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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39화 (84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39화>

글라이더선이 착륙한 산.

게이트를 넘어온 동료 모두는 홀린 듯이 해운대 앞바다를 바라봤다.

이세기가 뇌전의 폭풍과 함께 해파리 괴수 위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특급 헌터는 특급 쌩쌩이 운전석에 앉아 헌터용 시계를 뜨악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

붉은빛을 깜빡이며 부르르- 진동하는 헌터용 시계.

헌터용 시계 화면에는 너무나 익숙한 두 글자 이름이 떴다.

생각만으로도 몸이 떨려 오는 이름이!

특급 헌터는 파바밧- 눈을 비볐다.

그러나 이름은 변하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황비서 누나를 따돌리고 탈출!

알바랑 같이 기차 타고 강릉으로 놀러 갔다!

위기다!

고등어 한 달짜리 위기가 찾아왔다!

이 전화를 받는 순간 알바가 약속한 한우는 끝장이다!

특급 헌터는 바짝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주위를 돌아봤다.

어른들은 모두 바다를 보는 중!

진동하는 헌터용 시계를 본 건 친구들뿐이다!

구으으-

띠디디-

기이익-?

탈진해 널브러진 사슴이와 반짝이, 고개를 갸웃하는 거복이!

특급 헌터는 눈이 마주치는 순간 입가에 손가락을 올렸다.

쉿-

재빨리 헌터용 시계를 공간 나무 상자 안에 집에 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벌떡 일어나 외쳤다!

“으앗! 알바! 찌릿찌릿! 완전 멋지잖아! 번쩍! 쾅쾅 울리고 있어! 나도 가르쳐 달라고 해야지!”

콰카카카카카캉-

이 순간 하늘이 찢어질 듯한 굉음과 함께 뇌전의 폭풍이 거대 해파리 괴수를 삼켰다.

최설, 진교은, 허준, 한호석 파티마는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봤다.

수천 가닥의 번개가 촉수 위에서 몰아치고!

수백 개의 벼락불이 거대 괴수 본체에서 타올랐다!

마치 뇌신이 강림한 듯한 압도적인 위용!

이세기는 천둥벼락의 폭풍우를 불러 와 거대 해파리 괴수를 압도했다!

“뇌전!? 쟤 무공 각성자 아니었어!? 여기서 뇌전 폭풍이 왜 나와!? 설마 마력 각성자였던 거야!?”

허준이 외치는 순간.

최설이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무공 각성자 맞아! 내가 직접 무공도 배웠어!”

“무공으로 저런 게 가능하다고? 아니, 무슨 무공을 배워야 천둥벼락 폭풍이 나오는 건데!?”

“마력 각성자 아닐까요!? 하얀 번개 추이린이라면……!”

진교은이 끼어들자.

한호석 교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정제 마석 특유의 마력 파동이 보이지 않아! 번개 마법 전문가 추이린이라도 저 정도 규모면 최상급 정제 마석을 쏟아부어야 한다. 차라리 구현계 초능력이…… 아냐, 몸에 걸리는 부하, 딜레이, 발동 속도를 생각하면 한두 발도 아니고 저런 벼락 폭풍은 불가능하다. 뭐지? 무슨 각성자인 거지!?”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순간.

파티마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초절정의 경지에 발을 걸친 파티마는 이세기가 만들어 낸 천둥벼락 폭풍의 정체를 짐작했다.

내공의 시작은 기(氣)를 느끼는 것!

이것을 기감(氣感)이라고 한다.

느낄 감(感)!

기를 느끼는 순간 기에 마음(心)이 담겨, 오감으로 느끼고 움직일 수 있는 기(氣), 내기(內氣)가 된다.

기에 마음을 담아 내기로 이끈다.

기에 마음(心)을 담은 방법(法), 심법!

심법으로 만들어진 내공은 그릇의 모양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물처럼 담은 마음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서늘한 바람.

따뜻한 햇살.

우뚝 선 산악.

천 년의 고목.

그리고 벼락 폭풍!

이세기가 펼치는 벼락 폭풍의 근원이 여기에 있었다!

뇌전을 담은 마음을 투영하여 뇌전의 내기를 만들고.

이 뇌전의 내기와 천지에 가득한 외기를 감응시켜 거대한 벼락 폭풍을 만들어 냈다!

낙엽이 가득 쌓인 산에 작은 불꽃을 던져 거대한 산불을 일으킨 것과 같은 방법이다!

그러나 초절정에 도달한 파티마는 알고 있었다.

아는 것과 하는 것은 천지 차이!

내기를 움직여 천지에 가득한 외기가 감응하게 하는 건. 물고기가 하늘을 날고, 새가 물속을 헤엄치는 것과 마찬가지!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 일을 이세기가 해냈다!

이세기는 천지에 가득한 외기를 내기와 감응시켜 천둥벼락의 폭풍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폭풍으로 요마괴이전에 나올법한 거대 괴이를 홀로 압도하고 있었다!

‘이런 게 가능한 사람이 있다고!?’

마음으로 묻는 순간 한 줄기 벼락이 떨어진 듯한 깨달음이 왔다.

