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30화 (83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30화>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들의 머릿속에선 폭풍이 몰아쳤다.

거대 괴수가 들어 올린 구전체!

거대 괴수의 입에서 쏘아진 빛의 기둥!

빛의 기둥이 허공의 한점에 닿는 순간 물결치듯 흘러나온 파문이 몸에 닿았다!

그리고 몸 안에서 울려 퍼지는 기계음.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60, 59……!’

이 순간 오너가 내린 이해할 수 없던 명령 속 키워드가 파팟- 섬광처럼 떠올랐다!

거대 괴수!

게이트!

기동 도시!

거대 괴수는 이미 등장했다!

그렇다면 지금 들려오는 카운트는?

‘게이트!’

‘게이트 개방 카운트다운이다!’

깨달음의 순간 모든 이사진의 머릿속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그려졌다!

게이트가 열리고 거대 괴수가 게이트 안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10분 후 게이트를 찢고 ‘기동 도시’가 튀어나온다!

오너가 모든 병력을 쏟아부으라고 명령한 직경 5km가 넘어가는 공간 확장 마력회로가 설치된 기동 도시가!

“……!”

“……!”

W. S. 인더스트리의 이사진은 전율했다.

기업의 이사진은 그 기업의 정점!

운과 실력, 통찰력 모든 것을 갖춰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초거대 기업 W. S. 인더스트리 또한 마찬가지!

지금 이 자리에서 선 이사 모두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그런 이사들의 눈에는 보였다.

오너가 내린 선착순 소집!

염소 울음소리를 내는 거대 괴수!

3차원 적층 마법 회로로 만들어진 구전체!

공간을 뚫는 빛의 기둥과 인위적인 게이트 개방!

최고 공적자에게 걸린 보상, W. S. 인더스트리의 77% 지분!

이 모든 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오너의 목표가 보였다!

직경 5km가 넘는 기동 도시.

이사 모두의 시선이 거대 악어 괴수가 선 해운대 앞바다를 바라봤다.

직경 5km의 도시가 들어가기에는 터무니없이 좁다.

아니, 애초에 그렇게 거대한 도시가 게이트에서 나올 수 있을 리 없었다!

방법은 하나.

오너가 말한 공간 확장 마법 회로다!

이 순간 이사진 전원은 오너의 진정한 목표, 장대한 계획을 깨달았다!

직경 5km의 도시를 게이트를 통과할 정도로 줄이는 마도 공학 기술!

기동 도시에 적용된 엄청난 ‘마도 공학 기술’이 오너의 진정한 목표다!

마도 공학 기술을 확보하는 순간 W. S. 인더스트리는 재금 그룹을 뛰어넘는 초초거대 기업이 될 발판을 마련하는 거다.

국가의 힘마저 압도하는 지구상 유일의 수퍼파워로 나아가는 거다!

상상을 초월하는 야망과 비전이 느껴졌다!

“……!”

“……!”

“……!”

지휘 천막에 모인 이사진 전원은 전율했다!

자신들이 승진, 나이트 아머 분배권, 게이트 안정화 권역 조정 같은 사소한 이권에 매달리는 동안.

오너는 지구를 통째로 집어삼킬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거다!

“오너!”

“그런 줄도 모르고……!”

“하- 그냥 괴롭히려고 선착순을 돌린 줄 알았는데…….”

“깜지 쓰면서 그렇게 욕했는…….”

격동으로 몸이 떨리고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들은 오너에게 단련된 기회 포착의 달인들!

지금 자신들이 할 일을 잊지 않았다!

이사 전원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꺼내 숨겨 둔 한 수에 명령했다!

“전원 출동 준비!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바로 투입한다!”

“최상급 정제 마석 모조리 쏟아부어라!”

“여력은 남기지 않는다! 역량을 모조리 긁어모아 투입한다!”

“잠시 후 나타날 ‘기동 도시’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W. S. 인더스트리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모든 자원을 쏟아붓는다!”

……

이사들의 정신없는 외침이 지휘 천막을 가득 채웠을 때 카운트다운이 마침내 끝났다.

[5, 4, 3, 2, 1. 차원 좌표 고정!]

[임시 게이트 개방 절차 시작합니다!]

‘이제 시작이다!’

로롤로 의장과 이사 전원.

저지선에 대기 중인 헌터와 군인들.

하늘의 헬기와 빌딩에 자리한 마력 각성자.

바다의 고속정과 급속 기동으로 접근하는 부산 함대.

해운대 주위에 펼쳐진 수만 명의 시선이 빛의 기둥에 모이는 순간.

빛의 기둥을 중심으로 거대한 원이 그어졌다!

정형화된 모습이 아닌 일그러져 요동치는 원.

이 원 안에 순식간에 물이 가득 차올라 거칠게 요동쳤다.

쉴 새 없이 일그러지는 원과 잠시도 멈추지 않는 요동치는 물결!

마력광에 물든 수면을 보는 순간 모두는 같은 이름,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

게이트!

게이트가 열리고 있다!’

