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37화 (93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37화>

“…….”

생각지도 못한 광경, 현실에 눈만 끔뻑일 때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관님! 오셨군요! 이쪽으로 어서! 대령님 계신 위치를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완전무장한 국가 헌병대 병사!

부관은 반색했다.

“연대장님은? 명령하신 외교관과 함께 왔다!”

“지금 특임대가 들어올 진입로 뚫고 계십니다!”

“특임대?”

반사적으로 자신과 같이 움직인 헌터 부대 특임대를 보는 순간 돌아온 대답.

“아뇨! 게이트 방벽 부대에서 추가 병력이 오고 있습니다! 대 마수전 전문가들이 전술 헬기로 옥상에 내려올 겁니다!”

전술 헬기, 대 마수전 전문가!

게이트 방벽 부대에 대기 중인 특임대 신속 대응팀이다!

‘됐다!’

최정예 헌터 부대 특임대와 전투 예지 능력자 김태희 대령님의 지휘라면, 성채 빌딩에 새어 들어온 재앙급 마수도 처리할 수 있다!

‘역시 연대장님! 벌써 계획을 세우셨구나!’

“바로 움직이자!”

병사를 따라 달리던 부관은 문득 물었다.

“그런데 이 헌터들은 왜 줄을 서 있는 건가!?”

“진입로 뚫고 있는 게 이 헌터들입니다!”

“뭐!?”

“상황이 복잡합니다! 가서 직접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통로를 따라 직선으로 달리면 연대장님 나옵니다! 전 아이랑 고양이 찾으러 내려가야 합니다!”

갈림길을 지나는 순간 직선으로 쭉 뻗은 통로를 가리키며 몸은 돌려 달려가는 병사.

“아이, 고양이? 잠깐…….”

다급히 불렀지만 이미 병사는 모퉁이를 지나 사라진 후였다.

재앙급 마수, 특임대, 진입로 그리고 아이와 고양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 상황!

어차피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이 모든 것의 이유를 알고 있을 사람을 향해 달리는 것!

“전력으로 달린다!”

타다다다닥-

부관과 남중국 외교관, 특임대원은 한달음에 직선 통로, 대련장을 지나 나선 계단을 뛰어올라 마침내 보안문에 도착했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끄어어억-

비명을 지르며 각성력을 쏟아붓는 헌터들!

파직, 파지지직-

마력 불꽃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보안문!

탈진해 픽픽 쓰러진 헌터들은 팔뚝에 도장을 받고는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아니, 지금 뒤에 재앙급 마수가 붙었는데…… 이게 뭐 하는 거야!?’

생각과는 완전히 광경에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는 순간 탄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왔구나! 잘했다! 최후식 이제 곧 넌 끝장이다!”

기다리던 기회!

남중국 헌터 팀장은 재빨리 나가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최선을 다해 증언하겠습니다!”

“훌륭해! 아주 훌륭해!”

연신 탄성을 터트린 김태희 대령은 바로 시선을 돌려 부관과 특임대원을 봤다.

반사적으로 차려 자세를 취하는 세 사람!

김태희 대령은 바로 명령했다.

“너희 셋! 당장 뒤돌아 달려라! 층마다 샅샅이 뒤져 아이와 고양이를 찾아야 한다!”

“아이, 고양이요?”

32층 입구에서 만난 병사와 같은 말!

재빨리 상황을 물으려는 순간 쓱- 팔을 잡아끄는 손길이 느껴졌다.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움직이시죠!”

소령은 부관을 끌고 달리며 간단하게 설명했다.

“아이를 태우고 달리는 거대 고양이가 나타났습니다!”

“각성 동물?”

“네. 그 거대 고양이 뽀미 후손입니다.”

“……뭐? 누가 나타났다고!?”

부관의 경악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 순간 32층 비상계단에서도 꼬맹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확실해? 진짜진짜로 여기로 갔다고? 33층 아니라!?”

고개를 갸웃하며 33층을 올려다 보는 꼬맹이, 특급 헌터.

태성 빌딩 경주의 마지막 참가자들이 32층에 도착했다.

* * *

“33층에 꼭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특급 헌터가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다급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킥, 키키키긱긱-!

‘아닙니다! 대두목 33층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니케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대두목이 33층에 가서는 절대 안 된다!

33층에는 예의 없는 인간들에게 강제로 예의로 주입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계단, 통로, 방마다 가득한 인간들!

대두목에게 걸리는 순간 끝장이다!

니케는 두 손을 번쩍 들고 바로 앞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를 열심히 설명했다!

키킥, 키키킼킥키키킼키킥-!

최선을 다해 열심히 외쳤으나 여전히 시큰둥한 표정.

대두목은 퐁퐁검으로 모자 사이를 쓱쓱- 긁으며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었다.

