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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12화 (91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12화>

남중국 헌터들!

배후의 모두를 한 방에 날려 버린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할 일은!?

튀는 것!

천문석은 기절한 팀장을 잽싸게 공이 담겨 있던 바퀴 달린 박스에 집어넣고 바람잡이의 안대를 풀었다.

“으브브브븝-!”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눈에서 이글이글 분노를 쏟아 내는 바람잡이!

“알아! 무슨 말 하고 싶은지 알아! 풀어 줄게. 잠시만……!”

재갈을 푸는 순간 사자후처럼 터져 나오는 괴성!

“야, 이 씹! 미친 또라이 새끼! 무슨 짓……!”

잽싸게 재갈을 다시 물리고 번쩍 들어 팀장이 처박힌 박스에 올렸다!

“으브븝! 브븝븝브븝브!”

“진정해! 우선 빠져나가서 풀어 줄게!”

천문석은 외침과 동시에 바퀴 박스를 밀고 달렸다.

그르르르르륵-

팀장과 바람잡이를 태운 바퀴 달린 박스가 망해 버린 스포츠용품 사무실을 달렸다.

툭툭, 쿵쿵-

널브러진 공과 아령, 배트, 라켓을 치고 쭉쭉 뻗어 나가는 바퀴 달린 박스!

천문석은 야구 배트를 하나 낚아채고 사무실 문을 열고 뛰어나갔다.

순간 옥상으로 이어진 강화 철문에서 들려오는 굉음과 외침!

쿵, 쿵쿵-

“……열려! …… 가 헛돌아!”

“해머!? 망치…… 가져와라!”

“으아아-.”

……

은폐 마력장 너머 강화 철문을 뚫기 위한 남중국 헌터들의 괴성이 들려온다!

그러나 아무리 문고리를 돌리고 두들겨도 문이 열릴 일은 없다!

반대쪽 문고리를 아작내고 문과 문틀을 통째로 용접해 버렸으니까!

카캬카카카-

천문석은 웃음을 터트리며 박스를 밀고 복도를 달렸다.

멍청한 녀석들!

감시조도 세워 놓지 않고 고립된 옥상에 은폐 마력장까지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역으로 안에서 밖을 확인하기도 힘들게 만든다는 것!

스스로 눈과 귀를 가린 놈들을 상대하는 건 간단했다.

이때 사무실 명판이 보였다.

[광화문 인테리어]

쿵-

빌려 온 용접기를 내려놓고.

[광화문 산악회]

후두둑-

빌린 밧줄과 장비를 던진다!

그르르르르-

이렇게 복도 끝까지 달리자 활짝 열린 엘리베이터가 보였다.

의자를 끼워 멈춰 둔 엘리베이터!

천문석은 바로 박스를 밀고 들어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팀장의 자동차 키를 누르자 바로 신호음이 들려왔다.

삐빗-

짙은 선팅이 된 장갑 SUV.

부아아아앙-

두 사람을 자동차에 태우고 출발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4분!

남중국 헌터들은 깔끔하게 흔적을 지우고 완벽하게 잠수타기 위해.

옥상에서 지하 주차장까지 모든 CCTV를 끄고 건물을 통째로 비워둔 상황!

단 하나의 CCTV에도 찍히지 않고 은밀하고 신속하게 이번 일의 전모를 알고 있는 팀장을 납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 게이트 안정화 권역 밖으로 빠져나가 경석이의 행방만 확인하면 깔끔하게 끝난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수천의 용역 헌터가 뒤엉켜 난장판이 된 광화문과 아무렇지도 않게 마탄을 사람에게 겨눈 헌터들에게 대가를 돌려줘야 하니까!

끼이이익-

천문석은 광화문 빌딩 앞에 장갑 SUV를 멈추고 바람잡이의 입을 가린 재갈과 몸을 묶은 밧줄을 끊었다.

“야, 이……!”

딱-

손가락을 튕겨 말을 끊고 재빨리 외쳤다.

“널 위해서 한 거야!”

“뭐? 갑자기 무슨 말을…….”

어리둥절한 표정.

