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43화>
타타타타타-
헬기 한 대가 난장판이 된 시가지 위를 지나 해운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헬기 안 박찬석 준장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바다에서 물기둥이 치솟는 순간 해운대 저지선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됐지만 인명 피해는 전무 한 상황!
이 모든 게 이세영 특임 소장님 덕분이었다!
‘소장님! 용용이 출현을 예상하셨군요!? 그래서 마탄 사격을 금지하셨군요!?’
박찬석 준장은 마음속으로 연신 탄성을 터트렸다.
이제야 마탄 사격을 금지한 게 이해됐다!
이세영 특임 소장님의 전투 예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용용이 출현을 예측한 것이다!
용용이는 그야말로 규격 외의 재앙급 각성 동물!
자신을 포획하려던 항모 전단을 장난처럼 한라산에 집어던진 것처럼 바다 위에서는 상대할 방법 자체가 없다!
만약 마탄을 쏟아붓다가 용용이를 스치기라도 했다면!?
마수와 몬스터가 바다에 들어와 첨벙거렸다고 20만에 달하는 웨이브를 쓸어버린 게 용용이다!
거대한 바닷물 문어 다리가 튀어나와 해안가의 빌딩을 모조리 뽑아 던졌을 수도 있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거다!
아니, 그걸 떠나서 용용이를 다치게 하거나 잡으려는 건 금기 중의 금기다!
게이트 전쟁 당시 해상 이동!
근해에서 자유로운 어업이 가능한 것!
서해 불법 조업, 황사, 미세먼지 문제 해결!
이 모든 게 용용이가 있어서 가능하다!
용용이의 경제적 가치는 수백조 이상!
게다가 직, 간접적으로 구한 생명 들을 생각하면 용용이는 혼자서 군단급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당연히 해양 마수로 난장판이 된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수많은 국가가 용용이를 노렸다.
그러나 용용이를 유인해서 데려가거나 포획하려다 박살 난 국가가 하나둘이 아니다!
군함, 항모, 전투기, 해양 마수, 몬스터, 거대 괴수!
뭐가 나타나건 바다 위 용용이에게 걸리면 끝장이었다!
박찬석 준장은 문득 고개를 돌려 해운대 앞바다를 봤다.
하늘에 닿을 듯 아득한 높이로 솟아오르는 수십 개의 바닷물 기둥들!
바닷물 기둥이 줄줄이 이어져 거대한 벽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벽 안에는 거대 괴수 일곱과 나이트 아머가 있었다.
저 거대한 바닷물 벽이 쏟아지는 순간 거대 괴수 일곱은 끝장난다!
한도 이상의 압도적인 물리력 앞에선 거대 괴수의 강대한 반발장 또한 종잇장이나 마찬가지!
나이트 아머가 같이 휩쓸리는 게 문제지만, 용용이는 장난은 쳐도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즉, 용용이가 나타난 순간 이번 해운대 게이트 사건은 해결된 거나 마찬가지다.
안정화 권역에 게이트가 열리고 거대 괴수 여섯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해상 방어막을 뚫고 해운대 앞바다에서 거대 악어 괴수가 나타났다.
거대 괴수만 일곱!
이 중 둘은 상대하기 지극히 까다로운 해파리, 슬라임. 부정형 괴수였다!
다른 국가였다면 해안가가 초토화됐을 상황.
한국이어도 만 단위 희생자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였다.
이런 위기를 단 한 명의 인명 피해 없이 단 한발의 마탄조차 쏘지 않고 해결했다.
싸우지 않고 승리한 상황!
소설책에서나 나올 법한 믿기지 않는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자신 앞에 앉아 계신 이 분 덕분이다!
꿀벌 가면을 쓰고 특무대 검은 군복을 입고 앉아 있는 10대 소녀!
각성력을 되찾고 노화마저 역전되어 돌아온 낙동강 전선의 영웅 검은 폭풍 이세영 특임 소장님!
신의 주사위마저 속인다는 특임 소장님의 전투 예지가 보여 준 해답.
‘마탄 사격 금지 명령’이 이 모든 것을 이뤄 냈다!
박찬석 준장은 확신했다.
‘전성기의 힘을 되찾으신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야말로 헌터 부대에 꼭 필요한 지휘관이다!’
순간 이세영 특임 소장님과 한 약속이 떠올랐다.
수학여행 중 이태성 길드장과 엮인 사고 때문에 각성력을 되찾고 노화가 역전된 됐다는 특임 소장님.
