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69화 (97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69화>

마도 엔진과 빛의 나무!

재금 그룹 오너가 만든 천공의 섬의 ‘마도 엔진’.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빛의 나무’.

마도 공학 기술의 총화 ‘마도 엔진’과 꼬맹이 낙서 같은 그림, ‘빛의 나무’가 공명했다.

현재 전능 옥좌의 마도 엔진 최대 출력은 20% 남짓!

그 20%의 출력만으로도 이 거대한 섬을 하늘에 띄우고 공원과 플랜트, 시가지를 유지할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빛의 나무를 천공의 섬에 옮기는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빛의 나무’는 게이트 마력장을 정제해 마력결정체를 쏟아 냈고, ‘마도 엔진’은 이 마력결정체를 흡수해 출력이 쭉쭉 상승했다!

그 결과 최상급 액화 정제 마석을 쏟아부어도 불가능했던 마의 벽 30%를 넘어섰다!

마력 안테나, 광대역 스캐너, 차원 좌표 검색기, 천공탑 유도기…….

마도 엔진 출력을 모아 간간이 사용하던 기능에 더해 존재조차 몰랐던 기술이 드러난 상태!

추이린 수석 연구원과 김철수 발명가 모두 상위 0.01%의 마력 각성자.

그렇기에 지금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게 말도 안 된다는 걸 잘 알았다.

게이트 안정화 장치조차 게이트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마력장을 모두 통제하지는 못한다.

단지 그 흐름을 조절하여 마압을 유지하고 던전과 균열이 생겨나지 않게 만들 뿐!

그런데 이 ‘빛의 나무’는 마력장을 실시간으로 정제해 마력결정체를 만들어 냈고, 이 마력결정체는 ‘마도 엔진’과 완벽하게 호환돼 출력을 높였다.

물을 넣었는데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눈앞에 있는데도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감도 오지 않았다.

추이린과 김철수 발명가는 같은 결론을 냈다.

빛의 나무와 마도 엔진은 겉모습과 달리 처음부터 같은 계통의 기술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가장 간단한 해답.

추이린은 김철수 발명가에게 바로 확인했다.

“혹시! 이 빛의 나무! 재금 그룹. ‘우리 오너’가 그린 것 아닐까요?!”

“……!”

김철수 발명가는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무언가를 확인하고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너의 기억은 봉인 중이다. 잠시 기억이 돌아왔어도 지금은 그럴 시간과 체력이 없다. 이 빛의 나무는 다른 ‘등급외 마력 각성자’가 만들었다.”

재금 그룹의 오너를 제외하면 등급외 마력 각성자일 가능성이 있는 건 한 사람뿐이다.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즉, 재금 그룹의 오너와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두 초거대 기업의 오너가 같은 계통의 마도 기술을 사용한 거다!

추이린과 김철수 발명가는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

주위 곳곳에 쌓여 있는 엔진들!

W. S. 인더스트리의 상징, 나이트 아머 엔진!

수많은 나이트 아머 엔진이 전능 옥좌의 마도 엔진 출력을 올리기 위한 실험에 사용됐지만, 결과는 실패.

나이트 아머 엔진과 전능 옥좌의 마도 엔진은 호환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오너의 돌!

오너의 돌이 빛의 나무와 마도 엔진을 연결한 매개체가 됐다!

[빛의 나무 - 오너의 돌 - 마도 엔진]

이 순간 ‘오너의 돌’이 나타났다는 심증이 확증으로 굳어졌다.

그 즉시 재금 그룹의 영향력을 총동원해 W. S. 인더스트리의 행적을 추적했고, 곧 특이사항을 발견했다.

한국에 모인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 중 한 명, 케인 이사와 수행원들이 급하게 출국했다.

출국 시간은 빛의 나무를 발견하고 1시간 후, 목적지는 남중국 푸젠성!

재금 그룹의 게이트 안정화 장치는 전 세계 대부분의 게이트에 설치된 상황!

바로 케인 이사의 목적지 남중국 푸젠성을 확인했고 거물이 툭 튀어나왔다.

이제 곧 연방 총통이 될 천검이 푸젠성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순간 추이린은 전율했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오너의 돌.

-광화문 뒷골목에서 발견한 빛의 나무.

-남중국 푸젠성으로 출국한 케인 이사와 수행원.

-남중국 푸젠성으로 이동 중인 천검.

이 모든 게 우연히 일어날 리 없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나 남중국을 통일한 천외천의 각성자 천검.

게이트 전쟁 중 홀연히 나타나 나이트 아머를 발명한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천검과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사이에 무언가 있다!’