파티마는 덜덜 떨리는 고개를 들어 어느새 거대한 괴이 위에 우뚝 선 이세기를 봤다.

이세기는 자신이 찾던 일대종사가 아니다.

대륙 십존, 천하 십절, 천하제일인 또한 아니었다.

그 마음에 천지가 감응하는 무인.

그런 무인을 부를 이름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고금 제일인(古今第一人).

순간 전율이 전신을 달리고 온몸의 솜털이 모조리 곤두섰다.

삼생에 한 번 만나기 힘든 기연을 만났다.

악연으로 시작하여 짧은 인연을 맺었을 뿐인데, 고금 제일인에게 무공을 배우는 크나큰 은혜를 받았다.

파티마는 거대 괴이 위에 우뚝 선 이세기를 향해 온 마음을 다해 고개 숙였다.

‘모든 것을 바쳐 따르겠습니다!’

이 순간 내력이 실린 거대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사선 확인!]

[마탄 발사!]

* * *

천문석은 외침과 동시에 준비했다.

‘마탄이 발사되는 순간 내력을 끊고 바로 이탈한다!’

“…….”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마탄 총성이 들려오지 않았다.

“……?”

“……?”

“뭐지? 못 들었나?”

고개를 갸웃한 천문석은 다시 한 번 내력을 실어 외쳤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마탄 발사! 마탄 발사!]

“…….”

한참을 기다렸으나 여전히 들려오지 않는 총성!

“이게 뭐야!?”

천문석은 재빨리 시선을 돌려 주위를 훑었다.

타타타타타-

하늘에 떠 있는 공격 헬기.

촤아, 촤아아-

바다 위를 움직이는 함대.

“…….”

육지에 펼쳐진 저지선의 헌터와 군인들.

하늘, 바다, 육지에 대기 중인 아군은 그대론데 그 어디서도 마탄이 날아오지 않았다!

아니, 전투의 흥분과 긴장, 투지와 살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뭐지!? 왜 마탄을 안 쏘는 거지!?’

순간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한국의 엄격한 마탄 관리법!

마탄이 장전된 총을 사람에게 겨누기만 해도 처벌받는다!

‘설마 내가 이 위에 있어서 공격 못하는 건가? 그렇겠지!? 맞아! 그럴 거야!’

천문석은 재빨리 행복회로를 돌리고 내력을 실어 연속으로 외쳤다.

[야! 나 괜찮아! 바로 빠져나갈 수 있어!]

[사선 확인하고! 바로 마탄 쏟아부어!]

[아래! 저 아래 촉수에 마탄 발사해!]

그러나 아무리 외쳐도 총성은 들려오지 않았다.

공격 헬기는 그냥 계속 하늘에 떠 있고.

부산 함대는 여전히 바다 위를 움직일 뿐이다!

이때 육지에서 뭔가 느껴졌다!

‘시작한 건가!?’

반색해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모습.

일단의 군인들이 해변과 도로에 펼쳐진 저지선 위를 뛰어다니며 무언가 외쳤다.

이들이 외칠 때마다 저지선을 펼친 헌터와 군인들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었다!

황당함과 어이없음으로!

“……!”

순간 섬뜩한 전율이 등골을 흐르고 전신의 솜털이 곤두섰다!

그리고 불길한 질문이 뇌리에 떠올랐다.

‘마탄 사격을 하지 않은 게 ‘워커 실트’때문이 아니었다면!? 마탄 지원 사격이 없다면!?’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내려 천둥벼락에 지져지는 적을 봤다.

내력 vs 게이트 마력장!

소모전을 펼치는 거대 해파리 괴수!

자신이 세운 계획은 아군의 마탄 지원 사격을 상정하고 세운 것!

마탄 지원 사격이 없으면 당연히 내력이 먼저 바닥나고 진흙탕 개싸움이 시작된다!

다급하게 도망치고, 정신없이 데굴데굴 구르며 수없이 갈등하리라!

‘시바! 그냥 천강흔 랜덤 박스를 깔까!?’라고!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전생과 현생에서 이런 낮은 가능성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주사위를 굴리는 노름꾼!

99%의 파멸과 1%의 승리 사이.

나만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같다!

파멸!

확신에 가까운 감이 왔다!

천강흔 랜덤 박스를 여는 순간 99%의 확률로 딩동댕- 천마 신공 당첨이다!

5관 금괴 6개, 30관!

금 112.5kg의 초대박을 터트렸다!

건물주의 꿈을 이루기 직전인데 마공에 다시 입문한다고?

그것도 더럽게 질척질척 온갖 방법을 다 써도 끝까지 떨어지지 않던 천마 신공에!?

“……!”

상상만으로도 가슴속에서 활화산 같은 열기가 치솟았다!

절대로! 하늘에 도리가 살아 있다면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천문석은 혼신의 힘을 다해 외쳤다.

[사선 확인!]

[야, 이 새끼들아!]

[당장 사선 확인하라고!]

[마탄! 당장 마탄 쏟아부으라니까!]

[뭘 기다리는 거야!? 지금이 공격 기회야!]

