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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08화 (909/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08화>

빈정거리는 목소리!

염동력자는 빙글 몸을 돌리는 동시에 위협하듯 외쳤다!

“하- 이건 또 어떤 새끼야!”

훅- 치고 들어오는 위압감!

섬뜩한 전율에 반사적으로 염동력장을 폭발시켰다!

콰카카카캉-

폭발하는 염동력장을 뚫고 들어온 주먹이 가슴으로 다가온다!

“……!”

경악해 가슴 위로 염동력을 모으는 순간 손에 생겨나는 마력광!

파스스스-

마력광에 물든 주먹은 아무렇지도 않게 염동력을 뚫고 멱살을 틀어쥐었다!

숨통이 컥- 조여들고 몸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이 새끼가! 으아악-.”

악을 쓰며 반사적으로 염동력 칼날을 쏟아부었다.

핏-

순간 허공에서 불쑥 튀어나온 방패!

탓탓, 탓탓탓-

염동력 칼날은 허공에 뜬 방패에 막혀 미끄러졌다!

스스로 움직여 공격을 막아 내는 마도구!

이지스의 방패다!

“잠시……!”

방패를 알아보고 다급히 외치는 순간 잡힌 목에서 엄청난 각성력이 쏟아졌다!

콰드드득-

단숨에 숨통이 조여들고 전신의 힘이 쭉 빠져나갔다.

끄어억-

악을 쓰며 염동력을 쏟아부었지만, 멱살을 잡은 손은 바이스로 조인 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템빨이 아니다!

상급! 아니, 레이드 탱커급!

지금 상대하는 사람은 최고 등급 각성자다!

“끄어, 숨. 숨이! 잠시만! 꺼어- 말…….”

다급한 외침에 툭 돌아오는 질문.

“너 어느 조직이야? 광식이? 칠성파? 강남 똘이?”

“헌터! 꺽- 헌터 길드……!”

“뭔 조폭 놈들이 무조건 헌터래? 몬스터랑 싸워야 헌터지. 사람이랑 싸우는 용역 놈들이 무슨 헌터! 하-.”

최후식 이사는 피식 웃으며 고개 돌려 물었다.

“그렇지 않냐?”

순간 소리죽여 접근하던 육체 각성자와 무공 각성자가 폭발적으로 돌진했다.

쿵쿵, 쿵쿵쿵-

어깨를 앞세워 땅을 짓밟고 전차처럼 돌진하는 육체 각성자!

타타탓, 타탓-

벨트에 손을 올린 채 경신법을 펼쳐 화살처럼 쏘아진 무공 각성자!

비명이 터지고 뒤엉킨 사람들이 다급히 물러섰다.

육체 각성자는 정면으로!

무공 각성자는 비스듬히 측면으로 치고 들어왔다!

대인전 경험이 많은 놈들이다!

게다가 그 뒤에서 줄줄이 달려오는 수십 명의 용역 헌터들까지!

순간 웃음이 터지고 피가 끓어올랐다!

“하! 이 조폭 새끼들이!”

최후식은 염동력자를 휙- 집어던지고 육체 각성자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이 순간 육체 각성자는 승리를 확신했다!

어깨에도 오지 않는 키!

자신의 반도 되지 않는 몸무게!

2미터에 달하는 키, 100kg이 훌쩍 넘는 피지컬에서 쏟아지는 압도적인 힘은 강화 콘크리트조차 으스러트린다!

“단숨에 박살 내주마!”

하아아앗-

육체 각성자가 어깨에 각성력을 집중하고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 순간.

바닥에 나뒹굴던 염동력자가 다급히 외쳤다.

“피해! 레이드……!”

그러나 이미 늦었다.

어깨와 어깨가 닿고!

힘과 힘, 각성력과 각성력이 정면에서 충돌했다!

콰아아앙-

폭탄이 터진듯한 굉음과 열풍이 쏟아지는 순간.

후우우우웅-

2미터가 넘는 육체 각성자는 트럭에 받힌 경차처럼 찌그러져 날아갔다!

순간 최후식 이사의 등 뒤!

지면에 스치듯 낮게 돌진한 무공 각성자가 용수철처럼 튕겨 올랐다!

파아앙-

벨트에 올린 손을 뻗는 순간 튀어나온 섬광, 연검!

빠아아앙-

벨트로 위장한 연검이 검기를 담아 공기를 찢어발기고 등을 찔러 갔다!

상대는 몸을 돌리기도 전!

‘잡았다!’

확신하는 순간 공기가 물결치듯 요동쳤다.

“……!”

미처 반응하기 전에 터져 나온 기합!

[하앗-]

소리가 폭탄이 되어 연검과 몸을 후려쳤다!

연검에 담긴 각성력이 단숨에 날아가고.

쓰러질 듯 휘청 다리에 힘이 풀린다!

최상급 마수의 포효 같은 외침!

어그로를 잡기 위한 탱커의 도발 기합이다!

으아아악-

악을 쓰며 각성력을 끌어올려 연검을 뻗었다!

