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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10화 (1,01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10화>

물기둥에 실려 하늘로 올라가는 미궁 악어 7호!

“…….”

“…….”

워커 실트와 케인 이사가 말을 잊은 채 멍하니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을 때, 화면에 문득 나타났다.

동글동글 귀여운 얼굴.

착해 보이는 동그란 까만 눈.

웃는 것처럼 부드럽게 휘어진 입가.

양손으로 번쩍 들릴 듯이 작은 몸의 어린 벨루가와 하늘 고래!

용용이와 하늘 고래!

워커 실트는 반사적으로 외부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미안하다! 사과한다! 방금 전기로 지진 거 실수다! 엄청 좋은 선물 줄게! 그냥 강에다가 내려 주면……!”

이 순간 용용이와 하늘 고래의 착해 보이는 까만 눈과 웃는 것처럼 부드럽게 휘어진 입가가 변했다.

안 착해 보이는 까만 눈으로!

분노가 담긴 비틀린 입가로!

파닷, 파다닷-!

포그르르르르-!

용용이와 하늘 고래의 지느러미가 미궁 악어 7호의 몸통을 두들기고 물방울을 폭발하듯 쏟아지는 순간.

휘잌, 휘히잌잌-!

구읔, 구으읔읔-!

용용이와 하늘 고래의 울음소리에서 전해지는 선명한 감정!

복수!

워커 실트와 케인 이사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깨달았다.

“안전벨트! 꽉 잡아!”

“빌어먹을! 뭐가 이따위야!!”

다급히 안전벨트를 메고 좌석을 붙잡는 동시에.

파아아아앙-

간헐천이 터지는 듯한 폭음과 함께 물기둥이 치솟았다!

터어엉-

미궁 악어 7호는 엄청난 수압의 물기둥에 맞아, 하늘 높이 날아올라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파아아아앙-

그리고 다시 한번 물기둥이 치솟았다!

계속, 계속, 끝없이!

텅텅, 터어어엉-

거대한 물의 장벽은 미궁 악어 7호를 공처럼 튕기며 전진했다.

100미터가 넘는 초고압의 물의 장벽은 그 자체로 항거할 수 없는 재앙이었다.

콰카카카카카카캉-

급경사의 분지를 단숨에 넘고 거목이 줄줄이 이어진 마경을 분쇄기로 갈아 버리듯이 산산조각 냈다!

이 압도적인 재앙은 각성 동물에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주는 몬스터가 가득한 장소를 향해 나아갔다.

파티마 알사우드가 달려갔고.

몬스터 웨이브가 몰려 있는 곳.

천문석과 푸저우시 각성자들이 대환단 레이스를 펼치는 장소.

동쪽 바위산!

거대한 물의 장벽은 동쪽 바위산을 향해 모든 것을 갈아엎으며 천천히 아주 느릿느릿 밀려갔다!

* * *

거대한 물의 장벽이 푸저우 방어부대가 진지를 세운 바위 언덕 앞을 지나갔다.

푸아아아아아앙-

폭풍우가 밀려온 듯 물기를 가득 품은 강풍이 휘몰아치고!

파앙, 파앙, 파아앙-

물기둥에서 튀어나온 초고압의 물 가오리, 날치, 돌고래가 하늘을 유영했다!

헌터, 각성자뿐만이 아닌 전 세계인 누구나 보는 순간 알아챌 너무나 유명한 광경!

이게 끝이 아니다!

문득 고개를 드는 순간 직접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 보였다.

쓰나미를 작아 보이게 만드는 100미터가 훌쩍 넘는 거대한 물의 장벽!

이 거대한 물의 장벽이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마경을 갈아엎으며 전진하고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영상으로 봤을 광경!

그러나 내륙에서는 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광경이었다!

당연했다. 저런 압도적인 파괴가 가능한 각성 동물은 단 하나뿐이었으니까!

“한국! 바다의 재앙 용용이? 용용이가 왜 푸젠성 내륙에 나타나?!”

경악한 푸저우 방어부대 지휘관의 비명 같은 외침이 터졌다.

경악도 잠시, 다급한 명령이 떨어졌다.

“마탄 포격 중지!”

“당장 마탄 포격 중지해라!”

바다의 재앙 용용이는 각성 동물 중에서도 천외천!

한국 주위 바다에는 해양 마수, 몬스터, 거대 해양 괴수가 얼씬도 하지 않는다!

10만 톤급 항공모함을 두 동강 내는 용용이에게 걸리면 거대 괴수조차 순식간에 갈가리 찢겨 박살 난다!

용용이의 실체 모습은 알려지지 않은 상황!

잘못 쏘아진 마탄이 저 거대한 물의 장벽 어딘가에 있을 용용이를 스치기라도 한다면?!

항공모함이 두 동강 났던 것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도시를 덮칠지도 몰랐다.

용용이는 그야말로 자연재해!

