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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99화 (1,00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99화>

콰카카카캉-

숲을 갈아엎는 굉음이 터지고.

파아아아아-

거대한 흙먼지가 소용돌이치는 마경!

부아아아앙-

장갑 버스 한 대가 마력 엔진이 터질 듯이 질주하고 있었다.

장갑 버스는 몬스터 웨이브가 일으키는 거대한 흙먼지에 삼켜졌다가 빠져나오길 반복하는 상황!

쿵쿵, 쿠쿠쿵-

먼지 속에서 쏟아지는 온갖 물체에 장갑판이 비틀리고 우그러들고 있었다.

장갑 버스의 운전대를 잡은 케인 이사는 외쳤다.

“워커 님!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당장 방어 마력장 복원……!”

“기다려! 마석 교체 끝났고, 마력 회로 그리고 있다!”

장갑 버스 전면 통제 패널 아래로 기어들어 간 워커 실트가 외치는 순간.

파아아앙-

장갑 버스 앞으로 훅 떨어져 내리는 뿌리째 뽑힌 나무!

“워커 님!”

“됐다!!”

워커 실트가 외치는 순간, 장갑 버스 전체에서 마력광이 치솟았다!

파아아앙-

뿌리째 뽑혀 떨어지던 나무는 튕겨 나가고.

파직, 파지지직-

차체에서 마력 스파크가 튀어 오르는 동시에 공격이 뚝 끊겼다.

부아아아앙-

장갑 버스는 흙먼지를 날려 버리며 가속했고, 당장이라도 삼켜질 듯 가까워졌던 몬스터 웨이브와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0미터 남짓한 거리가 최대였다!

후우우웅-

자욱한 흙먼지가 밀려오고.

두드드드득-

대지를 흔드는 진동에 차체가 요동치고.

파직, 파지지직-

사방에서 마력 스파크가 쉴 새 없이 터진다!

실시간으로 마력장이 깎여 나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길어야 1, 20분 남짓 버티는 게 고작!

“워커 님! 길어야 20분입니다! 그전에 다른 방법을……!”

사색이 된 케인 이사가 외치는 순간.

워커 실트는 버스 앞 유리창에 지도를 펼치고 펜으로 원을 그렸다.

“20분이면 충분하다! 여기다! 민장강이 마경을 파고드는 강변! 이 강변으로 미궁 악어 7호가 오고 있다! 여기서 7호를 타고 바로 강으로 튀면 된다!”

힐끗 지도를 살핀 케인 이사의 얼굴이 환해졌다.

‘10km 남짓한 거리! 이 속도면 금방 도착한다!’

이때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이 몬스터 웨이브는 어떡하죠? 지금 규모가 너무 커져서 안정화 권역 안으로 스며들면…….”

“야, 지금 푸저우시로 누가 오는지 잊었어? 나와 같이 싸운 전우! 천외천의 각성자 천검이야, 천검 이세기!”

“아니, 그건 아는데. 그래도 몬스터 웨이브 규모가 너무 커져서 여기에 마탄 포격이라도 쏟아지면 산산이 흩어질 텐데. 혹시라도 도시 안으로 새어 들어가면…….”

카카카카카캌-

워커 실트는 돌연 웃음을 터트리더니 말을 쏟아 냈다.

“야, 절대 그럴 일 없어!”

“천검이랑 남중국 군벌 수장들이 푸저우시에 모두 모이는 거 알지?!”

“당연히 남중국과 주변국 전체에서 인맥 뚫으려고 온갖 각성자들이 모였을 거다!”

“1만, 2만? 최소로 잡아도 각성 헌터만 5만 이상 모였을 거다! 여기에 폭력 조직, 대기업, PMC를 합하면!”

쿵-

워커 실트는 패널을 주먹으로 내려치고 뒤를 가리켰다.

“우리 뒤를 쫓는 저 몬스터 웨이브 정도는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카캬캬카캌-.”

“…….”

오너의 외침에도 케인 이사는 웃을 수가 없었다.

샤먼시에서 출발할 때 이미 한번 했던 이야기.

그러나 몬스터 웨이브의 규모가 처음 예상을 몇 배나 상회했다.

푸저우시에 모인 각성자들이 전력을 다해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그렇다. 푸저우시에 모인 각성자들을 동원하면 충분히 막을 수는 있다.

문제는 ‘타이밍과 사기’다!

[타이밍]

격전이 시작되기 전에 미궁 악어 7호를 타고 빠져나갈 수 있을까?

[사기]

푸저우시에 모인 각성자들이 과연 오너의 생각대로 몬스터 웨이브와 전력을 다해서 싸울까?

미궁 악어 7호는 마력 엔진 이상 활성화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 걱정할 게 없다.

문제는 푸저우시 각성자들의 사기다.

