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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51화 (85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51화>

“……네?”

반문하는 순간 반쯤 들어 올린 오른손에 눈에 들어왔다.

택시? 택시!

내가 택시를 불러서 온 건가!?

부산에서는 바이크도 택시를 하나!?

순간 학창시절 역사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가 머리를 스쳤다.

게이트 전쟁, 부산 던전 출현!

가뜩이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부산은 게이트 전쟁을 겪고 부산 던전이 생기면서 도로 사정이 더욱 극악해졌다!

지금도 헌터 수송 업계는 부산 전술 수송대 출신이 꽉 잡은 상황!

‘그래서 바이크 택시가 생긴 거구나!’

천문석은 찰나의 순간 상황 파악을 끝내고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택시는 처음이라 가능하면 자동차 택시를 타려고…….”

[얼른 타요!]

다급한 외침과 함께 손을 낚아채는 라이더!

“어……!”

반사적으로 물러서는 순간, 어느새 손이 잡혔고 몸이 끌어당겨졌다!

엄청난 힘과 기묘한 기술!

자신도 모르게 바이크에 올라타는 몸!

“잠깐! 잠깐만! 기본료가 얼마……!”

재빨리 묻는 순간.

부아아아아앙-

바이크는 쏘아지듯 급가속했다!

‘뭐가 이렇게 급해!?’

반사적으로 허리를 잡으려다가 멈칫하는 순간 잡은 손을 허리로 당기는 라이더.

[꽉 잡아요! 가속할게요!]

“네!? 아니, 잠깐! 이게 무슨…… 앞에! 앞에 차!”

부아아아아아앙-

바이크는 부드럽게 차량 사이를 통과해 가속! 버스, 화물차,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와는 다른 엄청난 속도감!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라이더의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을 줬다.

순간 바이크 슈트에서 불꽃이 튀어 오르고 반발력이 느껴졌다!

파직, 파지직-

마력 불꽃, 마력장!

바이크 슈트에서 마력장이 느껴진다고!?

이 옷 바이크 슈트가 아니라 강화 전투복이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드는 순간 라이더가 외쳤다.

[죄송해요! 바로 감도 낮출게요!]

파스스슥-

검은 바이크 슈트에 은색 선이 드러나고 마력 불꽃과 마력장이 꺼지듯이 사라졌다!

“……!”

마력이 흐르는 은색선은 예상대로 마력 회로다.

그런데 이 마력 회로를 흐르는 마력이 익숙했다.

워커 실트가 게이트를 확장하기 위해 던졌던 정제 마석.

‘최상급 정제 마석!’

최상급 정제 마석을 연료로 사용하는 강화 전투복?

오리온 길드 최후식 이사가 샀다는 나이트 아머 슈트다!

나이트 아머 슈트를 입고 나타나 자신을 태우고 바이크를 운전하는 여성 라이더?

천문석의 시선이 바이크를 운전하는 라이더에게 닿았다.

“장민 대표님?”

[…… 맞아요.]

짧은 침묵 후 대답이 돌아왔다.

“……!?”

천문석은 뭐라 말할 수 없는 황당함을 느꼈다.

특급 헌터와 감동의 재회를 하고 있을 장민 대표!

장민 대표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것도 나이트 아머 슈트에 바이크까지 타고!?

“대표님. 왜 여기 혼자? 특급 헌터는…….”

[하아…… 우선 이걸 들어 보세요.]

장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바이크 패널을 조작했다.

-……VIP 광안리 해수욕장을 달리고 있습니다!

-12팀 바로 뒤에 따라붙었습니다! 잡을 수 있습니다!

-붙지 말고 거리를 두고 위치만 확인해라! 무리하게 붙으면……!

-막다른 곳에 모는 데 성공했습니다! 잡겠습니다!

-안 돼! 함정이다!

-잡았습……! 뭐야!? 어떻게!? 뒤, 뒤에 막아!

-아니, 앞이다! 모래 사이로 통과했어! 도로로 달린다! 막아!

-VIP 광안리 해수욕장 탈출했다! 시가지로 빠져나갔다!

