다가 환골탈태라도 했나?!’

실없는 생각이 들 정도의 몸 상태가 좋았다!

창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면 4시간 정도 잤을 뿐인데 딱 느낌이 왔다.

오늘 자신은 역대급 컨디션이다!

천문석은 씩 웃으며 튕겨지듯 몸을 일으켰다.

데굴데구르-

순간 가슴에서 굴러떨어지는 덩어리 둘!

탁, 탁-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낚아채는 순간 손에 묵직한 느낌이 걸렸다.

“……어?”

천문석은 잠시 멍하니 양손에 잡힌 묵직한 덩어리를 살폈다.

군고구마 간식에 배가 볼록 솟은 강아지 같은 모습!

묵직한 덩어리의 정체는 빵빵해진 하늘 고래 퐁퐁이와 벨루가 용용이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두 녀석의 몸이 2배로 불었다!

“야, 너희 뭐야?! 왜 갑자기 돼지가 된 거야?!”

깜짝 놀라 외쳤지만, 쿨쿨 잠든 퐁퐁이와 용용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야, 야! 일어나 봐! 너희 괜찮은 거야?!”

찰싹찰싹 등을 두들기는 순간, 지느러미를 귀찮은 듯 휙, 휙- 휘저으며 주르륵 손을 빠져나가 간이침대의 담요 속으로 파고드는 퐁퐁이와 용용이!

퐁퐁이와 용용이는 담요를 돌돌 말고는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띤 채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니, 이거 그대로 놔둬도 되는 거야?

4시간 만에 몸이 2배로 불었는데?!

손을 뻗어 퐁퐁이와 용용이의 몸 상태를 확인하려는 순간 기척이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벽에 바짝 붙어 있는 10여 명의 각성자, 철검장 조직원들이 보였다.

“……!”

“……!”

“……!”

철검장 조직원들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흠칫 놀라 잽싸게 고개를 피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치 거대 괴수와 눈이라도 마주친 듯 완전히 기가 죽은 모습이다!

“하! 새끼들 쫄았…….”

피식 웃으며 말하는 순간 번쩍 정신이 들었다.

거대 괴수?

거대 괴수보다 더 무서운 게 여기 있었다!

용용이!

지금 담요를 둘둘 말고 잠든 용용이는 거대 괴수도 1분 컷을 내는 바다의 재앙이다!

“……!”

순간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주르륵 흘렀다.

그런 용용이의 등을 찰싹찰싹 때렸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퐁퐁이와 같이 잠들어 순간적으로 잊었다!

용용이는 퐁퐁이 친구지, 자신의 친구가 아니다! 분노하는 순간 난장판 시즌 2가 시작되는 거다!

말 그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천문석은 조심조심 퐁퐁이와 용용이가 잠든 간이침대를 들어 사무실 구석 창고 안에 넣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

하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문득 보이는 게 있었다.

충전기를 꽂아 놓은 스마트폰.

천문석은 성큼성큼 걸어가 충전이 끝난 스마트폰 전원을 올렸다.

곧 전원이 들어오고 문자 메시지가 주르륵 떴다.

서울 백업팀에서 보낸 문자들이다!

천문석은 가장 최근 문자를 띄웠다.

[현장팀 푸텐 앞바다 남일도 항구에서 타깃 흔적 확인 후 대기 중. 지도 링크]

현장팀, 마혁진.

타깃, 한경석.

‘경석이를 찾았구나!’

링크를 클릭하자 뜬 지도.

남일도는 푸텐 앞바다의 섬이었다.

천문석은 바로 백업팀에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

신호가 한번 울리는 즉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교은 사원의 목소리.

천문석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찾았다고?!”

-네! 타깃이 유람선을 타고 남일도로 들어간 것과 아직 나오지 않은 것 확인했습니다. 현장팀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추적을 중지하고 항구에서 대기 중입니다.

정확한 판단이다.

타깃은 암살검 한경석이다!

그것도 대형 사고를 치고 삼촌의 분노를 피해 남중국으로 도망친 상황이다!

암살검 한경석이 연속 점멸로 포위를 뚫고 은신 망토로 숨어 버리면 찾는 건 불가능하다!

