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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28화 (829/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28화>

로롤로 의장이 거대 괴수 출현을 경고했을 때 그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 같은 마력 생명체는 안정화 권역으로 들어온 순간 그 힘이 억눌린다!

부산 지역은 그냥 안정화 권역도 아닌 안정화 권역이 중첩되는 지역! 일본에 근해에 득실거리는 해양 마수들도 부산 앞바다에는 접근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해운대에 전개된 헌터와 병사들은 거대 괴수가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생각지도 않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쏴아아아아아-

암석 갑각을 두른 거대 악어 괴수에게서 쏟아지는 폭포수 같은 바닷물!

거대 괴수가 진짜로 해운대 앞바다에서 튀어나왔다!

육지, 바다, 하늘의 모든 헌터와 군인들은 홀린 듯 이 모습을 바라봤다.

“……!”

“……!”

“……!”

이때 거대한 울림과 함께 거대 괴수의 가슴이 급격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쿠르르르르릉-

베테랑 헌터와 헌터 부대 장교는 바로 알아챘다.

피어!

최상급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의 피어가 담긴 포효다!

일반인이 무방비하게 저 포효를 맞으면 엄청난 피해가 생긴다!

“일반인 바로 피해라!”

“귀와 눈을 가리고 엎드려!”

“탱커! 전열로!”

“모든 헌터 각성력을 터트려라!”

“괴수 피어를 상쇄해야 한다!”

……

헌터들은 반사적으로 각성력을 끌어올려 터트렸다.

구으으으으으으-

수만 명의 헌터가 끌어올린 각성력이 대기를 북처럼 뒤흔드는 순간 거대 괴수의 입이 열리고 거대한 포효가 터져 나왔다!

[메에에에에에에에에-]

“…….”

“…….”

“…….”

수만 명의 헌터와 군인들이 겹겹이 저지선을 펼친 해운대에 깊은 정적이 내려앉았다.

멍하니 거대 괴수를 보던 케인 이사는 말했다.

“……염소 울음소리?”

[메에에에에-]

거대 악어 괴수는 염소 울음소리를 내며.

쿵, 쿵, 쿠웅, 쿵-

앞발로 허공을 더듬으며 해운대 앞바다를 걸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

---

기동 병참 도시 북쪽 부두.

악을 쓰고 달려 부두에 도착한 용역 헌터들은 당황했다.

“뭐야!? 배가 어디 있다는 거야!?”

분명히 북쪽 부두에서 글라이더 선을 타고 게이트를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 부두에는 단 한 척의 배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허공으로 쭉 뻗은 100미터에 달하는 도로!

그리고 항만 구역에 줄줄이 놓여 있는 수십 개의 원반뿐이다!

“잠깐! 저 원반이 글라이더선 아냐!?”

몇몇 용역 헌터가 재빨리 원반으로 달려갔다.

직경 8m 높이 2미터가량의 납작한 원반.

투명창 창을 통해 그 안에 놓인 20여 개의 좌석이 보였다.

그러나 이 원반에는 돛도 노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글라이더 선이라고!”

“이걸 어떻게 조종하는 건데!?”

“이세기! 이세기 어디에 있냐!”

사방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올 때 기계음이 들려왔다.

[바로 탑승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압류 딱지를 꺼내 주세요.]

용역 헌터들은 기계음을 바로 알아챘다.

부두로 모이라고 방송하던 목소리!

기계음을 찾아 고개를 돌리자 정장을 입고 서류를 들고 걸어오는 여자가 보였다.

“저 사람이다!”

“방송하던 사람이다!”

“글라이더 선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수라 비서를 확인한 용역 헌터들이 달리려는 순간.

딱-

아수라 비서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위이이잉-

모터 소리와 함께 원반이 이동 허공으로 쭉 뻗은 도로 위에 놓이는 순간.

철컹-

무언가 맞물리는 쇳소리가 울렸다!

“……!”

“이거 설마!?”

반사적으로 원반과 도로를 확인한 헌터들은 바로 알아챘다!

도로에 파인 긴 홈과 그 안에 놓인 레일!

레일에 놓인 돌기에 글라이더선이 걸렸다!

바로 모두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항공모함에서 줄줄이 이륙하는 전투기!

허공으로 쭉 뻗은 100여 미터의 레일 위를 가속한 글라이더선이 단숨에 하늘로 쏘아져 활강 게이트를 통과한다!

“글라이더!”

“아! 그래서!”

“활강! 활강이었구나!”

사방에서 용역 헌터들의 탄성이 터져 나올 때.

위이이이잉-

모터음과 함께 글라이더선이 레일 앞에 줄줄이 늘어섰다.

왕체는 바로 깨달았다.

레일은 하나!

글라이더선은 일곱 척!

당연히 한 번에 한 척씩 차례대로 발사된다!

문제는 게이트가 열리는 시간이 7초라는 것!

‘이건 무조건 앞에 타야 한다!’

왕체는 바로 철검장 조장들에게 눈짓했다.

빠르게 얽히는 의미심장한 시선!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왕체와 최림, 철검장 무사들은 은근슬쩍 레일에 걸린 1번 글라이더선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어디나 눈치 빠른 사람은 있는 법!

몇몇 용역 헌터들도 눈치를 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때 누군가 외쳤다.

“어, 잠깐! 저거 레일이 하나잖아!”

모두의 시선이 1번 글라이더 선으로 다가가는 헌터들에게 향했다!

“……!”

“……!”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용역 헌터들은 단숨에 상황을 파악했다!

“7초!”

“야, 이!”

“시바……!”

용역 헌터 전원이 달리고 난장판이 되려는 순간.

