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32화>
바다 위 허공에 생겨난 마력광이 일렁이는 수면.
게이트!
겹겹이 저지선을 펼친 헌터와 헌터 부대 병력 모두는 경악했다.
부산 지역은 게이트 안정화 권역이 겹치는 지역. 엄청난 게이트 마력장 밀도로 게이트는커녕 던전, 균열조차 생겨날 수 없다!
그런데 해운대 앞바다에 갑자기 게이트가 생겨났다고?!
"말도 안 돼!"
누군가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거대 악어 괴수가 게이트를 향해 구전체를 던졌다!
팟-
거대한 섬광탄이 터진 듯 시야를 하얗게 물들이는 마력 섬광!
그러나 이 자리의 모두는 완전무장했거나 자동 방어 마법 회로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헌터 헬멧의 바이저가 마력 섬광을 막아내고 장갑 버스, 장갑 SUV, 지휘 천막에 설치된 자동 방어 마법 회로가 작동했다.
길어야 2, 3초!
시야는 순식간에 회복됐다.
그러나 원형 게이트는 어느새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로 200여 미터 높이 100여 미터.
거대한 직사각형 스크린처럼 허공에 펼쳐진 게이트 수면!
이 거대한 게이트 수면 너머로 상상도 하지 못한 것들이 보였다.
이글이글 작열하는 태양과 모래 언덕이 끝없이 이어진 사막!
모래 언덕을 작아 보이게 만드는 초거대 악어거북!
초거대 악어거북 위에 세워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대한 도시!
거대한 도시를 등에 짊어진 초거대 악어거북이 게이트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어어어?!"
"저, 저! 저거?!"
직접 보고 있지만, 현실감이 없는 광경.
수십 수백 번 게이트와 던전, 균열을 넘나들었던 베테랑 헌터조차 처음 보는 광경에 해운대에 모인 모두는 말문이 막혔다.
파아아아아앙-
이때 게이트 수면이 높게 솟구치고 빠르게 회전하는 원반이 줄줄이 튀어나왔다!
깡깡, 깡깡깡깡-
그리고 울려 퍼지는 여섯 번의 충돌음!
비행 원반들은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거대 악어 괴수가 충돌해 허공으로 튕겨 올랐다!
위이이잉-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는 비행 원반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굳어 있던 헌터와 군인들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한국에서 헌터가 되는 순간 습관이 될 때까지 끝없이 반복 주입하는 대응!
철컥, 철컥철컥-
장전과 동시에 수천의 총구가 비행 원반에 겨눠지고 저지선을 펼친 모든 헌터와 군인들이 동시에 외쳤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사선 확인!"
....
이 순간 지휘관의 다급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졌다.
"멈춰!"
"사격중지!"
“전원 공격 금지!”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는 공격 금지다!"
다급한 공격 정지 명령이 떨어졌을 때.
W. S. 인더스트리의 로롤로 의장은 이미 반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게이트 너머에서 튀어나온 비행 원반!
이 안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어떻게든 회수해야 한다!
"타격대 출동한다!"
"경호팀 바로 기동한다!"
"외곽 대기 중인 헌터! 비행 원반 추적한다!"
"이곳 지휘를 부탁한다! 비행 원반은 내가 회수하겠다!"
로롤로는 외치는 즉시 지휘 천막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다.
이때 다급한 외침이 백사장에서 들려왔다.
"어, 어어?! 저거 뭐야?!"
"왜 여기로 돌아오는 거야?!"
"떨어진다! 도망쳐!"
멀리 날아간 비행 원반 하나가 부메랑처럼 원을 그리며 백사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충돌한다!'
이사진 모두가 직감하는 순간 로롤로 의장은 준비된 마력 회로를 작동시켰다.
마력장 방어막!
파스스스슥-
지휘 천막에서 생겨난 마력장이 해운대 해변 위를 덮는 동시에 비행 원반이 마력장 방어막을 뚫으며 감속! 그대로 모래사장에 꽂혔다!
파파파파팟-
회전하는 비행 원반에 모래가 비처럼 쏟아질 때 다급한 외침이 이어졌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른 원반도 돌아오고 있다!"
부메랑처럼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아오는 비행 원반들!
모두의 시선이 돌아오는 비행 원반에 모이는 순간.
생경한 로켓 폭음과 거대 악어 괴수의 포효가 대기를 뒤흔들었다!
포아아아아아앙-
[메에에에에에에-]
"....!"
"....!"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시야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광경이 보였다!
크아아아아앙-
전신을 뒤흔드는 피어가 섞인 포효와 함께!
촤아아아아아-
게이트 수면을 뚫고 튀어나오는 거대한 세모꼴 머리!