‘각성자들이 오너 생각대로 천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저 거대한 몬스터 웨이브와 빡세게, 전력을 다해 싸울까?’

천외천의 등급외 각성자 천검 이세기.

이야기만 들었을 뿐 직접 만나지 못했기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

케인 이사는 망설이다가 질문했다.

“워커 님. 푸저우시에 모인 각성자들이 몬스터 웨이브와 전력을 다해 싸울까요? 규모가 장난이 아닌데…….”

“당연하지! 걱정할 거 없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

케인 이사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오너! 혹시 뭔가 계획이 있으신 건가요?!”

“계획? 계획 같은 건 필요 없다!”

“……네?”

워커 실트는 확신 어린 얼굴로 외쳤다.

“지금 전 세계 헌터 업계가 ‘대환단’ 때문에 난리 난 거 알지? 그 이유가 뭐냐?!”

“천검이 대환단을 찾아서…….”

“그렇지! 천검이 대환단을 찾아서다! 천검의 전우인 나와는 상관없지만. 지금 천검에게 잘 보이겠다고 ‘대환단’을 찾느라 전 세계 헌터 업계가 난리다! 감이 오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갑자기 생뚱맞게 뭔 소리란 말인가?!

“…….”

황당함을 담아 바라보자 바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가짜 대환단이 쏟아져서 진짜 대환단을 찾을 방법이 없네?! 그런데 어라? 천검 도착 2일 전인데 도시에 몬스터 웨이브가 밀려오네? 그럼 각성자들이 어떻게 하겠냐?! 눈도장을 찍을 기회! 당연히 천검에게 잘 보이려고 엄청 열심히 싸우겠지?!”

“그래도 동기가 좀 약하지 않을까요? 지금 뒤에 몬스터 웨이브 규모가 좀 많이 큰데…….”

“동기가 약하다고? 카카카카캌-.”

워커 실트는 돌연 웃다가 말을 쏟아 냈다!

“게이트 전쟁을 승리로 이끈 각성 헌터의 신념이 뭐냐?”

“내 옛옛 친구와 하이브리온 놈이 만든 옛 제국 기사와 같다.”

“부, 명예, 권력? 아니다!”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심장에 새겨진 철혈의 신념!”

“마수와 몬스터에게서 인간을 지킨다!”

“아무 대가가 없더라도 전의가 끓어 올랐을 텐데! 내 전우 천외천의 각성자 천검의 호의까지 얻을 수 있다!”

쿵-

워커 실트는 창문에 붙은 지도를 내려치며 확신을 담아 외쳤다.

“당연히 각성 헌터들의 사기는 하늘을 뚫고 있을 거다! 즉, 우리는 걱정도 계획도 세울 필요가 없다!”

“…….”

오너의 외침을 들은 케인 이사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졌다.

한국에서 유학 온 기숙사 룸메이트, 1세대 헌터 최후식을 따라 게임을 시작했다가 게이트가 열리고 운 좋게 헌터업의 첫 물결에 올라탔다.

그 결과 누구보다 빠르게 헌터, 헌터팀, 길드, 대형 길드 테크트리를 타고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케인 이사는 그 자신이 헌터 업계의 바닥에서 시작했기에 헌터들의 행태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철혈의 신념?

마수와 몬스터에게서 인간을 지킨다고?

‘아니, 이게 무슨 개소리야?!’

정제 마석에 매겨지는 엄청난 세금.

재금 그룹의 더럽게 비싼 마탄 라이선스 비용.

W. S. 인더스트리의 억 소리 나는 나이트 아머 값

헌터용 아이템, 마도구, 장비의 눈이 튀어나오는 가격까지.

헌터 업계는 모든 게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로 돌아간다!

당연히 헌터는 마석, 부산물, 현상금 같은 돈과 이권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뭐? 철혈의 신념?!

저 거대한 몬스터 웨이브 앞에서 아무 대가 없이도 사기가 하늘을 뚫는다고?!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망한다! 이건 망한다! 100% 망하는 계획이다!’

“케인! 이제 알았지? 걱정하지 말고 전력으로 달려라! 난 내 역작, 장갑이 회수 준비를 시작하겠다!”

툭툭- 어깨를 두들기고 빙글 몸을 돌리는 오너.

케인 이사는 당장이라도 날아가려는 정신을 붙잡고 재빨리 외쳤다.

“잠깐잠깐! 오너! 다른 계획! 플랜 B 있으시죠? 그렇죠?!”

“당연하지! 난 옛옛 친구, 옛 친구…….”

케인 이사는 길게 이어지려는 오너의 말을 끊었다.

“그 플랜 B가 뭔가요?!”

“내 정체를 밝히면 된다!”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세계 유일, 아니 유이의 등급외 마력 각성자!

미국의 세계 패권을 상징하는 나이트 아머의 개발자!