그 이후로 가면을 쓰고 교단에 올랐지만, 계속 가면을 쓴 채로 수업을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가면을 벗으면 10대 중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겉모습이 드러난다.
수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소녀가 된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자신이 랭커라고 밝히는 거나 마찬가지!
둘 중 뭐가 됐든 교단에는 설 수 없었다.
박찬석 준장은 인맥과 영향력, 헌터 부대의 힘을 총동원해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약속하고 다시 군에 모셨다.
그러나 이세영 특임 소장님의 진가는 교단이 아닌 전장에서 발휘된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확률 변수마저 고정하는 듯한 놀라운 전투 예지!
수많은 불가능한 작전을 성공시킨 이 전투 예지가 필요한 곳은 교단이 아닌 전장이었다!
그러나 게이트 전쟁 승리라는 거대한 위업을 세운 이세영 특임 소장님의 바램은 단지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리키는 거였다.
너무나 큰 간극.
하지만 방법은 있다!
박찬석 준장은 눈을 번뜩였다.
‘흐흐흐- 특임 소장님이 최고의 교단에 설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모두가 원하는 걸 얻는 윈윈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그냥 학교를 하나 세우면 된다!
-학교 이름은 한국 헌터 아카데미!
-학생은 헌터 부대에 입대 예정인 각성자들.
-교사는 아무나 들이박는 골칫덩이 타격대 선임 대원들.
-교장은 바로 앞에 앉은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다!
때마침 해운대 해변에서 후퇴하는 헌터들 사이사이 타격대 선임 대원들, 미래의 교사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분통을 터트리는 게 보였다.
“야! 이게 뭐야!?”
“너 제대로 관측 안 하지!”
“용용이! 용용이가 왜 나와!?”
하하하하하-
박찬석 준장이 참을 수 없는 유쾌함에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급강하!”
헬기 조종사는 반사적으로 기수를 내렸다.
파아아아앙-
순간 거대한 바닷물 덩어리가 헬기가 있던 공간을 지나갔다!
“아래로! 위로 올라가지 마라! 해운대 모래사장까지 저공으로 난다!”
“용용이가 공격했다고!?”
경악한 외침에 바로 답하는 이세영.
“저거 뭔가 이상해! 아무래도 용용이가 아닌 거 같다!”
“네!? 용용이가 아니라면…….”
용용이랑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각성자가 나타났다고!?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에 박찬석 준장은 얼어붙었다.
이 순간 이어지는 목소리.
“어…… 저 악어 괴수! 머리 부위! 암석 갑각 사이 누군가 있다! 잠깐! 분명 아는 사람인데…… 누구지!?”
“네……? 거대 괴수 머리에 사람이 있다고요!?”
박찬석 준장이 한 박자 늦게 대답하는 순간 거대한 폭음이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아앙-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믿기지 않는 광경이 보였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반으로 갈라진 거대 악어 괴수!
분명 반발장이 사라진 걸 관측한 거대 악어 괴수 사체가 몸을 일으키고 있다!
“……!”
곧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하나로 붙은 얼굴, 목, 가슴에서 새어 나온 생체 조직!
“초재생!? 부정형 괴수도 아닌 악어 괴수가 초재생 했다고!? 파괴된 뇌를 어떻게 재생한 거야!?”
거대 악어 괴수는 앞발을 번쩍 하늘로 들고 하늘을 바라봤다!
노란 파충류 눈에 섬뜩한 빛이 맺히는 순간.
거대 악어 괴수의 전신에서 쏟아지는 기괴한 반발장!
궁, 궁, 궁, 궁-
물결치는 듯한 반발장이 허공에 가득한 마력장과 충돌했다.
파직, 파지지지직-
기익, 기이이이이익-
허공에서 마력 스파크가 쏟아지고 귀곡성이 터져 나왔다.
이 순간 되살아난 거대 악어 괴수는 거대한 포효와 함께 무너지는 산처럼 돌진했다!
[메에에에에에에에-]
해파리 괴수에게 거검을 박아 넣은 나이트 아머를 향해서!
* * *
쿠웅, 쿠웅, 쿠우웅-
바다를 가르는 매 걸음 새하얀 파도가 수십 미터를 치솟고 대지가 무너질 듯 진동했다.
거대 악어 괴수의 거대한 무게가 실린 돌진이 향하는 목표는 해파리 괴수에게 막타를 치고 있던 나이트 아머!
‘이게 광전사 모드구나!’
천문석은 직감하는 동시에 외쳤다.
“워커! 멈춰! 저 나이트 아머는 적이 아니다! 오해였어!”
게이트를 막은 벽을 향해 분통을 터트리던 워커 실트는 고개를 번쩍 들고 외쳤다.
