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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47화 (94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47화>

“니케! 옥상에 알바 있어?”

문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순간 천문석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특급 헌터!?’

‘하지만 특급 헌터가 봉쇄된 태성 빌딩에 있을 리 없는데!?’

‘설마, 너무 간절하게 바래서 환청을 들은 건가!?’

확인하는 건 간단하다!

“야, 너도 들었냐!? 방금 목소리…….”

얼어붙은 김태희 대령에게 확인하는 순간 이어지는 목소리!

“니케! 알바 없으면 그냥 내려 와!”

“군인 형이랑 누나가 알바 찾아준 데!”

“빨리 와! 나 완전 부자 됐어! 카캬캌-.”

“요플레, 칼로리바! 땅콩, 호두 엄청 많아!”

“얼른 와서 니케도 땅콩 먹어! 특급 땅콩이야! 엄청 맛있어! 카캬카카캌-.”

카캬카카컄-

너무나 귀에 익은 웃음소리!

확인할 필요도 없이 특급 헌터다!

‘어떻게 여기 나타난 거야!?’

이 순간 얼어붙었던 김태희 대령에게서 경악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멍청한 새끼들! 아이를 놔두면 어떡해!”

사색이 된 얼굴로 보안문으로 달려가려는 김태희 대령!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김태희 대령의 팔을 잡았다.

“놔! 아이가 위험해! 당장 후방으로 빼야 해!”

“안 위험하다.”

“뭐? 새끼야! 지금은 구라칠 때 아냐! 아이가 위험하다고!”

김태희 대령은 악을 쓰며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다음 순간 하늘과 땅이 뒤집히는 아찔한 현기증에 자신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이 현기증!? 너, 무슨 짓이야!?”

구인창의 경력을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흩어 내며 비틀비틀 일어나는 김태희 대령!

천문석은 김태희 대령을 부축하며 확신을 담아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이제 곧 모든 게 해결된다.”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 보안문을 바라봤다.

이제야 이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난장판의 인과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니케가 태성 빌딩 옥상에 나타난 이유?

-특급 헌터와 함께 태성 빌딩에 왔으니까!

특급 헌터가 태성 빌딩에 온 이유?

-알바, 자신을 찾아왔으니까!

그렇다.

이 모든 인과는 오늘 아침 경석이의 문자를 받고 특급 헌터와 함께 종로에 왔을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 마무리될 때가 왔다.

결자해지!

자신이 나설 필요는 없다.

그냥 여기서 잠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모든 인과의 시작이자 끝이며, 엉망진창 난장판을 단숨에 해결할 유일한 사람.

대두목, 특급 헌터가 왔으니까.

* * *

카카카카컄-

“……!”

돌연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아이 웃음소리!

깜짝 놀란 병사가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는 순간 문틈에서 얼굴이 나타났다.

우레 폭풍 마수를 피해 도주하던 타격대, 특임대, 용역, 헌터 전원은 경악했다.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을 어린 얼굴!

어린아이가 재앙급 마수가 날뛰는 옥상에 나타났다고!?

“위험해!”

“나오지 마!”

“마수가 날뛴다!”

“밀어 넣어! 당장 저 문 닫아!”

다급한 외침과 함께 너 나 할 것 없이 몸을 던지는 순간.

어린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옥상으로 나와 입가에 손을 모으고 소리쳤다.

“니케! 니케 어디 있어! 빨리 와 땅콩이랑 호두 엄청 많다니까!”

아이의 외침이 울려 퍼지는 순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우르르르르릌-

대기를 뒤흔들던 우렛소리가 경기라도 들린 듯 멈추고, 번쩍이던 섬광이 찰나의 순간에 사라졌다!

막을 수 없는 재앙이 되어 분노를 노래하던 우레 폭풍 마수!

우레 폭풍 마수는 마치 급속 냉동된 것처럼 허공에서 얼어붙어 멈췄다!

“마수가 멈췄다!”

“지금이야! 도망쳐!”

“보안문이 열렸다! 저기다!”

“빨리! 빨리 빠져나가! 으아아악-.”

……

괴성을 지르며 헌터들이 도망치는 순간.

특급 헌터의 의아해하는 시선이 도망치는 헌터들에게 향했다.

“……?”

그리고 시선이 흐름을 거슬러 올라 허공에 멈춰 선 우레 폭풍 마수에게 닿는 순간 툭 말이 튀어나왔다.

“니케?”

…… -!

“어, 니케 맞아!?”

특급 헌터가 환한 얼굴로 다시 묻는 순간.

