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10화 (91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10화>

“저기 있다!”

“왼쪽! 신라 금은방 옆!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 골목에서 쏟아진 용역 헌터들이 금은방 골목으로 몰려 오는 순간.

으앗-!

짧은 비명이 터지고 타겟의 어깨에 걸쳐진 바람잡이가 떨어졌다!

“확보해야 한다!”

“타겟의 정보를 알고 있다!”

“붙어! 당장 돌진해서 잡아야 한다!”

……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돌진하는 용역 헌터들!

다급히 바닥을 굴러 도망치는 바람잡이!

돌진하는 용역 헌터와 도망치는 바람잡이를 번갈아 보는 타겟!

타겟은 찰나의 망설임 후 골목 안으로 달려 도망쳤다!

용역 헌터들은 전력으로 달려 바람잡이를 확보하고 골목으로 뛰어들어갔다!

“없어! 놓쳤다!”

“쥐새끼 같은 놈!”

“빌어먹을! 몇 번을 놓치는 거야!”

“멀리 못 갔을 거다! 바로 따라붙어라!”

……

용역 헌터 조장은 빠르게 명령하고 골목 입구 바람잡이에게 달려갔다.

“타겟! 이름이 뭐냐!? 출신은? 길드, 헌터팀, 조직……?”

바람잡이는 덜덜 떨리는 몸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정보…… 정보가 있어요! 고용주를 만나야 해요! 타겟! 그냥 헌터가 아니에요! 지금 당장 고용주, 책임자를 만나 전해야 해요!”

잠시 후 바람잡이와 3명의 용역 헌터는 뒷골목에서 빠져나와 광화문 광장 방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멀리 떨어진 건물 지붕에 납작 엎드린 천문석이 보고 있었다.

‘배후, 책임자, 관리자…… 이름이 뭐가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사람에게 자신을 인도해 줄 미끼가 출발했다!’

* * *

바람잡이, 미끼와 거리가 적당히 벌어졌다!

천문석은 벌떡 일어나 지붕 위를 달리며 머리를 엉클어트리고 얼굴을 가린 천을 떼어 냈다.

그리고 좁은 골목으로 뛰어내렸다.

타탓, 타탓-

좌우 벽을 밟고 지상에 내려서는 순간 기세와 내력을 갈무리하고 목과 등을 꾸부정하게 구부렸다.

이것만으로도 인상이 단숨에 변했다.

천문석은 바로 골목에서 나와 의도적으로 천천히 걷는 미끼, 바람잡이를 따라 걸었다.

“어디야!?”

“이쪽 골목은 아닙니다!”

“소리! 그 특이한 소리와 진동을 따라가!”

“알림음, 소리와 진동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니까!”

다급한 외침과 함께 우르르 달려오는 용역 헌터들!

천문석은 깜짝 놀란 일반인처럼 벽에 찰싹 붙어 길을 터주고 빠른 걸음으로 바람잡이를 따라가며 주위를 살폈다.

용역 헌터들은 스마트폰 진동과 소리가 끊기자, 골목과 건물을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했다!

‘잘했다! 세연! 네가 한 건 했구나! 카캬캌-’

세연이 개조한 독특한 알림을 내는 스마트폰은 일종의 먹음직한 미끼였다!

사람은 무엇이든 익숙해지기 마련!

어두운 밤 앞선 사람이 든 횃불을 목표 삼아 걷다 보면 어느새 사람이 아닌 횃불을 따라 걷게 된다.

이때 횃불이 꺼지면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길을 잃게 된다.

독특한 알림음을 토하는 스마트폰은 어두운 밤 횃불이었다!

자신이 스마트폰 전원을 꺼버리자 그 특이한 진동과 소리를 쫓던 용역 헌터들은 목표를 잃고 우왕좌왕 흩어져 건물을 뒤지고 있었다!

지금 기습 공격하면 순식간에 와해시킬 수 있다.

하지만 광화문에 쫙 깔린 용역 헌터들은 돈을 받고 고용된 하수인일 뿐이다.

그것도 수십 단계를 거쳐 고용한 하수인들!

이 녀석들을 아무리 쥐어박아 봐야 제대로 된 정보가 튀어나올 리 없었다.

그래서 광화문 일대에 쫙 깔린 수천의 용역 헌터들을 5블럭 안으로 끌어모았다!

다른 지역에 흩어진 용역 헌터의 밀도를 줄여 운신의 폭이 늘리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자발적 미끼, 바람잡이가 이동하고 있다.

수천명의 용역 헌터를 동원해 NTM_CHS을 찾고 있는 배후, 고용주를 향해서!

