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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44화 (84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44화>

산악처럼 밀어붙이는 거대 악어 로봇 머리 위, 천문석과 워커 실트!

100여 미터 앞 거검을 든 채 멈춰 선 나이트 아머!

퐁퐁이라는 탈출로가 사라진 채 격돌을 기다리는 상황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이계인!

‘설마! 무림 출신 전생자인 걸 알아챈 건가!?’

이때 바로 옆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뭐! 이계인!? 야! 증거 있냐? 증거 있어!? 어디서 중상모략이야!”

워커 실트!

진짜 이계인이 옆에 있었다!

[증거? 봐라!]

나이트 아머가 내민 손에 놓인 기계 장치!

[네가 전국에 뿌린 앵커다! 강원도에서 생겨난 이상 던전! 그 던전을 연 게 너란 걸 이미 알고 있다!]

“응? 손에 놓인 그게 증거라고? 앵커? 앵커가 뭔데? 한국말로 해. 나 한국 사람이야.”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고래를 갸웃하는 워커 실트!

그러나 꾼은 꾼을 알아보는 법!

천문석은 한눈에 알아챘다.

이 녀석 오리발이다!

워커 실트가 저 앵커라는 장치를 뿌렸다는 것에 5관 금괴 6개도 걸 수 있다!

그리고 방금 들은 이야기가 폭풍이 되어 머릿속에서 몰아쳤다.!

워커 실트가 전국에 뿌린 앵커!

강원도에 생겨난 이상 던전!

‘강릉 던전!’

전율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흐르는 순간.

거대한 깨달음이 존재의 본질을 강타했다!

강릉 안정화 권역에 열렸던 이상 던전!

자신과 특급 헌터, 동료 모두가 빨려 들어갔던 그 이상 던전은 우연히 열린 게 아니었다!

워커 실트의 작품이다!

계단산, 적염성, 바나항, 열사의 사막으로 이어진 끝없는 난장판!

그 난장판에서 빡세게 데굴데굴 구른 원인을 마침내 알게 됐다!

워커 실트!

바로 옆에 있는 이 녀석이 원인이다!

“……!”

깨달음의 충격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어쩐지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 이계인! 널 추궁하려는 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그 이상 던전을 다시 여는…….]

“이계인이라니! 뭔 헛소리야! 이렇게 한국말 잘하는 이계인 봤냐!? 앗! 주민등록증 보여 줘!?”

워커 실트는 천연덕스럽게 구라를 치고 공구 벨트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쓱쓱 만지더니 내밀었다.

까닥, 까닥-

까닥이는 손에 들린 종잇조각.

위이이잉-

나이트 아머 관측 렌즈 초점이 맞춰졌다.

종잇조각에 적힌 방금 휘갈긴 한글.

[주민등록증.]

[한국 사람임.]

“봤지? 나 한쿸 사람이야! 그렇게 막 이계인이라고 모략하면 안 돼! 카카카캌-.”

워커 실트는 도발하는 듯한 웃음을 터트렸다.

“……!”

[……!]

워커 실트가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같은 편인데도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솟았다!

당연히 나이트 아머 전성관에서도 분노어린 외침이 터져 나왔다!

[미친놈아! 당장 그 이상 던전 다시 열어!]

워커 실트는 손을 들어 귀를 가리고 혀를 내밀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외쳤다!

“싫은데! 싫은데! 싫은데! 복수다! 절대 다시 안 열어 줄거지롱! 크카카카카캌-! 젠장 게이트! 으아악- 용용이! 미친 돌고래 새끼!”

워커 실트가 도발하다가 말고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나이트 아머가 부르르르 진동했다!

느껴진다!

폭발하듯 치솟는 어그로가!

나이트 아머 조종사가 머리끝까지 빡치고 있다!

그리고 상단세로 들어 올린 거검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갈랐다!

순간 수십 미터 공간을 격하고 쏟아진 파동!

“위험!”

천문석은 외치는 동시에 바닥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탁-

워커 실트를 낚아채 바닥을 데굴 구르는 순간.

콰앙-

화살처럼 날아온 파동이 워커가 있던 공간에서 터졌다!

파스스슥-

단숨에 바스러지는 단단한 암석 갑각!

“파동검! 원거리 공격까지 한다고!?”

천문석은 경악하는 워커를 끌고 암석 갑각 뒤로 숨었다.

“야! 이상 던전! 진짜 네가 연 거야!?”

“당연히 아니지! 그리고 그 던전 마수나 몬스터 나오는 위험한 던전 아냐! 일종의 그림자 세계인데…….”

