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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11화 (91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11화>

“……!”

소스라치게 놀라 총구를 돌렸지만, 허공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래! 난간 아래다!”

다급한 외침이 터지고 반사적으로 달리는 순간.

휙, 휙, 휙-

난간 너머에서 날아와 바닥을 구르는 무언가!

‘수류탄!?’

거친 남중국에서 구르던 모두는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튀어!”

“피해라!”

“뒤로!”

“냉각탑 뒤로!”

타다다다닥-

각성력을 끌어올리는 즉시 미친 듯이 달려 냉각탑 뒤로 몸을 던져 넣는 헌터들!

헌터들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폭발과 이어질 공격을 기다렸다.

1초, 2초, 3초……!

그러나 공격이 쏟아지지도 폭발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고개를 처박은 헌터들이 힐끗 고개를 내미는 순간.

데구루루르르, 통-

바닥을 빠르게 구르던 물체가 냉각탑과 충돌해 튀어 올랐다.

주먹 크기의 테니스공!?

‘속았다!’

반사적으로 뛰어나가려는 순간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끄아아아아아아-

“팀장님!?”

“난간 앞! 팀장님!”

“팀장님이 위험하다!”

냉각탑 밖으로 뛰어나온 모두는 얼어붙었다.

팀장은 난간 앞 바닥에 반쯤 몸을 일으킨 채 굳어 있었다.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바람잡이!

NTM_CHS의 정보를 가져온 바람잡이가 비명을 지르며 끌려가고 있었다.

난간 너머에서 날아온 밧줄 올가미에 묶여서!

“으아악- 야! 미친놈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멈춰! 그만 당기라고! 또라이 새끼야!”

“…….”

“…….”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멍하니 이 모습을 볼 때 누군가 문득 말했다.

“……쟤들 같은 편 아니었어?”

이 순간 바람잡이는 난간 너머로 추락했다.

“배신자 놈! 끝까지 저주한다! 죽어서도 끝까지 달라붙을 거다! 끄아아아아-.”

* * *

“…….”

“…….”

“…….”

옥상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헌터 전원은 남중국의 난장판에서 10년 이상 버텨온 베테랑 헌터들이었다.

그런 헌터들조차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의표를 찔러 기습 공격하고는 아군을 추락사시켰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모두가 멍하니 서로를 살필 때 팀장은 난간을 바라보며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뒤통수와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남중국에서 10년이 넘게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당연히 한국에서의 일은 간단히 성공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직접 와서 본 한국은 들은 것 이상으로 만만하게 보였다.

무기는 안전 상자에 넣어 다니고, 마탄은 사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무른 헌터들이 가득한 한국!

바로 수천명의 용역 헌터와 허수아비들을 세우고 철저히 모습을 감췄다!

이 모든 것은 결정적인 순간에 마탄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마탄이 장전된 소총 수십 개가 겨눠진 순간 그 누구라도 단숨에 무력화될 테니까!

‘그런데 이건 뭐지?’

NTM_CHS!

최후식의 대응이 생각을 너무나 벗어났다.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바람잡이를 미끼로 보내고.

누구도 낌새를 눈치채기 전에 옥상 냉각탑에 스마트폰으로 함정을 팠다.

그리고 함정에 빠지는 순간 가짜 수류탄을 던져 의표를 찔렀다.

완벽한 기습 타이밍!

바로 공격해 들어왔으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순간!

올가미 밧줄을 던졌다!

적이 아닌 동료, 바람잡이에게!

그리고 바람잡이는 동료를 저주하며 추락했다!

완벽하기 의표를 찌르고는 기습, 협상, 위협,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히려 아군을 공격한 것이다.

음모와 뒤통수가 난무하는 난장판!

온갖 사기꾼, 배신자, 또라이, 미친놈이 가득한 남중국에서도 본 적 없는 독보적인 미친놈이었다!

“아니, 도대체 왜!?”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팀장님!?”

“당장 추적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확보했습니다! 패턴을 풀면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 중요한 건 의문을 푸는 게 아니다!

NTM_CHS, 최후식을 잡아 대환단을 회수하는 거다!

팀장은 팀원들에게 명령했다.

“뒤를 쫓을 필요는 없다!”

“네? 무슨…….”

“팀장님! 이대로는……!”

손을 들어 말을 끊고 명령을 쏟아 냈다.

“NTM_CHS 정체 확인했다!”

“최후식! 오리온 길드 최후식이다!”

“오리온 길드로 바로 치고 들어간다!”

“광화문은 난장판인 상태! 전원 무장하고 한 번에 돌입한다!”

“대기 중인 팀부터 움직여 타겟 위치 확인한다!”

“지원팀! 흔적을 지우고 탈출 루트를 확인해라!”

팀장은 명령을 쏟아 내는 순간 각성력을 끌어올린 발로 바닥을 굴렀다!

쿠우우유웅-

진동이 퍼져 나갈 때 허공에 펴진 손가락 하나!

“1시간! 1시간 안에 모든 것을 끝내고 돌아간다!”

팀장은 팀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며 굳은 확신을 담아 말했다.