이제 자신이 직접 남일도로 움직여 얼굴을 보이고 경석이를 설득할 때다!

지금 컨디션은 일 년 중 최고일 정도로 좋은 상태! 씻고 밥 먹고 바로 출발한다!

남일도에서 한경석을 픽업하면 남중국 난장판은 이제 안녕이다!

“잘했다! 바로 움직일게. 변동 사항 생기면 문자 보내.”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중국에 무림 던전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것처럼 퍼지는 속도와 범위가 엄청납니다!

“무림 던전?”

반문하는 순간 테이블에 놓인 리모컨이 보였다.

“잠시만!”

천문석은 바로 텔레비전 전원을 켰다.

전원이 켜지자마자 뉴스 화면에 나타나는 커다란 자막.

[긴급 속보! 푸젠성 무림 던전 발견! 그 위치는?!]

‘진짜잖아?!’

볼륨을 올리자 앵커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긴급 속보입니다! 남중국해의 섬에서 무림 던전이 발견됐습니다! 이어지는 광고 후에 무림 던전이 있는 섬의 위치를 시청자 여러분께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채널 고정 부탁드립니다.]

* * *

“…….”

천문석은 멍하니 뉴스 속보를 봤다.

어젯밤 진짜 천검에게 대환단을 던져 주고 무림 던전 주호에게 대환단을 우려낼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한숨 자고 일어나니까 진짜 무림 던전 발견 소식이 떴다!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문득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장강 유통, 장민 대표님!

분명 장민 대표님은 새로운 무림 던전 입구를 남중국에서 뚫는다고 말했다!

헌터 업계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각성 스팟 중 하나 무림 던전!

그런 무림 던전이 남중국에 동시에 2개나 나타날 리 없었다!

가능성은 한가지 뿐이다!

지금 뉴스에 나오는 무림 던전이 장민 대표님이 뚫고 있는 무림 던전일 것!

하-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지고 고개가 흔들렸다.

직접 무림 던전에 들어갔었기에 잘 알았다.

이세계 배송 경주 때 한번 갔었던 고산 마을 근처에 있었던 무림 던전 입구!

하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고산 마을 인근에 무림 던전이 있다는 작은 낌새도 느끼지 못했다!

장민 대표님은 철저한 사람이다.

그런 장민 대표가 뚫고 있는 무림 던전이 이렇게 뉴스에 대놓고 드러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NTM_CHS, 가짜 최후식, 원조 이세기, 진짜 천검으로 이어진 어제의 난장판과 같은 이유!

이번 무림 던전도 ‘대환단’ 때문에 생긴 가짜다!

대환단이 무림 던전에서 나온다는 건 상식!

누군가 ‘가짜 무림 던전’으로 한탕 할 생각에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모두가 속아도 자신은 속지 않는다!

장민 대표가 진짜 무림 던전 입구를 뚫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저 가짜 무림 던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나 마찬가지다!

대기업 총수, 길드장, 정치인, 군벌 수장!

수많은 유력자가 가짜 무림 던전에 낚여 난장판에서 구르다가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쾅-

주위 모든 것이 와르르 개박살이 날 거다!

그리고 지금 자신은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재수 좋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가짜 무림 던전을 피할 수 있게 된 거다!

천문석은 즉시 전화기에 말했다.

“무림 던전은 사기다. 나한테 정확한 소스 있어. 무림 던전은 신경 쓸 거 없고 남일도로 갈 교통수단을 구해야…… 아! 잠깐만!”

문득 든 생각에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자 있었다.

민장강으로 뻗은 작은 부두에 정박한 보트!

바로 머릿속에 동선이 그려졌다.

저 보트를 타고 민장강 하류로 내려가면 남중국해.

남중국해에서 해안선을 타고 내려가면 푸텐 앞바다의 섬, 남일도가 나온다.

다른 교통수단을 구할 필요는 없다.

저 보트를 타고 이동하면 대략 3, 4시간이면 남일도에 도착한다!

남일도에서 한경석을 픽업하고 바로 동쪽으로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면 대만 타이페이다!

은폐 마력장 발생장치가 없는 보트로 해협을 가로지르는 건 자살행위다!

