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07화 (90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07화>

사방에서 쏟아지는 용역 헌터들의 시선!

순간 툭, 툭-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과 단어 들!

-뉴스에 보도된 광화문 깃발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낀 분위기!

-바람잡이의 외침. 헌터 나라, NTM_CHS!

이 모든 게 머릿속에서 뒤엉키는 순간.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는 답이 튀어나왔다!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

광화문에 모인 용역 헌터들은 깃발전, 현피 뒤에 숨긴 진짜 목적이 있었다.

헌터 나라 아이디 ‘NTM_CHS’를 찾는 것!

‘뭐야!? NTM_CHS은 왜 찾아!?’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한 줄기 햇살이 쏟아졌다.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보는 순간 번쩍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

대환단!

이유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헌터 나라에 NTM_CHS 아이디로 올린 대환단!

열사의 사막, 기동 병참 도시에 공물로 바친 대환단 때문이다!

‘사라진 대환단 때문에 이 난리가 일어났다고!?’

“하늘님. 저한테 왜 이러시나요!?”

천문석이 탄식하는 순간 다급히 외치는 바람잡이.

“설마. 너였어!? 네가 맞는 거야!?”

바람잡이가 외치는 동시에 사방에서 빠르게 가까워지는 기감이 느껴졌다!

용역 헌터들이 움직이고 있다!

‘세연, 특급 헌터는!?’

힐끗-

눈동자만 움직여 살피자 인파 너머 재금 빌딩 1층 유리 벽 너머 두 사람이 보였다.

입을 떡 벌린 채 유리 벽에 찰싹 붙은 류세연과 특급 헌터!

그리고 특급 헌터의 모자 위에 일어서 유리 벽에 기댄 니케!

두 사람은 안전한 성채 빌딩 안에 니케와 함께 있다!

자신만 빠져나가면 된다!

도망치는 건 자신의 특기 중의 특기!

이곳은 광화문 광장!

마탄, 무기 사용이 불가능하고 주위 모든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였다!

게다가 자신의 본명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

이번 생 가장 유용한 비기!

굉천수의 눈뽕을 터트리고 번개같이 튀면 된다!

스마트폰이 울리고 결심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천문석은 결심하는 즉시 스마트폰을 높게 들어 올리고 내력을 실어 외쳤다.

[야, 모두 보이냐! 이 스마트폰! 내가 바로 너희가 찾는 사람이다!]

윙윙, 위위윙-

톡톡, 톡토토톸-

쉴 새 없이 3D 진동, 공간 음향을 토해 내는 스마트폰!

뜨거운 시선이 모이고, 다급한 발소리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저 사람이다!”

“재금 빌딩 앞이다!”

“잠시만! 저희와 이야기 좀!”

“잡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선생님! 큰 거! 아주 큰 대가를 준비했습니다!”

“그물! 마수 포획용 그물 가진 사람 없냐!?”

“여기 광화문이다! 멍청한 놈아!”

“대화를 원합니다! 자리를 옮겨서 이야기를……!”

“포메이션 짜라! 놓쳐서는 안 된다!”

사려는 놈!

잡으려는 놈!

대화하려는 놈!

서로 다른 외침이 정신없이 쏟아졌다.

한 조직, 단체가 아니다!

여러 조직 놈들이 하나로 합쳤다!

이 녀석들이 하나로 모인 목적은 뻔했다.

대환단!

하지만 대환단은 이미 사라졌다!

천문석은 굉천수의 내력을 끌어올렸다.

욱씬욱씬, 저릿저릿-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최후식 이사와 격전을 벌인 몸이 비명을 질렀다!

모이는 내력은 평소의 반도 안 된다!

그러나 이곳은 사방에 성채 빌딩이 줄줄이 늘어선 광화문!

성채 빌딩의 유리 벽이 거대한 거울이 되고, 인파와 복잡하게 얽힌 도로가 미로가 된다!

굉천수의 눈뽕으로 약간의 틈만 만들면 도망치는 건 일도 아니다!

왼손의 일기공과 오른손의 일원공!

대지와 하늘의 기운이 모여들어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회전해 요동친다!

우르르르-

대기가 요동쳐 우레소리가 울려 퍼질 때.

스마트폰이 뚝- 떨어지고.

파지지직-

내력이 담긴 양손을 닿을 듯이 하늘로 올라갔다.

이 순간 생각지도 못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아직 있었구나! 큰일 났다!”

재금 빌딩 입구!

최후식 이사가 다급히 인파를 헤치고 달려 오며 스마트폰을 흔들었다!

톡톡톡, 톡톡톡톡-

쉴 새 없이 알림음을 토해 내는 스마트폰을!

“경석이! 레이드 장비 때문이 아니었다! 헌터 나라 올린 대환단에 얽혔다!”

