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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904화 (90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904화>

흐어어업-!

돌연 숨이 트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최후식 이사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짜르르 통증이 전신을 달릴 때 난장판이 된 실내가 보였다!

“어디……!?”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불쑥 기억이 튀어나왔다.

한경석 공방!

문이 열리고 경석이가 나오는 순간 기습 공격했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반격!

일수를 나누는 동시에 깨달았다!

한경석이 아니다!

재빨리 공격을 멈추려는 순간 보였던 텅 빈 금고!

‘뭔가 사달이 났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우선 제압하기 위해 공격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장비 하나 없는 맨몸으로 레이드 장비를 갖춘 자신의 공격을 흘리고 초근접으로 붙어 연격을 쏟아부었다!

송곳 오러 팔찌, 레이드 등급 강화 전투복!

1티어 장비에 각성력, 마력장을 모조리 동원하고도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건틀렛을 미끼로 손을 낚아채고 이지스 방패로 몸을 고정한 후 숄더 차지로 벽까지 밀어붙일 때야 간신히 물을 수 있었다.

[너 한경석을 어떻게 한 거냐!?]

그리고…… 뚝 끊긴 기억!

그 뒤로 어떻게 된 거지!?

기억을 되짚는 순간 문득 튀어나오는 이름이 있었다.

“천문석!”

순간 정신이 번쩍 들고 좁아졌던 시야가 확 트였다!

“이사님!?”

“후식이 형 정신듭니까!?”

주위를 둘러싼 오리온 길드 헌터들!

“후식이 아저씨! 깨어났잖아! 미안! 얼굴에 헬멧 써서 몰라봤어!”

다다닥 달려와 탁, 탁 익숙하게 등을 두들기는 꼬맹이…….

“장철 선배 조카? 악마 꼬맹이!? 네가 여긴 어떻게 나타난 거야……!?”

경악해서 외치는 순간.

불쑥 튀어나오는 천문석!

“저랑 같이 왔습니다.”

‘그렇지! 나와 싸운 게 천문석 이 녀석이었지!’

“경석이는? 경석이랑 공방에 같이 있었냐? 저 안에 방…… 재배실! 경석이 재배실에 있는 거야!? 야, 경석이 찾았어!? 혹시 놓쳤냐!? 빨리 말 좀 해 봐!”

최후식 이사의 다급한 외침에 오리온 길드 헌터들은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이사님!”

“공방이랑 안쪽 재배실 모두 확인했습니다!”

“암살검 이 안 어디에도 없습니다!”

감쪽같이 공방에서 사라진 한경석!

공방에 불쑥 나타난 천문석!

그리고 텅 빈 공방 금고!

수많은 단서가 머릿속에서 하나로 뭉쳐지는 순간 한가지 결론이 튀어나왔다!

“……!”

최후식은 경악한 얼굴로 천문석을 봤다.

“설마……!?”

순간 천문석의 얼굴에 생겨난 곤란해하는 표정!

최후식은 벼락 치듯 외쳤다.

“설마! 경석이가 너한테도 눈탱이를 쳤냐!?”

“죄송…… 네?”

* * *

오리온 길드 헌터들을 모두 복도로 밀어낸 최후식.

최후식은 입구 문을 닫자마자 진지한 얼굴로 질문했다.

“진짜 눈탱이 맞은 거 아냐? 혹시 친구라서 감싸 주는 거 아니고!?”

천문석은 맹세하듯 손을 들고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진짜로! 맹세코! 눈탱이 친 거 아닙니다!”

“…….”

몇 번이나 거듭해서 해명했는데도 여전히 미심쩍은 얼굴을 한 최후식 이사.

최후식 이사의 표정에서 한경석에 대한 깊은 불신을 읽을 수 있었다!

‘경석아! 너 평소에 어떻게 한 거니!?’

내심 탄식하는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

“알바! 후식이 아저씨! 이럴 때가 아냐! 우리 경석 형 찾아야지! 도둑! 도둑놈이 경석형 잡아갔을지도 모르잖아!”

“맞아! 언니가 사라졌잖아! 빨리 찾아야지!”

순간 천문석과 최후식 이사는 정신이 들었다.

두 사람의 말이 맞다!

지금은 한경석을 찾는 게 먼저다!

“우선 이 안에 다시 한 번 확인하자! 경석이 나간 모습 CCTV에 찍히지 않았어! 분명히 이 안에 탈출로가 있을 거다!”

탈출로!

재배실 비품 창고 문!

“이쪽으로 탈출로 어딘지 알 거 같습니다!”

천문석은 바로 앞장서 재배실로 들어갔다.

“재배실? 이 안은 우리 애들이 확인했을 텐데?”

고개를 갸웃하며 재배실로 들어온 순간 경악하는 최후식 이사!

“이게 뭐야!”