* * *

이세기와 하늘고래, 7척의 글라이더 선은 사막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그 뒤를 거대 괴수 여섯이 추격하고 있었다!

포앙, 포앙, 포앙-

직각으로 꺾어 입체 기동하는 이세기와 하늘고래!

팡팡, 팡팡팡-

쉴 새 없이 압축 공기를 터트리며 지그재그로 급속 기동하는 글라이더선!

그 뒤를 쫓는 거대 도마뱀 괴수 넷과 슬라임 괴수와 해파리 괴수!

촤아아아-

모래가 폭발하듯 쏟아지는 순간 거대 괴수의 공격이 쏟아졌다!

파아아앙-

채찍처럼 날아오는 거대 도마뱀 혀!

후두두두둑-

우박처럼 쏟아지는 슬라임 산성 체액!

파파파파파팟-

하늘하늘 흔들리다 창날처럼 발사된 해파리 촉수!

하나하나가 최상급 몬스터조차 일격에 박살 낼 공격들이다.

그러나 하늘 고래는 퐁퐁이는 공격이 시작되기도 전에 회피기동을 시작했다!

포앙, 포앙, 포아아앙-

직각으로 꺾어 수직상승!

거대 도마뱀 혀가 충돌해 뒤엉키고!

포그르르르-

폭발하듯 쏟아진 물방울이 산성 체액을 감싼 채 둥실둥실 날아가…….

팡, 팡, 파파팡-

해파리 촉수와 충돌해 터져 나간다!

크아아아앙-

거대 괴수 여섯의 분노한 포효가 터지는 순간.

포아아아앙-

퐁퐁이는 비틀린 나선을 그리며 급속하강 질주했다!

구으, 구으응-!

퐁퐁이가 용맹하게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대답했다.

[잘했다! 퐁퐁이! 역시 특급 하늘 고래다!]

그리고 거대 괴수를 깔아 보며 외쳤다!

[뭐야, 이거?]

[거대 괴수 맞냐!?]

[카캬카카카카카카-!]

도발하는 웃음이 하늘을 떨어 울리고!

크아아아아아앙-

거대 괴수 여섯은 미친 듯이 질주하며 공격을 쏟아부었다!

구으, 구으응-!

[카캬카카카카-!]

도발하듯 웃는 하늘 고래와 이세기.

그리고 그 주위를 나는 7척의 글라이더선을 향해서!

“미친놈아! 그만해!”

“야! 그만! 제발 그만해!”

“이러다 다 죽는다고! 미친 새끼야!”

“옆으로! 제발 옆으로 좀 빠져!”

……

용역 헌터들은 악을 쓰며 좌석 앞 손잡이를 움직이고 허공에 뜬 홀로그램 패널에 외쳤지만 요지부동!

104인의 용역 헌터들이 탄 여섯 척의 글라이더선은 끈에 매달린 요요처럼 7번 글라이더선 주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7번 글라이더선은 거대 괴수를 도발하는 이세기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1번 글라이더선에 탄 왕체는 이런 상황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죽을 거야! 우리는 죽을 거라고!”

“미친놈! 이 개 또라이 새끼!”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괴성!

쿵쿵, 쾅쾅쾅-

깡통 속에 담긴 동전처럼 정신없이 흔들리는 육체!

파아아아앙-

글라이더선의 투명한 창을 스쳐 지나가는 거대 도마뱀 괴수의 강철 같은 혀!

쿠르르릉-

단지 스친 것만으로도 글라이더선이 부서질 듯 요동치고 홀로그램 패널에 경고창이 떠올랐다!

[충돌 감지! 에너지 수치 급감! 37, 35, 31, 30!]

[위험! 3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당장 손잡이를 잡고 마력을 끌어올려 주십시오!]

으아아악-!

시바아아-!

용역 헌터들은 다급히 좌석 앞 손잡이를 잡고 각성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반 이상의 헌터가 사방에 널브러져 손잡이를 잡지 않은 상황!

에너지 수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왕체는 직감했다.

‘이대로면 진짜 추락한다!’

왕체는 재빨리 좌석에서 일어나 나뒹구는 헌터들을 낚아채 좌석에 던져 넣었다!

모든 헌터가 좌석에 앉는 순간 다급히 외치는 왕체!

“정신 차려! 곧 20% 아래로 떨어진다! 당장 손잡이 잡고 각성력 끌어올려라!”

“어차피 우리는 죽을 거야!”

“거대 괴수가 여섯이라고! 그중 둘은 부정형 괴수야!”

“거짓말이었어! 집에 간다는 말! 게이트가 열린다는 말 전부 거짓말이다!”

“저주받을 놈! 우리를 어디다 던진 거야!”

“강릉! 빌어먹을 강릉! 용역 헌터! 젠장할 용역 헌터! 으아악-!”

“……전능하신 아라카트시여 영원한 빛으로…….”

“집에! 제발 집에 좀 보내 주세요!”

……

분노와 비탄, 후회와 통한!

정신이 반쯤 나간 헌터들의 절망 어린 고함이 쏟아지는 순간.

왕체는 내력을 담아 외쳤다.

[이세기!]