“저 위에 녀석들. 내가 널 미끼로 사용하고 버렸다고 생각할 거 아냐!?”

“그게 맞잖아!”

하-

짧은 한숨과 어이없어하는 눈빛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재빨리 설명한다.

“야, 생각해 봐! 내가 진짜 널 버릴 생각이면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처리했겠냐? 그냥 던져 버리고 끝내지!?”

“어……?”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바람잡이.

천문석은 기절한 팀장을 가리키며 쐐기를 박았다.

“쟤는 너랑 나랑 완전히 갈라졌다고 믿겠지? 당연히 일이 끝난 후에도 넌 안전할 테고?”

“아!”

바람잡이는 깨달음의 탄성을 터트렸다.

딱-

다시 한 번 손가락을 튕기며 빠르게 말을 이었다.

“이제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이 오지? 후환 없이 깔끔하기 처리하기 위해서 이렇게 복잡하게 한 거야! 이 가방에 끈이랑 천 있다! 쟤 묶고 너도 얼굴 가려라!”

천문석은 조수석의 가방을 던져 주고 바로 장갑 SUV 밖으로 나갔다.

“뭐 하려고!”

“말했잖아? 남은 후환 처리해야지!”

모두가 광화문 광장의 난장판으로 몰려가 텅 빈 도로.

천문석은 장갑 SUV 지붕에 올라 광화문 빌딩 옥상을 봤다.

얼핏 봐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내력을 끌어올려 집중하자 느껴졌다!

아지랑이 지듯 일렁이는 대기!

은폐 마력장에 옥상 전체를 가리고 있다!

옥상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7분 남짓!

보스가 사라진 남중국 헌터들은 강화 철문을 뚫기 위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을 거다.

여기서 그냥 달리면 꼬리가 끊어진다!

포기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쫓아오도록 유인해야 한다!

그렇게 만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부산 던전, 공방 도시에서 수많은 헌터들을 끌고 달렸던 기술.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려 빌딩 옥상을 향해 외침을 담아 던졌다.

후우우우웅-

외침을 담은 기탄(氣彈)이 단숨에 허공을 가로질러 옥상에 펼쳐진 은폐 마력장을 뚫었다.

물결치듯 허공이 일렁이고 기탄이 뚫고 들어가는 순간 터져 나온 외침!

[여기다! 너희 팀장 아래에 있다!]

곧 은폐 마력장이 사라지고 완전무장한 헌터들이 난간에 줄줄이 나타났다.

[야, 여기야!]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외치며 크게 손을 흔들었다.

“……!”

“……!”

단숨에 알아보고 경악하는 헌터들!

총구를 겨누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총을 숨긴다!

“야……!”

“당장…….”

“……멈춰……!”

살기 어린 외침이 쏟아지는 순간.

천문석은 크게 손을 흔들며 외쳤다.

[지금부터 너희 팀장 데리고 찾아갈 거다!]

“죽는다!”

“……미친!”

“새끼……!”

“무슨 헛소리야!”

……

투지가 터질 듯이 끓어오르고 분노한 외침이 끝없이 이어졌다.

천문석은 흔들던 손을 움직여 텅 빈 도로 너머 난장판이 된 광화문 광장을 가리켰다.

[태성 빌딩! 지금부터 이태성 길드장 찾아간다!]

“…….”

“…….”

“…….”

순간 쏟아지던 외침이 뚝 끊기고 이글이글 타오르던 투지가 단숨에 꺼졌다.

차갑게 얼어붙는 남중국 헌터들!

천문석은 작별 인사하듯 손을 흔들고 장갑 SUV 안으로 들어가 출발했다.

부아아아아앙-

장갑 SUV가 출발하는 순간.

콰아앙-

광화문 빌딩 옥상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수십 대의 차량이 쏟아져나와 장갑 SUV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당장 잡아야 한다!”

“놓치면 끝장이다!”

“이태성. 미친놈! 이태성이라고!?”

……

남중국 헌터들은 사색이 된 얼굴로 멀어지는 장갑 SUV를 노려봤다.