싸울 상대가 아니라 지나갈 때까지 버틸 대상이었다!

“바로 경보를 울린다! 일체의 적대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주위 모든 도시와 군대에 1급 경보가 전해졌다!

곧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 해안 도시 푸저우, 닝더, 푸텐, 취안저우, 샤먼에 긴급 대피 경보가 울렸다.

위잉, 위이잉-

푸저우 시가지에 사이렌이 울려 퍼지고.

윙, 윙, 윙윙-

푸저우 안정화 권역 안 모든 사람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어둡던 도시는 순식간에 환하게 밝혀지고 깊게 잠든 시민들은 잠결에 미친 듯이 진동하는 스마트폰을 봤다.

[거대 해일 경보!]

[바다의 재앙 용용이 출현!]

“용용이? 아, 한국 그 용용이?! 하, 어떤 미친놈이 한밤중에 장난 문자를 보내!!”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바로 깨달았다.

위잉, 위이잉잉-

창문을 진동시키는 사이렌 소리!

“……!”

홀린 듯이 걸어가 창문을 여는 순간.

푸아아아아아앙-

물기가 가득 담긴 강풍이 쏟아져 들어오고 창문 너머 안정화 권역 밖 아득히 먼 곳이 보였다.

거대한 벽이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벽이 아니다! 산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물의 장벽이 동쪽으로 밀려가고 있었다!

“……!”

“……!”

“……!”

일반 시민부터 한발 늦게 도착한 각성자, 헌터 군벌 장교단까지. 푸저우시의 모든 사람은 깨달았다.

장난 문자도 실수로 울린 사이렌도 아니다.

바다의 재앙 용용이.

항거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거대한 해일을 일으켰다.

한국도 바다도 아닌 푸저우 안정화 권역과 맞닿은 내륙에!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누군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과 푸저우시의 각성자들이 대환단 레이스를 펼치는 바위산으로 모두가 모여들고 있었다.

탓, 탓, 타타타탓-

초절정의 벽을 넘는 중 무아지경이 깨지고 주화입마에 든 파티마 알사우드.

“괜찮다! 아직 상정 범위 안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놈의 빌어먹을 상정 범위! 아니! 이게 어떻게 상정 범위 안이야! 으악, 으아악-!”

미궁 악어 7호에 탄 채로 공처럼 하늘로 튕기는 워커 실트와 케인 이사.

휘잌, 휘히힠힠-!

구읔, 구으읔읔-!

거대한 물의 장벽 꼭대기에서 악어를 통통 튕기며 안 착하게 우는 용용이와 퐁퐁이.

천문석과 인과가 얽힌 모두가 바위산 격전지로 모였다!

짐을 찾으러 바위 언덕 진지에 올라왔다가 발이 묶인 김태희 대령을 빼고.

“저기에! 저 해일이 밀려가는 곳에 내 동료가 있어! 구하러 가야 한다고! 장갑 SUV, 아니 오토바이 한 대만 내줘!”

“안 됩니다! 늦었어요!”

“저 해일 바다의 재앙입니다!”

“따라가다 휩쓸리면 끝장입니다!”

“해일이 도시 방향으로 밀려오면 대참사가 터져요!”

“……!”

김태희 대령은 얼어붙었다.

그렇다. 저 해일은 그냥 해일이 아니다.

태평양으로 유인한다고 폭뢰를 떨어뜨리고 액티브 소나를 때린 미 해군 항모전단을 아작 낸 용용이가 일으킨 초고압의 물의 장벽이다!

용용이는 등급외 각성 동물 중에서도 천외천!

매일매일의 일기예보에까지 포함된 자연재해다!

각성 동물은 사람의 인지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

함부로 근처에 갔다가 용용이의 어그로가 끌려 도시로 움직이면 대참사가 터진다!

“하아아- 이세기 이 새끼. 재수 없는 녀석…….”

김태희 대령은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순간 군인들은 흠칫 놀라 서로를 봤다가 곧 못 들은 척했다.

이미 이 거지꼴의 헌터가 이세기 사기 사건의 피해자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항거할 수 없는 재앙이 바위산 격전지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을 때.

천문석은 탄식하고 있었다.

* * *

“하아- 미친놈들……!”

깡깡, 깡깡깡-

천문석은 미친 듯이 강철봉을 휘두르며 깊게 한숨 쉬었다.

자신이 남중국 각성자들을 과소평가했다!

이 각성자들은 청개구리가 아니었다.

이 녀석들은 미친놈들이었다!

고블린한테 재금 공업 정품 마탄을 타타탕- 쏟아붓고!

상급 정제 마석을 하급 정제 마석처럼 주저하지 않고 깨트리고!

눈이 튀어나오게 비싼 마력 마도구를 만 원짜리 싸구려 정글도처럼 휘둘렀다!

적자, 적자, 대적자!