“마수 어디로 간 거야? 냠냠이, 휘잉휘잉 복수 해야 하는데! 냠냠이, 휘잉휘잉 깨어났어!? 공격한 마수 어디 갔는지 기억나!?”

목깃을 들어 올리고 옷 안에, 벨트에 걸린 조각상을 힐끗 보며 질문하는 대두목.

…… -!

니케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대답이 들려오는 순간 대두목의 무자비한 응징이 돌아온다!

냠냠이, 휘잉휘잉을 공격한 건 자신이었으니까!

순간 방금 전에 일어난 일들이 기억 속에서 재생됐다.

///

인간들에게 예의를 가르쳐 주던 니케는 어느 순간 오래 시간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도토리 숲의 무자비한 지배자!

휘이이잉-

바람을 타고 스치는 순간!

악. 꺽, 윽, 컥, 끅-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와르르 무너지는 인간들!

무자비한 폭군이 되어 33층으로 도망친 모든 인간에게 강제로 예의를 주입했다!

킥. 킼키키키킼키킼-!

‘보라! 지배자가 돌아왔다!’

이 순간 느껴지는 거대한 진동!

‘32층, 아래다!’

휘이이이잉-

니케는 바람에 숨은 채로 단숨에 32층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날아갔다!

이때 갑자기 튀어나온 바람이 자신이 숨어 있는 바람에 슬며시 달라붙었다!

니케는 세계의 나무를 누비는 차원 용병(전) 케페니안 황금 다람쥐 일족! 한눈에 적의 정체를 알아챘다.

휘잉휘잉-

바람에 찰싹 달라붙어 몰래 누군가에 신호하는 건 정령이었다!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는 순간 납작 엎드려 죽은 척하는 정령!

콰드드득-

니케는 건방진 정령을 아프게 물어 예의를 가르쳤다!

이 순간 파바밧- 공간을 넘어 튀어나오면서 벼락 같은 앞발 치기를 날리던 거대한 짐승!

예전이라면 당했을지도 모를 예리한 공격!

하지만 니케는 도토리 숲의 무자비한 지배자로 돌아간 상태였다!

휘이이잉-

270도 바람을 비틀어 공격을 흘리고 파팟- 눈앞에서 섬광을 터트려 빈틈을 만들고 꽈드드득- 콧등을 아프게 물었다!

단숨에 기절한 정령과 고양이!

승리의 포효를 지르려는 순간 바로 앞 비상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냠냠이! 휘잉휘잉! 마수 찾았어? 마수랑 싸우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가고 있어! 이야압-! 엄청난 힘이 솟는다!”

몸이 부르르 떨리는 외침!

대두목이 찾아왔다!

신나서 날아가려 할 때 불현듯 깨달았다.

냠냠이, 휘잉휘잉, 마수!

냠냠이!

대두목의 영지에 놀러 오는 새끼 고양이!

휘잉휘잉!

몰래 바람에 달라붙어 신호하던 정령!

방금 아프게 물어 준 적들!

파파파팟-

재빨리 착지해 눈을 비비고 살피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 충격을 받았다.

…… -!

자신이 아프게 문 새끼 고양이와 바람 정령!

냠냠이와 휘잉휘잉이다!

대두목의 부하를 물어서 기절시켰다!

게다가 33층 곳곳에 널브러진 인간들!

킥, 키키키키킥-!?

‘어떡하지!? 어떡해!?’

안절부절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는데 들려오는 외침!

“냠냠이! 휘잉휘잉! 어디에 있어! 마수랑 싸우고 있는 거야!?”

‘마수! 나구나!’

이 순간 니케는 직감했다.

대두목에게 걸리는 순간 무자비한 응징이 떨어진다!

무시무시한 딱밤을 맞고!

보물 도토리 계획은 실패하고!

간신히 지킨 부두목의 지위까지 잃는다!

-케페니안 채권 추심원 사슴이와 반짝이!

-맨날 잠만 자는 탱탱이!

-느림보 거복거복이!

부하들보다 서열이 내려가는 거다!

킥키, 킼키키키킼-!?

고뇌하는 순간 비상문에서 포그르르 날아오는 물방울들!

‘대두목이 곧 나타난다!’

이 순간 니케는 반사적으로 바람을 타고 도망쳤다!

그리고 잠시 후 분노한 외침이 터졌다.

“으악! 냠냠이! 휘잉휘잉! 누구야!? 누가 공격한 거야!? 앗! 마수! 그 마수구나! 내가 복수해 줄게!”

니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잽싸게 털을 고르고 외침이 들려오는 비상문으로 번개같이 달려갔다!

타다다다닥-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 대두목 앞으로 펄쩍 뛰어나가는 순간.

뀨! 뀨뀨규귝-!?

‘앗! 대두목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

무시무시한 지배자가 아닌 착한 다람쥐가 되어 외쳤다.

///

“아직 안 깨어났잖아!”

돌연 들려오는 대두목의 목소리가 니케의 정신을 현실로 돌려놓았다.

