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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60화 (86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60화>

이세영 포획 작전!

너무나 익숙한 이름을 듣는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있었다.

제주도 바다를 도는 카지노 유람선.

카지노 유람선에서 벌어진 카지노 나이트.

이세영 선생님, 이태성 길드장, 진교은 카지노 딜러를 카지노 나이트의 밤에 만났다.

모두가 뒤엉켜 엉망진창 난장판이 된 밤!

그리고 이세영 선생님은 10대의 모습으로 노화 역전 각성했다!

이세영 선생님이 울분을 담아 외치던 목소리와 이태성 길드장이 모래사장에 남긴 글이 생생히 기억났다.

***

‘이태성! 이 미친 게임 폐인 놈! 아주 그냥 아작을 내주마!’

[화 다 풀리면 길드로 찾아오셈. ㅋㅋㅋㅋㅋ ^^9]

***

천문석은 기묘한 직감에 반사적으로 물었다.

“길드장님! 설마 지금 이세영이!?”

“어, 맞아. 네가 아는 이세영이야. 하- 10대로 돌아가면 교단에는 못 설 줄 알았는데…… 꿀벌 인형 머리를까지 쓰고 선생님 하고 있어.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흐흐흐-

이태성 길드장은 음흉하게 외쳤다!

“퇴로를 막을 레이드 헌터팀! 붙잡고 늘어질 강철 해머! 준비는 끝났다! 자 출발하자 장철! 이세영 포획 작전 시작이다!”

이태성 길드장이 요구르트를 원샷하며 비장하게 외치는 순간.

장철 헌터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진짜로 하려고?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그 미친 계획대로 한다고!?”

“당연하지! 이날을 위해 들인 공인 얼만데! 위치 파악 끝났어! 약속대로 너도 가자!”

장철 헌터는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쥐어터질 거라는데 만 원 건다.”

“괜찮아. 쥐어 터지는 건 붙잡고 늘어질 너 담당이거든. 얘들아 모두 든든하게 먹었지? 이제 임무를 수행하러 간다!”

이태성 길드장의 외침에 광장 곳곳에 흩어진 헌터들이 하나둘 모여들였다.

뭐지, 이 황당한 상황은!?

천문석은 장철 헌터에게 확인했다.

“장철 헌터님? 이세영 선생님 포획 작전이라고요? 저 헌터들을 데리고요?”

하아-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장철 헌터.

아니, 이게 뭔 소리야!?

이세영 선생님을 포획한다고?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을 데려가서!?

“아니 이세영 선생님은 왜……?”

천문석의 황당해하는 외침에.

장철은 주위를 살피며 목소리를 낮췄다.

“말이 포획이지 영입하러 가는 거야. 걔 지금 박찬석 준장이랑 같이 부산에 내려왔거든. 아마 영입은커녕 난장판에서 구르다가 99% 얻어터질 거다.”

장철 헌터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감이 왔다!

카지노 나이트!

이태성 길드장은 이세영 선생님을 영입하기 위해 카지노 유람선이라는 무대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태성 길드장이 준비한 무대는 연이어 난입한 이들로 난장판이 됐다.

각성 조폭들.

마수와 몬스터.

툭 튀어나온 간첩선, 마안에 홀린 거대 거북이.

바다의 재앙 용용이.

그리고 간신히 모든 것을 수습했을 때 등장해 다시 한 번 난장판을 만든 니케까지!

이세영 포획 작전은 이태성 길드장이 세운 두 번째 카지노 나이트, 이세영 선생님 영입 계획이다!

작전의 실체를 깨닫는 순간 감이 왔다.

제주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엉망진창 난장판이 벌어지리라는 예감이!

“장철 헌터님. 괜찮으세요?”

“내 업보다. 하…… 온라인 게임을 해서는 안 됐는데. 게이트가 열린 날 쟤랑 얽히지 않았어야 했는데…….”

장철 헌터가 탄식할 때 흩어진 레이드 팀이 모두 모이고 외침이 들려왔다.

“야! 다 모였다! 장철 빨리빨리 와라! 이제 우리의 장대한 작전이 시작된다! 너도 잘 올라가고 나중에 서울에서 보자!”

“네! 길드장님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장철 헌터가 툭 어깨를 치며 힘없이 웃었다.

