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76화 (87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76화>

경악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는 세 사람.

워커 실트7, 엘프, 인공정령 아수라!

천문석은 세 사람의 모습을 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쪽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소리가 전해졌다!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크게 손을 흔들며 다시 한 번 외쳤다.

“아아 비서 누나 위야! 하늘 봐봐! 나 단풍놀이 왔어!”

인공정령 아수라의 시선이 하늘을 빠르게 훑더니 어느 순간 하늘의 한점에 고정됐다.

그러나 여전히 초점이 맞지 않는 눈.

본 게 아니라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확인한 거다!

[마스터?]

다시 한 번 마음속에서 소리가 울려 퍼지자 특급 헌터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나야 나! 특급 헌터!”

이 찰나의 순간 인공정령 아수라와 특급 헌터의 시선이 마주쳤다.

[……!]

인공정령 아수라 비서의 몸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부르르 떨리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멍하니 구경할 때가 아니다!’

초대형 게이트가 열리려 하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과 연결된, 수만 명의 단풍놀이 행락객이 몰린 북한산에!

마수와 몬스터가 쏟아지면 2차 서울 사태 이상의 난장판이 벌어진다!

지금 당장 게이트를 닫아야 한다!

‘어떻게!?’

순간 암반 위에 놓인 추적기가 보였다!

파슥, 파스스슥-

워커7의 추적기는 새하얀 마력광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늘에 열리는 초대형 게이트는 추적기가 만들어 낸 초소형 게이트를 기반으로 열렸다!

우선 추적기부터 멈춘다!

진각을 밟아 내력을 격발하는 순간.

특급 헌터의 외침이 한발 먼저 터져 나왔다.

“그럼 나중에 봐! 모두 여행 잘해 안녕안녕안녕! 거복이도 호수 잘 가! 안녕! 나 인사 다 했어! 이제 닫아도 돼!”

이 순간 소용돌이치며 사방으로 뻗어가던 마력 폭풍이 반전했다.

마력 폭풍은 수채구멍으로 빨려 나가는 물처럼 초대형 게이트로 밀려 갔다!

섬광, 굉음, 먹구름!

하늘에 펼쳐진 모든 게 초대형 게이트로 빨려 들어가 기동 병참 도시 중앙으로 쏟아졌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엄청난 마력은 반전능 옥좌 위에 놓인 12개의 차원 안테나, 반마탑으로 흡수됐다.

파스스스슥-

12개의 반마탑이 마력광에 물들어 점멸하더니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수백 미터가 넘던 초대형 게이트는 빠르게 작아지고, 이 작아진 게이트 너머로 반전능 옥좌 옥상 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잡았어! 이제 돌아갈 수 있어! 워커! 바로 돌아갈 준비 하자!”

반마탑을 밟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떨어지는 크리스털 병을 낚아채는 엘프.

[…… ]

여전히 혼이 나간 얼굴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인공정령 아수라.

그리고 정신없이 하늘을 향해 외치고 또 외치는 워커 실트7.

[ㅁㅁ ㅁㅁ! ㅁㅁ! ㅁㅁㅁㅁ! ㅁ, ㅁ ㅁㅁㅁ! ㅁ ㅁㅁㅁ ㅁ ㅁㅁㅁ!]

어느새 워커7의 목소리가 공허한 울림이 되어 전해질 때.

특급 헌터는 번쩍 손을 들어 흔들며 외쳤다.

“앗! 내가 주머니에 아주 멋진 돌 넣었어! 엄청 선 잘 그어져! 엘프 누나랑 여행 잘 해!”

이 순간 미친 듯이 소리치던 워커 실트7이 멈추더니 정신없이 주머니를 뒤졌다.

뒷주머니에서 나온 워커 실트7의 손에는 새하얀 돌멩이가 놓여 있었다.

[ㅁㅁㅁ!]

“ㅁㅁㅁ!”

워커7과 엘프가 동시에 외치는 순간.

점멸하며 회전하던 12개의 반마탑이 멈췄다.

파파파파파팟-

그리고 12줄기의 빛이 허공의 한점으로 쏘아졌다!

파아아아아앙-

12개의 빛줄기가 한 점에 모이는 순간 거대한 빛의 기둥이 하늘로 솟아 올랐다!

빛의 기둥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섬광에 시야가 완전히 물들었다!

그리고 시력이 돌아왔을 때 하늘에 생겨났던 초대형 게이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없어졌다고!?”

천문석은 재빨리 하늘을 훑었다.

먹구름, 중첩 마법 회로, 마력 폭풍, 소금기 가득한 바람.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언가 일어났었다는 증거는 암반에 수북이 떨어진 낙엽과 언제나처럼 신나게 외치는 특급 헌터뿐이었다.

