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38화 (839/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38화>

“…….”

“…….”

짧은 침묵의 순간 타격대 선임들은 주위를 돌아봤고 깨달았다.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은 상황!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의 힘과 인맥, 영향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헌터 부대 실세 중의 실세 박찬석 준장이 내린 명령 때문이었다!

그리고 박찬석 준장이 이런 명령을 내린 이유는 그 뒤에 검은 폭풍,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 있어서다!

즉, 지금 자신들은 이세영 소장님을 또라이라고 욕한 거다!

월 평균 47회 전투를 치르고.

주 평균 7.3번 목숨을 구해 주시고.

일 평균 3.9번 엉덩이를 걷어차던.

낙동강 전선의 영웅 검은 폭풍 이세영 소장님을!

모든 진실을 깨닫는 순간 타격대 선임 대원들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과연 대장님!”

“탁월한 지휘명령입니다!”

“캬- 거대 괴수 일곱이 튀어나왔는데! 단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없는 이 기적적인 상황!”

“전 처음부터 찬석이 놈이 아니란 걸 짐작했습니다!”

“당연하지! 찬석이가 이런 상식을 뛰어넘는 천재적인 발상을 할 리가 없지!”

“평범한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 탁월한 전략적 식견!”

“역시 대장님이십니다!”

……

정소라 중위는 아연실색했다.

눈에 거슬리면 장성, 헌터부 장관, 국회의원 할 것 없이 들이박는 타격대 선임 대원들!

그런 타격대 선임들이 10대로밖에 들리지 않는 앳된 목소리를 듣는 순간 폭풍 같은 아부를 쏟아 냈다!

‘이 앳된 목소리 주인이 누구길래!?”

정소라 중위는 머릿속에서 의문이 터질 듯 차오르는 순간.

통신기 너머 박찬석 준장이 분통을 터트렸다.

-와! 이 간신배 같은 녀석들! 뭐? 천재적인 발상!? 나한테는 그렇게 욕을 하더니! 뭐? 탁월한 지휘!? 야! 나 박찬석 준장이야! 준장! 별 달았다고!

“별? 준장? 뭐 어쩌라고?”

“하, 준장? 내가 그냥 진급했으면 지금 별 세 개는 달았겠다!”

“난 비례대표 1번 제의받았어! 헌터위 들어가서 탈탈 털어 줄까!?”

“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목소리! 대장님 목소리가 중요하지!”

“아차! 대장님! 그 목소리 어떻게 된 겁니까!? 드디어 맞죠!?”

“각성력! 마침내 각성력 되찾으신 거 맞죠!?”

“결국, 교사 때려치우고 군에 돌아오신 겁니까!?”

“난 언젠가 이럴 날이 올 줄 알았다니까!”

“당연하지! 무슨 이태성이 체육 교사 하는 것도 아니고!”

“맞아! 대장님이 역사 교사라고!? 하하하-.”

“대장 어디 계십니까! 당장 모시러 가겠습니다!”

“당장 애들 모아서 안정화 권역부터 넓히죠!”

“마침내! 마침내 이런 날이 오는구나!”

……

타격대 선임들의 정신없는 외침과 웃음이 뒤섞여 터져 나올 때 통신기 너머 박찬석 준장은 의기양양하게 외쳤다.

-야! 모두 봤지!? 내가! 바로 나 박찬석이! 대장님을 다시 모셔 왔다! 으하하하-

박찬석 준장이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타격대 선임들은 버럭 소리쳤다.

“야, 찬석이 너는 빠지고! 대장님 어디 계세요!?”

-지금 낙동강 전선 지하 통로야, 거의 다 빠져나왔어. 바로 헬기 타고 해운대로 이동할 거다. 우선 명령대로 대기…….

낙동강 전선 지하 통로!?

타격대 선임들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얽혔다.

게이트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 물자를 보급하던 통로!

너비 20미터 높이 20미터가 넘어가는 이 거대한 통로는 낙동강 전선 곳곳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재앙급 마수와 몬스터, 특이 개체를 잡아가던 거대 곤충 괴수들이 뚫은 통로다!

이 통로는 거대 곤충 괴수들이 사는 사막과 연결된 균열이 존재해서 폐쇄된 상태!

‘그곳에 이세영 소장님이 계시다고!?’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영상!

수십 미터의 초진동하는 톱날 집게!

고폭마탄조차 튕겨 내는 반발장과 키틴질 갑각!

거대 괴수를 정신없이 두들겨 패서 끌고 가던 초거대 사슴벌레!

기계음과 황금빛!

폭발하듯 펼쳐지는 물리법칙을 초월하는 마법들!