수천의 용역 헌터와 대신 엮여 들어갈 놈들을 겹겹이 고용했다!

흔적을 지우고 남중국으로 떠나면 이놈들이 대신 뒤집어쓰도록!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처리한 이유는 결정적인 순간에 마탄을 사용하고 한 사람과 엮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태성 길드장!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이태성 길드장!

이태성 길드장은 경찰, 군인, 판검사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었다고 남중국 헌터 군벌을 움직여 보이스피싱 조직을 박살 내는 미친놈이 이태성 길드장이었다!

이태성 길드장의 손에 보스가 넘어가면 모든 계획이 끝장이다!

아니 그보다 더 안 좋아진다.

돌아갈 집, 남중국이 오히려 호랑이 굴이 될 테니까!

“밟아!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소총, 수류탄! 화기는 집어넣어!”

“팀장님 구할 때까지 절대로 마탄 사용하면 안 된다!”

“진압 방패, 스턴건 준비해라!”

십여 대의 장갑 SUV는 텅 빈 도로를 지나 장갑 SUV를 쫓았다.

부아아아앙-

* * *

힐끗-

천문석은 백미러를 살폈다.

텅 빈 도로 위.

성공적으로 어그로가 끌려 줄줄이 따라오는 장갑 SUV 십여 대!

뒷좌석.

미이라를 만들 기세로 팀장의 전신을 꽁꽁 싸매는 바람잡이.

“야, 됐어! 그 정도면 됐으니까! 넘어와서 운전대 잡아!”

바람잡이가 두 말없이 좌석 사이로 넘어와 운전대를 잡는 순간.

스르르륵-

천문석은 미끄러지듯이 조수석으로 빠져나와 팀장에게서 털어 낸 소지품을 살폈다.

리볼버, 스마트폰, 지갑, 단검, 휴대폰, 자동차 키, 검은 동전……!

“희한하네? 이 흑전 잡낭에 넣어 둔 거 같은데?”

의아했지만 중요한 건 아니다.

천문석은 바로 리볼버를 살폈다.

“아무리 봐도 내 리볼버랑 비슷한데?”

이세영 선생님이 선물로 주신 리볼버와 비슷한 장총신 리볼버!

철칵-

실린더를 열자 5발 모두 채워진 탄환이 보였다.

탄환을 쏟아 내 살피자 다섯 발 전부 더럽게 비싼 재금 공업 정품 마탄이다!

“하, 시바! 조폭 놈들이 이 비싼 탄환을 쓴다고!?”

천문석이 감탄하자 운전대를 잡은 바람잡이가 눈짓했다.

“마탄 뒷좌석에 더 있어! 탄환 가방 차고 있었어!”

“그래!?”

솔깃한 이야기!

잽싸게 탄환 가방을 회수해 열자 가득 채워진 마탄이 보였다!

전부 다 재금 공업 정품 마탄이다!

득템이다!

천문석은 희희낙락 마탄과 단검을 챙기고 다른 소지품을 확인했다.

지갑을 열어 봤지만, 현금뿐 여권이나 신분증 같은 서류는 일절 없다!

남은 단서는 하나.

팀장의 휴대폰!

화면을 클릭하자 떠오른 잠금화면을 기절한 팀장의 지문으로 해제하고 훑었다.

통화기록, 문자, 이메일!

곧 찾고 있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이 튀어나왔다.

헌터 나라 NTM_CHS 아이디를 추적한 위치 자료 세 개!

하나! 광화문 광장. 최후식 이사.

둘! 광화문 빌딩. 자신.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당연히 한경석이다!’

천문석은 문자 메시지를 휙휙 내렸다.

곧 지도 한 장이 튀어나왔다.

대륙과 그 앞에 놓인 커다란 섬, 대만!

붉은 점이 대만 너머 대륙에 박혀 있었다.

남중국 푸젠성!

세 번째 NTM_CHS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

한경석은 남중국 푸젠성에 있었다!

“……?”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한경석이 남중국에 있다고?

아니, 남중국에는 왜 간 거야!?

남중국은 대환단을 노리는 조직, 단체, 기업, 헌터들의 본거지!