콰아아아앙-
거대 도마뱀 괴수가 거대 악어 괴수의 가슴에 충돌했다!
괴수 반발장이 충돌해 마력 불꽃이 터지고 단단한 암석 갑각이 바스러지는 순간.
거대 악어 괴수는 곰이라도 되는 것처럼 앞발을 번쩍 들어 내려찍었다!
콰아아아아아-
거대 도마뱀은 단숨에 바닷물에 처박히고 그 반동으로 바닷물이 높게 치솟았다!
거대 악어는 나뒹구는 거대 도마뱀은 신경도 쓰지 않고 치솟는 바닷물을 뚫고 게이트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이 순간 게이트 수면에서 거대 도마뱀이 잇달아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셋!
거대 도마뱀 괴수 셋의 공격이 거대 악어에게 쏟아졌다!
쇠사슬 같은 혀를 쏘아 발을 휘감고.
몸을 낮추고 도약! 엄청난 운동에너지로 철퇴 같은 일격을 가한다!
거대 악어는 돌진하는 거대 도마뱀의 목을 잡아 비틀어 던지고 다시금 게이트를 향해 달렸다.
이 순간 해운대 전체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수백 미터 크기로 커진 게이트 수면을 가득 채우는 그림자!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전투를 보던 모두의 시선이 위로 또 위로 움직였다.
거대한 파도처럼 솟구친 슬라임 괴수.
수천 개의 촉수를 늘어트린 섬 같은 해파리 괴수.
부정형 괴수 둘이 게이트 수면을 빠져나와 거대 악어 괴수를 내려다봤다.
기회를 노리는 거대 도마뱀 괴수 넷.
산성 점액질 몸을 파도처럼 높게 솟구친 슬라임 괴수.
게이트 앞을 막은 채 수천 개의 촉수를 늘어트린 해파리 괴수.
거대 괴수 여섯!
게이트로 돌진하던 거대 악어 괴수는 거대 괴수 여섯에게 포위됐다!
이 광경을 보는 모두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대 괴수 일곱!
안정화 권역에 하나둘도 아닌 거대 괴수 일곱이 나타났다고?!
상상도 하지 못한 상황에 저지선을 펼친 수만 명의 헌터와 군인들은 사색이 됐다.
"일곱…?"
"거대 괴수 일곱이 나타났다고?!"
"안정화 권역! 그것도 중첩 안정화 권역인데!!"
"마력장! 설마 게이트 마력장이 사라진 거냐?!"
"마력 각성자?!"
"게이트 마력장은 그대로다!"
"저놈들 반발장이 약화된 상태다!"
"마탄을 쏟아부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빌딩, 하늘, 바다로 움직였다.
빌딩에 거치된 기관총 진지, 하늘에 뜬 공격 헬기, 바다에서 접근 중인 함대!
'마탄을 쏟아부으면 잡을 수 있다!'
헌터와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환해졌다.
그러나 베테랑 헌터와 헌터 부대 부사관들의 얼굴은 딱딱히 굳었다.
적이 하나에서 둘로 늘어나는 순간 전투 난이도는 세 배 이상 올라간다.
하물며 적은 그냥 몬스터도 아닌 거대 괴수!
그냥 마탄도 아닌 함포와 개틀링 기관총을 쏟아부으려면 이 각도, 이 상황에선 안 된다!
거대 괴수가 조금만 움직여도 헌터와 군인, 빌딩 저지선이 사선에 걸리고.
해운대 백사장은 탱킹을 하기에는 시가지에서 너무 가깝다!
먼바다로 유인해서 화망을 만들거나 거대 괴수 탱킹이 가능한 레이드 탱커가 홀로 어그로를 잡아줘야 한다!
거대 괴수 일곱, 아니 여섯!
게다가 그중 둘은 부정형 괴수다!
이 녀석들의 어그로를 한 사람이 모두 잡는다고?!
탱커 랭킹 1위, 철벽 이태성 길드장과 길드 랭킹 1위 태성 길드 레이드 팀이 오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이 순간 거대 괴수와 단 한 번이라도 싸워본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해운대 백사장 중앙에 쳐진 W. S. 인더스트리의 지휘 천막!
전술 마도구, 나이트 아머!
W. S. 인더스트리의 나이트 아머를 쏟아부어야 한다!
최소 6기 이상!
거대 괴수를 일대일로 마킹할 수 있도록!
베테랑 헌터와 부사관들의 시선이 길드 수뇌부, 군 지휘관에게 향했다.
판단이 느린 수뇌부, 지휘관은 헌터 업계에서 말 그대로 살아남지 못한다.
길드 수뇌부와 군 지휘관은 이미 헌터용 통신기를 잡고 지원 요청을 하고 있었다.