“아아 비서 누나! 나중에 놀러 오면! 보석이 보여 줘야지! 카카캌- 앗! 깜박했잖아!”

“…….”

특급 헌터의 10점짜리 돌멩이!

특급 헌터가 저 돌멩이를 손에 넣자 사그라들던 중첩 마법 회로가 되살아나고 마력 폭풍이 몰아쳤다.

그리고 수백 미터 크기의 초대형 게이트가 열렸다.

초대형 게이트 너머로 보이던 기동 병참 도시와 워커7, 엘프, 인공정령!

마치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그 모습이 보이고 그 외침이 마음속에서 들려왔다!

이 모든 것은 특급 헌터가 10점짜리 돌멩이를 줍는 순간 일어났다!

‘…….’

답을 찾을 수 없는 수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그중 가장 큰 의문은 특급 헌터의 존재 그 자체였다.

사슴이, 반짝이, 퐁퐁이.

니케, 탱탱이, 거복이, 냠냠이.

하나하나가 엄청난 힘을 지닌 동물 친구들.

아무렇지도 않게 퐁퐁검, 적예의 피리에 담긴 힘을 사용하고 마치 자석에 쇳가루가 끌리듯이 온갖 보물이 손에 들어온다.

그 보물 대부분은 앙꼬가 먹던 사탕 같은 황당한 것들이지만, 아수라 조각상과 공간 상자 같은 엄청난 마도구도 있었다.

‘특급 헌터 너 누구냐?’

당장이라도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마력 폭풍이 몰아치고, 초대형 게이트가 열릴뻔했다!

결국, 마력 폭풍은 잦아들었고, 초대형 게이트도 열리지 않았다.

처음 목적대로 크리스털 병을 워커 실트7에게 보내 주는 데도 성공했다.

비록 그 과정에서 12개의 반마탑이 작동하고 빛의 기둥이 하늘로 솟아 올랐지만, 워커 실트7, 엘프, 인공정령 아수라라면 어떻게든 수습했을 거다!

의뢰는 완수됐고 계획은 성공했다!

하지만 작은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잠깐이지만 초대형 게이트가 열렸었다는 사실 그 자체!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 초소형 게이트라면 어떻게든 그냥 넘어갈 수 있다.

하필이면 단풍놀이가 절정인 북한산 하늘에 마력 폭풍이 몰아치고 수백 미터 크기의 초대형 게이트가 나타났다!

마력 폭풍과 초대형 게이트는 곧 사라졌지만, 수만 명의 목격자가 남았다!

게다가 해운대에 이어 북한산까지, 중첩 안정화 권역 안에 게이트가 두 번이나 열렸다!

어떤 일이 단 한 번만 일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두 번 일어났다면 그 후로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안정화 권역 안에 열린 게이트!

이 사실은 게이트 안정화 권역 안에는 던전, 균열, 게이트가 열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깨뜨린다.

이 믿음이 깨지는 순간 서울 수복 작전 성공 이후 쌓아 올린 정치, 경제, 사회, 일상 모든 게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다!

당연히 게이트를 관리하는 재금 그룹과 안정화 권역을 지키는 서울 헌터 부대는 난리가 났을 테고 이곳으로 재금 그룹 보안팀과 헌터 부대를 출동시켰을 거다.

‘만약 잡힌다면!?’

이상 던전, 기동 병참 도시, 워커 실트7.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 워커 실트, 거대 악어 로봇.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게 뒤죽박죽 엉망진창으로 얽힌 상황!

지금은 가장 심플하고 빠른 해결책을 사용할 때였다!

도망치기!

“특급 헌터! 튀자!”

천문석은 잽싸게 추적기를 회수하고 외쳤다!

“특급 헌터?”

문득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멀찍이 떨어져 바닥을 훑고 있는 특급 헌터가 보였다!

천문석은 한달음에 달려가며 외쳤다.

“야, 우리 얼른 튀어…….”

이 순간 특급 헌터가 뭐라 대답할지 번쩍 감이 왔다!

‘특급 헌터는 도망치지 않는다!’

천문석은 재빨리 말을 바꿨다.

“밥! 우리 얼른 점심 먹으러 가야지! 얼른 일어나!”

“알바! 지금 점심이 중요한 게 아냐!”

“뭐?”

.”여기서 10점짜리 돌 주웠잖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여기 잘 살피면 또 멋진 돌 주울지도 몰라! 혹시 여기는 멋진 돌 광산 아닐까!?”

특급 헌터는 말을 하는 중에도 홀린 듯이 낙엽 사이를 파바밧- 헤집었다.

순식간에 옷과 손이 엉망이 되는 특급 헌터.

“야, 김밥이야! 김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얼른 일어나! 빨리 백운대로 가야 해!”

