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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22화 (92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22화>

휘이이이잉-

바람을 타고 활강하는 새끼 하늘다람쥐 니케!

부아아아앙-

그리고 그 뒤를 쫓아 광화문 광장을 달리는 장갑 SUV!

니케는 대두목이 달려간 장소를 봤다.

새끼 고양이를 탄 대두목은 반짝이는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다!

계획대로 자신이 유인하는 동안 대두목이 알바의 위치를 찾은 것이다!

콩, 콩콩-!

순간 니케의 작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알바가 가진 보물 도토리!

모든 게 대두목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두목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알바를 도와주면!

알바의 보물 도토리를 선물로 받게 도와주고 그 도토리를 커다란 나무로 키워 주겠다고 약속했다!

첫 번째 의뢰에서 계약자에게 뒤통수를 맞은 후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대두목은 다르다!

정직과 신뢰, 믿음 그 자체!

게다가 엄청난 능력까지 가졌다!

옥상에 줄줄이 늘어선 화분에서 훌쩍훌쩍 자라난 나무들!

현관 옆 화분에는 엄청엄청 쓴 약초잎이 자라는 나무까지 길러냈다!

대두목이라면 보물 도토리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길러 내는 게 가능할지도 몰랐다!

…… -!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일었다!

지난 일주일! 77그루의 도토리나무를 지키기 위해 도토리를 주워 가는 인간들과 도토리 전쟁까지 치렀다.

그런데 그냥 도토리도 아닌 보물 도토리나무라는 엄청난 행운이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터질듯한 환희에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킼, 키키키킼-!

이제 곧 완전 부자 다람쥐가 돼서 고향에 돌아가는 거다!

키키, 키키기깈-!

빚을 한 번에 다 갚고, 높고 시원한 나무집! 아니, 커다란 숲을 사는 거다!

이 희망찬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선 더 열심히! 더 최선을 다해서!

알바를 도와야 한다!

휘이이이잉-

니케는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며 용맹하게 외쳤다.

킥키키키키킼-!

첫 의뢰에서 마법사에게 먹튀를 당하고 흑화했던 니케는 대두목이 달려간 건물을 향해 활강했다!

등가 교환!

모든 일에는 합당한 대가가 있는 법!

보물 도토리를 보상으로 받으려면 그냥 유인하는 거로는 안 된다!

대두목이 말한 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니케는 날개 막을 활짝 펼치고 케페니안의 빛을 일으켰다!

킥, 킼키키키킼킼-!

‘케페니안 차원 용병이 돌아왔다!’

번쩍-

투명한 눈동자에 번뜩이는 섬광이 맺히고!

파스슥-

몸통에 선명한 황금빛 줄무늬가 떠오른다!

그동안 차곡차곡 열심히 모은 케페니안의 빛을 지금 이 순간 사용한다!

휘이이이잉-

니케는 케페니안 차원 용병으로 돌아와 태성 빌딩을 향해 돌진했다!

이 순간 지상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졌다.

“니케! 멈춰! 어디 가는 거야!? 특급 헌터 어디 있어!?

부아아아앙-

광화문 광장을 질주하는 검은 장갑 SUV 조수석 창문.

류세연은 반쯤 몸을 내밀고 활강하는 니케를 몇 번이나 불렀다.

그러나 니케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때 장갑 SUV 운전대를 잡은 백발의 운전기사가 외쳤다.

“앞에 국가 헌병대 저지선이다! 어떡할까?”

“저 하늘다람쥐가 날아가는 빌딩으로 접근할 수 없을까요!? 아무래도 제가 찾는 아이 저 빌딩 안에 있는 것 같아요!”

운전기사는 힐끗 저지선을 훑으며 빠르게 말을 쏟아 냈다.

“들어가는 건 문제가 아닌데! 빠져 나오는 게 문제야!”

“게이트 전쟁 때부터 국가 헌병대에는 반드시 전투 예지, 사이코메트리 같은 정신계 능력자가 배치된다!”

“그 녀석들한테 적으로 ‘각인’되는 순간 상상을 초월한 끈질긴 추적을 받게 돼! 어떻게 들어갈까!?”

지금 운전대를 잡은 운전기사는 제주도 할머니의 지인. 게이트 전쟁 당시 호남평야의 식량을 부산으로 나르던 전문가다.

그 눈은 정확하다!

류세연은 활강하는 하늘다람쥐가 향하는 빌딩을 다시금 살폈다.

태성 빌딩!

새끼 고양이 냠냠이와 도망친 특급 헌터가 태성 빌딩으로 갔을 확률이 절반 이상!

그리고 특급 헌터는 옥탑방 오빠를 찾아 달려갔다.

즉, 저 태성 빌딩에 천문석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

문득 너무나 생생한 상상이 떠올랐다.