“나이트 아머! W. S. 인더스트리….”
“당장 나이트 아머를 투입….”
이 순간 너무나 귀에 익은 포효가 울려 퍼졌다!
[메에에에에에에-]
거대 괴수 여섯에게 포위된 거대 악어 괴수!
거대 악어가 포효와 함께 앞발을 번쩍 들고 돌진했다!
파아아앙-
강철 사슬 같은 도마뱀 혀가 쏘아져 몸을 휘감고!
촤아아아-
치솟는 바닷물 속에서 거대한 선박 같은 거체가 튀어나왔다!
기회를 노린 도마뱀 괴수 둘의 돌진 공격!
50미터가 넘어가는 거체에 실린 엄청난 물리력이 거대 악어 괴수의 등으로 날아갔다!
'끝장이다!'
모두가 직감하는 순간.
콰아아아아아-
단숨에 청각을 날려버리는 폭음과.
파지지지지직-
시야를 불태우는 마력 불꽃이 터졌다!
자동으로 내려진 편광 바이저!
바이저 너머로 거대 악어 괴수의 움직임이 보였다!
처박히듯 앞으로 쓰러지는 순간 혀가 당겨져 단숨에 끌려오는 거대 도마뱀!
끌려온 거대 도마뱀에게 산을 짓뭉개는 듯한 앞발 내려치기가 떨어졌다!
콰아아아아앙-
단숨에 눈이 헤헤 풀린 거대 도마뱀이 주저앉는 동시에.
촤아, 촤아아아-
거대한 악어 괴수가 바다 위로 엎어진 채로 데굴데굴 굴렀다!
폭풍이 몰아치듯 파도와 새하얀 물거품이 사방으로 솟구쳐 시야를 가리는 순간.
공중으로 돌진한 거대 도마뱀 괴수 두 마리가 파도에 삼켜져 서로 충돌했다.
콰아아아앙-
순간 폭발하듯 치솟는 거대 악어!
거대 악어는 거대한 입을 벌려 단숨에 도마뱀 꼬리를 물어뜯었다!
단숨에 잘려 떨어지는 도마뱀 꼬리!
거대 악어는 잘려 떨어지는 꼬리를 낚아채 둔기처럼 휘둘렀다.
쾅쾅, 콰카카캉-
비늘이 깨지고 살이 으스러져 터져 나갔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피로 바다가 붉게 물드는 순간.
촤아아아아-
파도 속에서 튀어나온 거대 도마뱀이 거대 악어의 배를 향해 돌진했다!
재빨리 피하려 했으나 거대 도마뱀이 앞발을 물고 늘어졌다!
기이이이잉-
이 순간 무언가 돌아가는 굉음이 터져나왔다!
콰드드득-
앞발을 문 거대 도마뱀을 번쩍 들어 내려찍고!
배를 향해 돌진하는 거대 도마뱀을 낚아채는 동시에 뒤로 빙글 넘어지듯 회전했다!
콰아앙, 콰아아앙-
폭탄이 터진듯한 굉음이 터지고!
촤아, 촤아아아-
새하얀 물거품이 폭발하듯 치솟았다!
하나로 뒤엉켜 데굴데굴 구르는 거대 악어와 거대 도마뱀 셋!
쿠릉, 쿠르르릉-
바닷물이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고 하얀 물거품이 가득한 파도가 연이어 밀려왔다!
홀린 듯이 전투를 보던 헌터들이 다급히 물러나는 순간.
해변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가 움직였다.
거대 슬라임 괴수!
하늘 높게 치솟은 슬라임 마수가 거대 악어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산성 점액으로 통째로 삼키려는 생각이다!'
"마탄!"
"마력 각성자!"
"당장 마탄이나 마법을 쏟아 부……."
다급한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데굴데굴 구르던 거대 악어가 벌떡 일어나 양 앞발을 번쩍 들어 올렸다!
파지지지지직-
새파란 섬광이 이글거리는 구전체가 생겨나는 순간 그대로 바다를 내려찍었다!
파아아아아앙-
절벽이 하늘로 솟아나듯 바닷물이 거대한 기둥이 되어 솟구쳤다!
쏟아지는 슬라임 점액을 솟구치는 바닷물 기둥이 날려버리는 순간.
콰지직, 콰지지직-
거대 악어는 뇌전이 남아있는 양 앞발로 거대 도마뱀을 한 마리씩 들어 올리며 처절한 포효를 내질렀다!
[메에에에메에에에에에-]
듣는 순간 전투 의지가 사라지던 염소 울음소리!
그러나 상상조차 하지 못한 처절한 격전을 본 지금!
이 울음소리가 겹겹이 저지선을 펼친 모든 각성자의 가슴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