“뭐!? 오해로 내 미궁 악어 13호를 반으로 쪼개 놨다고!?”
“그 오해 때문에! 난 저 게이트 못 넘어가게 생겼다고!”
“기동 도시! 기동 도시 꿀꺽하는 내 계획이 완전히 망했다! 으허허-.”
“시바! 시바 개시바! 빌어먹을 젠장! 뭐가 이렇게 재수가 없어! 으아아악-.”
“됐어!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모두가 망하는 거야!”
“나도 ‘오해’로 나이트 아머를 데굴데굴- 죽도록 굴릴 거다! 카카카카캌-!”
“시바! 게이트! 젠장! 기동 도시! 으아악- 이 더러운 불운! 빌어먹을 용용이! 왜 하필 이 타이밍이야!”
분노하고 악을 쓰고 눈물을 줄줄 흘리다가 웃음을 터트리더니 다시 분통을 터트리는 워커 실트!
워커 실트는 완전히 미친놈처럼 변해 있었다!
천문석은 어이없게도 안도감이 들었다.
사방에서 솟아나는 바닷물 기둥에 갇히고!
광전사 모드로 폭주하는 거대 악어 괴수 머리 위 암석 갑각 사이에 있는 상황!
그럼에도 긍정적인 면은 있었다.
‘게이트!’
워커 실트가 게이트 너머 기동 병참 도시로 넘어가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천문석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행운이 따르고 있다!’
미친놈처럼 길길이 날뛰는 워커 실트가 차고 있는 공구 벨트!
워커 실트7의 말대로 공구 벨트에는 지퍼가 달린 가방이 붙어 있었다!
저 안에 크리스털 병이 있다!
워커 실트7과 약속한 이름을 말할 수 없는 ‘물건’이 담긴 크리스털 병이!
게다가 바닷물 벽이 완전히 주위를 둘러싼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가 쌓아 올린 장난감 블록처럼 곳곳에서 치솟은 바닷물 기둥 사이로 틈이 있다!
수영, 보트로는 이 틈을 통과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이 틈을 통과할 동료가 있었다!
어딘가에 숨어서 대기 중인 로켓 비행하는 퐁퐁이가!
계획은 심플하다!
크리스털 병을 바꿔치기하고 퐁퐁이를 불러 바닷물 기둥 사이로 탈출한다!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건 타이밍!
천문석의 시선이 바닷물 벽 너머 어느새 10미터 남짓으로 작아진 게이트에 닿았다.
‘게이트가 더 작아져 통과하지 못하게 됐을 때 움직인다!’
그 전에 반드시 할 일이 있다!
천문석은 광소를 터트리는 워커 실트 너머 천천히 가까워지는 나이트 아머를 봤다.
나이트 아머 조종사는 워커 실트가 아닌 거대 악어 괴수를 공격했을 뿐이다!
저 나이트 아머가 빠져나갈 길을 터 줘야 한다!
“워커! 광전사 모드 긴급 정지 기능 없어?”
“뭐!? 어차피 망한 마당에 무슨 긴급 정지야! 당연히 그런 거 없다! 크카캌카카- 빌어먹을 젠장!”
‘하, 시바 어떡하지!?’
순간 팟- 떠오른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다.
‘구멍!’
엔진과 조종석이 있는 금속 격벽에 검강으로 구멍을 뚫었다!
게다가 광전사 모드가 된 악어 괴수는 반발장이 약해진 상황!
찌릿찌릿으로 만든 뇌전을 그 안으로 밀어 넣으면 어떻게 될까!?
나이트 아머 조종사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
약간의 틈만 만들어 주면 알아서 빠져나갈 거다!
중요한 건 워커 실트가 눈치채지 못하게 이 모든 걸 해내야 한다는 것!
은밀함!
그거야말로 정전기 무공, 찌릿찌릿의 최대 장점이다!
정전기와 뇌전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었으니까!
‘카캬카카캌- 바로 시작한다!’
파파파파팟-
천문석은 재빨리 손을 들어 상의와 허벅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이때 나이트 아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이트 아머는 거대한 악어 괴수가 돌진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해파리 괴수에게 박힌 거검을 뽑아 들고 빙글 몸을 돌려 상단세로 들어 올리는 나이트 아머.
거검을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들고 몸통을 가볍게 비틀어 옆면을 보였다.
하늘을 향한 거검에서 바다 아래 땅을 밟은 발까지 직선이 되는 순간 완성됐다.
일격 필살의 상단세!
