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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001화 (1,00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1001화>

‘대환단이 여기서 왜 나와?!’

마음속에서 경악한 외침이 울려 퍼지는 순간, 수백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폭풍처럼 몰아쳤다.

단혈철검 주호!

무림 던전에서 얍삽한 주호 놈에게 받아 낸 대환단!

기동 병참 도시에서 공물로 바쳤던 대환단이 자신의 손에 있었다!

적당히 비슷한 가짜 대환단으로 푸저우시 각성자들을 낚으려 했는데 진짜가 나와 버렸다!

자신의 잡낭 안에서!

“……!”

찰나의 순간 인과와 경우의 수를 되짚었다!

대환단을 공물로 안 바쳤나?!

-아니다. 분명 워커7과 엘프를 만났을 때 바쳤다!

엘프가 다시 대환단을 잡낭에 넣었다면?!

-열사의 사막에서 돌아온 후 짐 정리를 했을 때는 분명 없었다!

혹시 비슷하게 생긴 단약, 우황청심환 같은 것 아닐까?!

-이 향, 이 형태, 이 기감 모든 게 일치한다!

‘진짜 대환단이다!’

결론이 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봤다.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들에서 쏟아지는 천의!

이 천의에서 전해지는 아득한 하늘의 인과가 느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어떻게 이 대환단이 돌아왔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유가 아니라 이 대환단이 진짜라는 사실이다!

순간 거대한 희열이 가슴속에서 끓어 올랐다.

길게 입을 털 필요도 없다!

미사여구는 가짜에나 필요한 법!

진품의 품격 앞에 미사여구 따위 필요 없었으니까!

이 대환단을 내보이기만 해도 모든 각성자는 전력을 다해 몬스터 웨이브를 향해 돌진할…….

‘어 잠깐?!’

순간 천문석은 멈칫했다.

대환단.

남중국 헌터팀이 한국에 온 이유.

광화문, 태성 빌딩을 난장판이 된 이유.

푸젠성 푸저우시 시가지가 혼돈의 도가니가 된 이유.

이 모든 일의 이유 대환단은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이 원하는 영약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남중국 푸젠성 푸저우시다.

2일 후 천검이 오는 도시.

헌터 군벌, 대기업, 대형 길드, 광역 조직들 대환단의 실수요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도시다!

“……!!”

거대한 깨달음이 머리를 때리고 가슴이 뻥 뚫릴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카캬카카카카칵-

이 순간 천문석은 하늘을 향해 최고의 경의를 바쳤다.

“하늘님! 충성충성충성!!”

* * *

최후식의 손에 목함이 나타난 순간.

삼합회, 레이드 팀, 대기업 보안팀 같은 정예 각성자들은 바로 알아봤다!

대환단을 구하기 위해 한국으로 보낸 헌터팀에서 보내온 사진!

NTM_CHS가 경매 사이트에 올린 것과 같은 목함이다!

“설마?!”

“아직 몰라!”

“미리 준비했을 수도 있다!”

“저 새끼 잔머리면 가짜로 낚으려는 걸 수도…….”

그러나 몇 번이나 가짜 최후식에게 낚인 각성자들은 믿지 않았다.

이때 목함이 열리고 단환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글동글 평범한 단환!

그러나 자석에 쇳덩이가 끌려가듯 시선이 끌리고, 한 줄기 바람에 실려 온 향기가 얼굴을 스친다!

화아아아-

숲에 떨어진 듯 전신에 퍼지는 청량한 감각!

그럼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잔잔할 뿐인 각성력!

“……!”

“……!”

상급 각성자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급 정제 마석만 손에 쥐어도 요동치는 게 각성력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신에 청량한 감각이 몰아치는데도 각성력은 그대로인 상태!

영약이 각성자들에게 외면받고 부자와 권력자들이 먹는 비싼 영양제 취급을 받았던 이유가 이것이다.

영약은 신체 반응과 달리 각성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설마!”

“진짜……?!”

“정말로……?!”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처음 최후식이 천검의 이름을 사칭했다고 밝혔던 삼합회 팀장이 외쳤다.

“아직 모른다! 그동안 사기꾼 놈들이 대환단을 가지고 사기 친 수법을 생각해 봐! 싸구려 영약을 가지고……!”

카캬카카카카칵-

이 순간 돌연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삼합회 팀장의 외침을 끊었다.

가짜 최후식!