해협은 해양 마수와 몬스터가 득실득실한 바다의 마경이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걱정 없었다.

해협을 가로지르는 보트에는 은폐 마력장과는 비교가 안 되는 바다의 재앙, 용용이가 같이 타고 있을 테니까!

대만 타이페이에 도착하는 즉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번 한경석 가출 사건은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뭐야? 왜 갑자기 운빨이 터지지?! 카캬캌-.”

-네? 지금 뭐라고……?

“교통수단! 보트 확보했다! 남일도에서 타깃 픽업하고 타이페이에서 비행기로 귀국할게! 가능하지?”

-네?! 남일도에서 타이페이면. 대만해협을 보트로 가로지른다고요?!

“자세한 건 돌아가서 설명하고 준비할 항공권은…….”

천문석은 머릿속으로 인원을 가늠했다.

퐁퐁이와 용용이는 바다에 내려 주면 알아서 돌아갈 테고 그건 마혁진과 칠성파 잔당들도 마찬가지.

자신과 파티마, 김태희 대령, 한경석까지.

몸 상태 확인 후 최소 2명에서 최대 4명의 항공권, 대만에서 출국, 한국으로 입국하기 위한 자료가 필요했다.

“2명에서 4명분 필요해. 확인 후 자세한 내용은 문자로 보낼 게 가능하겠어?”

-이사님께 인맥과 관시를 빌렸습니다. 가능합니다.

이사님.

한경석의 외삼촌 최후식 이사!

오리온 길드 이사, 1.5세대 헌터 최후식 이사의 인맥이면 이 정도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알았어. 그럼 바로 준비해서 출발할게. 변동 사항 생기면 문자로 연락 줘.”

천문석은 전화를 끊는 즉시 간이침대로 걸어가며 머릿속으로 빠르게 계획을 점검했다.

깨우고, 씻고, 먹고, 출발한다.

먼저 확인할 건 어제 종일 구른 김태희 대령과 주화입마에 빠진 파티마의 상태.

상태가 좋지 않으면 두 사람은 이곳에서 바로 한국으로 보내면 된다.

이제 남은 일은 남일도에서 경석이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뿐. 난장판도 싸울 일도 없으니 두 사람의 백업은 필요 없다!

“카캬카캌- 야, 치와와! 일어나. 이제 움직…….”

김태희 대령을 깨우던 천문석은 얼어붙었다.

간이침대에 반듯이 누워 죽은 듯이 잠든 여성.

찢어진 강화 전투복.

한 손에 낀 강철 건틀릿.

목에 남은 수납식 헬멧의 흔적.

그리고 눈에 익은 이목구비, 얼굴까지.

간이침대에 잠든 사람이 미친 치와와 김태희 대령이란 건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

그럼에도 천문석은 눈을 비비며 확인하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아무리 확인해도 변하는 건 없었다!

간이침대에 누워 있는 건 ‘갓 스물’로 보이는 김태희 대령이었다!

“……!”

천문석은 홀린 듯이 김태희 대령의 얼굴을 바라봤다.

자잘한 상처와 흉터로 얼핏 보면 30대! 자세히 봐야 20대로 보이던 김태희 대령의 외모가 어려졌다!

생각할 것도 없었다.

노화 역전 각성!

어제 자신과 함께 개같이 구른 김태희 대령은 노화 역전 각성을 했다!

* * *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좀 굴렀다고 노화 역전 각성을 했다고?! 아니, 노화 역전 각성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멍하니 김태희 대령을 바라보던 천문석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야, 야! 일어나 봐!”

옷깃을 잡고 흔드는 순간 바로 반응이 돌아왔다.

“으어어- 간만에 잘 잤네!”

기지개를 켜며 개운한 얼굴로 일어나는 김태희 대령.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응? 일어나자마자 뜬금없이 뭔 소리야?”

“우선 이거부터 봐봐!”

천문석은 잽싸게 스마트폰을 셀카 모드로 바꿔 내밀었다.

“스마트폰? 갑자기 왜…….”

김태희 대령이 고개를 갸웃하며 스마트폰을 보는 순간 경악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시바! 이거 뭐야? 내 얼굴 왜 이래?!”