폭발적으로 치솟는 힘과 투지! 그리고 기세!
“카카카카캌- 멍청한 녀석! 무너지는 산을 검으로 막으려고!? 정면으로 박살 내주마! 울부짖어라! 미궁 악어 13호!”
워커 실트가 외치는 순간 포효가 터져 나왔다!
[메에에에에에에에-]
천천히 돌진하는 악어 괴수 로봇에 엄청난 기세가 실렸다!
워커의 말대로다.
악어 괴수 로봇에는 속도는 느리지만, 압도적인 무게가 실렸다!
이 정도로 압도적인 물리력을 힘과 투지, 기세만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
한가지 꼭 필요한 조각이 부족했다.
상단세로 검을 든 나이트 아머는 당랑거철!
충돌하는 순간 나이트 아머와 조종사는 산산이 부서져 나간다!
‘야! 잠깐만! 피해! 내가 돌진력을 죽일 테니까! 정면으로 부딪치지 말고 피하라고! 하, 시바! 왜 이렇게 정전기가 안 튀어! 빨리빨리 튀어나와라! 으아아-!’
파파파파파팟-
천문석이 미친 듯이 손을 비비는 순간.
나이트 아머의 무릎이 가볍게 구부러졌다.
그리고 모든 게 변했다.
치솟던 기세가 거대한 용수철을 누르듯 안으로 쌓이고, 폭발하던 힘과 투지가 안으로 갈무리 된다.
한점의 주저함도 물러섬도 없다!
일심으로 모이는 마음!
5배 이상 차이 나는 신장.
100배 이상 차이 나는 무게.
돌진하는 거대 악어 괴수.
제자리에 멈춰 선 나이트 아머.
나이트 아머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마지막 조각이 끼워졌다.
압도적인 물리력을 제압할 부드러움.
능유제강(能柔制强)!
천문석은 승패를 직감했다.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수레를 쪼갠다!
‘도와줄 필요는 없다! 바로 빠져나간다!’
“파동검!? 파동검을 쓴다고!? 저 녀석 도대체 뭐야!?”
경악한 워커 실트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문지르던 손을 들어 머리 위에서 부딪치며 외쳤다.
“퐁퐁이!”
콰아앙-
천둥소리가 울리는 순간!
촤아아아-
나이트 아머 등 뒤 바닷속에서 튀어나오는 퐁퐁이!
포아아아앙-
퐁퐁이는 로켓 폭음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하늘 고래! 그래 하늘 고래가 있었지! 됐어! 하늘 고래를 타면 게이트로 넘어갈 수 있다! 이세기 의뢰다! 나랑 같이 기동 병참 도시를 먹자! 상상을 초월하는 대가를 주겠다! 77%! 전부 주겠다! 이제 네가…….”
워커 실트가 반색해서 말을 쏟아 낼 때.
천문석은 온 정신을 하나로 모으며 외쳤다.
중요한 건 타이밍!
“퐁퐁이 멈추지 말고 날아와라! 낚아채서 올라탈게!”
포앙, 포아앙-
퐁퐁이는 연신 로켓 폭음을 터트리며 수면에 바짝 붙어 가속했다.
파아아아아-
산산이 부서진 바닷물이 치솟아 퐁퐁이의 모습을 완전히 가린 상태!
퐁퐁이는 파도에 가려진 채 엄청난 속도로 나이트 아머를 스쳐 지나갔다.
“잘한다! 하늘 고래! 얼른 날아와라! 카카카캌-.”
워커 실트가 환호성을 터트리는 순간.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휙-
무심하게 펼쳐져 비산하는 파도를 가르는 나이트 아머의 손.
파도에서 손이 튀어나왔을 때 그 손에는 동글동글한 새끼 하늘 고래가 잡혀 있었다!
“……!?”
“……!?”
@ㅁ@-!
천문석, 워커 실트, 퐁퐁이!
셋 모두가 경악하는 순간.
휭휭, 휭휭휭휭휭-
엄청난 속도로 나이트 아머 손이 회전하다가 활짝 펼쳐졌다!
쐐애애애애, 촤, 촤, 촤아-
퐁퐁이는 물수제비뜨는 돌멩이처럼 수면 위로 튕겨, 순식간에 바닷물 기둥 사이를 지나 수평선 밖으로 사라졌다!
구으으으으으으으으-!
퐁퐁이의 울음소리가 빠르게 멀어지는 순간.
천문석과 워커 실트는 다급하게 외쳤다.
“퐁퐁이!”
“하늘고래!”
그리고 나이트 아머 전성관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도망칠 수 없다! 이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