[여기 이곳! 해파리 괴수한테 당장 마탄 쏟아부어!]

……

그러나 아무리 외쳐도 일반 헌터, 헬기와 함대, 헌터 부대까지 모두가 요지부동!

“뭐가 이따위야! 말도 안 되잖아!?”

그렇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힘과 재력이라면 일반 헌터들은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초거대 기업이어도 한국의 헌터 부대까지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

군 입대를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기에 잘 알았다!

최초의 게이트가 열린 지 20년!

게이트 전쟁은 끝났지만, 한국 헌터 부대는 이세계 거점 도시와 한국 곳곳에 있는 안정화 권역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실전 전투를 치르고 있다!

20년 넘게 대 몬스터 전 노하우가 쌓인 치열한 실전을 겪는 게 대한민국 국군이다!

대한민국 국군은 너무나 당연히 유능하다!

그런 대한민국 국군에서도 엘리트 부대가 헌터 부대!

헌터 부대의 지상 목표는 쉽고 편하게, 빠르고 간단하게 마수와 몬스터를 격멸하는 것!

당연히 마수와 몬스터와 싸울 때면 마탄을 쏟아부어 선빵부터 날리고 전투를 시작한다!

그런 헌터 부대가 그냥 몬스터도 아닌 거대 괴수가 앞에 있는데 침묵한다고!?

“아니, 시바! 이게 말이 되는 거야!?”

“하늘님! 땅님! 이건 개연성이 너무 없잖아요!? .”

천문석은 내력을 담아 절규하듯 외쳤다.

[헌터 부대! 당장 사선 확인하고! 마탄 쏟아부어라!]

이 순간 대답이 돌아왔다.

해운대 저지선이 아닌 등 뒤에서!

[메에에에에에에에-]

하늘을 뒤흔드는 거대한 염소 울음소리가 대답처럼 들려왔다!

“어, 잠깐 이거 설마!?”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생각 그대로의 광경이 보였다.

거대 악어 괴수!

워커 실트가 조종하는 거대 악어 로봇이 바다를 달려 돌진하고 있었다.

벼락 폭풍에 지져지는 해파리 괴수를 향해서!

가뜩이나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워커 실트가 탄 거대 악어 로봇이 해파리 괴수와 뒤엉키면 계획은 끝장이다!

[야! 아냐! 오지마!]

[거기서 대기해! 오면 안 된다니까!]

[공격 헬기! 부산 함대! 아니! W. S. 마탄 쏟아부으라니까!]

천문석이 악을 쓰듯 외치는 순간.

마치 대답하는 듯한 울음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메에에에에에에-]

* * *

“당장 마탄 사격을 해야 한다! 뭘 기다리는 거야!?”

로롤로 의장은 지휘 천막으로 뛰어들어가며 다급히 외쳤다.

그리고 굳어 버렸다.

지휘를 맡긴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진은 모두 사라지고 지휘 천막을 점거한 십여 명의 군인들!

“지금 이게 무슨 짓……!”

로롤로 의장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타격대 선임들은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마탄 사격 금지다!”

“절대 마탄 사격하면 안 된다!”

“우리 대장 명령이다!”

“머리에 올린 손 움직이는 순간 쟤들처럼 만들어 준다!”

‘쟤들?’

로롤로 의장은 반사적으로 군인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는 순간 굳어 버렸다.

지휘 천막에서 사라진 십여 명의 W. S. 이사진 전원이 허공에 뜬 채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사진 전원을 제압한 염동력장 방벽!

한 자릿수 랭커급의 초능력 각성자다!

이 순간 군인들의 모습의 눈에 박혀 들었다.

전원 20대로 보이는 타격대 복장의 군인들.

그러나 노련한 분위기와 연령대가 맞지 않는다!

‘노화가 지연된 고등급 각성자다!’

순간 이들이 누군지 깨달았다.

한국 헌터 부대의 전설!

전원 랭커 등급 각성자로 이뤄졌다는 특수 부대!

게이트 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수백 개의 던전과 균열, 수십 개의 마경, 재앙급 마수와 거대 괴수를 처리한 그들이다!

“당신들이 왜…….”

자신도 모르게 말하는 순간 방금 들은 말이 뇌리를 스쳤다.

‘우리 대장 명령이다!’

“……!”

이 순간 로롤로 의장의 머릿속에서 폭풍이 몰아쳤다.

랭커 등급 각성자는 대형 길드 길드장 급!

그 한 명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백억 단위를 훌쩍 넘고 그 자부심과 자존감은 하늘을 찌른다.

당연히 그런 랭커 등급 각성자가 군인으로 복무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그런 랭커 등급 각성자 수십 명이 모인 특수 부대가 있었다.

이 불가능한 일이 가능한 건 한 사람의 존재 때문이다.

이들의 대장.

게이트 전쟁의 전환점을 상징하는 서울 수복 작전을 성공시키고.

세계 각국의 수도 탈환 작전을 지휘해 모조리 성공시킨 역대 최고의 커맨더!

천외천의 전투 예지 각성자!

확률 변수의 지배자!

검은 폭풍 그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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