“남중국으로 돌아가는 우리 손에는 대환단이 있을 거다!”

우와아아아아-

거대한 환호성이 터지는 동시에 테이블 위에 무장 상자가 놓이고 장비가 쏟아졌다.

강화 전투복, 방탄조끼, 강화 헬멧, 섬광탄, 수류탄!

수백 개의 탄창에 장전된 재금 공업 정품 마탄!

몬스터가 아닌 사람을 상대하기 위한 무장을 시작하는 순간 돌연 진동과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위잉, 윙-

톸, 토톸-

타겟의 스마트폰!

“……!”

재빨리 스마트폰을 낚아채 팀장에게 달려가는 팀원!

“팀장님! 메시지가 왔습니다!”

“메시지!?”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낚아채자 화면에 메시지가 보였다.

[검은 동전]

“검은 동전? 이게 무슨……!?”

알 수 없는 직감에 바람잡이가 추락한 난간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보였다.

난간 위에 놓인 검은 동전!

“……!”

홀린 듯이 난간으로 걸어가 검은 동전을 주워들자, 그 아래 놓인 직사각형의 종이가 보였다.

줄마다 6개, 다섯 줄의 번호가 적힌.

“로또?”

문득 로또 용지를 뒤집자 글자가 있었다.

[아래]

본능적으로 난간 아래를 보는 순간 경악했다.

입에는 재갈이!

눈에는 천이 감긴 채!

밧줄에 묶여 허공에 매달린 바람잡이!

“……!”

팀장은 반사적으로 난간에서 몸을 내밀어 밧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바람잡이! 여기 있다! 밧줄! 아니, 염동력자!”

“네?”

“바람잡이요!?”

깜짝 놀란 모두가 달려오는 순간.

탁-

밧줄을 향해 뻗은 손에 잡혔다!

“……!”

오돌토돌 튀어나온 그립.

안전 장갑을 낀 손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 아래층 창에서 불쑥 얼굴이 튀어나오고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헌터업 안전 교육 안 받았어? 안전 장갑 안 꼈다가 손 날아간다!”

“최후식!?”

반사적으로 외치며 손을 빼고 리볼버를 꺼내려는 순간.

꽈드드득-

엄청난 힘이 손을 끌어당겼다!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난간을 넘어 거꾸로 떨어졌다!

아찔한 부유감!

잽싸게 손을 뻗어 바람잡이가 매달린 밧줄을 잡는 순간!

우드득-

밧줄이 잘려 나가고 활짝 열린 창문 안으로 굴러떨어졌다!

몸에 실린 엄청난 힘에 정신없이 바닥을 구를 때 터져 나온 외침들!

“팀장님!”

“아래층 창문으로 들어갔어!”

“적이 아래층에 있다!”

“로프 가져와! 바로 밑으로…….”

……

순간 최후식이 창밖으로 테니스공을 던지며 외치는 게 보였다.

“섬광탄 받아라!”

“멍청한 놈!”

“같은 방법에 두 번 속을 것 같냐!”

부하들이 외치는 순간 엄청난 섬광과 폭음이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앙-

단숨에 청각이 마비되고 눈앞이 새하얗게 물든다!

으아악-

“분명 공이었는데!?”

“빠져 뒤로 빠져!”

“난간 너머로 몸 내밀지 마라!”

“옥상! 문으로 달려!”

부하들의 다급한 비명이 터질 때 바닥을 구르던 몸이 무언가에 충돌했다.

와르르 쏟아지는 야구공과 무너지는 배트들!

쿵-

순간 팀장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며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종잡을 수 없는 공격을 쏟아붓는 최후식!

이 녀석은 위험하다!

마탄부터 박아 넣는다!

리볼버를 잡는 순간 휙 날아오는 테니스공!

“……!”

반사적으로 눈을 가리며 몸을 던지는 동시에.

통-

폭발하지 않고 벽에 튕기는 테니스공!

‘페이크!?’

데굴-

한 바퀴 바닥을 굴러 그 탄력으로 몸을 일으키는 순간.

팟, 파파파팟-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 들어오는 적이 보였다!

쿵-

바닥을 박차고 뒤로 뛰어 거리를 벌리며 재빨리 적을 살폈다.

얼굴을 가린 천!

평범한 재킷!

손에 쥔 테니스공!

강화 전투복, 단검 한 자루 없이 맨몸!

안전한 도시 안이라고 방심한 전형적인 한국 헌터다!

마탄을 사용하기에 최적의 상황!

게다가 천장에서 들려오는 소리!

두두두두두-

옥상의 부하들이 달려 오고 있다!

‘여기서 생포한다!’

쿵, 쿠웅-

연신 거리를 벌리며 외쳤다.

“멈춰라!”

“아니 왜 꼭 악당 놈들은 불리하면 멈추라는 거야!? 내가 유리한데 멈출 리가 없잖아!”

팀장은 피식 웃으며 품 안에 들어간 손을 꺼냈다.

“이걸 보면 생각이 바뀔 거다! 최후식!”

이 순간 기합과 함께 테니스공이 엄청난 기세로 날아왔다!