직감하는 순간 추이린과 김철수 발명가, 두 사람은 바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 일에 걸린 것은 오너의 기억에 걸린 봉인을 풀어 줄 열쇠, 오너의 돌.

오너에게는 수많은 적이 있기에 두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

김철수 발명가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전능 옥좌에서 후방 지원을!

추이린은 케인 이사라는 꼬리를 쫓아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를 찾고, 가능하다면 ‘오너의 돌’까지 회수한다!

계획이 세워지는 즉시 두 사람은 움직였다.

그게 자신이 비행기를 타고 남중국 푸젠성으로 이동하는 이유였다.

“…….”

추이린은 상념을 끊고 창밖을 보던 시선을 돌렸다.

이때 스마트폰이 진동하고 문자가 화면에 떴다.

[예상대로 샤먼 가오치 공항 도착 확인. 동선 확인 중.]

김철수 발명가의 문자.

‘예상대로!’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추이린 수석 연구원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꼈다.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케인 이사라는 꼬리의 끝에서 만날 것들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난 천외천의 각성자, ‘천검’.

재금 그룹 ‘오너의 돌’.

모든 질문의 답에 가까워지고 있다.

-최초의 게이트가 열린 이유.

-게이트 전쟁의 판도를 바꾼 마탄.

-게이트 전쟁 승리의 열쇠, 게이트 안정화 장치.

-갑자기 툭 튀어나온 오파츠, 나이트 아머.

-이세계 배송 경주에 나타난 하늘을 나는 거대한 빛의 고래.

-부산 던전 7층 지하 유적지에서 이동한 세기말 대한민국.

……

자신이 지금 할 일은 케인 이사라는 꼬리를 쫓는 것!

그렇게 하면 케인 이사가 자신을 인도할 것이다.

‘오너의 돌’을 향해서!

그리고 오너의 돌을 회수하는 순간.

이 모든 질문의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전능 옥좌의 주인.

기억을 되찾은 오너를!

추이린은 맹세했다.

‘반드시 오너의 돌을 회수한다!’

추이린 수석 연구원을 태운 비행기는 남중국 푸젠성 샤먼 가오치 국제공항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추이린 수석 연구원과 김철수 발명가의 예상대로, 남중국 푸젠성 샤먼 가오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케인 이사는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를 만나고 있었다.

* * *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케인 이사는 바로 수행원들에게 명령했다.

“계획대로 움직인다.”

회색 모자에 회색 후드티.

트레이닝복 바지에 운동화.

같은 옷을 입은 케인 이사와 수행원들은 출국장을 나오는 즉시 사방으로 흩어졌다.

동선 파악에 혼란을 주기 위한 연막!

고개를 푹 숙인 케인 이사는 CCTV가 사방에 깔린 공항을 벗어나기 위해 빠르게 걸었다.

이때 생각지도 못한 게 보였다.

[케인]

스케치북에 한글로 커다랗게 적은 자신의 이름!

“……!”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달려가자, 인파 속에 가려진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지가 내려앉은 헬멧에 고글.

재킷 아래로 공구 벨트를 찬 꼬맹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꼬맹이는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였다!

“오……!”

깡-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리에 느껴지는 통증!

허리를 접는 순간, 정강이를 걷어찬 워커가 보이고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쉿! 비밀 임무 수행 중이잖아!”

‘대놓고 이름을 적어 놨으면서?!’

황당함에 바라보는 순간 움직이는 워커.

“네, 넷!”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빙글 몸을 돌려 달리는 오너.

“빨리 따라와! 급하다!”

케인 이사는 절뚝이며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잠깐! 오…… 아니, 지금 어디로……?”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자, 앞서 달리는 오너에게서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워…… 어, 잠깐! 이거 부하 여유치가 남았던가?!”

오너는 공구 벨트에 매달린 장치를 꺼내 두들기며 말을 쏟아 냈다.

“하- 부하치 또 올라갔잖아! 도대체 누구야?! 그래도 로롤로가 빠지면 여유가 좀 생기니까…….”

“……대충 괜찮겠는데? 워커라고 불러!”

“로롤로한테 이야기는 들었지?!”

“이야기 들은 대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타깃이 도착하는 건 수요일!”

“인맥 뚫고 뇌물 먹여서 접견 기회 만들려면 화요일까지는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주차장에 내 회심의 역작이 대기 중이다! 즉시 출발한다!”

“네?! 로롤로 의장님한테 이야기를 들었다고요?! 타깃? 목적지? 회심의 역작이요? 잠시만, 처음 듣는 이야기……?!”

