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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02화 (1,00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02화>

“대환단! 미친놈아! 대환단 혼자 먹겠다고! 몬스터 웨이브에 혼자서 돌진하는 또라이가 어디 있어?!”

정곡을 찌르는 김태희 대령의 외침!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야, 그런 거 아냐! 여기에는 긴 이야기! 아니, 장대한 염원이 담겨 있는……!”

“미친! 야, 너 그러다 뒤져!”

“저거 그냥 몬스터 집단이 아냐! 몬스터 웨이브라고! 웨이브!”

“대환단보다 목숨이 우선이지! 쟤들이랑 같이 돌진해 새끼야!”

김태희 대령이 후방을 가리키는 순간.

두드드드드드득-

대지를 울리는 각성자들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달리면서 이합집산하는 모습이 보였다!

“미친! 짭이라는데! 왜 사람 말을 안 믿는 거야!?!”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외쳤다.

[야! 전부 구라라니까! 멈춰! 정지! 따라오지 말라고!]

바로 돌아오는 김태희 대령의 대답.

“야, 이 또라이 새끼야! 너 뒤지려고 환장했냐!! 대환단이 뭐라고……!”

천문석은 김태희 대령의 별명이 왜 미친 치와와인지 절절히 깨달았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외침에 담긴 단어.

대환단!

대환단!!

대환단!!

……

기껏 가짜라고 외쳤는데 계속 대환단을 상기시키고 있다!

산불이 일어났는데 헬기로 기름을 뿌리는 격!

김태희 대령이 미친 치와와처럼 쉴 새 없이 ‘대환단’이라고 외칠 때마다!

돌진하는 각성자들의 눈에 섬광이 번뜩이고 달리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야, 그만, 그만해! 네가 자꾸 대환단이라고 말하니까! 쟤들 죽기 살기로 뛰잖아! 이거 다 계획대로야! 넌 우선 튀어! 나중에 거점에서 보자니까!”

잽싸게 김태희 대령의 외침을 끊고 진심을 담아 각성자들에게 외쳤다.

[나 진짜 최후식 아니다! 쫓아오지 마! 너희들 나 따라오면 개같이 구른……!]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돌아오는 외침들!

“거짓말이다!”

“진짜 대환단이다!”

“최고 전공자가 대환단을 얻게 된다!”

“대환단을 얻으면 천검 앞에 설 수 있다!”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기세와 각성력!

천문석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반사적으로 외쳤다.

[와! 이런 또라이 녀석들이 어딜 노려!]

[대환단은 나 혼자 먹을. 아니지 이 대환단 짭이라니까!]

[새끼들아 오지 마! 대환단 짭이라고! 진짜진짜 짭이라고!]

[나도 짭 최후식이라고! 멈춰, 정지, 그만!]

[저거 몬스터 웨이브라고! 상상을 초월한 난장판! 개같이 구른……!]

천문석의 처절한 외침은 돌연 터져 나온 거대한 포효에 삼켜졌다!

크아아아아아-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에서 쏟아진 포효!

이 거대한 포효에는 하나로 합쳐진 몬스터 반발장이 담겨 있었다!

천문석은 해명하다 말고 지권인으로 끌어올리던 내력을 소리에 담아 내질렀다!

[하아아아아아-!]

우르르르르르-

기합성이 커질 때 하늘이 같이 요동치고!

콰아아아아앙-

고조되는 내력을 터트리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굉음이 터졌다!

그러자 몬스터 웨이브에서 쏟아진 포효가 산산이 흩어지고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아-

문득 고개를 돌리는 순간 보였다.

“……너, 너너?!”

경악한 김태희 대령과.

“우리는 승리한다!”

“가자! 전력으로 달려라!”

“최후식이 우리와 함께한다!”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각성자들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

전의가 끓어오르고 기세가 폭발했다!

“젠장젠장젠장!”

천문석은 분통을 터트리며 미친 듯이 달렸다.

우르르르르르-

포효와 함성, 반발장과 각성력이 충돌해 대기가 울부짖고 하늘이 요동치는 전장으로!

두드드드드드듣-

암반 지대를 두들기며 밀려가는 휴먼 웨이브!

콰카카카카카캉-

숲을 갈아 버리며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

휴먼 웨이브와 몬스터 웨이브!

사람과 몬스터의 해일이 서로를 향해 쏟아졌다!

그리고 두 웨이브의 선두에는 해일을 끌고 달리는 존재들이 있었다.

[오지 말라니까! 청개구리 새끼들아!]

“미친 새끼야! 속도 줄여! 혼자 가면 뒤진다고!”

휴먼 웨이브 선두, 미친 듯이 악을 쓰며 달리는 천문석과 김태희 대령!

“워커 님! 마력장이 간당간당……!”

“거의 다 왔다! 이제 곧 분지야! 7호가 오고 있다! 지그재그! 계속 회피 기동으로 달려!”

몬스터 웨이브 선두, 먼지구름에 삼켜진 채 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장갑 버스, 워커 실트와 케인 이사!

휴먼 웨이브와 몬스터 웨이브를 끌고 달리는 천문석과 워커 실트는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없는 상황!