국가 헌병대, 헌터 부대, 노역형을 치르는 죄수, 각성 헌터 그리고 천문석까지 모두가 뒤엉킨 거대한 난장판!

그 난장판에 특급 헌터와 냠냠이, 니케까지 끼어들었다!

‘어떡하지? 안으로, 아니 밖으로!?’

세연이 고심하는 동안에도 장갑 버스 저지선은 빠르게 가까워졌다.

“이제 곧 저지선이야! 지금 결정해야 한다!”

운전기사가 외치는 순간 폭음이 터져 나왔다!

콰아앙-

1층 로비!

강화 유리 벽이 뻥 뚫리고 각성 헌터들과 노역형을 치르는 죄수가 뒤엉킨 난장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감이 왔다.

오빠라면 특급 헌터를 무사히 데리고 난장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거다!

자신까지 태성 빌딩의 난장판으로 들어가 발이 묶여선 안 된다!

자신이 할 일은 그 뒤의 일을 대비하는 것!

류세연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밖으로! 광화문 광장 서쪽으로 빠져 주세요!”

끼이이익-

장갑 SUV는 저지선에 닿기 직전 급회전!

부아아앙-

크게 원을 그리며 태성 빌딩에서 멀어졌다!

* * *

쿠르르, 쿵쿵-

지진이라도 난 듯 복도가 진동하는 순간 비상구 입구 너머로 비명과 악에 받친 외침이 들려왔다.

“으아아-……사냥개 놈들!’

“……막아! 더 밀리면 안 된다!”

천문석은 바로 감을 잡았다!

국가 헌병대가 위로 올라오고 있다!

천문석은 앞장서 달리는 최후식 이사를 봤다.

“이사님!”

“들었다! 거의 다 왔어! 저기다! 태성 길드 관리부!”

콰아앙-

박살 낼 듯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백 개의 책상과 파티션이 놓인 커다란 사무실이 나왔다!

모두 대피했는지 텅 빈 사무실!

최후식 이사는 텅 빈 사무실을 달리며 외쳤다!

“창문 방향! 블라인드 보이지! 저 사무실이 태성 길드 관리 본부장실이다! 관리 본부장! 걔는 비상 탈출로 알고 있을 거야!”

한달음에 사무실을 달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은 본부장실이 나왔다.

햇빛이 쏟아지는 창문과 커다란 원목 책상!

다급히 빠져나갔는지 책상 위와 방 곳곳에 서류가 흩어져 있다!

그러나 사람은 없었다!

“이사님!?”

“하, 이 녀석 또 숨었네.”

최후식 이사는 성큼 걸어가 커다란 원목 책상을 내려쳤다.

쾅-

“야! 나야! 숨어 있지 말고 나와! 급하다!”

스르륵-

책상 서랍이 밀려나고 슬쩍 얼굴을 내미는 여성!

어이없게도 두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기감에 걸리지 않았다!

“하! 본부장이란 놈이 겁은 많아서! 은폐 마력장? 야! 누가 책상에다가 은폐 마력장을 깔아!”

“후식이? 오리온 길드 최후식! 너였구나!”

관리 본부장은 다급히 책상에서 기어나와 환호성을 터트렸다.

“후식이! 너 나 구하러 온 거구나! 하! 시바! 역시 의리의 최후식! 고맙다! 고마워!”

“……어, 어. 아니 그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최후식 이사.

천문석은 재빨리 끼어들었다.

“저희도 갇혔습니다! 탈출로 어디 있습니까! 뒤에 국가 헌병대 정예가 꼬리로 붙었어요! 바로 튀어야 합니다!”

“어? 갇혀!? 국가 헌병대가 꼬리로 붙어!? 잠깐 설마…… 너 나 구하러 온 거 아냐!?”

“야, 과정은 달라도 결과는 같아! 탈출로 어디야!? 빨리 튀자!”

“최후식 미친놈아! 여기로 꼬리를 달고 오면 어떡해! 잠깐 너 부하는!? 왜 혼자야? 길드원 데리고 온 거지!? 그렇지!?”

“…….”

최후식 이사의 침묵에 본부장의 얼굴은 순식간에 사색이 됐다.

“진짜 혼자서 왔다고? 국가 헌병대가 출동했는데 무슨 생각이야!? 하수구 던전 잊었어!? 그 개고생을 했는데! 당연히 애들 데리고 왔어야지! 망했어! 또 망했어! 젠장!”

“……아니.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서 그럴 틈이…….”

“됐고! 훠이! 너 얼른 그냥 도망쳐! 나 다시 책상에 숨을게!”

손을 휘휘 흔들고 잽싸게 원목 책상 서랍으로 기어 들어가는 본부장!