케인 이사는 다급히 외쳤으나 오너는 이미 전력 질주하고 있었다.

타다다다닥-

케인 이사는 영문도 모른 채 오너를 따라 달리며 머리를 굴렸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의문을 품는 순간 오너와 처음 직접 대면했던 순간, 명령에 따라 움직였던 상황들이 파파팟- 머리에 떠올랐다.

-레이 실트 추적 확보 명령.

-부산 던전 7층, 공방 도시 절벽 전투.

-부산 해운대 게이트 사건.

-괴수 대전, 기동 도시, 비행 원반 출현.

-크레인에 낙하산 채로 대롱대롱 걸린 오너.

-돌연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 조사를 명령한 오너.

그리고 오늘 로롤로 의장의 전화를 받았다.

‘케인 이사! 바로 샤먼 가오치 국제공항으로 와라! 네 힘이 필요하다! 그분이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계신다!’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의장이 ‘그분’이라고 말할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나이트 아머를 설계한 천재 마도 공학자이자,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를 세운 창립자.

오너!

바로 출발했고 예상대로 오너를 만났다!

그리고 지금 그 뒤를 따라 정신없이 달리고 있다!

케인 이사는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직감했다.

지금은 중첩 안정화 권역에 게이트가 열리고, 거대 괴수가 튀어나와 격전이 벌어진 해운대 게이트 사건이 터진 직후!

이런 긴급 상황에 오너와 로롤로 의장이 남중국에서 은밀히 움직이고 있었다!

당연히 해운대 게이트 사건 이상의 엄청난 사건이 이곳, 남중국에서 일어나야 말이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 엄청난 사건에서 오너와 로롤로 의장과 함께 움직이게 됐다!

처음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가 됐을 때 꿈꿨던 대로 진정한 거물들과 큰일을 하게 된 거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한다!’

케인 이사는 마음을 다잡고 전력을 다해 오너의 뒤를 따라 달렸다.

타다다다닥-

순식간에 공항 밖으로 나와 인도를 지나 주차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오너.

“이거다! 내 회심의 역작!”

오너의 발이 멈춘 곳에는 장갑판이 덕지덕지 붙은 10년은 된 듯한 장갑 버스가 있었다!

“네? 이게 뭐라고요?”

“내 회심의 역작! 아직 넘버는 붙이지 못했다!”

오너는 대답과 동시에 공구 벨트에서 꺼낸 스패너로 문을 내리쳤다.

쾅쾅, 쾅쾅쾅-

“야! 문 열어! 케인 왔어!”

끼이이이익-

장갑 버스 문이 비명을 지르며 열리고,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

케인 이사는 깜짝 놀랐다!

휑한 눈과 검은 안색, 지저분한 수염.

보름은 야근한 듯한 몰골의 어쩐지 낯익은…….

“……로롤로 의장님?!”

상급 마력 각성자!

언제나 칼날 같은 냉기를 두르고 있던 로롤로 의장이 피곤에 찌든 직장인 같은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었다!

“케인 이사! 왔구나!”

순간 로롤로 의장의 휑한 눈에 빛이 살아나고 다급한 외침이 이어졌다.

“오…… 아니, 워커 님! 대타! 대타가 왔으니까! 저는 이제 집에 가도 되죠? 손녀! 앙꼬가 보고 싶습니다!”

“네? 의장님 그게 무슨……?”

케인 이사가 반문하는 순간.

어느새 버스에 올라간 오너가 장갑 버스 운전대를 탁탁- 두들기며 말했다.

“야! 기다려 확인부터 하고. 케인. 너 이 버스 운전 가능하냐? 강행 돌파…….”

“케인 이사! 할 수 있지?! 운전할 수 있지?!”

형형한 안광을 빛내며 외치는 로롤로 의장.

“네, 넷! 운전 가능합니다! 무엇이든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해, 해내겠습니다!”

케인 이사가 열의를 담아 외치는 순간.

로롤로 의장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으아, 으아악- 드디어! 마침내! 이거 받게! 장갑 버스 열쇠! 이건 매뉴얼! 이 매뉴얼에 필요한 건 다 적어 놨어! 나한테 절대 연락하지 말고! 오, 아니 워커 님 모셔서 영광이었습니다! 그럼 전 이만……!”

다급히 말을 쏟아 낸 로롤로 의장은 도망치듯 버스에서 뛰어내려.

“으어, 으어억- 내 허리!”

허리를 부여잡고 공항 방향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재앙급 마수에게서 도망치는 헌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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