이 모든 일의 배후 고용주를 잡으면 돌아가는 상황과 갑자기 사라진 또 다른 NTM_CHS, 한경석의 행방을 알 수 있다!

한경석은 자신에게 호의를 보여 주다가 대환단에 얽혔다.

신의에는 신의로!

‘조금만 기다려라! 경석아!’

천문석은 기세를 숨긴 채 바람잡이를 쫓아 빠르게 걸었다.

* * *

광화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광화문 빌딩 옥상.

초고가의 은폐 마력회로가 설치된 옥상에 커다란 천막이 처지고 그 아래 수십 대의 컴퓨터와 통신기, 헌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이 이번 광화문 작전을 지휘할 통제실이었다.

이번 일의 현장 책임자 팀장은 내심 한숨이 나왔다.

통제실에 있는 부하들은 권모술수, 뒤통수가 일상인 남중국에서부터 자신과 함께한 정예 각성자들이다.

현장 통제실은 간신히 단일화했지만, 이번 일에 엮인 이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27개!

이번 일에 힘을 합친 조직, 이익단체, 헌터 길드, 다국적 기업의 총수가 27개였다!

27개 단체의 힘과 영향력을 총동원해 헌터 부대와 국가 헌병대의 출동을 지연시켰다!

그리고 용역 헌터와 이들을 관리하고 몸빵을 설 조폭 길드, 단체, 헌터팀을 복잡하게 고용해 3천이 훌쩍 넘는 인원을 광화문 인근에 쏟아부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하나!

헌터 나라, ‘NTM_CHS’을 추적하고 대환단을 얻기 위해서였다!

계획대로 NTM_CHS로 의심되는 헌터를 찾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아무리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지만, 너무 많은 인원을 고용하다 보니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

“멍청한 새끼들!”

난간 너머 광화문 광장을 보자 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난장판이 된 광화문 광장!

고용한 용역 헌터 반수 이상이 집단 패싸움에 말려들어 광화문 광장에 발이 묶였다!

이 와중에 남은 인력을 모두 동원해 간신히 일정 구역에 밀어 넣은 NTM_CHS까지 놓쳤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처음부터 예견된 실패였다.

대환단은 하나인데 노리는 단체는 27개!

협력이 깨질 것은 이미 예상했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대환단을 얻기도 전에 견제가 시작되고 협력이 깨졌다는 것!

하아-

절로 한숨이 새어 나오는 순간 천막 안 통제실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NTM_CHS의 정보를 가졌다는 ‘바람잡이’ 도착했습니다! 헌터 나라 서버 해킹도 거의 끝났습니다! 곧 앱이 깔린 스마트폰 위치 추적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바로 올려 보내라!”

팀장은 명령 즉시 옥상 입구로 걸었다.

스마트폰 위치추적은 전원만 내려도 무용지물!

지금 중요한 건 NTM_CHS의 정체 파악이다!

정체만 알아내면 돈과 권력 혹은 폭력 무엇이든 원하는 걸 주고 대환단을 확보할 수 있다!

대환단만 확보하면 이 난장판과는 안녕이다!

용역 헌터들은 어차피 꼬리!

처음부터 수십 단계를 거쳐 고용했기에 그냥 끊어 버리고 튀면 된다!

쿵, 쿵쿵-

이때 옥상 문에서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팀장은 품 안으로 손을 넣으며 외쳤다.

“들어와라!”

철문이 살짝 열리고 찢어진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은 여성 헌터가 나타났다.

NRM_CHS의 정보를 가지고 딜을 건 바람잡이!

“…….”

잠시 기다렸으나 바람잡이를 데려온 용역 헌터는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불쑥 손만 문틈에서 튀어나왔다.

말은 필요 없었다.

팀장은 품에서 꺼낸 묵직한 주머니를 던졌다.

문틈에서 튀어나온 손이 주머니를 낚아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야기 한 대로 중급 마석이다. 확인해 봐라.”

“…….”

아무 대답 없이 문을 닫고 사라지는 조폭 헌터.

‘눈치 빠른 녀석.’

팀장은 품 안에 넣은 손을 빼내며 피식 웃었다.

“저기서 이야기하지.”

팀장은 구석 난간을 가리키고 앞장서 성큼성큼 걸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무심하게 말했지만, 격동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몸을 낮추고 대환단 추적 카르텔에 들어왔던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을 노렸다!

대환단을 찾는 건 남중국 군벌들이다.

그리고 군벌들이 대환단을 원하는 이유는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이 대환단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남중국 연방 의회 총선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혼란기!

혼란은 언제나 위로 치고 올라갈 기회다!