최후식 이사는 다급히 팔을 잡고 외쳤다.

“야! 은폐 마력장으로 못 숨어!”

“하! 뭔 소리야! 이게 누가 새겨 준 은폐 마력장인데!? 이거 새기느라…….”

“김태희 대령! 지금 뒤에 꼬리로 붙은 거 국가 헌병대 김태희 대령이야!”

최후식 이사는 말을 끊고 외치는 순간 책상으로 기어 들어가던 본부장은 얼어붙었다.

“김태희 대령!? 전투 예지, 사이코메트리! 정신계 복합 능력자!? 걔가 여기를 왜 와!? 개는 탈세한 각성 헌터 추적이 전문이잖아!?”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는 추적의 스폐셜리스트!

1미터가 넘는 강화 시멘트 너머 비밀 금고도 찾아내는 김태희 대령 앞에선 은폐 마력장도 소용없었다!

“빌어먹을! 하필이면 길드장이 없을 때 이 사달이 나서는! 으악, 으아악-.”

“야! 괴로워하는 건 나중에 하고! 탈출로! 긴급 탈출로 어디야!? 쟤 아까 김태희 대령과 싸우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탈출했어! 우리 둘이면 너 데리고 충분히 탈출할 수 있어! 긴급 탈출로 어디야!? 태성 길드면 당연히 장거리 포탈 설치했지!?”

태성 길드 본부장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없어…….”

“그래! 얼른 가…… 뭐? 너 지금 뭐라고?”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멍한 표정이 된 최후식 이사.

천문석은 재빨리 끼어들어 확인했다.

“지금 없다는 게 설마, 탈출로가 없다는 건가요!?”

.”야! 그럴 리 없잖아! 성채 빌딩은 봉쇄되면 감옥이나 마찬가지야! 성채 빌딩에는 당연히! 무조건! 긴급 탈출로 만들어! 그렇지!?”

최후식 이사와 천문석의 시선이 닿는 순간.

태성 길드 관리 본부장은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탈출로 없어…….”

.”……!”

눈앞이 깜깜해지는 순간.

최후식 이사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긴급 탈출로가 없는 성채 빌딩이 어디 있어! 혹시 대외비라 그래!? 태성 선배한테는 내가 나중에 말할 테니까! 얼른 안내해! 절대 발설하지 않을게!”

태성 길드 관리 본부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버럭 외쳤다!

“그러니까! 나도 몇 번이나 말했어! 비상 탈출로 만들어야 한다고! 포탈 설치 하자고! 한두 번도 아냐! 수십 번을 주장했는데! 이태성 길드장이 거부했다! 그것뿐이 아냐!”

쾅-

주먹을 책상을 내려치더니 창밖 빌딩 입구를 가리키는 관리 본부장!

“저기 헌터들이랑 국가 헌병대 군인들 쏟아져 들어오는 거 보이지?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저기 저 옆에 성채 빌딩들 봐봐! 헌터, 군인 아무도 못 들어가잖아!”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본부장이 가리키는 창밖 다른 성채 빌딩을 보는 순간 알아챘다.

본부장의 말대로 다른 성채 빌딩은 모조리 봉쇄되어 헌터, 국가 헌병대 모두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

이 모습을 보는 순간 불현듯 떠올랐다.

태성 빌딩 로비에 도착하는 순간 느꼈던 위화감!

이때 최후식 이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 당연하잖아? 저 성채 빌딩들은 봉쇄 절차에 들어갔잖아?”

“그래!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거라니까!”

쾅쾅-

관리 본부장은 원목 책상을 연신 두들기며 열변을 토했다.

“우리보다 한참 아래 등급인 길드가 자리한 성채 빌딩도 봉쇄 마법 회로가 깔렸는데! 우리 성채 빌딩에는 없다!”

“너 지금 무슨 말을!?”

순간 천문석은 최후식 이사의 시선이 마주쳤다.

“……!”

“……!”

“그러니까 태성 길드 헌터들이 부산으로 내려가서 봉쇄 절차에 들어가지 못한 게 아니라?”

“원래 태성 빌딩에는 봉쇄 절차가 없다는 말이야!?”

“그래. 원래 없어.”

“아니 왜!?”

“그게 왜 없어!?”

천문석과 최후식 이사가 동시에 외치는 순간 본부장은 창밖을 가리켰다.

방벽에 둘러싸인 광화문 게이트 지역!

“이태성 길드장 생각이다. 2000년 1월 1일! 광화문 게이트가 열렸을 때처럼 게이트에서 마수와 몬스터가 쏟아지면 방어가 아니라 공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이란다!”

“…….”

상상조차 못한 황당한 이야기에 순간적으로 멍해졌던 최후식 이사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아니 그게 무슨 거지 같은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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