푸저우시 각성자 모두를 하루 종일 유인해서 끌고 달린, 듣는 순간 분노가 끓어오르는 가짜 최후식의 비열한 웃음소리!

가짜 최후식의 그 비열한 웃음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통쾌한 웃음소리로!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진심 어린 외침이 울려 퍼졌다.

“하늘님! 충성충성충성!”

웃음과 외침에 담겨 전해진 너무나 선명한 감정, 희열!

‘NTM_CHS!’

‘천검을 사칭한 사기꾼이 아니라?!’

‘진짜 최후식, 진짜 대환단이라고?!’

모두의 얼굴에 경악이 떠오르는 순간, 누군가 최후식을 향해 외쳤다.

“지금 손에 들린 그 영약, 대환단 맞습니까?!”

“이거 말이야?”

웃음을 뚝 그치고 여유로운 시선을 보내는 최후식.

대답을 듣지 않아도 웃음과 외침, 지금 시선만으로 모두는 짐작했다!

‘진짜다!’

‘진짜 최후식이다!’

‘저 영약은 진짜 대환단이다!’

……

모든 각성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온 이목을 집중할 때 대답이 돌아왔다.

“응, 아냐. 구라야. 이거 대환단 아냐. 짭이야.”

***-

“…….”

“…….”

“…….”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긴 침묵이 흘렀다.

“……네? 지금 뭐라고?”

누군가 얼빠진 목소리로 반문하는 순간 외침이 쏟아졌다.

“아, 그리고 나 최후식도 아냐. 쟤 말이 맞아. 나 가짜야.”

“그런데 ‘이세기’는 내가 먼저 쓴 이름 맞다!”

“더럽게 잘생긴 이세기 새끼! 그 이름으로 쌀 외상으로 받아 온 게 100년이 넘었어! 새끼들아!”

“이세기는 내 소울 네임! 내 별호나 다름없다!”

“내가 이세기라고 말하는 게 꼬우면 진짜 이세기, 빡빡이 이세기를 데려오든가!”

카캬카카카카캌-!

정신없이 말을 쏟아 내고 미친놈처럼 웃음을 터트리는 가짜 최후식!

“……!”

“……!”

각성자들의 얼굴이 황당함, 어이없음으로 물들 때.

김태희 대령이 버럭 소리쳤다.

“너 지금 제정신이야! 몬스터 웨이브 밀려온다고!”

카캬카카카캌-

천문석은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그 어느 때보다 제정신이었다!

몬스터 웨이브가 밀려오고!

푸저우시 각성자들은 요지부동인 지금!

모두를 움직일 수 있는 진짜 대환단이 손에 들어왔다!

선택지는 둘이다!

1. 각성자들과 같이 싸우고 대환단을 넘기기!

2. 그냥 혼자 몸으로 때우고 대환단도 혼자 먹기!

몬스터 웨이브를 홀로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에 걸린 게 대환단이라면?!

이 대환단은 그냥 영약이 아니라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이 원하는 영약이다!

푸저우시로 모이는 권력자들 헌터 군벌, 대형 길드, 광역 조직, 대기업이 이 대환단에 얼마를 낼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100억? 200억? 설마 1,000억?!

어쩌면 한방에 성채 빌딩을 세울 거액이 쏟아져 들어 올지도 몰랐다!

‘성채 빌딩!’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흐르는 이름!

그냥 건물도 아닌 성채 빌딩이다!

지금 손에 들린 대환단은 겨우 무림의 무가지보가 따위가 아니다!

돌멩이, 천문사 주지, 마도 18문의 천마, 현생 알바!

전생에서 현생까지 자신의 꿈이자 희망이고 열망이자 바램 그 자체였다!

‘그런 대환단을 몬스터 웨이브와 싸운 대가로 넘긴다고?!’

절대 안 될 말!

선택지는 무조건 2번이다!

‘2. 그냥 혼자 몸으로 때우고 대환단도 혼자 먹기!’

성채 빌딩 주인!

마침내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왔다!

당연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수명이 깎여도 괜찮다!

영구적이지만 않으면 빡빡이도 괜찮다!

혼백에 새겨진 전생의 경지를 훔치고!

기경팔맥에 흐르는 내력과 심상 공간에 몰아치는 혼원지기를 모조리 쏟아붓는다!

최악의 경우 천강흔 랜덤 박스를 여는 한이 있더라도!

혼자 몬스터 웨이브와 싸우고 혼자 대환단을 먹겠다!

이건 그럴 가치가 있는 도전이었으니까!