‘대환단!’

남중국발 영약 광풍이 한국에 불어닥친 지 일주일이 넘었다!

헌터업 종사자들 모두가 대환단이 로또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보물이 됐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곳은 대한민국 헌터업 1번지 광화문이다.

용역 헌터, 일반 헌터, 정보상, 구경꾼!

주위에 바글바글한 헌터업에 발을 걸친 모두의 시선이 최후식 이사에게 모였다!

애써 모은 시선이 분산됐다!

‘뭐가 이렇게 꼬여!’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머리가 핑핑핑- 돌아갔다.

상황이 변했다!

레이드 장비를 팔고 튀었다고 생각한 한경석!

그런데 갑자기 헌터 나라, NTM_CHS를 추적하는 용역 헌터들이 나타났다.

최후식 이사 말대로 대환단과 엮였을 가능성이 있었다!

NTM_CHS, 최후식 이사의 아이디!

한경석도 NTM_CHS로 로그인된 헌터 나라 앱을 사용했으니까!

한경석이 대환단 때문에 용역 헌터들의 표적이 됐다면!?

그래서 지금 쫓기고 있는 처지라면!?

그렇다면 이대로 도망치는 거로는 안 된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어떻게!?’

순간 방법들이 보였다.

1. 최후식 이사.

2. 멍하니 서 있는 바람잡이.

3. 자신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

핑핑핑-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 가속된 사고로 순식간에 계획을 세우고.

천문석은 바로 내력을 담아 외쳤다.

[사선 확인!]

광화문에서 외쳐진 뜬금없는 외침.

그러나 사선 확인은 처음 헌터가 되는 그 순간부터 은퇴하는 그날까지 귀에 못이 박이고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도록 각인시키는 외침이다.

귓가에서 소리치는 듯한 천둥 같은 외침이 터져 나오는 순간 헌터들은 생각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복창하며 몸을 던졌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사선 확인!”

……

광화문은 엄청난 인파가 몰린 상태!

순식간에 몸을 던진 헌터들과 일반인이 뒤엉켜 난장판이 됐다!

“악, 으악-.”

“어떤 놈이야!?”

“발! 발 밟혔어!”

“어떤 미친놈이 광화문에서 사선 확인이야!?”

……

분노한 외침이 쏟아지고 모두의 시선이 모이는 순간.

천문석의 양손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앙-

벼락이 떨어진 듯한 굉음이 터지고 시야를 태우는 섬광이 쏟아졌다!

으악-

꺄아아-

“섬광탄!?”

“아무것도 안 보여!”

“광화문에서 섬광탄이라고!?”

“미친놈아!”

대낮에 실외!

그러나 줄줄이 늘어선 성채 빌딩이 반사판이 되어 굉음과 섬광을 반사했다!

빽빽하게 모여든 인파 상당수가 섬광에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굉음에 균형감각을 잃었다.

무력화된 순간은 길어야 1, 2분!

그러나 이 정도면 충분하다!

턱-

떨어진 스마트폰을 차올려 잡고!

“아, 아무것도 안 보여!”

시력을 잃고 더듬대는 바람잡이를 낚아채 어깨에 걸치고 달렸다.

목표는 최후식 이사!

“저놈이다!”

“저놈이 섬광탄을 깠다!”

“야, 이 미친 새끼야!”

……

과연 대한민국 헌터업 1번지 광화문!

순식간에 시야를 회복한 헌터들이 외치고.

무력화된 사람들 사이에서 은거고수 튀어나오듯 고위 각성자들이 튀어나왔다!

쿵쿵, 쿵쿵쿵-

전차처럼 돌진하는 육체 각성자!

위이이이잉-

염동력장을 몸에 두른 염동력자!

파파파팟-

경신법을 펼쳐 쓰러진 사람들을 밟고 날 듯이 뛰어오는 무공 각성자!

“바로 따라와라!”

“반드시 잡아야 한다!”

“멈춰! 새끼야 멈추라고!”

이 셋이 외치는 순간 굉천수를 피한 용역 헌터들이 하나둘 그 뒤로 따라붙었다.

‘이 녀석들 용역 헌터랑 한패구나!’

현장에서 용역 헌터를 지휘하는 놈들이다!

이 녀석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층층이 피라미드를 쌓았다!

이 녀석들 뒤로도 층층이 윗선이 있을 거다!

‘한경석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피라미드 정상, 최고 책임자를 잡아야 한다!’

타다다다닥-

천문석은 바람잡이를 어깨에 걸친 채로 뒤엉킨 인파 사이를 번개같이 달렸다!

쿵쿵, 쿵쿵쿵-

이때 전차처럼 사람들을 밀어내고 돌진하는 육체 각성자!