통장에 구멍이 뚫리는 걸 넘어 자산이 활활 불타고 있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환단을 먹을 수 있는 건 한 사람뿐인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남중국 각성자들은 포스타 앞에서 진급 심사 중인 대령처럼 돈, 육체, 각성력을 아끼지 않고 쏟아붓고 있었다!

헌터 업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런 미친놈들과 공적 경쟁을 펼쳤다니!

그러나 이렇게 싸우는 놈들과는 공적 점수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진짜 문젯거리는 따로 있었다.

천문석은 빙글 고개를 돌려 주위를 훑었다.

다굴에는 장사 없는 법!

그 진리는 몬스터 사냥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정예 각성자들.

그중에서 최고는 민장강 강변에서 다리 사이를 기어 빠져나간 레이드 팀이었다!

누가 방패를 방어 도구라고 했던가?

상급 마수 샤벨 타이거?

10미터가 넘는 늪지 트롤?

육지의 폭군 최상급 몬스터 오우거?

그 무엇도 레이드 팀의 방패 벽을 멈추지 못했다!

방패 벽이 전열을 짜고 ‘하나! 하나!!’라는 기합과 함께 밀고 들어가는 순간 콤바인에 빨려 들어가는 작물처럼 마수와 몬스터가 탈탈 털려 갈려 나갔다!

저 방패 벽은 말 그대로 철벽!

각성력과 마도구, 상급 정제 마석이 조합된 거대 괴수의 일격조차 막아 내는 괴수 레이드 팀의 방패 벽이었다!

그 결과 어느새 자신을 따라 달리던 정예 각성자들은 어느새 방패 벽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어째선지 각성자들의 경외 어린 시선은 여전히 자신에게 꽂혀 있지만, 이제 곧 공적 순위가 변한다!

각성자들은 정확한 공적 순위를 모른다.

하지만 하늘과 땅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었다!

이대로 일반 각성자들이 밀려와 마탄을 쏟아붓고 본격적으로 스노우볼이 구르면.

[나 <<< 괴수 레이드 팀]

공적 1등은 방패 벽으로 마수와 몬스터를 갈아 버리는 괴수 레이드 팀이었다!

즉, 지금 자신의 잡낭 안에 있는 1등 상품 대환단은 괴수 레이드 팀의 차지였다!

돌멩이, 전생 천마, 현생 알바의 꿈, 희망, 바람, 소원, 기원! 성채 빌딩이 날아가는 거다!

“……!”

엄청난 심적 고통에 가슴이 아려오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젠장! 하늘님! 인간적으로 이건 아니죠!”

당연하게도 하늘에선 아무 대답이 없었다.

“치와와! 바람검! 한 명만 있었더라도!”

둘 중 한 명만 있었어도 어떻게든 쥐어 짜내서 아슬아슬하게 1위를 굳힐 수 있었다!

하지만 탄식해 봐야 이미 늦었다.

두 사람은 비밀 거점으로 달려가고 있을 테니까!

까아앙-

천문석은 돌진하는 일각마를 슬쩍 피하고 머리를 깨트리며 결심했다.

‘이제 남은 건 최후의 방법뿐이다.’

츠츠츠츠츠-

생각하는 순간 ‘나 불렀어?’라는 듯 어깨에서 잘 보이는 손으로 이동하는 선연한 기운.

천강흔!

천강흔 랜덤 박스는 한 가정을 파멸로 이끄는 불법 오락실 간판처럼 번쩍번쩍 위험하게 빛났다!

진짜로 천마신공이 나오면 어떡하지?!

불길했다. 너무나 불길했다!

‘혹시 모르니 그냥 좀 더 버텨 볼까?!’

우와아아아아

순간 거대한 함성이 터지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였다!

크아아아아앙-

트윈 헤드 오우거!

최상급 희귀 몬스터 머리 둘 달린 오우거가 방패 벽에 갈려 나가고 있었다!

끝없이 터지는 환호성!

하늘을 찌르는 사기와 각성력!

파슥, 파스슥-

사방에서 정제 마석의 마력이 요동치고 마력 각성자들이 마법 회로를 활성화시켰다!

그리고 집단전에서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마법, 그리스가 곳곳에 펼쳐졌다!

와르르르-

뒤엉켜 무너져 아작 나는 수십, 수백의 마수와 몬스터!

이미 스노우볼은 구르기 시작했다!

더는 망설일 틈이 없다!

천문석은 눈을 딱 감고 천강흔 랜덤 박스를 향해 마음의 손을 뻗었다.

휘이이이잉-

이 순간 하늘에서 바람이 쏟아졌다.

베일 듯이 섬뜩한 기운, 검기(劍氣)가 실린 칼날 바람이!

“……!”

반사적으로 눈을 뜨고 바람이 쏟아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완만하게 휘어진 곡도!

전신을 휘감은 칼날 바람!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무인!

바람검 파티마 알사우드가 전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섬광이 튀고 순식간에 계산이 끝났다.

[나 + 파티마 >>> 괴수 레이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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