전술 등급 나이트 아머를 생산하는 초거대 기업의 오너!

이 모든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

워커 실트!

순간 머릿속이 환해지고 희열이 끓어 올랐다!

‘먹힌다! 이건 먹힌다! 200% 먹히는 계획이다!’

“역시 오너!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라고 밝히면 헌터, 아니 모든 각성자들의 사기가 하늘을 뚫을 겁니다!”

“뭐? 야, 당연히 아니지! 내가 W. S. 인더스트리 오너라고 밝히는 순간 W. S.가 내 이니셜인 것도 밝혀지잖아!”

W. S.

워커 실트.

“아니, 그게 왜……?”

“야, 한국 서울에 뭐 떠 있는지 까먹었어?! 짭 전능 옥좌가 떠 있잖아! 내가 W. S. 오너인 거 밝혀지는 순간 끝장이다! 미친 광신도 놈들이 쫓아 온다고! 빌어먹을 에코랑 무겐다흐를 잡았어야 했는데! 으으윽-.”

짭 전능 옥좌?

미친 광신도 놈들?

에코랑 무겐다흐?

머리를 부여잡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쏟아 내는 오너.

“오너. 그럼 무슨 정체를 밝힌다는…….”

순간 번쩍 고개를 든 오너가 외쳤다.

“그 정체가 아니라 남중국에서 10,000% 잘 먹히는 다른 정체를 밝힌다!”

‘이게 무슨 소리야?!’

문득 머리를 스치는 기억!

“설마?!”

“그래! 맞다!”

워커 실트는 확신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플랜 B. 내가 바로 천검 이세기의 전우이자 절친이란 걸 밝히면 된다!”

카카카카카캌-

워커 실트의 웃음소리가 장갑 버스 안에 울려 퍼질 때.

“…….”

케인 이사는 깨달았다.

로롤로 의장이 거지꼴로 도망치듯 떠난 이유를.

몬스터 웨이브를 끌고 달리는 이 장갑 버스의 결말을.

그리고 워커 실트 오너와 얽히게 된 자신의 운명을.

‘개같이 멸망한다!’

워커 실트는 쐐기를 박듯 확신을 담아 외쳤다.

“미궁 악어 7호! 대 몬스터 웨이브 저지선! 모든 건 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주저하지 말고 가속해라!”

케인 이사는 오너의 외침 대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어차피 이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으니까!

부아아아아아앙-

장갑 버스는 몬스터 웨이브가 일으킨 거대한 먼지구름을 끌며 질주했다.

민장강을 거슬러 오르는 미궁 악어 7호의 목적지.

푸저우시 북서쪽 마경, 민장강이 베어 먹듯 숲으로 파고든 강변을 향해서!

그리고 워커 실트의 예상대로 그곳에는 대 몬스터 웨이브 저지선이 펼쳐졌고, 미궁 악어 7호는 좌표를 찍은 강변을 향해 빠르고 은밀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디테일은 워커 실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 * *

몬스터 웨이브 저지선이 펼쳐진 마경.

천문석은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머리를 굴렸다.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크게 덜어 낸 듯한 작은 분지!

왼쪽은 민장강으로 이어지는 강변이고.

오른쪽은 넓게 펼쳐진 바위산으로 막혔다.

등 뒤의 넓고 평평한 바위 언덕에는 전차와 장갑차, 포대, 완전 무장한 수천의 군인이 대기 중이다.

그리고 바로 앞 분지 너머에는 자욱한 먼지구름, 몬스터 웨이브가 밀려오는 숲이 펼쳐져 있었다.

계획은 심플했다!

몬스터 웨이브 1파가 밀려오는 순간, 마주 돌진해서 기세를 꺾고 그 흐름을 분지 오른쪽, 바위산으로 막힌 숲 방향으로 돌린다!

그 뒤는 간단하다.

수만의 각성자들이 거대한 인간 제방이 되어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 내는 사이.

바위 언덕에 세워진 진지에서 몬스터 웨이브 후방으로 마탄을 쏟아부어 수를 죽이면 된다.

간단하지만 99% 먹힐 계획이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천문석은 빙글 몸을 돌려 20여 미터 뒤에 늘어선 각성자들을 향해 외쳤다.

“야, 그렇게 떨어져 있지 말고 붙어! 몬스터 웨이브 밀려오는 순간 마주 돌파해서 기세를 끊고, 흐름 돌려야 해.”

쿵, 쿵-

순간 일제히 뒤로 한걸음 물러서 이글이글 노려보는 각성자들!

“……!”

“……!”

“……!”

이게 바로 문제였다!

자신과 같이 돌진해 몬스터 웨이브의 기세를 꺾고 흐름을 돌릴 정예 각성자들이 적개심을 보인다는 것!