“지금 장민 야채 김밥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8점! 아니 9점짜리 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얼른 와서 알바도 찾아 봐! 특특특급 헌터, 알바가 되는 거라니까!”

특급 헌터는 광기마저 느껴지는 눈으로 외쳤다.

‘와, 이 어이없는 꼬맹이 녀석!’

감이 왔다!

억지로 데려가기 위해 실랑이를 하다간 오히려 늦어진다!

어떻게든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고기라도 굽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고기!’

머릿속에서 섬광이 번뜩이고 한가지 아이디어가 팟- 떠올랐다!

“특급 헌터! 엄청 맛있는 음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한우? 삼겹살? 우리 불판 안 가져왔는데?”

특급 헌터가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천문석은 바로 입을 털었다.

“불고기 맛있지!?”

“맛있어!”

“김밥 맛있지!?”

“장민 야채 김밥 쌌는데? 건강해지는 샐러드, 맛나서 조금만 맛있는데?”

특급 헌터는 왜 이렇게 당연한 걸 묻지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천문석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빵- 폭탄을 터트렸다.

“맛있는 불고기가 들어 있는 야채 김밥이 있으면 어떨까?”

“……불고기? 야채 김밥? 불고기 아채 김밥!”

“거기서 야채를 빼봐.”

“……불고기 김밥?”

순간 특급 헌터의 눈이 부릅떠졌다.

“앗! 아앗! 불고기 김밥! 조금만 맛있는 야채 김밥이 아니잖아! 엄청 맛있을 것 같잖아!”

특급 헌터는 완전히 홀린 표정으로 정신없이 물었다.

“알바! 불고기 김밥! 우리 도시락에 불고기 김밥이 있는 거야!? 진짜로!?”

특급 헌터는 간절함마저 느껴지는 얼굴로 외쳤다.

천문석은 특급 헌터의 두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불고기 김밥이 도시락에 있어!”

으아아앗-

비명 같은 외침과 함께 몸을 돌려 달리는 특급 헌터.

“알바! 빨리빨리! 벌써 장민이 다 먹을 수도 있어! 요플레! 알바 요플레를 기억해! 우리 당장 뛰어야 해!”

“잠깐만! 우선 흔적부터 지우고! 움직이지 말고 잠시만 여기에 서 있어!”

땅을 걸으면 발자국이, 문고리를 돌리면 지문이 남듯이.

추적기를 사용한 초소형 게이트 마법은 마력장에 고유 파문을 남긴다!

워커7이 더미와 암호화를 걸어 뒀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흔적을 수색할 사람들은 초거대 기업 재금 그룹과 엘리트 각성자가 모이는 헌터 부대 소속이다!

고등급 마력 각성자, 사이코메트리 능력자가 붙으면 뒤를 잡힐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깔끔히 흔적을 지워야 했다!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성큼 암반 위로 걸었다.

왼손에는 대지의 일기공.

오른손에는 하늘의 일원공.

보법은 호랑이 걸음, 호보(虎步).

쿵쿵, 쿵쿵쿵-

호보를 펼쳐 암반 위를 짓밟듯 걷는 동시에.

왼손의 일기공과 오른손의 일기공을 비틀어 충돌시켰다!

파직, 파직, 파지직-

일기공과 일원공이 충돌하는 순간 터져 나온 파문이 대기에 남겨진 고유 파문을 흐트러트리고.

쿵쿵, 쿵쿵쿵-

호보에 실린 진기가 지상에 남겨진 흔적을 지운다!

“알바! 나도 도와줄까!? 구구국 펼칠까!?”

“아니! 특급 헌터까지 출동할 일은 아냐! 잠깐만 기다려!”

천문석은 추적기가 놓인 암반과 특급 헌터가 돌을 찾은 암반 위를 성큼성큼 걸으며 빠르게 흔적을 지웠다!

흔적을 모두 지우는데 걸린 시간은 5분!

천문석은 바로 특급 헌터를 등에 업고 능선을 달리며 생각했다.

불고기 김밥이 있다는 계획에 없던 구라를 쳤다.

‘어떻게든 될 것이다. 어떻게든…… 그렇겠지?’

* * *

천문석에 등에 업힌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휘두르며 노래하듯 외쳤다.

“김밥! 김밥! 완전 맛있는 불고기 김밥! 앗! 잠깐만 나 왜 불고기 김밥 싸는 거 못 봤지? 설마……!?”

‘눈치챈 건가!?’

바짝 긴장해 특급 헌터를 업은 손에 힘을 주는 순간 터져 나온 다급한 외침.

“장민! 맛있는 불고기 김밥을 몰래 쌌구나! 알바! 알바가 그 현장 본 거구나!”

.”…….”

