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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63화 (864/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63화>

포아, 포아, 포아앙-

퐁퐁이의 로켓 비행음!

난장판이 된 해운대 어딘가에 퐁퐁이가 있다!

천문석이 확신하는 순간 아나운서의 말이 들려왔다.

-지금 해운대 일대에 몰아치는 국지 폭풍우로 연결이 원활하지 못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인근 빌딩에서 찍은 영상을 보며 설명을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높은 곳에서 아래로 해운대 전체를 찍은 실시간 영상이 나타났다.

이 순간 셋은 직감했다.

이 실시간 영상에 퐁퐁이가 찍혔다!

천문석과 특급 헌터, 한경석 셋은 대형 텔레비전 화면에 초집중했다.

폭풍우가 몰려 온 듯 요동치는 바다!

바다에서 하늘까지 솟구친 수십 개의 물기둥!

물기둥에 붙잡힌 채로 회전하고 날아다니는 거대 괴수 사체!

텐트, 방벽, 장갑 버스! 온갖 잡동사니로 난장판이 된 바다와 해변!

‘어디지!? 어디에 있는 거지!?’

천문석, 특급 헌터, 한경석 셋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화하는 화면을 픽셀 단위로 훑었다!

가장 먼저 외친 건 손 망원경을 하고 화면을 훑던 특급 헌터였다!

“저기! 텔레비전 왼쪽 아래야!”

다다닥-

특급 헌터는 번개같이 달려가 한껏 발돋움하고 퐁퐁검으로 텔레비전 화면을 가리켰다!

파아아아아아-

하늘을 향해 높게 치솟은 물기둥 아래!

뒤집힌 보트와 판자, 쓰레기통과 깡통이 소용돌이치는 바다 위!

퐁퐁검이 닿은 위치를 집중해서 보자 얼핏 스쳐 지나가는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작은 그림자가 보이는 순간 화면은 전환돼 해변의 기자를 비췄다!

“앗, 아앗! 안 돼!”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알고 있었기에 알아볼 수 있었다!

“퐁퐁이! 맞지!?”

“맞아! 퐁퐁이가 분명해! 알바 나 텔레비전 옆으로 올려 줘! 퐁퐁이 소리가 들려와!”

천문석은 재빨리 특급 헌터를 텔레비전 옆으로 들어 올렸다.

특급 헌터는 금고 털이범처럼 찰싹 텔레비전에 얼굴을 붙이고 단숨에 초집중 상태로 변해 텔레비전에서 들려오는 퐁퐁이 소리를 확인했다!

퐁퐁이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특급 헌터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천문석은 특급 헌터를 들어 올린 채 조급해지려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퐁퐁이로 추정되는 그림자를 확인하고 소리를 들었다!

단서 없이 바다를 뒤지는 것과 단서를 가지고 움직이는 건 천지 차이다!

아직 골든 타임은 지나지 않았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재빨리 움직이면 퐁퐁이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문제는 해운대에 수십 개의 물기둥과 폭풍우를 불러온 바다의 재앙 용용이다!

천문석 자신이 제주도에서 용용이와 만났기에 잘 알았다.

용용이는 다른 각성 동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해운대 일대에만 몰아치는 국지 폭풍우!

수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 괴수 사체를 공기돌처럼 던지는 물기둥!

천하의 이태성 길드장조차 물을 먹인 게 용용이다!

용용이가 만들어 낸 폭풍우와 물기둥을 뚫고 퐁퐁이를 구하려면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떻게!?’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파파팟- 떠오르는 소재들!

특급 헌터, 한경석, 점멸, 바다의 재앙 용용이, 하늘 고래 퐁퐁이!

그리고 니케!

니케를 떠올리는 순간 팟- 머릿속에서 섬광이 터지고 소재가 순식간에 이어져 퐁퐁이 구출 작전이 얼개를 갖췄다!

이 순간 텔레비전에 귀를 찰싹 붙인 특급 헌터는 눈을 번쩍 뜨고 외쳤다.

“들려! 퐁퐁이가 말하고 있어!”

“……!”

[……!]

천문석과 한경석이 집중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재밌다!”

“신나게 모으자!”

“깡통깡통! 엄청 많아!”

“친구! 서울 옥탑방에 가자……?”

* * *

“야!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로 퐁퐁이가 그렇게 말했다고!?”

천문석은 황당함에 반사적으로 외쳤다.

“정확해!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

확신을 담아 고개를 끄덕이는 특급 헌터.

“재밌으니까 신나게 깡통을 모아서 서울 옥탑방에 간다고!?”

단어를 이어붙이니까 문장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는 중요한 게 둘이나 빠졌다!

‘왜?’와 ‘어떻게?!’