“멈춰라!”

콰앙-

육체 각성자는 바닥을 박차고 뛰어 천문석 앞에 뚝 떨어졌다.

순간 스텝을 밟으며 주먹을 뻗는다!

콰지직-

디딤발을 밟는 순간 깨져나가는 보도블록!

육체 각성자의 엄청난 힘이 담긴 스트레이트가 쏘아졌다!

빠아아아앙-

“으아악- 뭐야!?”

어깨에 걸쳐진 바람잡이가 비명을 지른 순간.

탓-

천문석은 가볍게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빙글-

몸을 돌리며 장난치듯 가볍게 손을 뻗었다.

가벼운 손과 육체 각성자의 공성추 같은 주먹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잡았다!”

육체 각성자가 확신을 담아 외치는 순간.

톡-

깃털을 때리듯 아무 저항 없이 나아가는 주먹!

“뭐!?”

주먹이 닿는 순간 부드럽게 접히는 팔과 공중으로 치솟는 몸!

후우우우웅-

천문석은 탱커의 힘을 역이용해 단숨에 인파를 뛰어넘어 수십 미터를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빙글 몸을 돌려 다시 달린다!

탓, 탓, 탓-

쓰러지고 일어선 사람들의 어깨, 등, 팔, 다리를 밟고 연속으로 뛰어 순식간에 최후식 이사 앞에 도착했다.

“이게 무슨…….”

어리둥절한 최후식 이사!

거리를 벌렸지만 시간이 없다!

천문석은 재빨리 핵심만 말했다.

“광화문 광장 깃발전. 대환단을 노리는 용역 헌터들이 배후입니다. 헌터 나라, NTM_CHS!”

순간 최후식 이사의 눈에 빛이 번뜩이고 깨달음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그래서 그랬구나!”

“스마트폰 헌터나라 앱으로 추적 중입니다. 전 최고 책임자, 돌아가는 상황을 아는 윗선을 찾겠습니다! 다른 일을 부탁드립니다!”

긴말은 필요 없었다!

최후식 이사는 바로 스마트폰 전원을 내리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뒤는 걱정 마라. 태성 길드 보안팀 움직여 배경 훑으면 된다! 편하게 휘저어도 된다! 국가 헌병대, 헌터 경찰은 움직이지 않을 거다! 저기 꼬맹이들은 내가 챙긴다.”

순식간에 역할 분담을 끝내고 재금 빌딩 1층 유리 벽을 눈짓하는 최후식 이사!

문득 고개를 돌리자 여전히 유리 벽에 찰싹 달라붙어 멍하니 입을 벌리고 구경 중인 류세연, 특급 헌터와 눈이 마주쳤다.

번쩍 손을 들어 니케를 잡더니 크게 외치는 특급 헌터.

“ㅁㅁ! ㅁㅁㅁ ㅁㅁㅁ ㅁ!”

입 모양만 봐도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려왔다.

‘알바! 니케가 도와준 데!’

절대 안 될 말!

니케가 끼어들면 그냥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신동대문의 그 난장판, 혼란이 재현된다!

천문석은 재빨리 손으로 X자를 그리고 최후식 이사를 가리키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

’최후식 이사님이 도와줄 거야!’

“ㅁㅁ!”

깜짝 놀라 굳어 버리는 특급 헌터.

유리 벽에 손으로 글자를 쓰는 류세연.

OK

눈치 빠른 류세연은 바로 감을 잡았다!

이제 책임자를 찾아서 빠져나가면 된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천문석은 외치는 동시에 몸을 돌려 달리다가 땅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순간 염동력장이 날아와 천문석이 있던 공간을 헤집었다!

꽈드드득-

빨래를 쥐어짜듯 공기를 비트는 염동력장!

찌이익-

바람잡이의 블라우스 끝단이 염동력장에 걸려 단숨에 찢겨 나갔다.

꺄아아-

“야! 괜찮아! 스쳤어!”

바람잡이의 비명과 함께 널브러진 인파 사이로 데굴데굴 구르는 천문석.

염동력자는 각성력을 끌어올린 채 상대가 일어나는 걸 기다렸다.

그러나 상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으앗-.”

“어디를 만져!?”

“꺄아아- 다리!”

“다리 아래! 이게 뭐야!?”

뒤엉킨 인파 속에서 튀어나오는 비명!

비명이 파도치듯 인파를 타고 멀어지고 있다!

’이 녀석 뱀처럼 바닥을 기어 도망치고 있다!’

“야, 이 또라이 새끼!”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분통을 터트리며 쫓으려 할 때, 놀리는 듯한 목소리가 툭- 등 뒤에서 날아왔다.

“또라이? 너 지금 나 욕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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