.”잘했어! 역시 알바는 특급 알바야! 특급 알바 더 빨리! 장민이 불고기 김밥 다 먹기 전에 도착해야 해! 더 빨리빨리 달려!”

장민 대표가 불고기 김밥을 다 먹을 리는 없었다.

처음부터 불고기 김밥은 없었으니까…….

천문석은 특급 헌터의 외침대로 더 빨리빨리 달리며 마음으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장민 대표님.’

졸지에 몰래 불고기 김밥을 싸서 몰래 먹는 사람이 된 장민 대표님께!

‘미안하다. 특급 헌터.’

불고기 김밥을 기대하며 이제 노래까지 부르는 특급 헌터에게!

“고기고기! 불고기 김밥! 앗! 철수형도 가져다줘야지! 알바 알아? 철수형 완전 김밥 킬러래! 양손에 한 줄씩 들고 하압- 하면 한입에 김밥 한 줄이 사라진 데! 우리 김밥 배달 가서 보여달라고 하자! 카카캌-!”

“…….”

천문석은 대답 없이 특급 헌터를 업은 채 단숨에 능선을 가로질러 단풍놀이 인파로 붐비는 등산로로 스며들었다.

이때 하늘에서 헬기 소리가 들려왔다.

타타타타타타-

“응, 뭔 일 있나?”

“원래 북한산 헬기 자주 다니잖아?”

“……오늘은 평소랑 좀 다른 것 같은데?”

“아까 갑자기 먹구름 몰려든 거 때문아냐?”

……

의아해하는 행락객들의 시선이 하늘에 모이는 순간 헬기가 나타났다.

한, 두 대가 아닌 수십 대의 헬기가!

이 수십 대의 헬기들은 북한산을 통과하는 게 아니라 크게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천문석은 이들의 정체와 목적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재금 그룹 보안팀!

헌터 부대 신속 대응팀!

목적은 갑자기 생겨난 대규모 마력 유동 조사!

그러나 이미 흔적은 완벽하게 지웠다!

게다가 지금 북한산은 단풍놀이가 절정인 시기!

북한산에 가득한 수만 명의 행락객을 모두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다!

초대형 게이트라는 생각지도 사건이 터졌지만, 이 정도면 완벽한 마무리였다!

카캬카-

천문석이 내심 웃음을 터트리며 날아가듯 등산로를 달렸다.

그리고 30여분 후.

천문석과 특급 헌터는 백운대에 올라가는 길가에 돗자리를 펴고 기다리던 장민, 류세연, 한경석과 만났다.

“특급 헌터 왔어?”

“친구 빨리 와! 점심 준비 다 됐어!”

“얼굴이랑 옷이 왜 그래? 물티슈로 손부터 닦자.”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특급 헌터는 재빨리 어깨를 타고 내려 와 달려가며 외쳤다.

“불고기 김밥! 장민 내 불고기 김밥 어디 있어!?”

“불고기 김밥? 불고기 김밥은 안 쌌는데? 짠! 대신 여기에 맛있는 야채 김밥이 있답니다!”

장민 대표가 부드럽게 웃으며 찬합을 보여 주는 순간.

특급 헌터는 외쳤다.

“장민! 나 다 알고 왔어! 불고기 김밥 있잖아! 앗! 설마…… 장민, 장민! 나 오기 전에 다 먹은 거야!?”

“우리 하나도 안 먹고 기다렸는데?”

“맞아. 불고기 김밥은 처음부터 없었어.”

“세연 누나! 경석 형까지!? 설마 셋이서 같이 먹은 거야!? 알바! 어떻게!? 우리 불고기 김밥 다 먹었나 봐! 으아아-.”

특급 헌터의 절규가 터지는 순간.

장민, 류세연, 한경석의 의혹 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알바씨?”

“삼촌?”

“친구?”

이 순간 특급 헌터는 당당히 외쳤다.

“알바! 특급 알바 빨리 와서 진실을 말해 줘! 불고기 김밥 알바가 봤다고!? 장민, 세연, 경석이 우리 몫까지 다 먹었어! 으으윽-.”

“아……!”

“하, 삼촌……!”

“크크큽- 친구!”

상황을 짐작한 세 사람의 탄성이 터지고 의혹 어린 시선은 찰나의 순간에 호기심이 담긴 시선으로 변했다.

분노한 특급 헌터와 사라진. 아니, 처음부터 없었던 불고기 김밥!

천문석, 특급 알바는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장민, 류세연, 한경석의 흥미진진한 시선.

특급 헌터의 이글이글 불타는 시선.

네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순간.

천문석은 성큼성큼 걸어가 젓가락을 집었다.

“…….”

그리고 불고기를 살짝 들어 김밥 위에 올리고 말했다.

“불고기 김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