‘뭐!? 안 위험하다고!?’

계단산에서 마경까지!

미친 듯이 구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야, 뭐가 안 위험해! 얼마나 굴렀…….”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진동이 한발 먼저 터져 나왔다!

‘나이트 아머!’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나이트 아머가 돌진하는 모습이 보였다.

츠츠츠츠측-

잔상을 흘리며 악어 괴수를 향해 달리는 나이트 아머에서 일렁이는 무시무시한 투지!

이 순간 머릿속에 그린 듯이 펼쳐지는 장면!

격돌하는 순간 시작될 격전과 그 난장판에서 개같이 구르는 미래가 보였다!

재빨리 주위를 돌아보지만, 주위를 막은 바닷물 기둥은 여전하다!

로켓 비행하는 퐁퐁이 없이는 빠져나갈 수 없다!

앞에는 빡친 나이트 아머!

주위에는 거대한 바닷물 벽!

‘하, 시바! 뭐가 이렇게 꼬여!? 어떡하지!?’

천문석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릴 때.

워커 실트는 돌진하는 나이트 아머를 보며 탄성을 터트렸다.

“진짜 파동검이잖아!? 제국군 제식 검술을 어떻게 배운 거지!? 제국 기사 놈이면 날 몰라볼 리가 없는데!?”

워커 실트가 기겁하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공방 도시 절벽에서 싸웠을 때 워커 실트는 낙하산을 펼쳤었다!

재빨리 주위를 확인했다.

거대 악어 로봇 머리 위에서 주위를 둘러싼 바닷물 기둥까지 거리!

가능하다!

이 위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활강하면 바닷물 기둥까지 갈 수 있다!

바닷물 기둥까지만 날아가면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

“워커! 너 낙하산 있지!? 저기 물기둥까지 활강 가능하냐!?”

“어, 낙하산 여기 공구 벨트 안에 있어. 그런데 활강해도 저 바닷물 기둥을 통과할 방법이 없어! 으으윽- 빌어먹을 용용이!”

공구 벨트를 두들기더니 머리를 부여잡는 워커 실트.

“야! 정신 차려! 바닷물 기둥은 나한테 통과할 방법 있다! 낙하산 펼치고 저기까지 활강하자!”

“저 기둥을 통과할 방법이 있다고!? 잠깐!”

번쩍 고개를 든 워커 실트는 확 줄어든 게이트를 살피더니 반색했다!

“야! 진작 말했어야지! 가능해! 아직 늦지 않았어! 최상급 정제 마석을 사용하면 게이트 통과할 수 있다! 바로 뛰어내리자! 나 잡아라!”

그륵, 그르륵-

공구 벨트에서 뽑아낸 끈을 X자로 어깨에 걸치고 당장이라도 달리려는 워커 실트.

“잠깐! 기다려!”

천문석은 다급히 저지하고 돌진하는 나이트 아머를 가리켰다.

“아까 하늘 고래 잡히는 거 못 봤냐!? 지금 뛰어내리면 잡힌다!”

워커 실트는 달려오는 나이트 아머와 게이트를 번갈아 봤다.

“……게이트 수면 흐려지는데! 시간 없어! 우리 그냥 모험하면 안 될까!?”

“정신 차려! 기회는 한 번뿐이다! 계획은 3단계다! 1단계, 악어 괴수와 나이트 아머가 개싸움으로 뒤엉키게 한다! 2단계, EMP 마력 폭풍을 터트린다! 3단계. 낙하산 펼치고 활강해서 빠져나간다!”

순간 워커 실트의 눈에 이성의 빛이 돌아왔다.

이세기의 말이 맞다!

파도로 몸을 가리고 엄청난 속도로 제트 비행하던 하늘 고래!

그런 하늘 고래조차 단숨에 낚아챈 게 저 나이트 아머다!

저 나이트 아머 파일럿은 파동검을 익힌 최소 기사단장급 실력자다!

무작정 낙하산을 펼치고 뛰어내렸다간 공간을 격하고 날아오는 파동검에 끔살날뿐이다!

이세기의 말대로 기회는 한 번뿐이다!

“좋다! 1, 2, 3단계 계획! 개싸움을 하게 만들고! EMP 마력 폭풍을 터트린 후! 낙하산 타고 탈출한다!”

워커 실트와 천문석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돌렸다!

거대한 바닷물 기둥이 둘러싼 전장!

쿠웅, 쿠우웅-

거대한 산악처럼 천천히 밀려 가는 악어 로봇!