한경석이 남중국으로 갔다는 건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다!

‘어떡하지!?’

물을 것도 없었다!

최대한 빨리 남중국에서 경석이를 빼내야 한다!

‘우선 경고부터!’

천문석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꺼내 경석이 번호를 전화를 걸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꺼져 있는 전화기!

바로 최후식 이사에게 연락했지만, 마찬가지!

최후식 이사의 전화기도 꺼져 있었다!

“하필이면 지금!”

탄식하는 순간 운전대를 잡은 바람잡이가 외쳤다.

“야! 이대로 계속 못가! 정면 인파로 막혔어! 서울역, 종로! 어느 방향으로 빠질까!?”

천문석은 고개를 들어 앞을 훑었다.

멀리 세 방향으로 이어진 교차로가 보였다.

왼쪽은 서울역, 오른쪽은 종로!

정면은 수천의 인파가 뒤엉킨 광화문 광장!

콰아아아아아아-

수천의 헌터들의 함성, 고함, 비명, 외침이 하나로 합쳐져!

거대 괴수의 울부짖음처럼 대기를 뒤흔들고 있었다.

부아아아앙-

문득 들려온 엔진음에 뒤를 보자. 남중국 헌터들이 탄 장갑 SUV 십여 대가 좌우로 펼쳐지고 있다!

서울역과 종로 방향 교차로를 막을 생각이다!

“우선 정면! 교차로까지 달린다!”

“알았어!”

부아아앙-

장갑 SUV가 교차로를 향해 가속할 때.

천문석은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한경석이 남중국에 있는 걸 알았어도 지금 당장 할 일이 달라지진 않는다.

해야 할 일은 둘!

최후식 이사에게 한경석의 소식을 알리고!

사로잡은 팀장과 남중국 헌터들을 태성 빌딩, 이태성 길드장에게 데려가 처리한다!

하지만 몸은 하나다!

‘무엇부터 해야지?’

자문하는 순간 파파팟- 머리에서 섬광이 터지고 결론이 튀어나왔다!

‘태성 길드로 달린다!’

최후식 이사에게 소식을 전하는 건 운전대를 잡은 바람잡이에게 맡긴다.

천문석은 결심하는 즉시 로또 용지를 꺼내 번호와 문장을 적어 바람잡이의 상의 주머니에 넣었다.

“엇!?”

“로또 용지다! 여기에 전화번호 적었다! 장갑 SUV 멈추는 즉시! 내 뒤에 바짝 붙어 따라와! 그리고 내가 신호하면 재금 빌딩으로 달리는 거다!”

불안한 얼굴로 백미러를 힐끗거리며 외치는 바람잡이!

“뭐? 약속했잖아! 안전 호텔에 자리를……!”

천문석은 말을 끊었다.

“재금 빌딩에 도착해서 적힌 번호로 전화 걸어! 그럼 바로 사람 내려올 거야. 그 사람에게 이 로또 용지 건네주면 바로 안전 호텔에 일자리 만들어 줄 거다. 고생했다.”

“…….”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한 번 목줄이 잡히면 골수까지 빨아먹으려는 악당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쉽게 끝난다고?’

바람잡이는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혹시 내가 더 해야 할 일. 없어……?”

“넌 제 몫을 했어. 수고했다.”

어깨를 두들기는 순간 거친 엔진음이 터졌다.

부아아아앙-

넓게 펼쳐진 십여 대의 장갑 SUV가 그물을 조이듯 좌우 뒤 삼면에서 돌진하고 있다!

천문석은 바로 외쳤다.

“정면! 난장판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부아아아아-

장갑 SUV는 인파로 막힌 광화문 광장을 향해 가속했다!

40, 30, 20, 10미터!

수천의 헌터가 뒤엉켜 싸우는 난장판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순간 급브레이크!

끼이이이익-

장갑 SUV가 멈추는 것과 동시에 천문석과 바람잡이는 뛰어내렸다!

천문석은 꽁꽁 묶인 팀장을 어깨에 둘러메고 광화문 광장의 난장판 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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