최후식 이사는 넓게 가지를 뻗은 괴물 선인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설마, 발모제 바른 걸 눈치챈 건 아니겠지!?’

바짝 긴장할 때 들려오는 외침.

“한경석! 공방 안에 못 들어오게 하더니! 이런 괴물 선인장을 키우고 있던 거야!? 어, 저 종이는 또 뭐야!?”

성큼 다가가자 처음 들어올 때는 미처 보지 못한 선인장 꼭대기에 붙인 종이가 보였다.

[이 선인장 건들면 가만 안 둠. 내가 가시 개수 다 세어둠. - 암살검.]

하아-

하아아-

천문석과 최후식 이사는 재배실 선인장에 붙은 종이를 보고 동시에 탄식했다.

꼬맹이 같은 경고지만 경고장을 붙인 건 대인전 랭커 한경석. 효과는 확실했다.

선인장으로 가려 둔 비품 창고 문을 오리온 길드 헌터 누구도 찾지 못했으니까!

“이 뒤에 문이 있습니다.”

선인장을 밀어내고 문이 나타나자 최후식 이사는 아차 하는 표정이 됐다.

“비품 창고! 여기로 빠져나갔구나! 하! 이걸 깜박하다니! 어쩐지 뭔가 놓친 것 같더라니!”

최후식 이사는 선인장에 가려진 문을 보고 탄식했다.

그리고 곧 고개를 돌려 천문석, 특급 헌터, 류세연을 봤다.

“너희는 어떻게 온 거야? 혹시 경석이랑 만나기로 약속한 거냐!?”

은근한 기대가 담긴 목소리에 특급 헌터가 바로 대답했다.

“감사 인사! 경석 형이 나한테 완전 멋진 이름표 선물 줬거든!”

특급 헌터는 벨벳 주머니를 열어 이름표를 꺼냈다.

“다람쥐, 사슴벌레, 황금 풍뎅이, 강아지, 거복이, 휘잉휘잉, 퐁퐁이! 앗! 제주도에서 만난 친구도 있어!”

각성 동물 펜던트 이름표를 자랑하듯 내미는 특급 헌터.

“…….”

한경석이 만든 펜던트 이름표는 다람쥐 구름, 강아지 구름처럼 두루뭉술한 모양이었다.

최후식 이사는 잠시 펜던트 이름표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게 뭐라고? 찌그러진 호빵?”

“당연히 아니지! 잘 봐! 사슴이잖아! 이건 완전 멋진 늑대! 얘는 하늘다람쥐잖아! 완전 똑같아!”

“야, 뭐가 똑같아! 하나도 안 똑같잖아! 누가 그걸 멋진 늑대라고 생각해!?”

“전부다! 그렇지!?”

외침과 함께 좌우를 돌아보는 특급 헌터.

“완전 똑같네!”

“비슷하네…….”

류세연과 천문석의 대답!

“봤지!? 봤지!? 3대 1이야! 이건 완전 똑같은 거야!?”

“……야! 봤는지는 뭐가 봤지요! 어이없는 꼬맹이…… 기다려 내가 우리 길드원 데려올 테니까 다시 투표…….”

최후식은 분통을 터트리며 복도로 걷는 순간 깨달았다!

악마 꼬맹이 놈에게 말려들었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다! 당장 경석이를 찾아야 한다!

“문석아! 같이 공방 좀 확인하자! 경석이가 선물 만들었으면, 너희만 알아볼 수 있는 흔적 남겼을지 몰라! 어디로 튀었는지 단서, 증거가 있을 수도 있어!”

“알았어! 내가 열심히 찾을게!”

“같이 가! 특급 헌터!”

언제나처럼 번개같이 달려가는 특급 헌터와 그 뒤를 따르는 류세연.

그러고 다시 돌아온 공방.

천문석과 최후식 이사가 단검이 걸린 벽과 그 뒤의 비밀 공간을.

류세연이 유리 격벽 너머 생활 공간을 확인할 때.

특급 헌터는 작은 몸으로 바닥에 착 가까이 달라붙어 흔적을 찾았다.

천문석은 텅 빈 금고를 살피며 물었다.

“이사님. 아까 눈탱이 이야기는 어떻게 된 건가요?”

하아-

최후식 이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돌아봤다.

오리온 길드 헌터들은 굳게 닫힌 강화 철문 너머에 있는 상황. 바로 입을 열었다.

“경석이 그 녀석이 내 레이드 장비 가지고 튀었어.”

“네? 뭘 가지고 튀어요?”

“극검의 왕관이랑 칠채 마력 팔찌.”

오래전 얼핏 봤던 장비다!

한경석이 몰래 가지고 나와 자랑했던 장비!

‘경석아 무슨 짓을 한 거야!?’