“그럼. 나중에 서울에서 보자. 내가 살아남으면…….”

이태성 길드장과 장철 헌터, 태성 길드 레이드 팀 헌터 수십 명은 부산역 광장을 당당히 가로질렀다.

이때 서울에서 출발한 KTX 열차가 부산역에 도착하고 사람들이 쏟아지듯 밀려 나왔다.

강화 전투복을 입고 10명 내외로 모인 헌터팀과 중소형 길드!

다급한 표정으로 뛰듯이 바삐 걷는 용역 헌터와 상인들!

수백 명의 사람은 광장으로 나서자마자 다급히 외쳤다.

“이거 늦은 거 아냐!?”

“서울에서 내려온 건 우리가 첫 번 째다. 아직 시간은 충분해!”

“맞아! 거대 괴수만 일곱이야! 아직 마력 스캔도 끝나지 않았을 거다!”

“인원을 나눈다! 2, 4팀 바로 지원팀 고용하고. 1, 3팀은 바로 해운대로 이동해서 자리를 잡는다!”

“스무 명! 해운대까지 갑니다! 따블……!”

……

부산역에서 나온 사람들이 광장을 달리며 외치는 순간.

이태성과 장철, 완전무장한 태성 길드 레이드 팀 헌터 수십 명이 이들 앞을 지나갔다.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이들에게 꽂혔다.

“어, 잠깐. 재들 왜 이리 낯이 익지?”

“분명 어디서 본 헌터들인데?”

서울에서 내려온 몇몇 헌터들이 고개를 갸웃할 때 누군가 외쳤다.

“레이드 팀! 저 헌터들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잖아!”

경악한 외침이 터져 나온 순간 부산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헌터, 호객하러 다가오던 상인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태성 길드 레이드 팀!

거대 괴수와 재앙급 마수를 수없이 때려잡은 한국 최고의 레이드 팀이 부산역 광장에 나타났다!

“뭐? 걔네가 왜 여기에…… 엇! 진짜잖아!?”

“아니, 여기엔 왜 나타난 거야!?”

“해운대! 해운대 거대 괴수 때문 아냐!?”

“아냐! 전투 무장이 깨끗해! 아직 전투 전이다!”

“낙동강 전선? 부산 던전!? 어디로 움직이는 거지!?”

“잠깐. 왜 지원조 없이 움직여?”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달려라!”

“바로 소식 전해라! 태성 길드가 움직였다!”

“레이드가 시작된다!”

……

부산역에서 빠져나온 헌터와 상인들, 광장 주위를 둘러싼 헌터 업체의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 나타난 이상 해운대가 문제가 아니었다!

헌터들은 움직이는 매 순간 자원을 소모한다.

그 인원수가 늘어나고 레이드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소모하는 자원과 사용하는 예산의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그렇기에 대형 길드 레이드 팀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 움직였다는 것은 그 비용을 충당하고도 남을 ‘일’이 생겼다는 뜻!

사자가 사냥에 성공하면 하이에나와 독수리 또한 포식하는 법이다!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 흘릴 이권은 어지간한 던전 클리어 수익 몇 배를 웃돈다!

게다가 지원팀 없이 움직이는 상황!

보급품 공급, 장비 정비, 부산물 해체와 회수, 판매 등등.

자잘한 헌터팀 수십, 수백보다 대형 길드 하나와 거래를 트는 게 이득이다.

그런데 이들은 그냥 대형 길드도 아닌 태성 길드 헌터들이다!

지금 광장을 가로지르는 태성 길드 헌터들은 막대한 부산물과 인맥, 돈을 가진 특급 손님이었다!

외침이 터지고 이 모든 것을 깨닫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찰나!

광장으로 모여들던 모든 헌터와 상인들은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을 향해 정신없이 달리며 외쳤다.

“저희 용역 헌터 팀! 최저가로 해체, 수거, 배송까지 가능합니다!”

“서면 헌터 운송입니다! 럭서리 장갑 버스와 장갑 SUV 다수 보유 중입니다!”

“1급 짐꾼! 1급 해체사! 마석 탐지기 보유한 광안리 용역 사무소입니다! 최저 수수료로…….”

“짐꾼이 무슨 1급이야!? 저희는 외골격 파츠를 이용한 획기적인 운송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저희 용역 사무소 짐꾼들은 평균 3배의 짐을 옮깁니다! 맡겨만 주시면…….”