강 대 강!

천문석과 워커 실트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과 몬스터의 해일이 서로를 향해 질주했다!

천문석의 계획과는 다르게!

워커 실트가 계획한 대로!

* * *

어째선지 속도가 죽은 몬스터 웨이브가 가까워졌을 때.

천문석은 빙글 고개를 돌려 가슴속 울분을 담아 외쳤다.

[야! 이제 진짜 전투야! 그만! 이제라도 멈춰! 이거 짭이라니까!! 따라오지 말라고!!]

“저 외침 진짜다!”

“진짜 대환단이다!”

“저 반응! 진짜다!”

“멈추지 말고 돌진해라!”

“저 대환단은 우리 삼합회가 먹는다!”

“제일 빡세게 싸운 각성자에게 대환단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

천문석은 말문이 컥 막히고 가슴속에 울화가 치밀었다.

자신은 절대 대환단을 준다고 하지 않았다.

‘제일 빡세게 싸운 각성자에게 대환단!…… 을 구할 수 있는 ‘장소’를 알려 주겠다’라고 외쳤다!

“내가 언제 대환단을 준다고 그랬어! 미친놈들아!”

김태희 대령의 대답이 돌아왔다.

“방금 전에 외쳤잖아! 대환단 준다고!”

자신 바로 옆에 있던 김태희 대령마저 대환단을 준다고 약속했다 생각하는 상황!

천문석은 돌아 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리 설득해도 요지부동 몸을 뺄 궁리만 하던 각성자들!

그랬던 놈들이 이제는 반대로 아무리 외쳐도 절대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외칠 때마다 역효과! 전의가 끓어 올라 미친 듯이 돌진하고 있었다!

설득은 불가능하다!

저놈들은 자신이 가진 대환단이 진짜 대환단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게다가 각성자들뿐만 아니라 김태희 대령까지 대환단을 준다고 약속했다고 믿고 있다!

이제 와서 구구절절 설명하고 설득할 시간도 방법도 없다!

‘대환단을 지켜 낼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깨닫는 순간, 반사적으로 눈에 내력을 집중한 채로 주위를 확인하며 머리를 굴렸다.

움푹 파인 분지 너머에 펼쳐진 숲, 마경!

콰카카카카캉-

거대한 마경을 지그재그로 삼키는 먼지구름, 몬스터 웨이브!

이상하게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 때문에 여유가 생겼지만 이제 곧이다!

암반 지대를 지나 급경사의 분지를 뛰어 내려가고 다시 뛰어오르는 순간, 몬스터 웨이브 첨단과 만나고 격전이 시작된다.

그렇게 격전이 시작되고 각성자들의 피가 흐르면 끝장이다!

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해 싸운 각성자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야, 너희가 처음부터 잘 못 들은 거야. 이 대환단은 내 거니까. 대환단 있는 장소 가르쳐 줄게! 괜찮지?’

자신의 손에 대환단이 없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없는 물건을 줄 방법은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 자신에게는 진짜 대환단이 있었고, 이 사실은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다.

자신부터가 대환단을 주는 게 아닌, 대환단이 있는 장소 가르쳐 준다는 말이 납득되지 않는다.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하는 내용으로 타인을 설득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뒤를 쫓는 각성자들이 전투에 끼어들지 못하게 강제로 떼어 내는 것!

‘가능할까?!’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내면에서 튀어나오는 대답!

‘새끼야! 이건 가능한지 물어볼 일이 아니지!’

그렇다!

이건 대환단, 곧 성채 빌딩이 될 영약이 걸린 일이다!

가능한지 묻는 게 아니라, 무조건 해내야 하는 일이다!

천문석은 섬광이 번뜩이는 눈으로 주위를 휙- 훑었다.

순간 머리에 새겨지는 풍경들!

빠르게 가까워지는 움푹 파인 급경사의 분지!

그 너머 숲, 마경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먼지구름, 몬스터 웨이브!

잠시도 쉬지 않고 자신을 설득하는 미친 치와와 김태희 대령!

대환단에 홀린 채 해일처럼 밀려오는 휴먼 웨이브!

멀리 바위 언덕에 저지선을 펼친 푸저우 방어부대!

[몬스터 웨이브 ***> 급경사 분지 <- 나 <- 미친 치와와 <- 휴먼 웨이브 - 푸저우 방어부대]

팟-

머릿속에 섬광이 터지고 전장의 모든 것들이 생생히 그려지는 순간 떠올랐다!

대환단을 혼자 먹을 계획!

각성자들을 강제로 떼어 낼 방법이!

계획은 심플하다!

파파파파팟-

머릿속에 섬광이 번뜩이고 시뮬레이션이 돌아갔다!

내력을 쏟아부어 가속, 단숨에 급경사의 분지를 돌파한다!

암반 지대와 숲을 가르는 분지를 넘어 반대쪽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

앞에는 몬스터 웨이브, 등 뒤에는 휴먼 웨이브가 자리한다.

바로 그 타이밍이다!

모든 내력을 모조리 쏟아부어 터트린다!