“야, ‘왜’ 깡통을 모으는데!? 서울에는 ‘어떻게’ 오는데!?”

천문석이 묻는 순간 특급 헌터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잘?”

“와, 이 황당한 꼬맹이 녀석!”

천문석이 어이없어하는 순간.

돌연 반색하는 특급 헌터.

“앗! 알았어! 나는 퐁퐁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어!”

특급 헌터는 확신에 찬 얼굴로 외쳤다!

“퐁퐁이는 지금 깡통을 모으고 있어!”

“재밌고 신나게! 엄청엄청 많이 깡통을 모아서!”

“내 집이 있는 알바네 서울 옥탑방으로 하늘을 날아서 가져오려는 거야!”

“왜냐? 깡통을 모아서 가져다 주면 500원 동전으로 바꿔 주니까!”

“역시 퐁퐁이야! 엄청 훌륭해! 퐁퐁이는 특급 하늘 고래였어!”

감탄한 얼굴로 고개를 연신 끄덕이더니 어깨를 으쓱하는 특급 헌터.

“알바. 경석형. 퐁퐁이 옥탑방 온다니까 우리는 장민 찾으러 가자. 군것질거리 장민이 다 먹을지도 몰라! 우리 빨리빨리 움직여야 해!”

[그렇지! 맞아 우리는 빨리빨리 움직여야 해!]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한경석.

“…….”

천문석은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납득 돼서가 아니라 태클을 걸게 너무나 많아서!

다른 걸 다 떠나서 오늘 게이트에서 나온 퐁퐁이가 특급 헌터 집이 있는 자신의 옥탑방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야! 이상하잖아!”

“응? 뭐가?”

[뭐, 이상한 게 있어?]

천문석의 외침에 진심으로 의아해하는 특급 헌터와 한경석!

황당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길잃은 어린 하늘 고래를 구출하는 거다.

그리고 자신의 계획에는 한경석과 특급 헌터의 힘이 꼭 필요했다.

‘여기선 심플하게 간다!’

천문석은 텔레비전 화면을 가리키며 슬쩍 던지듯이 말했다.

“그래? 아쉽네. 저기 엄청 재밌을 것 같은데 말야?”

“……!”

[……!]

순간 특급 헌터와 한경석이 멈칫했다.

“알바! 다시 생각해 보니까! 내가 잘못 들은 것 같아! 우리 퐁퐁이 구하러 가야겠어!”

[맞아! 나도 그런 거 같아!]

1분도 지나지 않아 180도 입장을 바꾼 두 사람!

됐다! 자신의 계획대로라면 퐁퐁이를 구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순식간이다!

“좋아! 그럼 움직인다!”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한경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와! 엄청 재밌을 것 같아!]

“당연하지! 알바 장난 아니라니까! 우리 가는 데마다 완전 난장판 되고 엄청엄청! 재밌었다니까! 카카카카캌-.”

[진짜!? 이번에도 난장판 되면 좋겠다! 카카카캌-]

완전히 의기투합한 특급 헌터와 한경석!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었다!

“그럼 바로 해운대로 움직이자!”

말하자마자 찰싹 등에 업혀 외치는 특급 헌터.

“알바 출발!”

천문석과 특급 헌터, 한경석 셋은 바로 부산역 밖 해운대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첫걸음을 떼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알바씨, 특급 헌터. 경석이 너마저…….”

“……!”

“……!”

[……!?]

번개같이 돌아가는 시선!

세 사람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장민 대표가 한숨짓고 있었다!

“알바! 뛰어! 탈출!”

반사적으로 달리려는 순간 팔에 느껴지는 섬뜩한 감각!

류세연?

어느새 루즈핏 블라우스에 스키니진으로 옷을 갈아입은 류세연!

생경한 옷차림에 멈칫하는 순간 암살자처럼 훅 들어와 팔짱을 끼는 류세연!

“으앗! 안 돼!”

특급 헌터는 반사적으로 천문석의 등에서 뛰어내려 달렸다!

다다닥-

그러나 짧은 다리로 세 걸음 떼었을 때.

딱-

장민 대표는 손가락을 튕기며 외쳤다.

“파티마!”

휘이잉-

돌연 불어온 바람과 함께 하늘로 번쩍 들린 특급 헌터.

특급 헌터는 파티마에게 번쩍 들린 채로 장민 대표 앞에 도착했다!

장민 대표는 가볍게 걸어가 얼어붙은 한경석의 코끝을 손끝으로 톡 건드리며 말했다.

“땡! 자, 경석이도 얼른 따라오렴!”

앞장서 성큼성큼 걷는 장민 대표 뒤로 일행 모두가 이동했다.

“마침내 잡았다! 크크킄-.”

싱글벙글 웃는 류세연에게 단단히 팔을 잡힌 채 이동하는 천문석.