…… -!

안도하는 순간 날아오는 예리한 눈빛!

“니케 진짜로 무서운 마수 못 봤어?”

니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평생 단 한 번도 거짓말하지 않은 착한 다람쥐처럼 대답했다.

뀨, 뀨뀨-?

‘무서운 마수요? 못 봤는데요?’

순간 벌떡 일어나 열 번을 토하는 대두목!

“니케! 잘 생각해 봐! 냠냠이, 휘잉휘잉 공격한 마수 못 봤어!? 사람들이 마수 피해서 막 도망쳤단 말야! 분명 알바도 마수 피해서 도망쳤을 거야! 우리가 그 마수 퇴치하면 알바가 보물 도토리 줄지도 몰라! 잘 생각해 봐!”

…… -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마수는 자신이었으니까!

그러나 이걸 실토하는 순간 무자비한 응징이 쏟아진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불러 눈덩이처럼 커지는 법!

그러나 아직 어린 니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눈을 질끔 감은 니케는 손을 번쩍 들어 32층 문을 가리키며 외쳤다.

키킥, 킼키키키킼키키키킼키키킼킼-!

‘이쪽, 이쪽으로 사람들이 도망쳤습니다! 분명 나가는 문이 있을 겁니다! 대두목! 앗! 알바도 분명 그 문으로 달려갔을 겁니다!’

“앗, 알바! 알바가 이 문으로 나갔다고? 니케 그거부터 말했어야지! 위험해! 알바 엄청 재수 없단 말야! 분명 마수가 몰래 쫓아가고 있을 거야!”

깜짝 놀란 특급 헌터는 다급히 외쳤다.

“특급 헌터는 동료를 구한다! 출동!”

타다다다닥-

번개같이 문을 지나 복도를 달리는 특급 헌터!

킥, 킼키킼킼-!

‘이쪽입니다! 대두목!’

어느새 모자에 올라 사람들이 달려간 방향을 가리키는 니케!

특급 헌터와 니케는 32층의 복잡한 복도를 열심히 달려 모퉁이를 돌았다.

순간 멀리 통로 끝을 지나가는 헌터가 보였다!

’찾았다!’

번개같이 통로를 달려 복도로 뛰어들어가자 보였다.

길게 쭉 뻗은 복도에 복잡하게 뒤엉킨 헌터들!

“한 줄로 서라니까!”

“물러설 공간이 없어!”

“뒤에! 뒤로 조금 더 물러나! 줄 서려면 공간이 필요하다!”

……

재빨리 손 망원경을 하고 폴짝폴짝 뛰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앞이 보이지 않았다!

특급 헌터는 재빨리 뒤엉킨 사람들 끝으로 달려가 맨 끝에선 헌터에게 질문했다.

“헌터 누나! 여기가 옥상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 복도 맞습니까!?”

“……누나?”

무심결에 고개를 돌린 헌터는 경악했다.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을 어린 꼬맹이가 등 뒤에 서 있었다!

“너, 어떻게!? 너 여기 어떻게 온 거야!?”

“나, 알바 구해 주러 왔는데 ?”

“알바를 구해 줘? 잠깐 이럴 게 아니라 누나랑 같이 가자! 헌병들한테 데려다줄게!”

각성자에게는 악마 같은 국가 헌병대지만 일반인에게는 그냥 군인 아저씨일 뿐이다!

“앞에 비켜봐! 이 아이 국가 헌병대에 인계해야 한다!”

“아이?”

“뭔, 아이?”

고개를 돌렸던 헌터들은 경악했다.

모자에 재킷, 반바지를 입은 꼬맹이!

재앙급 마수가 나타난 성채 빌딩 안에 초등학교도 안 들어갔을 꼬맹이가 소풍이라도 나온듯한 차림으로 서 있었다!

“야, 빨리 길 틔워!”

“꼬맹이 얼른 가라!”

“앞에! 좌우로 길 열어 줘라!”

기겁한 헌터들은 재빨리 좌우로 길을 틔웠다.

“앗! 감사감사합니다!”

번쩍 들린 특급 헌터는 손을 흔들며 헌터들이 뒤엉킨 통로를 벗어나 줄을 선 헌터들 옆을 지났다.

곧 대련장을 지나, 나선 계단을 올라 보안문에 도착했다.

특급 헌터, 기절한 냠냠이와 휘잉휘잉, 착해진 니케.

태성 빌딩 레이스의 마지막 참가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로써 이번 광화문 난장판의 주역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천문석과 최후식 이사.

김태희 대령, 남중국 헌터 팀장.

특급 헌터, 냠냠이, 휘잉휘잉 그리고 니케.

굳게 닫힌 보안문을 사이에 두고!

그리고 김태희 대령의 외침이 들려왔다.

“더, 더더! 벌써 반이나 깠다! 반만 더 까면 열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각성력을 모조리 쏟아붓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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