쩡-

검기가 담긴 연검이 대나무처럼 뻣뻣이 일어서 가슴을 찔렀다!

상대는 도발 기합을 터트리느라 무방비 상태!

‘이겼다!’

확신하는 순간.

휙- 날아온 손이 검기가 실린 연검을 잡아 왔다.

검기가 실린 검을 손으로 잡는다고!?

멍청한 녀석! 그대로 손을 날려 주마!

무공 각성자의 검기가 담긴 연검과 최후식 이사의 손이 충돌하고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깡-

검날을 잡은 손가락!

“검기를 손으로 잡았다고!?”

경악한 무공 각성자가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엄청난 힘이 연검을 낚아챘다.

훅- 딸려 가는 몸!

반사적으로 검을 놓으려다가 흠칫 놀라 망설인다.

“……!”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짧은 망설임!

이 망설임이 승패를 갈랐다!

콰아앙-

최후식 이사는 상대가 반응하기도 전에 머리로 들이박았다!

기술도 뭣도 아닌 막싸움!

그러나 여기에 실린 힘과 각성력이 방어를 뚫고 뇌를 뒤흔들었다!

무공 각성자는 일격에 기절해 픽- 쓰러졌다.

최후식 이사가 염동력자, 육체 각성자, 무공 각성자 셋을 침묵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최후식은 빙글 몸을 돌렸다.

악을 쓰며 달려오는 용역 헌터 십여 명!

“조장님!”

“이 새끼가 돌았나!”

“바로 밀고 들어가서 제압한다!”

……

상급 각성자 셋이 단숨에 제압당했는데도 용역 헌터들은 기세가 살아 있었다.

당연했다.

10여 명의 용역 헌터 뒤!

광화문에 가득한 인파가 술렁이고 있다!

의도를 숨기고 깃발전, 현피를 계획한 놈들!

수천 단위의 용역 헌터들이 해일처럼 밀려 오리라!

쿵쿵쿵- 터질 듯이 뛰는 심장과 짜르르- 전신을 울리는 전율!

하-

순간 웃음이 터지고 가슴이 요동쳤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투지가! 각성력이 끓어올랐다!

그래 이거다!

이 감각, 이 전율, 이 격동!

현장에서 멀어져 무뎌진 투지와 감각이 올올히 깨어나고 있다!

최후식 이사는 휘몰아치는 각성력을 담아 보도블록을 내리찍었다!

쿠우우우웅-

충격파가 보도블록을 타고 쏘아져 선두의 용역 헌터들을 삼켰다.

으아앗-

어, 어엇-

돌진이 멈추고 기세가 죽는 타이밍!

최후식 이사는 땅을 박차고 돌진했다!

쾅쾅, 쾅쾅쾅쾅-

사방으로 나뒹굴고 픽픽 쓰러져 나가는 용역 헌터들!

최후식 이사는 단숨에 10여 명의 용역 헌터들을 날려 보내고 각성력을 담아 외쳤다.

[내가 바로 오리온 길드 최후식이다!]

“오리온 길드!”

“탱커 최후식!”

“최후식이라고!”

경악한 얼굴, 깜짝 놀란 외침!

홀린 듯이 전투를 보던 인파의 시선이 모이고 탄성이 쏟아졌다!

널브러진 용역 헌터 한가운데!

최후식 이사는 우뚝 서서 시선과 탄성을 받아들였다!

“오리온 길드면 암살검이 있는 길드!”

“암살검! 대인전 세계 랭커 암살검 한경석!”

“이태성 길드장이랑 같이 게임 했다는! 그 최후식!”

“맞아! 재수가 좋아서 1세대 헌터가 됐다는 그 최후식이다!”

“나이트 아머 슈트! 더럽게 비싼 나이트 아머 슈트를 초장기 할부로 질렀다는 최후식 이사 맞지!?”

“맞아! 레이드 메인 탱커 한다고. 풀세트 장비부터 지른 자칭 레이드 탱커 최후식이다!”

“이세계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미뤄져서 닭 쫓던 개 된 그 최후식 이사!”

“어쩐지 헌터들 쥐어박는 주먹에 감정이 담겼더라니!”

“당장 SNS에 올려야지!”

“와! 기대도 안 했는데 제대로 된 패싸움이 벌어지겠네!”

……

뭔가 좀 이상한 탄성과 감탄이 파도치듯 인파를 타고 퍼져 나갔다.

* * *

“…….”

태성 빌딩으로 달려가려던 최후식은 우뚝 멈춰 서서 멍하니 주위를 돌아봤다.

‘뭐지……? 이 익숙한 멕이는 것 같은 탄성은!?’

감탄 속에 담긴 황당함과 어이없어함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순간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진짜야? 최후식 이사가 개털이라고?”

“그렇다니까! 한경석! 대인전 랭커 암살검과 같은 길드원 친구의 동생에게 들은 이야기야!”

“……!”

최후식 이사는 번쩍 깨달았다.

귀에 익은 멕이는 것 같은 탄성!

조카 놈이 평소에 자신의 속을 긁던 외침들이다!

한경석! 이번에도 한경석이 범인이었다!