“내려 줘! 나 안 풀어 주면! 거미! 지렁이! 던진다! 나 엄청엄청! 완전완전! 무서운 사람이야!”

파티마에게 번쩍 들린 채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는 특급 헌터.

[……]

그리고 사고치고 엄마에게 걸린 아이처럼 힘없이 터벅터벅 걷는 한경석.

그리고 이들 세 사람을 한심한 시선으로 보는 최설, 진교은까지.

일행 모두는 서울행 KTX 열차를 탔다.

이렇게 퐁퐁이 구출 작전은 시작하기도 전에 끝났다.

* * *

“알바! 걱정할 거 없어! 퐁퐁이 옥탑방 찾아온다니까! 확실해! 내가 분명히 들었어!”

서울을 향해 달리는 KTX 열차 안.

특급 헌터는 어느새 기운을 되찾고 활기차게 외쳤다!

천문석은 특급 헌터가 기운을 되찾은 이유를 봤다.

접이식 테이블에 쌓인 떡볶이, 순대, 튀김, 구운 감자와 삶은 계란 등등의 잔해!

특급 헌터뿐만이 아니다!

장민 대표, 류세연, 한경석, 최설, 진교은, 파티마까지!

한우를 먹은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걸 다 먹었다!

“와! 어떻게 이걸 다 먹냐!?”

“후후훗- 아직 놀라긴 일러! 삼촌! 약속대로 빨리 카드 줘!”

장민 대표가 산 군것질거리를 모두 먹으면 류세연에게 카드를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약속하면서도 자신이 카드를 넘기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일행은 태성 길드 헌터들과 함께 3750만원어치 한우를 먹었으니까!

천문석은 믿기지 않는 눈으로 류세연을 바라보며 카드를 내밀었다.

“너 진짜로 더 먹으려고?”

“당연하지! 삼촌 완전 깜짝 놀라게 해 줄 거야! 잠깐만 기다려! 승무원 언니가 어느 방향으로……!”

“세연 이쪽이야! 빨리 따라와!”

파바밧-

번개같이 움직여 통로로 걷는 특급 헌터와 그 뒤를 따라가는 류세연.

“기대하세요! 알바씨!”

그리고 씩 웃으며 몸을 일으키는 장민 대표와 파티마!

“아니, 잠깐! 잠깐만!”

천문석의 외침에 웃음으로 대답한 넷.

네 사람은 음식 카트를 찾아 다음 객차로 사라졌다.

남은 건 최설과 진교은, 한경석뿐.

“……너희는 안 가냐?”

“나는 소식 하려고.”

“저도 마찬가지예요.”

씩 웃으며 대답하는 최설과 진교은!

천문석의 시선이 두 사람 앞 접이식 테이블로 움직였다.

접이식 테이블에는 마찬가지로 음식 잔해가 가득했다!

“소식이 음식을 적게 먹는 거 아니었어?”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는 건 좋지 않아!”

“네 맞아요!”

최설과 진교은이 씩 웃으며 말하는 순간.

한경석은 힐끗 장민 대표가 사라진 방향을 살피며 말했다.

[친구! 대환단! 대환단 이야기 들었지!?]

한경석은 최설과 진교은을 가리켰다.

“대환단?”

천문석의 시선이 닿는 동시에 좌석에 편안히 기대있던 최설과 진교은의 몸이 경직됐다!

대환단!

‘남중국의 최고위층이 대환단을 노리고 있다!’

암살검 한경석은 친구에게 이 사실을 반드시 전하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러나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쉴 새 없이 터지는 사건·사고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대환단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아까 보니까 이태성 길드장님이랑 장철 헌터님도 말하던 데?”

천문석이 의아해하자.

한경석은 최설과 진교은을 바라봤다.

[너희 설마……?]

후드 아래에서 섬뜩하게 빛나는 두 눈을 보는 순간.

최설과 진교은은 새삼 전율했다.

천문석 부사장과 특급 헌터와 유치한 장난을 치는 이 사람은 한경석이다.

대인전 세계 랭커, 암살검 한경석!

“…….”

“…….”

[……]

깨질듯한 아찔한 침묵이 이어지고 최설과 진교은의 얼굴에서 점점 핏기가 사라질 때.

천문석은 한경석의 어깨를 툭 치며 가볍게 말했다.

“경석아! 뭐야? 대환단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데 그래?”

한경석은 말없이 스마트폰에 화면을 띄워 내밀었다.

“어, 화면이 익숙한데? 잠깐 이 아이디……?”

[NTM_CHS]

“응? NTM_CHS?”

순간 벼락 치듯 기억이 떠올랐다.

노탈모 최후식!

오리온 길드 최후식 이사님 아이디로 올린 대환단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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