빠아아앙-

* * *

테니스공을 던지는 즉시.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돌진했다!

거듭된 기만은 누가 두목인지 특정하고 단숨에 빼내기 위해서였다!

준비와 확인 모두 끝났다!

눈앞의 ‘팀장’이 이번 일의 책임자다!

옥상에 쫙 깔린 놈들이 내려 오기 전에 눈앞의 ‘팀장’을 생포해 튄다!

콰아아앙-

테니스공이 천장을 박살 내고 먼지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이 순간 품 안에 들어간 손이 나오고 장총신 리볼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멈춰! 마탄……!”

“누굴 초짜로 아나! 한국에서 마탄을 사람한테 쏜다고? 하-!”

천문석은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듯 몸을 숙이고 가속했다!

콰아앙-

단숨에 공간을 넘어 30cm, 초근접!

쾅-

손으로 바닥을 때려 몸을 일으키며 돌진력과 내력이 담긴 팔을 뿌렸다!

깡-

팔과 팔이 충돌하는 순간 금속음이 울리고, 각성력과 내력이 충돌했다!

치고, 당기고, 훑고, 밀고, 찔러 오는 손!

깡깡, 깡깡깡깡-

손, 하박, 상박이 얽히는 매 순간 쉴 새 없이 터지는 쇳소리!

“무공 각성자!?”

천문석이 경악한 외침을 터트리는 순간 리볼버를 겨누며 의기양양하게 외치는 팀장!

“멈춰라! 최후식……!”

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휘청- 다리가 꺾이고 리볼버를 든 손이 축 처졌다!

“……무슨!?”

팀장이 경악하는 순간.

천문석은 빗질하듯 다리를 후렸다!

“너 같은 무공 각성자는 내 밥이지! 카캬캌-.”

빠아아앙-

팀장의 균형 감각을 잃은 몸은 나무토막처럼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

이 순간 뻗어 나간 손이 역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손, 가슴, 배, 허벅지를 두들겼다.

파파파팟-

아무 위력 없는 가벼운 손길이 전신을 훑는 순간 팀장의 전신에서 쏟아지는 물건들!

리볼버, 스마트폰, 지갑, 단검, 휴대폰, 자동차 키, 검은 동전……!

이 순간 허공에 뜬 팀장은 돌림판처럼 빙글빙글 허공에서 회전하며 자신의 소지품이 모조리 쏟아지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

“……!”

손이 닿는 매 순간 오감이 뒤틀리고 균형 감각이 무너졌다!

어느새 감각이 완전히 뒤틀려 팔다리,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하나!

자신에게서 쏟아진 물건들이 장난치듯 손을 휘젓는 상대의 재킷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보는 것뿐이었다!

으아아아악-

참을 수 없는 분노에 괴성을 지르는 순간 돌연 회전이 멈추고 땅에 뚝- 떨어졌다.

남의 다리인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

휘청거리다가 꼴사납게 널브러지는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찾았다고?”

스마트폰을 흔들고 검은 동전을 튕겨 올리며 묻는 상대!

이 순간 팀장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너 어떻게!?”

천문석은 공중으로 튕긴 검은 동전을 낚아채며 웃었다.

일어나지도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팀장!

이 녀석은 마치 게임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하듯 무공을 펼쳤다!

각성몽으로 무공을 깨달은 후 체화시키지 않은 무공 각성자의 전형!

속도와 순발력!

순간적인 대처는 빠르다!

그러나 무공이 영육과 혼백에 체화되지 않았기에, 상대가 변칙적인 공격, 기출변형만 가해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구인창의 경력을 담은 암경을 은근슬쩍 팔에 담아 흘려 보낸 지금처럼!

괜히 한국 무공 각성자들이 헌터 도장, 대한 정통 무당파 같은 곳에서 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한 거냐!?”

비틀비틀 일어나며 다시 한 번 묻는 적!

“궁금하냐?”

“……!”

이글이글 불타는 눈빛이 대답을 대신했다.

천문석은 떨어지는 검은 동전을 튕겼다.

핑그르르르-

용과 별이 그려진 동전이 날아오자 순간적으로 시선을 뺏기는 팀장!

천문석은 정답을 말해 줬다.

“잘!”

“……어?”

팀장이 반문하는 순간 시계추처럼 흔들리던 천문석의 주먹이 시야의 사각에서 튀어나왔다.

팟-

계란을 잡듯 둥글게 말린 주먹이 머리에 닿는 순간 전원이 꺼지듯 기절했다.

천문석은 문득 주위를 돌아봤다.

으브브븝븝-

상처 하나 없는 바람잡이!

“…….”

깔끔하게 기절한 현장 책임자, 팀장!

“팀장님!”

“괜찮으십니까!?”

“완전히 막혔어! 폭약 C4로 뚫자!”

“안 돼! 이걸 날리면 은폐 마력장도 날아간다!”

……

강화 철문에 막혀 우왕좌왕하는 남중국 헌터들!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이제 다음 페이즈로 넘어갈 때다.

광화문 광장에 깔린 수천의 용역 헌터 손발과 이 일을 계획한 머리를 묶어 한 방에 날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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