“따라만 가게 해 주시면 알아서 버리시는 부위 수집 후 최고가로 정산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턴키 시스템입니다! 이동, 정비, 보급, 수리, 회수! 단 하나도 신경 쓰실 것 없게 모든 지원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

사방에서 달려온 수백의 헌터와 상인들에게 겹겹이 포위된 태성 길드 레이드 팀 헌터들!

부산역 광장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다.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이태성 길드장과 장철 헌터,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 광장을 가로지를 때.

하필이면 그때 부산역에서 얼굴을 아는 헌터들이 쏟아져 이 사달이 났다!

‘말도 안 되는 불운이라니!’

천문석은 황당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바라봤다.

이때 뒤엉킨 난장판에서 벗어난 곳에 멍하니 서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이태성 길드장과 장철 헌터!

순간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헌터들과 상인들은 멍하니 선 이태성 길드장과 장철 헌터를 힐끗 위아래로 훑어보고 바로 난장판으로 달려갔다!

천문석은 이들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뭐지? 이 사람들은?’

작업복과 공구 벨트, 그리고 벨트에 걸린 해머까지.

당장 노가다 현장에 옮겨놔도 어색하지 않을 복장의 장철 헌터!

계절에 맞지 않는 하와이안 셔츠에 반바지, 슬리퍼와 선글라스까지.

현지 사정을 모르는 따뜻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처럼 보이는 이태성 길드장!

이태성 길드장의 이세영 선생님 포획 작전은 시작과 동시에 예기치 못한 불운으로 레이드 팀 헌터 전원을 잃었다.

남겨진 인원은 이태성 길드장과 장철 헌터 두 사람뿐!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했다.

“뭐가 이렇게 재수가 없냐?”

* * *

“…….”

“……시작부터 뭐가 이렇게 재수가 없냐?”

이태성과 장철은 인파에 둘러싸인 태성 길드 헌터들을 멍하니 봤다.

인원이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호객꾼들에게 완전히 포위당한 길드원들은 이태성 길드장에게 연신 눈짓하고 있었다.

‘길드장님! 어떻게 합니까!?’

그러나 이태성에게도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직접 나서면 단숨에 해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자신이 나타났다는 게 이세영에게 전해지고 이세영 포획 작전은 시작하기도 전에 망하는 거다!

이태성은 한참 동안 길드원들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우리끼리 가야겠다.”

순간 멍하니 인파를 바라보던 장철은 기겁했다.

“뭐!? 야, 뭔 헛소리야! 우리 둘이 세영이를 상대한다고!? 너 생일빵 사건 기억 안 나? 생일빵 때리려다가 너 그날 훅 갈 뻔했어! 내가 보기엔 지금 이 재수도 다 세영이 때문이야! 그냥 포기…….”

이태성은 장철의 말을 끊고 단호히 외쳤다.

“야! 걱정 마! 넌 예전의 네가 아냐! 이번엔 완벽하게 몸빵 설 수 있다! 넌 할 수 있어! 장철!”

“야, 내가 할 수 있고를 왜 네가 정하는데! 나 요새 몸도 안 좋고 상태 안 좋아! 못한다니까! 아니 그리고 몸빵을 서려면 탱커인 네가 서야지! 왜 내가 서!?”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빨리빨리 가자! 한국 사람은 빨리빨리 모르냐!?”

“미친놈아! 빨리빨리가 여기서 왜 나와! 너나 빨리빨리가! 난 안 한다니까!”

장철 헌터는 버티고 버텼다.

그러나 상대는 오러 각성자이자 거대 괴수조차 홀로 탱커 하는 이태성.

레이드 탱커의 힘과 지구력을 이길 수는 없었다.

이태성 길드장은 장철 헌터를 질질 끌고 부산 광장을 빠져나가 지하철역으로 들어갔다.

이 모습을 본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장철 헌터.

이태성 길드장.

이세영 선생님.

세 사람이 만나는 순간 펼쳐질 난장판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았다!

카지노 나이트 이상의 황당한 사건이 터질 거다!

그리고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 황당한 사건에서 자신은 빠졌다!

천문석은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을 위해 기원했다.

“이태성 길드장님, 장철 헌터님 힘을 내세요! 카캬카카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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