-경호 3, 4, 7팀 포위망 풀고 바로 이동한다!

-절대! 절대로 무리해서 잡으려 하지 마라!

-저 어린이 자동차! 부가티 헌터 미니 탄 VIP는 못 잡는다!

-헌터 부대에서 이제 곧 차량 통제 시작한다고 연락 왔습니다!

-됐다! 차량 통제 시작하면 동선 파악하고 금련산 방향으로 유인한다!

-지금 위에서 VIP를 유인할 미끼를 확보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도로 통제되고 길이 뚫려도 절대 잡으려 하지 말아라!

-동선 파악과 뒤를 쫓는 걸 우선한다!

-VIP는 금련산 공원에서 대표님이 미끼를 가져오면 잡는다!

……

무전을 듣는 순간 머리에 섬광이 번뜩였다.

도망치는 VIP, 뒤를 쫓는 경호팀!

이미 한번 제주도에서 봤던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다.

VIP, 특급 헌터다!

“설마, 특급 헌터 도망쳤습니까!? .”

[하아-]

깊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장민 대표!

로켓 비행하는 퐁퐁이까지 잡은 게 장민 대표다! 그런데 특급 헌터를 놓쳤다고!?

“아니, 어떻게…… 아!”

천문석은 묻는 동시에 깨달았다.

“특급 쌩쌩이!”

[그 빌어먹을 부가티 헌터 미니!]

장민과 동시에 외치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앞에 그려졌다.

특급 헌터와 동료들이 구경하던 산!

특급 쌩쌩이를 타고 기다린 특급 헌터.

나이트 아머를 타고 찾아간 장민 대표.

특급 헌터는 나이트 아머가 나타난 순간 앞뒤 가라지 않고 도망쳤을 거다.

장민 대표가 탄 나이트 아머는 제주도에서 특급 쌩쌩이 2호를 들고 도망간 악당 로봇이니까!

게다가 특급 헌터는 돌아온 특급 쌩쌩이 3호, 워커 실트7이 만든 부가티 헌터 미니를 타고 있었다!

서울 사태, 제주도 사건!

특급 헌터는 부가티 헌터 미니로 마수와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시가지를 달리면서도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타고난 동체 시력과 반사 신경으로 펼치는 신기에 가까운 운전 실력!

게다가 지금 이곳은 한국 최고 난도의 도로가 깔린 부산이다!

‘특급 헌터가 부산 시가지에서 부가티 헌터 미니를 타고 달리면?’

‘이건 장강 유통 경호팀 전원이 달려들어도 못 잡는다! 아니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장민이 왜 바이크를 탔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자동차로는 이 복잡한 도로에서 따라붙기도 힘드니까!

돌아가는 상황을 깨닫는 순간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난 왜 태운 거지?’

부아아아아앙-

이때 바이크가 교차로를 통과하고 장민 대표가 입을 열었다.

[알바씨. 지금 상황은 짐작하시죠?]

“네. 짐작은 가는데 저는 왜? 저는 별 도움이…….”

[아뇨. 알바씨가 아니면 불가능해요. 꼭 도움이 필요해요. 부탁드려요.]

장민 대표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바로 감이 왔다!

자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

특급 헌터를 설득해 달라는 말이구나!

오해로 도망친 아이가 엄마 품에 돌아오도록 하는 일! 당연히 도와야 한다!

“네! 돕겠습니다! 제가 특급 헌터를 설득하겠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미리 사과드릴게요.]

“네? 사과요? 지금 그게 무슨?”

[알바씨. 미끼가 돼주셔야겠어요.]

“……!”

순간 방금 무전기에서 흘러나온 목소리가 기억났다.

‘VIP는 금련산 공원에서 대표님이 미끼를 가져오면 잡는다!’

-VIP, 특급 헌터.

-금련산 공원, 함정.

-대표님, 장민 대표.

-미끼, 천문석 바로 자신!

천문석은 찰나의 순간 장민 대표의 계획이 뭔지 알아챘다.

금련산 공원에 함정을 파고 자신을 미끼로 특급 헌터를 잡는 계획이다!