재앙급 마수의 마력을 단숨에 흩어 버리고 꽁꽁 묶어 잡아가던 황금 풍뎅이!

압도적인 힘을 지닌 초거대 사슴벌레와 황금 풍뎅이.

그러나 그 정체는 무시무시한 거대 괴수가 아니었다!

오발탄이 스치는 순간 벌렁 나자빠져 데굴데굴 구르며 온갖 돌과 희귀금속을 요구했다!

이 거대 곤충 괴수들은 자해 공갈단이었다!

‘자해 공갈단 곤충 괴수들이 나타나는 낙동강 전선 지하 통로에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 있다고!?’

“설마! 그 자해 공갈단 놈들이 돌아왔습니까!?”

“뭐야!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니었잖아!”

“당장 낙동강 전선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타격대 선임들의 다급한 외침에 깊은 한숨이 대답으로 돌아왔다.

-하아- 그런 거 아냐. 몇 달 전 신동대문 사건 알지?

신동대문 중앙 광장을 뚫고 초거대 사슴벌레가 튀어나왔던 사건!

지금 이 자리의 타격대 선임 반 이상이 그 자리에 있었다.

“앗! 설마!?”

“아! 그때 실종된 사람!”

“무슨 중령이랑 조폭 길드 두목!”

깨달음의 탄성이 터지자 바로 긍정의 대답이 돌아왔다.

- 맞아. 그때 실종된 두 사람 찾고 있었다. 두 사람이 사막에 떨어졌다는 믿을 만한 제보가 들어왔거든. 그래서 협상단이랑 사막으로 이어진 균열을 찾고 있었는데 해운대에 나타난 거대 괴수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순간 타격대 선임 모두의 시선이 바다로 향했다.

게이트에 달라붙어 지져지는 거대 해파리 괴수!

그 아래 바다 위로 툭 튀어나온 도마뱀 괴수 사체 넷!

거대한 젤리처럼 우뚝 솟구쳐 있는 슬라임 괴수 사체!

자해 공갈단 곤충 괴수 놈들과는 종 자체가 달랐다.

“그런데 해운대에 공격 금지 명령은 왜?”

-이상하게 감이 안 좋아. 그 거대 괴수들 절대 공격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왔거든.

‘감이 안 좋다!’

이 말을 들은 순간 타격대 선임 전원은 바로 이해했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지금 말하고 있는 사람은 역대 최고의 전투 예지를 지닌 검은 폭풍!

전투상황에선 적중률 100%의 찍기 실력을 지닌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다!

타격대 선임들은 일제히 외쳤다.

“대장님이 오실 때까지!”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해운대를 통제하겠습니다!”

-아주 좋아! 바로 갈게! 그런데 저 해파리 괴수를 쥐어패는 각성자…… 어디서 본 거 같지? 앗! 수류탄 잘 던지던 찬호인가!? 어때 찬호 닮은 거 같지 않니!?

타격 선임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의 찬호!

여전한 저 헛다리!

확실히 이세영 특임 소장님이다!

콰카카카카카카캉-

이 순간 폭음과 섬광이 터져 나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타격대 선임 모두는 감탄했다.

수천, 수만 가닥 뇌전의 폭풍에 지져지고 수백 개의 벼락불에 타오르는 해파리 괴수!

해파리 괴수는 여전히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었다!

“와! 저 각성자 누군진 몰라도 진짜 잘 싸우네?”

“대장님 올 때까지 버티는 건 문제 없겠네. 바로 움직이자!”

“모두 흩어져라! 대장님의 촉이 움직였다! 단 한 발의 총성도 울리지 않게 막아 내자!”

타격대 선임 전원은 눈을 번뜩이며 겹겹이 펼쳐진 저지선으로 흩어졌다.

* * *

콰카카카카카캉-

하늘이 무너지는 거대한 폭음과 함께 몰아치는 천둥벼락의 폭풍!

천문석은 천둥벼락에 내력을 밀어 넣으며 탄성을 터트렸다.

“캬- 이런 날이 오다니!”

키즈카페 앞에서 랩터와 싸웠을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미친 듯이 구르고 도망치며 기회를 노려 결정타를 때려 박는 식으로 싸웠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완벽한 상성과 상상 이상으로 성장한 내력이 담긴 기술!

자신이 만들었지만, 절로 탄성이 튀어나오는 정전기 무공 ‘찌릿찌릿’으로 만들어 낸 천둥벼락의 폭풍!

쿠으으으으으으으-

해파리 괴수는 비명 같은 사념파를 터트리며 일방적으로 지져지고 있었다!

이런 압도적 모습이라니!

스스로 만들어 놓고 감탄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천문석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방심하지 않았다.