파슥, 파슥, 파스슥-

마치 아니라고 대답하듯 빠르게 점멸하는 우레 폭풍 마수!

“아니라고? 이상하네. 니케 느낌이 나는데…… 니케 어디 있어!?”

특급 헌터는 고개를 갸웃하며 주위로 시선을 돌리다가 깜짝 놀라 굳어 버렸다!

폐허처럼 변한 옥상!

와르르- 무너진 건물!

니케가 알바를 찾으러 올라온 옥상은 엉망진창으로 변해 있었다!

“으앗! 이게 뭐야!? 니케 어디 있어? 다친 거 아냐!? 니케! 니케에엣!”

특급 헌터가 깜짝 놀라 니케를 부르는 순간.

우레 폭풍 마수는 꺼지기 직전의 촛불처럼 어둑어둑해진 채로 슬그머니 하늘로 솟구쳤다.

이때 특급 헌터의 옆구리에서 들려온 소리.

휘잉, 휘이잉-!

“응? 하늘을 자세히 보라고?”

특급 헌터는 손 망원경을 만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파스스스스-

꺼질 듯이 어두워진 바람 너머로 보이는 금빛 광채!

이 금빛 광채 중앙에 박혀 있는 눈에 익은 새하얀 돌멩이!

자신이 니케에게 빌려 준 돌!

앙꼬 대장의 8점짜리 돌멩이다!

“……!”

이 순간 특급 헌터는 깨달았다.

니케가 바람에 몰래 숨어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

“니케! 나야! 어디 가는 거야!?”

크게 손을 흔들며 외치자 허리와 옷 안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이 돌아왔다!

휘잉, 휘이잉-!

냐암, 냐아암-!

“뭐? 주위를 돌아보라고!?”

특급 헌터는 고개를 돌려 다시 주위를 봤다.

폐허처럼 변한 옥상.

와르르- 무너진 건물.

그리고 방금 전에는 보지 못한 모습이 보였다!

옥상 곳곳에 널브러진 사람들과 도망치는 형, 누나들!

건물에 나타난 마수에게서 도망치는 거구나!

직감하는 순간 번쩍 떠오른 바람에 숨어 몰래 날아가는 니케!

999단을 외운 좋은 머리에서 파파팟- 섬광이 터지고!

특급 헌터는 마침내 깨달았다!

이 건물에 나타났다는 무시무시한 마수의 정체가 바로 니케였다!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뽑아 우레 폭풍 속에 숨은 니케를 가리켰다!

“니케! 네가 범인이었어!? 나쁜 다람쥐 돼서 사람들 물고 다닌 거야!?”

…… -!

‘들켰다!’

* * *

마수가 날뛰는 옥상에 나타난 꼬맹이!

꼬맹이가 마수를 향해 외치는 순간 모두는 경악했다!

어그로가 끌리면 끝장이다!

“위험해!”

“어떻게 들어온 거야!”

“막아! 저 꼬맹이 당장 막아!”

아이를 잡기 위해 움직이려는 순간 한발 먼저 터져 나온 외침!

“니케에에엣!”

특급 헌터는 커다란 외침과 함께 달렸다!

번쩍 한 손에는 무도왕의 동상을!

다른 한 손에는 10점짜리 돌멩이를 들고!

타다다다닥-

전력으로 달리는 순간 무도왕의 동상에서 쏟아져 나온 바람이 전신을 휘감는다!

휘잉, 휘잉-

특급 헌터는 소용돌이치는 바람을 휘감고!

휘이이이잉-

달려오는 헌터와 군인들 사이를 바람처럼 통과해 옥상 중앙으로 달렸다.

…… -!

깜짝 놀란 니케가 다급히 도망치려 했지만, 한발 늦었다!

“아아압! 하늘을 잇는다!”

커다란 기합과 함께 옥상 바닥으로 던져지는 무도왕의 동상!

한 손에 꼭 쥐어진 10점짜리 돌멩이가 아무도 모르게 반짝이는 순간 무도왕 동상의 눈에서 섬광이 번뜩인다!

이 순간 무도왕의 동상이 옥상 바닥을 내려찍었다!

콩-

타이어에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튕겨 올라 손으로 돌아오는 동상!

두두두두두둑-

다음 순간 옥상 전체가 물결치듯 요동쳤다!

으아악-

꺄아아-

특급 헌터를 잡으러 달리 오던 헌터들이 사방으로 널브러지는 순간.

두우우, 두우우우웅-

물결치듯 요동치는 옥상 바닥이 거대한 북이 되어 파문을 쏟아 냈다!