그리고 새삼 깨달았다.

장민 대표는 황당한 꼬맹이 특급 헌터 엄마가 맞았다!

그리고 기시감을 느꼈다.

강릉 던전, 계단산, 적염성, 바나항, 모래사막, 기동 도시 뒤를 잇는 사건이 일어나려 한다.

금련산 공원에서!

[알바씨. 미끼 괜찮으세요? 혹시 부담되면 거절하셔도 괜찮아요.]

마음이 급할 텐데도 한발 물러서 묻는 장민 대표.

특급 헌터를 던전으로 데려가고 나이트 아머가 반파될 때까지 몰아붙인 장본인이 자신이다.

장민 대표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천문석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선을 다해 미끼 하겠습니다!”

* * *

차량이 통제돼 텅 빈 부산 광안동 도로.

수백의 헌터와 상인들이 정신없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목적지는 게이트가 열리고, 거대 괴수 일곱이 출현하고, 비행 원반이 줄줄이 튀어나온 해운대 앞바다였다.

이 모든 사건이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어났는데도 인명 피해는 제로!

뇌전을 휘감고 거대 괴수를 압도한 각성자.

갑자기 튀어나와 막타를 갈긴 나이트 아머.

이 두 존재가 깔끔하게 전투를 끝냈다!

그리고 전투는 이미 끝났지만, 전투보다 더 중요한 일이 남아 있었다!

전리품 획득!

게이트, 비행 원반, 거대 괴수 일곱 거대한 잔칫상이 차려졌다.

게다가 이 잔칫상을 받을 두 주인은 사라진 상황!

이들 모두는 젓가락이라도 올리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달리고 있었다.

“거의 다 왔다!”

“엄청난 대박이 터졌다!”

“거대 괴수가 일곱이라고!?”

“그렇다니까! 게다가 막타 친 나이트 아머! 뇌전 각성자 둘 다 사라졌다!”

“헌터 부대 놈들! 마탄 한발 안 쏜 것도 확인됐다!”

“미친! 거대 괴수를 잡아 놓고 그냥 사라졌다고!? 와 걔네들 정체가 뭐야!?”

도로를 달리는 모두의 눈에 섬광이 번뜩였다!

그냥 마수와 몬스터도 아닌 거대 괴수!

거대 괴수가 하나둘도 아닌 일곱이나 해운대 앞바다에 쓰러졌다!

갑자기 바다에 금광이 솟아난 것과 마찬가지 상황!

헌터에게 정확한 배분은 신성한 규칙이다!

이건 게이트 전쟁, 1세대 헌터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한국 헌터 업계의 불문율이다!

설사 헌터 부대라고 해도 마탄 한발 안 쏘고 거대 괴수를 날로 먹을 수는 없다!

거대 괴수를 잡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둘이 사라진 지금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선거나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 거치 후 끝까지 나이트 아머와 뇌전 각성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후 처리 기여분에 따라 나뉜다!

최대 기여자 둘이 나타나도 문제는 없다.

거대 괴수 사체만 일곱이다!

그 부산물의 채집, 판매과정에 한발 걸치기만 해도 엄청난 이권을 얻을 테니까!

“바로 천막치고 부산물해체 시작한다!”

“괴수 코어! 코어부터 확보해야 한다!”

“코어는 헌터 부대가 확보하지 않았을까!?”

“해운대 지금 EMP 마력 폭풍으로 엉망이다! 코어 회수 못했을 확률이 높아!”

모두의 눈에 열망이 생겨났다!

하늘에 생겨난 화살표 때문에 부산 지역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헌터, 상인, 길드, 정보기관들이 모여든 상황!

이들 모두는 전력으로 해운대를 향해 달렸다.

어떻게든 숟가락을 얹기 위해서!

이렇게 수백의 사람들이 지나간 도로 위로 뒤늦게 헌터 셋이 달렸다.

“이런 사건이 터졌는데 가장 뒤라고!? 이게 뭐야!? 내가 아까 내려서 뛰자고 말했잖아! 기태형!”