“야, 너희들 왜 그래?! 뒤로 가지 말고 앞으로 와! 내가 아니라 저기 몬스터 웨이브를 노려봐야지!”

순간 김태희 대령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하- 배분이 8 대 2라고 하는데 너라면 제대로 싸울 맘이 나겠냐?”

“아까 소령이 남중국은 9:1이 국룰이라잖아? 1이나 올라갔어! 10%나!”

“하아- 쟤들 너한테 낚여서 강제로 전투에 끌려왔잖아? 너라면 사기가 오르겠냐?”

“누가 누굴 낚아?! 군벌 수장들 오기 전에 조용히 처리한다고! 마경에 현지인도 모르게 저지선을 펼쳤는데! 어제 온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천문석은 바로 몸을 돌려 몇 번이고 외쳤던 진실을 다시 외쳤다.

“야! 나도 몰랐어! 알면 마경으로 튀었겠냐?! 이거 절대 내가 일부러 낚은 거 아냐! 나도 너희 같은 피해자야! 우리 힘을 합쳐 싸우자!”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쿵, 쿵쿵-

두 걸음 더 뒤로 물러서고.

“……!!”

“……!!”

“……!!”

쏘아보는 시선이 2배쯤 더 강해졌다.

“하, 시바! 저놈들을 어떻게 낚지?!”

천문석은 눈을 번뜩이며 파파팟- 머리를 굴렸다.

김태희 대령은 이 모습을 바라보며 푸저우시 방어부대 지휘관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 자신이 국가 헌병대 지휘관이기에 돌아가는 사정을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까마득한 상관 천검과 군벌 수장이 모이는 회의 이틀 전!

푸저우시 방어부대 지휘관은 조용히 몬스터 웨이브를 처리하기 위해 은밀하게 연락했다.

주요 길드, 조직, 용역, 보안, 헌터 기타 등등에게!

하지만 이들은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이미 이세기가 만든 거대한 난장판에 휩쓸린 후였으니까!

원래대로라면 엄청난 화력을 퍼부어 몬스터 웨이브를 산산이 흐트러트리고.

그 흩어진 마수와 몬스터를 안정화 권역에서 막아 냈을 거다.

그 와중에 푸저우 시가지 안으로 미처 처리하지 못한 마수와 몬스터가 흘러 들어갔을 테고.

그런데 이세기가 난장판에 구르던 각성자들을 모두 끌고 저지선이 펼쳐진 마경으로 달려왔다.

이 어이없는 우연이라니!

아니, 이게 진짜 우연이긴 한 건가?!

머리로는 이 모든 게 우연이란 걸 알았다.

그러나 태성 빌딩과 푸저우시의 난장판에서 미친 듯이 구르고 구른 경험이 말했다.

이건 우연이 아닌 필연!

전부 재수 없는 이세기 때문이라고!

아니, 사실 이건 업보였다.

태성 빌딩에서 그렇게 구르고 인간재해 이태성의 집까지 날려 먹고도, 이세기 새끼를 찾아 남중국까지 쫓아 온 자신의 업보!

그 결과, 새벽부터 지금까지 정신없이 푸저우시를 도망치다가 이제는 몬스터 웨이브를 향해 돌진하게 생겼다.

이세기 새끼랑 단 둘이서!

누군가 때린 듯 가슴이 먹먹하고 코끝이 찡해졌다.

집에 가고 싶었다.

엄마가 보고 싶었다.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 때 돌연 탄성이 들려왔다.

“그렇지! 그게 있었지! 됐어! 낚을 수 있다!”

번뜩이는 눈으로 탄성을 터트리는 이세기!

치솟는 기대감에 저절로 입이 열렸다.

“쟤들 움직일 방법 찾은 거야? 우리 빠져나갈 수 있어?!”

“당연하지!”

자신만만한 웃음, 확신 어린 대답.

그리고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환단으로 낚으면 된다.”

“뭐? 너 대환단 없다며?! 설마…… 그것도 사기였던 거야?!”

경악한 순간 바로 돌아온 대답.

“쟤들은 그걸 모르잖아? 그리고 이건 나 개인의 이득이 아닌 푸저우시 수백만 시민의 안전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다! 카캬카카캌-.”

“…….”

김태희 대령은 문득 시선을 돌렸다.

두드드드드듣-

거대한 먼지구름을 피워 올리며 빠르게 가까워지는 몬스터 웨이브.

“……!”

“……!”

이글이글 당장이라도 때려죽일 듯이 노려보는 푸저우시 각성자들.

“미친 듯이 굴려 주마! 데굴데굴데굴! 카캬카카캌-.”

비열한 악당처럼 웃고 있는 이세기.

이세기와 자신이 제일 나쁜 놈 같았다.

“하, 시바…….”

김태희 대령의 탄식과 함께 푸저우시 난장판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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