천검의 눈에 드는 순간 군벌과도 비교되지 않는 엄청난 배경을 얻게 된다!

대환단은 기업과 조직의 구린 일을 처리해 주던 자신이 단숨에 비상할 기회였다!

자신을 고용한 27개 단체에 대환단을 건넬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지상 광화문은 난장판, 주위 CCTV는 이미 처리가 끝난 상황!

‘정보를 얻는 즉시 대환단을 확보해 사라진다!’

결심하는 순간 옥상 가장자리 난간에 도착했다.

팀장은 몸을 돌려 바로 물었다.

“NTM_CHS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원하는 게 뭐지?”

“100억…….”

“좋다. 정보를 받는 즉시 쏴주도록 하지.”

팀장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승낙했다.

순간 바람잡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세기가 말한 대로다!’

자신이 배신할 게 걱정되지 않냐는 물음에 씩 웃으며 말하던 이세기!

‘왜? 그쪽에서 좋은 거래를 제안하면 갈아타게? 만나면 10억. 아니, 100억쯤 불러봐. 아마 그 녀석 주저하지 않고 승낙할걸? 카캬캌-’

그때는 이세기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직접 겪는 순간 그 속뜻이 이해됐다!

눈앞의 고용주는 100억이 아닌 1000억을 불러도 바로 고개를 끄덕였을 거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겹겹이 용역과 조폭, 길드를 세웠다.

그런데 직접 얼굴을 보여 주고 정보를 얻은 다음에 순순히 대가를 준다고!?

게다가 자신을 데려온 용역 헌터 조장은 문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부터 돈을 줄 생각은 없다!’

지금은 선택의 순간이다.

수천명의 용역 헌터를 고용할 권력과 재력을 지닌 고용주.

vs

재앙의 화신 이세기.

누굴 선택할지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바람잡이는 힐끗 옥상 문을 살폈다.

고용주, 배후의 위치를 확인하면 단숨에 몰아치겠다던 이세기!

그러나 이세기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 오는 거야? 빨리 좀 와!’

이때 팀장이 한 걸음 성큼 다가오며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기억이 나지 않나? 기억나도록 도와줘야겠군.”

“NTM_CHS! 그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 본명을 알고 있습니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외치는 순간.

우뚝 멈춰 서서 고개를 끄덕이는 팀장!

“그래 본명이 뭐지?”

‘이세기! 뭐 하는 거야!? 제발 빨리! 빨리빨리 좀 와!’

바람잡이는 마음속으로 절규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입을 열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NTM_CHS! 헌터 나라 NTM_CHS 아이디! 그 아이디를 사용하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알림을 보내고 또 보내면서 추적했던! NTM_CHS 그 빌어먹을 아이디를 사용하는 …….”

중언부언!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는 순간.

칼날이 눈앞에 놓인 듯한 섬뜩한 감각이 쏘아졌다!

‘미안하다! 이세기!’

“NTM_CHS의 본명은…….”

다급히 외치는 순간 벼락 치듯 뇌리를 스치는 기억!

“……!”

광화문 재금 빌딩 앞!

갑자기 섬광이 터지고 이세기의 어깨에 걸쳐져 끌려 갈 때 얼핏 본 얼굴!

얼핏 봤지만, 신동대문에서 쫓겨나 광화문에서 영업을 시작할 때 절대 말을 걸어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 몇 번이나 주의를 받았기에 똑똑히 기억한다!

마치 하늘이 예비한 듯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바람잡이는 바로 외쳤다.

“최후식! NTM_CHS! 오리온 길드 최후식 헌터입니다! ‘CHS’ 최후식의 이니셜입니다!”

* * *

“……!”

팀장은 짜릿한 전율이 전신을 흐르는 걸 느꼈다!

NTM_CHS.

Choi. Hu. Sik.

최. 후. 식!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헌터 나라에 대환단을 올린 사람의 정체는 오리온 길드 최후식 헌터였다!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명령 문자를 입력하는 순간 통제실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팀장님! 서버 뚫었습니다! NTM_CHS 스마트폰 위치 확인했습니다!”

어차피 이름을 확인한 이상 대기 중인 무력 팀에 문자를 보내면 잡는 건 시간문제!

팀장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디지?”

“신호가 셋 잡혔습니다! 앱을 깐 스마트폰은 셋입니다!”

“셋? 스마트폰이 셋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번쩍 고개를 드는 순간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

“네! 같은 아이디로 접속한 스마트폰 세 개의 위치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잠시만…….”

화면을 확인하며 바로 외쳤다.