“맞아! 빨리 뛰었어야지!”

“아니! 나도 차량 통제할 줄은 몰랐지!”

“거대 괴수야! 몬스터도 아니고 거대 괴수! 게다가 EMP까지 터졌어! 당연히 차량 통제하지!”

“맞아! 당연히 통제하지!”

“야! 걱정 마! 어차피 전부 발로 뛰고 있어! 게다가 다른 애들 먼저 갔잖아! 걔들이 자리 잡고 우리 기다릴 거다!”

김기태는 재빨리 외치고 앞으로 튀어 나갔다.

오래 함께한 동생들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간만에 실전에 나오니 기회를 낚아채는 감이 죽었다!

‘너무 오래 쉬었구나!’

신동대문에서 터트린 부동산 대박으로 헌터팀을 끌어모아 정신없이 몸집을 불렸다!

이제 조금만 더 나아가면 길드를 만들 수 있는 상황!

너무 오랫동안 실전 없이 처박혀 있다 보니 감이 죽은 거다!

‘차라리 잘 됐다!’

길드를 만든 후 이렇게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였으면 신뢰도가 팍 깎였을 거다!

문제를 알았으니 이제 해결하기만 하면 된다!

스스로 감을 되찾고, 믿을 수 있고 감이 좋은 헌터를 영입하는 거다.

이때 문득 떠오르는 헌터가 한 명 있었다.

신동대문에서 만난 귀신 같은 감을 가진 헌터!

자신에게 부동산 대박을 터트릴 정보를 주고 몬스터 웨이브에서 멀쩡히 살아나온 헌터!

천문석!

‘그래 천문석! 그 녀석을 영입하는 거다!’

김기태가 결심하는 순간 교차로 방향에서 엔진음이 들려왔다.

부아아아아앙-

자동차!?

세 헌터의 시선이 교차로를 향하는 동시에 자동차가 튀어나왔다.

부아아아앙-

던져지듯 튀어나와.

끼이이이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드리프트!

부아아아앙-

다시 한 번 가속해서 달려오는 자동차!

“저거 어떻게 들어온 거야!? 잘됐다! 저거 얻어 타자!”

김기태는 외치는 순간 바로 달렸다.

“거기! 자동차! 잠깐만 멈춰!”

“해운대로 간다! 우리 좀 태워 줘!”

다급히 외치며 달려가던 헌터들은 깜짝 놀랐다.

납작한 차체와 날렵하게 빠진 외형의 스포츠카는 가까워질 수록 작아 보였다!

“저거 뭐가 저렇게 작아……?”

“어린이 자동차 아냐!?”

“어린이 자동차?”

“그거 있잖아. 꼬맹이들 타고 노는 자동차!”

‘꼬맹이?’

시선이 운전석으로 향하는 순간 모두는 흠칫 놀랐다.

어린이 자동차 운전석에는 거북이 모자를 쓴 꼬맹이가 앉아 있었다!

“아이……?”

“어……!?”

“잠깐 저거!?”

“야! 꼬맹아 위험해! 멈춰!”

김기태는 다급히 달려가며 외쳤다.

순간 교차로 방향에서 다시 한 번 엔진음이 들려왔다.

부아아아아아앙-

장갑 SUV가 줄줄이 튀어나오고 그 선두에서 확성기에 담긴 비명 같은 외침이 들려왔다.

[멈춰요! 제발 좀 멈추라고요!]

“황 비서 누나! 나도 어쩔 수 없어! 특급 헌터는 한 번 달리면 멈출수 없어! 카카카카캌-.”

김기태와 두 헌터의 시선이 텅 빈 도로를 달려오는 차량들에 꽂혔다.

어린이 자동차를 운전해 질주하는 거북이 모자 꼬맹이.

그 뒤를 쫓는 장갑 SUV 선루프에서 몸을 내민 확성기를 든 여자.

서로의 시선이 뒤엉키는 순간.

확성기를 든 황 비서는 다급히 외쳤다!

[앞에 헌터님! 피하세요! 당장 피해요! 멈추려고 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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