황당함에 멍하니 있을 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도 물었지만, 진짜 눈탱이 맞은 거 아냐? 부담 가지지 말고 말해라.”

“아뇨! 진짜 아닙니다! 오히려 도움을 받았습니다. 경석이가 골드바 제련을 해 줬거든요.”

“골드바 제련?”

의아해하는 최후식이사!

한경석이 레이드 장비를 들고 튀고 갑자기 금고가 텅 비었다!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혹을 남겨 선 안 된다!

천문석은 벗어 둔 배낭을 열어 안전 상자를 꺼냈다.

그리고 안전 상자를 열어 선반 위에서 뒤집었다.

와르르- 쏟아지는 황금색 블록!

1kg 골드바 112개가 선반 위에 쌓였다!

최후식 이사는 바로 알아봤다.

“이 이니셜! ‘KS’ 이거 경석이가 만든 골드바! 아, 제련을 맡겼다는 게! 잠깐, 경석이 녀석 갑자기 금을 모아들인 이유가. 설마 이거 때문이야!?”

천문석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뇨. 이거 제가 던전에서 얻은 금괴를 녹여서 만든 겁니다. 그 일이랑은 관계가 없을 겁니다.”

“던전에서 금괴를 얻었다고? 던전 보상!”

“네. 5관 금괴를 얻었는데…….”

천문석은 이상 던전에서 5관 금괴를 얻은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

“강릉에 생긴 그 이상 던전! 어쩐지 장철 그 선배가 한동안 안 보이더니! 조카를 찾아다녔구나!”

최후식 이사가 고개를 끄덕일 때.

특급 헌터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알바! 여기야! 내가 찾았어! 증거야! 증거를 내가 찾았어! 이 안에 증거가 있어!”

증거!?

천문석, 최후식, 류세연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돌아갔다.

공방 구석, 벽에 난 구멍!

구멍으로 기어 들어가 하체만 보이는 특급 헌터!

“당겨줘! 나 손으로 증거 잡고 있어서 뒤로 움직일 수가 없어!”

천문석은 한달음에 달려가 다리를 잡았다.

“지금 잡아당길 게! 조심해라!”

쓰으으으윽-

천천히 끌어당기자 곧 구멍 밖으로 나타난 특급 헌터!

특급 헌터는 벌떡 일어나 바닥에 놓인 물건을 힘겹게 앞으로 밀었다!

“으아아- 이거야! 이게 내가 찾은 증거야!”

환하게 웃는 특급 헌터의 손이 가리키는 바닥에는 익숙한 물건이 있었다.

절대 나타날 수 없는 물건, 5관 금괴!

‘이게 왜 여기에 있어!?’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선반 위에 1kg 골드바가 쌓여 있다!

5관 금괴를 녹여 만든 골드바가 저렇게 있는데.

그 재료, 전부 녹였을 5관 금괴가 나타났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알바 금괴. 반으로 잘렸어!”

“반? 잘렸다고?”

“보여 줄게!”

특급 헌터는 바닥에 놓인 금괴를 양쪽으로 당겼다.

뚝- 반으로 나뉘는 금괴!

류세연과 최후식 이사가 굳는 순간.

천문석은 한눈에 알아봤다.

반으로 뚝 잘린 5관 금괴!

5관 금괴 6개가 들어 있던 나무 궤짝!

적염성 공방전 때 적월 상단 기함에서 얻은 전리품이 확실했다!

그러나 반으로 잘려 나간 매끄러운 금괴 단면에선 있어서는 안 될 게 보였다.

크고 작은 두 개의 사각형.

겉면을 이룬 노란색 사각형 안에는 광택 나는 회백색 사각형이 자리했다.

금괴 안에 광택 나는 회백색 사각형이 있다!

손을 뻗어 만지는 순간 확인 사살하듯 깨달았다!

금이 아니다!

자신의 5관 금괴는 가짜 금괴였다!

“이 골드바는 어떻게 제련한 거야!?”

이 순간 최후식 이사와 눈이 마주쳤다.

최후식 이사는 무언가 깨닫고 사색이 된 얼굴로 절규했다.

“극검의 왕관! 칠채 마력 팔찌! 한경석 미친놈, 미친놈, 이 미친놈! 레이드 아이템을 팔아서 금을 산 거구나!”

“…….”

천문석은 멍하니 앞과 뒤를 봤다.

가짜 5관 금괴.

진짜 1kg 골드바.

내 가짜 5관 금괴 6개.

최후식 이사님의 레이드 아이템이었던 진짜 1kg 골드바 112개.

지금 이 순간 강릉에서 시작해 해운대에서 끝난 ‘이상 던전’의 정산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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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또 3등 당첨금 1,151,947원.

+ 로또 4등 5만원 당첨 수십 장.

+ 가짜 5관 금괴 6개.

- 대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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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은 계산할 필요도 없었다.

“……하, 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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