“하나는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45분 전에 신호가 꺼졌고. 다른 하나는 남중국에서 잠깐 신호가 잡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잠깐 뭐? 남중국에서 신호가 잡혔다고!?”

“네. 정확한 위치는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방금 전원이 들어왔는데…….”

NTM_CHS가 남중국으로 갔다고?

지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오리온 길드 최후식이 남중국으로 갔다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바람잡이를 보는 순간 외침이 들려왔다.

“마지막 스마트폰 위치 확인했습니다! ‘광화문 빌딩’입니다!”

“…….”

팀장은 이름을 듣는 순간 문득 고개를 돌렸다.

옥상 가장자리 대형 전광판에 붙어 있는 빌딩 이름.

[광화문 빌딩]

“……!”

“……!”

“……!”

무심코 고개를 돌리던 통제실 인원 모두가 얼어붙는 순간.

팀장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주먹을 쥐었다!

터질듯한 아찔한 침묵 속.

전원 소리 없이 총을 꺼내고 각성력을 끌어올렸다!

팀장은 품에서 리볼버를 꺼내 들며 바람잡이를 봤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그러나 덜덜 떨리는 손과 눈동자 깊은 곳에 자리한 공포심을 느끼는 순간 깨달았다.

‘미끼였구나! 역으로 이 자리에서 잡는다!’

말없이 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내는 즉시 수없이 호흡을 맞춘 팀원들은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하고 메시지를 입력했다.

팀장도 헌터 나라 앱을 실행하고 메시지를 입력했다.

[네가 보낸 미끼는 우리가 데리고 있다. 나와라. 대화를 나누자.]

곧 메시지 작성을 끝낸 팀원들이 말없이 손을 들고.

팀장이 손을 내리긋는 동시에 모두는 일제히 메시지를 보냈다.

윙윙, 위이윙윙-

톡톡, 토토톸톸톸-

순간 입체 진동, 공간 음향 알림음 터져 나왔다!

건물 중앙 냉각탑에서!

명령은 필요 없었다.

권모술수, 뒤통수가 일상인 남중국에게 단련된 정예 팀원들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흩어져 은폐 엄폐하고 냉각탑을 포위했다!

‘끝장이다! 마탄 소총이라니!’

바람잡이가 하얗게 질릴 때.

팀장은 포위된 냉각탑을 향해 외쳤다.

“NTM_CHS. 지금 널 겨누고 있는 소총 탄환. 재금 공업 정품 마탄이다! 도망칠 방법은 없다! 나와라. 지금 나와서 정당한 거래를 하자.”

철컥, 철컥, 철컥-

순간 노리쇠 후퇴시키는 소리가 압박하듯 울려 퍼졌다!

체크 메이트!

뒤통수 치려던 적을 오히려 외통수에 몰아넣었다!

수십 자루의 마탄 소총이 겨눠진 순간 상급 각성자라도 방법이 없다.

마탄은 게이트 전쟁의 판도를 바꾼 세기의 발명품!

마탄에 새겨진 마력은 거대 괴수의 강대한 반발장마저 깎아낸다!

당연히 각성 헌터의 마력장을 뚫는 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다!

문제는 한국에선 마탄이 든 총구를 사람에게 겨눈 것만으로도 던전 노역장에 처박힌다는 사실!

그래서 수천명의 용역 헌터와 조폭, 헌터팀을 몸빵으로 세웠다.

지금 같은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서!

자신의 노림수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외통수에 몰아넣은 NTM_CHS, 최후식을 잡고 대환단을 손에 넣는다!

그 즉시 깔끔하게 꼬리를 자르고 남중국으로 넘어가 천검에게 대환단을 바친다!

완벽한 결말이다!

팀장은 끓어오르는 희열을 담아 외쳤다.

“셋이다! 셋 셀 때까지 나오지 않으면. 네가 보낸 미끼의 머리를 날려 주마!”

“네? 잠깐만! 저는 왜!? 기다…….”

바람잡이가 다급히 외치는 순간.

기릭기릭기릭-

리볼버에 천천히 마력 소음기를 장착하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하나……!”

“야! 텄어! 빨리 나와! 소음기! 지금 마력 소음기 끼고 있어! 진짜야! 이 녀석 진짜 내 머리 쏘려고 한다니까!”

바람잡이의 비명 같은 외침이 터지는 순간.

팀장은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그래, 진짜로 쏠거다! 얼른 나와라! 둘!”

이 순간 대답이 돌아왔다.

“알았어. 나갈게.”

수십 개의 총구가 겨눠진 옥상 중앙 냉각탑이 아니라.

팀장과 바람잡이가 서 있는 난간 너머 허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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