정전기 무공, 천뢰 ‘찌릿찌릿’은 실제 위력보다 겉모습이 몇 배는 화려한 무공!

실시간으로 반발장을 깎아내고 촉수와 본체를 지지고 태우고 있지만.

아직 모자랐다!

슬쩍 시선을 내리자 보였다.

반 이상이 검게 타들어 갔던 해파리 괴수의 촉수!

끊겼던 촉수가 어느새 다시 이어지고, 터져 떨어져 나간 육체 안에서 살이 차오른다!

해파리 괴수는 괴물 같은 내구력과 재생력을 가졌다!

이런 내구력과 재생력의 원천은 촉수를 칭칭 휘감은 게이트에서 빨아드리는 게이트 마력장!

해파리 괴수는 게이트 마력장의 힘으로 벼락 폭풍, 찌릿찌릿을 버티고 있었다!

지금 자신과 해파리 괴수는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다.

찌릿찌릿 vs 초재생력

내력 vs 게이트 마력장.

내력 건전지 vs 게이트 콘센트.

결론은 간단했다.

자신이 사용하는 내력이 해파리 괴수가 사용하는 게이트 마력장보다 먼저 떨어진다!

내력이 떨어지면 벼락 폭풍이 멈추고, 벼락 폭풍이 멈추면 해파리 괴수는 초재생을 시작한다.

즉, 지금의 압도적 우위는 일시적인 것!

내력이 떨어지면 평소처럼 데굴데굴 구르며 빡세게 싸워야 했다!

어떻게든 내력이 떨어지기 전에 막타를 때리고 해파리 괴수의 숨통을 끊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펼치는 절정의 ‘찌릿찌릿’으로는 해파리 괴수의 초재생력을 넘어서는 막타, 결정타를 넣을 수 없었다!

파국!

너무나 분명한 파멸이 다가온다!

자신이 혼자였다면 말이다.

카캬카카카-

천문석은 통쾌한 웃음과 함께 시선을 돌렸다.

타타타타타-

하늘에는 공격 헬기가!

촤아아아아-

바다에는 제주 함대 군함이!

웅성웅성-

육지에 펼쳐진 저지선에는 헌터와 군인들이 쫙 깔려 있다!

하늘, 바다, 육지! 어디로 시선을 돌려도 아군이 보였다!

그렇다 ‘아군’이 있다.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천둥벼락을 쏟아붓는 자신 대신에 막타, 결정타를 때려 박을 ‘아군’이 시야가 닿는 모든 곳에 있었다!

아군이 지금까지 공격하지 못한 건 해파리 괴수와 뒤엉켜 싸우던 거대 악어 괴수! 아니, 악어 로봇 때문이다!

악어 로봇 안에는 W. S. 인더스트리의 오너 워커 실트가 탑승한 상황!

당연히 이번 일을 지휘하는 W. S. 인더스트리 지휘부에서는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러나 워커 실트가 탄 거대 악어 괴수는 이미 사선을 벗어나 첨벙첨벙 바다를 달려 산으로 향하는 중!

지금 사선에 걸리는 건 해파리 괴수와 게이트뿐이다!

게다가 해파리 괴수는 천둥벼락 폭풍을 버티기 위해 게이트에 몸을 칭칭 감고 마력을 빨아드리고 있다!

엄폐물 하나 없이 허공에 뜬 고정 표적지가 된 상태!

현대 마도 공학 기술의 눈부신 성과를 보여 줄 최적의 상황이다!

마탄!

해파리 괴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탄을 피하기 위해 게이트에 박아 넣은 촉수를 풀면?

초재생력의 원천 게이트 마력장이 끊겨, 천둥벼락 폭풍, 찌릿찌릿에 구운 오징어처럼 작살이 난다!

-피하지 않고 마탄을 맞으면서 버티면!?

어느새 게이트는 마력을 쪽쪽 빨려 반 이하로 크기로 줄어든 상태!

게이트가 완전히 닫힐 때까지 정신없이 두들겨 맞다가 마찬가지로 박살 난다!

사면초가, 진퇴양난!

지금 거대 해파리 괴수가 선택할 수 있는 건 한가지뿐이다!

찌릿찌릿에 작살 날지, 마탄에 박살 날지!

카캬카카카카-

천문석은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거대 괴수와의 전투를 끝내고 특급 헌터와 동료들과 함께 고깃집으로 갈 때다!

천문석은 내력을 담아 하늘, 바다, 육지의 모든 헌터와 군인을 향해 외쳤다.

한국 헌터, 군인이라면 꿈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뼈에 새겨진 단어를!

[사선 확인!]

[마탄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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