으아아악-

진실을 깨달은 최후식은 괴성을 지르며 용역 헌터들에게 돌진해 미친 듯이 쥐어박았다!

“내가 최후식이다!”

“으악- 도망쳐! 암살검과 같은 길드 탱커가 분노했다!”

“시바, 시바! 그냥 최후식이라고! 여기서 한경석이 왜 나와!”

빌어먹을 랭커 시스템!

내가 한참 먼저 각성했는데!

내가 한경석! 조카 놈보다 더 강한데!

빌어먹을 탱커 랭커에는 괴물들이 너무 많아 순위가 확 밀려 버렸다!

‘한경석과 같은 길드 최후식?’

이 빌어먹을 꼬리표라니!

으아아악-

분노한 최후식 이사는 용역 헌터들을 쥐어박으며 날뛰었다.

인파가 가득 몰린 광화문 광장이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 갔다.

이 순간 오리온 길드 헌터들은 재금 빌딩 로비를 달리며 최후식 이사를 찾고 있었다.

“최후식 이사님!”

“이사님 어디에 계세요!?”

최후식 이사의 명령으로 한경석의 동선을 파악하던 중 인천공항에 도착한 걸 확인했다!

그리고 그 시간 인천공항에서 뜬 비행기의 목적지는 중국, 그것도 남중국뿐이었다!

당장 최후식 이사에게 알려야 했다!

“로비에 없어! 밖으로! 밖에 있을지 모른다!”

입구로 우르르 달려갈 때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형! 누나! 여기야! 여기! 여기서 보여!”

“어. 너! 아까 그 꼬맹이!”

“여기 이사님이 찾던 꼬맹이 있다!”

반색해서 달려온 오리온 길드 헌터들은 다급히 물었다.

“이사님! 최후식 이사님 어디 갔는지 알아!?”

“저기 봐! 엄청 잘 싸워! 막, 막! 쥐어박고 있다니까!”

특급 헌터는 유리 벽 밖을 가리켰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패싸움이라도 일어났는지 난장판이 된 거리가 보였다!

“하, 이 꼬맹이.”

“흩어지자! 당장 이사님을 찾아야 한다!”

한숨과 함께 흩어지려는 순간.

특급 헌터는 재빨리 외쳤다.

“잠깐! 저기 좀 보라니까!”

“야, 싸움 구경할 시간 없어! 암살검이 출국……!”

버럭 소리치던 헌터는 우뚝 굳었다.

유리 벽 너머 난장판이 된 거리!

정신없이 용역 헌터들을 쥐어박는 헌터가 얼핏얼핏 보였다!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지 않고 몸으로 버티며 주먹질, 발차기, 박치기, 숄더 차지를 쏟아붓는 헌터!

너무나 눈에 익은 익숙한 근본 없는 저 싸움법!

“설마, 설마!?”

“최후식 이사님!? 이사님이야!?”

“아니. 내려간 지 얼마나 됐다고! 난장판에서 싸우고 있어!”

“이거 어떡하지!?”

당황한 얼굴로 서로를 보는 오리온 길드 헌터들.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장 소식 전해야지! 다른 곳도 아닌 남중국으로 갔을 가능성이 큰데!”

“……!”

순간 모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암살검 한경석이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1시간! 남중국행 비행기들이 줄줄이 출발했다!

한경석은 남중국 어딘가 있을 가능성이 컸다.

남중국과 한국은 헌터 인프라가 완전히 다르다!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대도시에 설치된 건 같다.

하지만 도시 밖에는 던전, 균열, 마경이 뒤엉켜 펼쳐져 있고. 도시 안에는 헌터, 조폭, 기업, 군벌의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뒤를 봐주는 세력 없이는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드는 장소!

사실상 안전지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무법 지대가 남중국이다!

그런 곳에 암살검 한경석이 갔다!

당장 최후식 이사에게 알리고 지원팀을 보내야 한다!

“빨리빨리! 우리 얼른 후식이 아저씨 도와줘야 해! 나랑 니케도 도와줄게!”

꼬맹이 말이 맞다!

당장 최후식 이사님을 도와 빼내야 한다!

“바로 움직인다!”

“이사님을 빼내고 소식부터 알린다!”

“나가는 대로 돌파 대형 짜고 파고든다!”

“너, 너! 위에 대기 중인 애들한테 연락해라! 우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순식간에 돌격 진형을 짜고 달리려는 순간 누군가 구호를 외쳤다.

“피바람을 불러……!”

“야! 사냥도 아니고 다른 구호해!”

재빨리 끼어들어 헌팅 구호를 끊고 외친다.

“간다!”

“우리는 간다!”

“언제나 우리는 함께 간다!”

오리온 길드 헌터들은 구호와 함께 성채 빌딩 밖 난장판으로 돌진했다.

이 순간 터져 나온 환호성!

“우와아아- 우리는 언제나 함께 간다! 니케 출동이야! 알바 도와주러 가자! 완전 재밌을 거야!”

킥, 키키킥킼킼-!

특급 헌터와 니케는 환호성을 터트리며 난장판이 된 거리를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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