튕겨지듯 침대에서 일어나 다급히 전신을 더듬는 김태희 대령.

“설마, 설마!”

강화 전투복 상의를 걷어 올려 하복부를 드러내는 동시에 비명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상처가 없어졌잖아! 이거 노, 노노!”

천문석 말을 잇지 못하는 김태희 대령을 대신해 말했다.

“노화 역전!”

“노화 역전! 노화 역전 했잖아! 새캬! 너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럴 리가 없는데?!”

경악한 얼굴로 횡설수설하는 김태희 대령.

바로 감이 왔다.

이 녀석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

“야, 나도 몰라.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 보니까. 너 그렇게…… 어, 잠깐만?!”

‘김태희 대령이 이렇게 됐다면 다른 녀석은?!’

천문석은 바로 몸을 돌려 반대쪽 간이침대를 봤다.

누군가 잠든 것처럼 볼록 솟은 담요.

주화입마에 든 파티마 알사우드.

“아! 그렇지!”

김태희 대령이 깨달음의 탄성을 터트리는 순간.

천문석은 마른침을 삼키며 한 걸음 다가가 조심스레 불렀다.

“바람검?”

소리 없이 담요가 미끄러져 내리고 가볍게 몸을 일으킨 여성이 고개를 숙였다.

“스승님.”

파티마 알사우드!

주화입마에 들었던 파티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다!

게다가 사막의 뜨거운 햇살에 까맣게 탔던 파티마의 피부는 잡티 하나 없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마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얘 얼굴이, 얼굴이……!”

경악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김태희 대령.

더 확인할 것도 없다.

환골탈태(換骨奪胎)다!

개같이 구른 김태희 대령은 노화 역전 각성을, 주화입마에 들었던 파티마 알사우드는 환골탈태했다!

생각지도 못한 기연이 찾아왔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확인해야 할 건 하나다!

천문석은 재빨리 얼굴을 가린 천을 떼어 내고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 모드를 켜고 확인했다.

“……어?”

변한 게 없어 보이는 얼굴!

“……혹시 안 떨어지고 붙어 있는 건가?!”

파파팟- 얼굴을 비비고 동료들에게 물었다.

“……야! 치와와! 바람검! 내 얼굴 뭐 달라진 거 없냐?!”

“없는 거 같은데?”

“없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는 김태희 대령.

단호히 대답하는 파티마.

“이게 이럴 리가 없는데?! 설마? 밖이 아니라 안이 변한 건가?!”

천문석은 재빨리 내력을 끌어올렸다.

거칠게 치솟아 기경팔맥을 흐르는 내력!

더한 것도 덜한 것도 없이 원래 내력 그대로다!

변한 것은 단 하나였다.

날아갈 듯 가벼운 몸, 최고의 컨디션!

난장판에 같이 구르고 같이 잠든 세 사람.

노화 역전 각성한 김태희 대령.

환골탈태하고 스스로 깨어난 파티마.

컨디션이 아주 좋은 천문석.

“…….”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창밖 하늘에 닿는 순간 마음속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같이 구르고 같이 잠들었는데! 아니, 결과가 뭐 이렇게 달라?!’

“밸런스! 하늘님 밸런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분통을 터트릴 때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자신만 안과 밖 모두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안도 밖도 아닌 게 있었다!

천강흔!

잽싸게 수인을 짚고 심상을 일으켜 천강흔을 부르려는 순간 보였다.

진교은과 통화하며 켜둔 텔레비전 화면.

길고 긴 중간 광고가 끝나고 앵커가 나타나 입을 열었다.

[광고전에 말씀드린 대로 무림 던전이 나타난 섬을 시청자 여러분께 공개하겠습니다.]

화면 가득 푸젠성 해안지도가 뜨고 눈에 익은 섬에 원이 그려진 후 앵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무림 던전이 발견된 섬은 푸텐 앞바다의 섬입니다.]

천문석이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여는 동시에 화면 속 섬 위에 이름이 떴다.

“남일도.”

[남일도(南日島)]

가짜 무림 던전이 발견된 섬은 한경석이 있는 남일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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