허공을 지나 하늘로 퍼져 나가는 파문.

이 파문에는 무도왕의 동상의 힘이 담겨 있었다.

세상의 끝과 시작을 노래하는 무도왕의 탄다바 춤!

물결치듯 퍼져 나가는 파문에 닿는 순간 마력장, 각성력, 봉쇄 마력 회로! 이 모든 것이 파도에 휩쓸린 모래처럼 바스러진다.

파문은 거대한 해일처럼 모든 것을 삼키며 치솟았다.

하늘 높이 얼어붙은 우레 폭풍 마수, 니케를 향해서!

…… -!

분노한 대두목에게서 파도치듯 밀려 오는 파문!

파문에 닿는 모든 힘이 먼지처럼 흩어지고 있다!

‘당장 도망쳐야 한다!’

그러나 공포에 파르르 떨리는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킥, 키키킼키긱-!

‘움직여! 움직이라고!’

간신히 뻣뻣하게 굳은 몸을 움직여 날아오르려는 순간.

두우웅, 두우우웅-

파도치듯 밀려 오는 파문이 전신을 휩쓸었다!

파스스스스-

몸을 감싼 우레 폭풍이 먼지처럼 사라지고!

휘이이이이-

대두목에게 빌린 돌의 힘으로 경계 너머에서 빌려 온 케페니안의 빛마저 바스러져 천천히 흩날린다!

‘이대로면 잡힌다!’

니케는 마지막 힘을 모아 우레 폭풍과 바람에서 뛰쳐나와 날개막을 펼치고 뛰어올랐다!

휘이이잉-

흩날리는 금빛 섬광을 휘감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들려오는 대두목의 외침!

“휘잉휘잉! 출동!”

휘잉, 휘이이잉-

빙글빙글 회전하는 소용돌이가 단숨에 하늘을 가로질러 다가온다!

니케는 한눈에 알아봤다.

건물 안에서 몰래 신호하던 정령!

자신이 아프게 물었던 정령이 깨어났다!

그리고 대두목의 명령을 받아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

‘잡힌다!’

킥, 키키키키키킼-!

‘오지마! 나 엄청 무서운 다람쥐야! 가까이 오면 아프게 물 거야!’

따닥, 따다닥-

무섭게 이빨을 부딪치며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순간.

휘잉, 휘이이잉-

정령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바람을 모조리 뺏어 갔다!

킼, 킼킼-

‘안 돼!’

휘릭, 휘리리리릭-

바람이 모조리 사라지자 추락하는 몸!

우레 폭풍, 몸을 숨긴 바람 모두 사라진 상태!

파슥, 파스슥-

니케는 바스러져 흩날리는 금빛 광채를 두른 채로 옥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이 모습을 살아남은 타격대, 특임대, 헌터, 용병 각성자들이 멍하니 바라봤다.

갑자기 아이가 나타나고 우레 폭풍 마수가 추락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

너무 급변하는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틈도 없었다!

하지만 아직 정신을 차리고 서 있는 이들은 수백 수천 번의 사냥과 전투로 단련된 베테랑!

모두는 직감했다.

전장의 공기가 변하고 기울어지던 승패의 저울이 움직인다!

승리를 향해서!

“우레 폭풍 마수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이 기회다! 일격에 끝장낸다!”

“모두 달려라! 마지막 기회다!”

……

타격대, 특임대, 헌터, 용역 전원은 마수가 추락하는 장소!

옥상 가장자리 폐허가 된 2층집을 향해 달렸다!

각성력은 기이한 파문이 훑는 순간 흩어진 상황!

남은 건 격전에 지친 육체에 남은 얼마 안 되는 힘뿐이다!

그러나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순간 주저하는 각성자는 아무도 없었다!

우와아아아아-

거대한 함성과 함께 마지막 힘을 끌어내!

두두두두두둑-

긁히고 부서지고 깨져나간 폐허를 전력 질주했다!

이 순간 특급 헌터는 상의 속에 집어넣은 손을 꺼내 휙 던지며 외쳤다!

“냠냠이 출동!”

핑그르르-

새끼 고양이 냠냠이는 마력광을 머금은 채 회전하는 순간 거대화되어 내려섰다!

탁, 타탁-

날렵하게 움직여 특급 헌터를 태우고 달리는 거대 냠냠이!

타다다다다다닷-

특급 헌터를 거대 냠냠이를 탄 채로 그 누구보다 빠르게 옥상을 가로질러 니케가 추락하는 2층집 잔해로 달리며 외쳤다.

“니케에에에에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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