천문석은 뚝- 웃음을 그치고 지권인의 수인을 짚으며 김태희 대령에게 외쳤다.

“야, 계획 변경이다! 넌 바로 튀어! 짐 회수하고 비밀 거점에서 만나자!”

“미친 몬스터 웨이브……!”

김태희 대령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바로 앞 이세기의 몸에서 광휘가 번뜩였다.

“이게 무슨?!”

김태희 대령이 경악하는 순간.

천문석은 빙글 몸을 돌려 내력을 실어 외쳤다!

[야! 전부 사기니까! 모두 꺼져라!]

[저 몬스터 웨이브는 나 혼자 처리한다!]

다시 빙글 몸을 돌려 먼지구름이 밀려오는 마경을 바라봤다.

느껴진다!

어째선지 직선이 아닌 갈지자로 밀려오고 있는 먼지구름, 몬스터 웨이브!

사기, 기만, 협잡, 허허실실.

싸우기 전에 뒤통수를 때릴 계획부터 세우던 천문석.

그런 천문석이 정말 오랜만에 진심으로 전의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정면으로 돌진했다.

콰카카카카카카캉-

숲을 갈아 버리며 밀려오는 강철의 해일, 몬스터 웨이브를 향해서!

거대한 파도를 향해 밀려가는 일엽편주!

모두의 시선이 홀로 돌진하는 천문석에게 모이는 순간!

휘이이이잉-

일진광풍이 쏟아지고.

파츠츠츠츠-

광휘가 전신에서 번뜩였다.

찰나의 순간.

일엽편주는 사라지고 산이 나타났다.

대지를 뚫고 솟아나 창천을 겨눈 산!

거대한 해일조차 둘로 쪼개버릴 검산(劍山)!

멍하니 바라보던 각성자들은 깨달았다.

최소 1세대 헌터급!

최후식은 상상을 초월하는 강자다!

그리고 다시 깨달았다.

저런 강자는 절대 약속을 쉽게 하지 않는다!

이 순간 최후식의 약속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제일 빡세게 싸운 각성자에게 대환단을 주겠다!’

‘제일 빡세게 싸운 각성자에게 대환단을 주겠다!!’

……

“대환단!”

누군가 외치는 순간 피 끓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전력으로 달려라!”

“삼합회 형제들! 돌진한다!”

“우리가 선두다! 방벽을 세운다!”

폭발하듯 기세와 각성력이 치솟고 대지가 요동쳤다!

두두두두두두둗-

강제로 끌려와 전선에 내몰렸던 푸저우시 각성자들은 전력을 다해 돌진했다.

선두에서 달리는 강자!

분지를 향해 달리는 최후식 너머!

마경을 뒤흔들며 밀려오는 몬스터 웨이브를 향해서!

“……쟤들은 또 왜 갑자기 돌진하는 거야?!”

반사적으로 이세기를 따라 달리던 김태희 대령이 외치는 순간, 앞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미친놈들아! 정지! 멈춰! 꺼져!]

[이 몬스터 웨이브는 내 거다! 나 혼자 싸운다니까!]

……

앞서 달리는 이세기의 절박함마저 느껴지는 외침!

[저 반응! 저 외침 진짜다!]

[상자와 단약 형태! 진짜 대환단이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다! 99% 확실하다!]

[우리가 몬스터 웨이브를 막으면 대환단을 얻는다!]

……

뒤를 쫓는 각성자들이 희열마저 느껴지는 외침!

“……!”

이 순간 김태희 대령의 머릿속에서 방금 전 이세기의 외침이 재생됐다.

‘제일 빡세게 싸운 각성자에게 대환단!’

“설마, 설마! 아니겠지?! 설마 아무리 또라이 같은 놈이라도…….”

이때 미친 듯이 달려가는 이세기가 빙글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내력을 실어 외쳤다.

[나 가짜 맞다니까! 진짜로 가짜다!]

[몬스터 웨이브는 내가 알아서 한다고!]

[대환단은 내 거! 아니, 이거 짭 대환단이라니까!]

김태희 대령의 머릿속에서 벼락이 터졌다!

‘대환단!’

홀로 돌진하는 이세기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던 각성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달았다.

모두 대환단 때문이다!

모든 걸 깨닫는 순간, 김태희 대령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세기! 야, 이 미친 새끼야! 너 지금 대환단 혼자 먹겠다고! 몬스터 웨이브에 혼자서 돌진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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