지상에 내려온 태양!

최대 출력 굉천수를!

검에 눈이 없듯 굉천수에도 눈이 없다!

엄청난 굉음과 섬광에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균형감각이 무너져 데굴데굴 구르게 된다!

그 틈에 잽싸게 몬스터 웨이브에 돌진해, 기세를 끊고 흐름을 돌려 냅다 유인해 달린다!

대환단을 노리는 각성자들이 쫓아오지 못할 마경 깊은 곳, 바위 산맥을 향해서!

혼자서 몬스터 웨이브를 처리하면 청개구리 같은 각성자 놈들이 대환단의 지분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다!

수만의 마수와 몬스터의 해일!

몬스터 웨이브를 도발하고 유인해서 마경 깊은 곳으로 도주해야 하는 개빡센 일!

도발, 유인, 도주 모두 자신의 특기다!

문제는 하나뿐이다!

천문석은 빙글 고개를 돌려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자신을 따라 달리며 설득 중인 동료를 봤다.

“……미친놈아! 속도 줄여! 대환단……!”

한낮의 푸저우시에서 한밤의 마경까지 정신없이 굴러 땀과 흙으로 엉망인 모습.

국가 헌병대의 미친 치와와 김태희 대령!

“야, 잠깐 잠깐만! 너 강화 전투복 마력 괜찮냐? 지금 꺼진 거 같은데……?!”

말을 끊고 질문을 던지는 순간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미친놈아! 충전된 마력이 얼마 안 남아서 우선 꺼 뒀어! 지금 당장 뒤에 각성자들이랑 합류…….”

김태희 대령의 목소리는 이어지지 않았다.

천문석이 툭 어깨를 치는 손과 깜빡 시야가 암전됐다 살아났고.

어느새 번쩍 하늘로 들려진 채로 이동하고 있었으니까.

기이한 힘이 밀려와 각성력도 마도구의 마력도 움직이지 않는다!

“너 지금 이게 무슨 짓……!”

“치와와! 미안하다! 다 널 위해서다! 배낭이랑 캐리어 챙겨서 거점으로 돌아가! 난 저놈들 정리하고 갈 테니까! 잽싸게 헤엄쳐서 빠져나가!”

“헤엄? 뭔 헛소리야! 당장 내려……! 강! 너 설마!”

순간 급경사의 분지로 파고든 강이 불쑥 튀어나오고,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김태희 대령의 몸은 민장강의 지류를 향해 허공을 날았다.

“미안하다! 치와와!”

“이세기! 미친 새끼야아아아-.”

김태희 대령은 허공을 날아 민장강 지류로 떨어졌다.

이 순간 나타난 급경사의 분지!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분지를 뛰어 내려가!

분지 바닥에 도착하는 순간, 단숨에 가속해 분지를 뛰어올랐다!

타다다다다닷-

급경사의 비탈을 올라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해일처럼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중요한 건 타이밍!

급경사의 분지로 쏟아져 내리기 전!

절대 피할 수 없는 타이밍에 터트린다!

천문석은 끌어올린 내력에서 일기공과 일원공을 분리해 양손에 담았다.

파스스스스-

이 순간 정신이 한없이 고양되고 감각이 칼끝처럼 날카롭게 일어섰다.

느껴진다!

콰카카카카카쾅-

소용돌이치며 숲을 삼키며 밀려오는 먼지구름!

그 먼지구름 안, 하나로 뒤엉켜 엄청난 마력장과 기세를 쏟아 내는 몬스터 웨이브!

두드드드드드듣-

등 뒤 암반 지대를 북처럼 두들기며 주저 없이 돌진하는 각성자의 해일, 휴먼 웨이브!

이 모든 게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순간 문득 감이 왔다.

‘지금이다!’

천문석은 바위를 밟는 순간, 내력을 터트려 하늘로 도약했다!

몬스터 웨이브, 천문석, 휴먼 웨이브 셋이 일직선에 놓이는 순간.

전신이 둘로 나뉜 내력으로 요동치고 일기공이 담긴 왼손과 일원공이 담긴 오른손이 빙글 회전했다!

파츠츠츠츠-

찰나의 순간에 반전하는 인력과 척력!

심즉동!

내력은 마음을 따르는 법!

천문석은 마음을 하나로 모아 터트렸다!

‘최대 출력 굉천수!’

부아아아아아앙-

이 순간, 숲을 삼키는 먼지구름 속에서 장갑 버스 한 대가 불쑥 튀어나왔다!

“장갑 버스가 왜 저기서 나와?!”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었다.

짝-

양손은 부딪쳤고.

콰아아아아앙-

최대 출력 굉천수가 터졌다.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

엄청난 섬광과 굉음에 마수와 몬스터, 각성자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먼지구름에서 튀어나온 장갑 버스는 굉천수의 섬광에 완전히 삼켜졌다!

[ㅁㅁ! ㅁㅁㅁㅁ?!!]

장갑 버스는 굉천수의 굉음에 삼켜져 전해지지 않는 외침과 함께 급경사의 분지를 데굴데굴 굴러 강변에 처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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