“……!”

“……!”

“……!”

얼마나 굴렀는지 이세기의 이름만 튀어나와도 움찔 놀라며 파르르 떠는 용역 헌터들!

왕체는 내력을 담아 연설하듯 외쳤다!

[이대로 당하기만 할 거냐? 복수! 이세기에게 복수해야지! 모두 여기를 벗어나 이세기에게 복수하자!]

“하-! 복수!?”

“미친놈 복수라고!”

“우리 꼴을 보고도 복수를 말해!?”

“지금 우리 강릉 던전에 들어온 지 일주일도 안 지났어!”

“이세기를 쫓다가 던전에 떨어진 지 일주일만에 이렇게 개같이 굴렀는데 복수라고!? 하하하하하-.”

“이세기는 사람이 아냐! 재앙의 화신! 불운과 재앙이 달라붙는 재앙, 어둠 그 자체다! 전능하신 아라카트시여…….”

이 순간 용역 헌터 모두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렇다!

이 거지 같은 던전에 들어온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몇 년은 던전에서 죽도록 구르고 개고생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으으으- 시바시바시바…….”

힘을 내자고 설득하던 왕체마저 정신이 아득해졌다.

‘일주일? 일주일도 안 지났다고! 이세기 재앙신 같은 놈!’

복수?

스스로 말하고도 복수할 생각 따위는 조금도 들지 않았다!

임무고 뭐고 이 지옥 같은 던전에서 나가기만 하면 당장 한국을 떠나 숨을 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여기서 살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용역 헌터들의 각성력이 필요했다!

어느새 게이지 수치는 23%!

왕체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혼을 담아 외쳤다.

“나에게 이세기에게 복수할 방법이 있다!”

“뭐!?”

경악한 시선이 모이는 순간.

왕체는 폭탄을 터트렸다.

“남중국에 나타난 절대자 천검! 우리 조직은 천검과 끈이 있다! 천검은 남중국 모든 군벌을 통합한 절대 권력자다! 천검이 손가락만 까딱해도 이세기는 박살 난다!”

“천검! 그 천검이랑 진짜 끈이 있다고!?”

“아니! 잠깐! 아무리 끈이 있어도! 천검이 왜!? 그럴 이유가 없잖아!”

소문에 정통한 헌터가 반색하는 순간 의아해하는 헌터.

당연히 가질 의문이다!

이세기가 아무리 천외천의 미친놈이어도 일개 헌터!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이 손을 쓰기에는 격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왕체는 천검을 아니, 천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필사적인 군벌 수장들을 움직일 비장의 수가 있었다!

이름.

극소수의 사람만이 아는 사실.

남중국의 절대자, 천검의 이름이 ‘이세기’였다!

그렇다! 재앙의 화신 이세기와 천검의 이름은 같았다!

그러나 같은 이름과 달리 두 사람은 완전히 달랐다!

대의명분, 공명정대!

대인(大人), 군자(君子) 그 자체인 천검 이세기!

사기와 구라, 협잡의 달인.

재앙과 불운의 화신 이세기 새끼!

군벌들은 천검의 이름을 더럽히는 이세기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다!

왕체는 확신을 담아 말했다!

“나를 믿어라! 완벽한 계획이 나에게 있다! 모두 힘을 내라! 여기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이세기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외침이었다.

그러나 용역 헌터들은 그 예민한 감각으로 왕체의 말에 확신과 진실이 담겼다는 걸 깨달았다.

지옥에 떨어진 사람은 하늘에서 내려온 한 가닥 거미줄에도 희망을 품는 법!

“……!”

“……!”

용역 헌터들의 절망 어린 눈이 이글이글 빛나고, 가슴에서 화산 같은 열기가 폭발했다!

“으아악-

“해 보자!”

“복수! 복수! 복수!”

……

왕체가 탄 1번 글라이더선에 뜨거운 열기가 몰아쳤다!

중국 상해에서 온 철검장 무사들은 6척의 글라이더선에 흩어진 상황.

이와 비슷한 일이 6척의 글라이더 선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었다!

용역 헌터들은 좌석 손잡이를 잡고 각성력을 끌어올렸다!

[23, 27, 29, 33, 39, 43…….]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게이지 수치!

핑그르르르르-

글라이더선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팡팡, 팡아아앙-

폭발하듯 튀어나오는 압축 공기가 강해졌다!

지그재그, 종횡무진!

글라이더선은 거대 괴수 앞을 회전하며 도발했다!

그리고 마경의 경계 신기루 벽이 가까워지는 순간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10, 9, 8, 7, 6, 5, 4, 3, 2, 1. 차원 좌표 고정!]

[임시 게이트 개방 절차 시작합니다!]

이 순간 신기루 벽에 쏘아진 빛의 기둥 주위로 일그러진 원이 그려지고 물결이 단숨에 차올랐다!

원 안에 차오른 마력광을 머금은 물결을 보는 순간 모두는 직감했다.

게이트!

진짜로 게이트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이세기의 하늘을 떨어 울리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1번에서 6번 글라이더선! 게이트를 향해 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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