츠츠츠츠츠측-

상단세로 거검을 들어 올린 채 잔상을 흘리며 돌진하는 나이트 아머!

악어 로봇과 나이트 아머가 10여 미터 거리에 들어왔다!

마지막 전투가 시작된다!

바짝 긴장해 내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워커 실트는 양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백곰권 맹타!”

[메에에에에에에-]

기대한 포효와 함께 거대 악어 로봇의 번쩍 들어 올린 앞발을 후려쳤다!

순간 잔상을 흘리며 돌진하는 나이트 아머의 거검이 떨어졌다!

거검이 소리 없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파동이 화살처럼 날아왔다!

그르르르르륵-

악어 괴수의 내려치는 앞발에서 금속 갈리는 굉음이 터지고 불꽃이 쏟아졌다.

파동검에 직격당한 악어 괴수 앞발은 엉뚱한 바다를 때렸다!

파아아아앙-

치솟는 파도를 가르고 돌진하는 나이트 아머!

“야! 이대로면 당해! 개싸움 만들 다른 공격……!”

“당연히 있지! 백곰권 맹호출격!”

워커 실트가 외치는 순간 바닷물 속에 숨겨진 꼬리가 튀어나왔다!

촤아아아-

포탄처럼 쏟아지는 파도!

콰아아아-

파도를 맞고 균형을 잃는 나이트 아머!

쐐애애애액-

파도 뒤에서 풀스윙하듯 날아가는 악어 꼬리!

완벽한 타이밍, 홈런이다!

“잡았다!”

“이겼다!”

천문석과 워커 실트가 동시에 외치는 순간.

츠츠츠측-

날아오는 악어 꼬리 앞 거검이 잔상을 흘리며 원을 그렸다!

그리고 충돌!

구우우우우웅-

거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나이트 아머는 마력광에 휩싸인 채 날아올라 빙글빙글 회전해 떨어졌다!

악어 꼬리 위에!

탁-

나이트 아머가 악어 꼬리 위에 내려섰을 때 그 거체는 어느새 확 작아진 상태!

7미터 내외로 줄어든 나이트 아머는 꼬리 위를 질주해 악어 로봇 본체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팟, 팟, 파팟-

나이트 아머는 악어 로봇 전신에 솟은 암석 갑각을 밟고 뛰어올랐다!

단숨에 배를 지나 도약!

가슴 부위 암석 갑각을 잡고 빙글 회전해서 몸을 끌어올리고 연속 도약한다!

팟, 팟, 파팟-

순식간에 머리를 향해 올라오는 나이트 아머!

“시바! 뭐가 이렇게 빨라! 맹타! 얼른 맹타를 때려 박아!”

[메에, 메에, 메에에-!]

포효와 함께 앞발 연타가 악어 로봇 자신의 가슴에 떨어졌다!

콰카카카카캉-

폭격이라도 맞은 듯 암석 갑각이 바스러지고!

퓨슉, 퓨슈슈슉-

재생된 상처에서 체액이 분수처럼 치솟았다!

그러나 미친 듯 쏟아지는 맹타는 작아진 나이트 아머를 스치지도 않았다!

팟, 팟, 파팟-

확 작아진 나이트 아머는 암석 갑각을 방패, 발판, 철봉 삼아 막고, 뛰고, 끌어당겨 도약했다!

나이트 아머가 작아지는 순간 뒤엉켜 개싸움을 벌인다는 1단계 계획이 무너졌다!

‘곧 머리에 도착한다!’

직감하는 순간 천문석은 외쳤다.

“야! 개싸움 안 되겠다! EMP 얼른 터트리고 튀자!”

“타이머……!”

워커 실트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폭음이 터지고 진동이 밀려 왔다!

콰카카카캉-

악어 로봇의 앞발 내려치기가 스스로의 어깨를 가격했다!

순간 어깨를 내려친 앞발을 밟고 머리로 뛰는 나이트 아머!

부으으으응-

대기를 떨어 울리는 거검이 솟구치고.

파스스스슥-

섬뜩한 마력광이 담긴 두 눈과 격전에 긁혀나간 외장갑이 나타났다.

어느새 5미터 남짓으로 작아진 나이트 아머가 머리 위에 도착했다!

“잠깐……!”

“타임! 할 말……!”

천문석과 워커 실트가 동시에 입을 털려는 순간.

나이트 아머는 문답무용으로 돌진했다!

팟-

깃털 같은 보법으로 바닥을 박차고 전진!

콰카카카캉-

바위가 떨어지는 것 같은 강격을 때려 박았다!

워커 실트에게!

“빌어먹을 흑……!”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굉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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