부아아아아앙-

거친 엔진 소리와 함께 자동차가 부두 안으로 들어왔다!

끼이이익-

용역 헌터 앞을 가로질러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선 순간 자동차 안에서 들려오는 외침.

“훌륭한 운전이었다! 꼬맹이! 카카캌-.”

“내가 원래 운전을 좀 잘해! 카카카-.”

‘이세기의 동료들이다!’

‘설마 이세기도 왔나!?’

용역 헌터들이 움찔하는 동시에 운전대를 잡은 아이가 외쳤다.

“아아 비서 누나! 우리 몇 번 배에 타!?”

[마스터는…….]

아수라가 대답하기도 전에 워커 7은 외쳤다.

“당연히 7번이지! 행운의 7 모르냐!? 저 끝에 있는 7번째 원반이다!”

“행운의 7! 좋았어! 우리는 7번 글라이드선이야! 앗! 난 아아 비서 누나 도와줄게! 짐 나르고 와!”

“알았다! 꼬맹이! 시간 얼마 없다! 모두 나를 따라와라! 게이트 확장하려면 필요한 게 많다!”

워커7은 바로 자동차에서 뛰어내려 창고로 달렸고 최설과 허준, 파티마, 진교은과 한호석 교수가 그 뒤를 쫓았다.

“내가 빼준 물건 전부 7번 글라이더 선에 실으면 된다!”

드르르르륵-

창고 문이 열리는 즉시 손수레를 밀고 7번 글라이더선으로 달리는 이세기의 동료들.

‘이세기 동료들이 마지막 배에 탄다고!?’

‘왜? 늦게 출발할수록 위험한데!?’

용역 헌터들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서로를 볼 때.

아수라 비서는 짧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돌려 용역 헌터들에게 말했다.

[그럼 바로 글라이더선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1번에서 6번까지 글라이더선 탑승 순서는 압류 딱지가 많은 순서대로입니다. 모두 압류 딱지를 머리 위로 들어 주세요!]

“압류 딱지!”

“그렇지! 압류 딱지가 있었지!”

“하, 시바! 20장 밖에 없는데!”

재빨리 압류 딱지를 꺼내 드는 용역 헌터들!

“잠깐만 압류 딱지를 잃어버렸다! 그냥 무작위로 하자!”

“맞아! 어차피 배는 6개인데 무작위로 하자!”

아수라 비서는 몇몇 헌터들의 이의제기를 냉정하게 끊었다.

[10초 후까지 압류 딱지를 꺼내지 않으면 무조건 마지막 배로 배정합니다!]

“잠깐……!”

[10,9,8,7,6,5,4,3,2,1. 끝]

아수라 비서는 단숨에 숫자를 세고 압류 딱지를 쥔 용역 헌터들을 좌우로 두 번 훑어봤다.

그리고 왕체의 어깨를 짚고 손에 쥔 압류 딱지를 회수하며 말했다.

[1번]

“네?”

왕체는 반문하는 동시에 깨달았다.

‘글라이더선 번호다!’

왕체가 다급히 1번 글라이더 선으로 달려가는 동시에.

아수라 비서는 잇달아 용역 헌터들의 어깨를 짚고 압류 딱지를 회수하며 외쳤다.

[2, 6, 4, 3, 3, 5, 3, 2, 2…….]

“잠깐 내가 왜 6번이야!?”

“다시 확인 좀 해 주세요!”

몇몇 헌터들이 항의했지만, 아수라 비서는 대답하지 않고 용역 헌터 무리를 지나가며 외쳤다.

어느새 용역 헌터들은 아수라 비서의 외침에 따라 정신없이 부두를 달려 글라이더선에 탑승했다.

“하얀 딱지! 까만 딱지! 앗! 이건 황금 딱지잖아!?”

특급 헌터는 아수라 비서를 따라 움직이며 압류 딱지를 받았고.

“빨리빨리! 시간 없어! 이제 곧 좌표 고정되고 게이트 열린다!”

워커7과 다른 일행은 창고에서 내린 궤짝을 손수레에 실어 7번 글라이더 선으로 날랐다.

북쪽 부두에 모인 모두는 정신없이 움직였다.

104인의 용역 헌터가 6대의 글라이더선에 모두 탑승하는 것과 동시에 손수레가 멈췄다.

“다 실었다! 꼬맹이 바로 달려와라!”

“알았어! 바로 갈게! 아아 비서 누나! 나 이제 갈게! 이 딱지 종이 고마워!”

[마스터.]

특급 헌터는 어느새 특급 쌩쌩이에 올라타 압류 딱지를 든 손을 크게 흔들었다.

“언제든지 나 보고 싶으면 알바네 옥탑방 놀러 와! 거기에 내 집 있어! 아아 비서 누나 잠깐 안녕!”

부아아아앙-

특급 헌터가 운전하는 특급 쌩쌩이는 단숨에 부두를 가로질러 7번 글라이더선으로 들어갔다.

바로 출입구가 닫히고 7척의 글라이더선 모두의 출발 준비가 끝났다.

[…… ]

아수라 비서는 너무나 이상했던 마스터를 한참 동안 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멀리 아지랑이 지듯 일렁이는 거대한 벽이 보였다.

마경의 경계, 신기루 벽!

‘이제 곧 모든 게 시작된다!’

쿠르르르르르릉-

이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후방!’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막이 폭발했다!

콰콰카카카카캉-

엄청난 모래가 하늘로 치솟고 중첩된 반발장이 북을 치듯 대기를 흔들었다!

이때 하늘 끝까지 치솟는 모래와 중첩된 반발장을 뚫고 튀어나오는 반짝이는 물방울이 있었다.

포아아아아아앙-

이세기와 하늘 고래!

인공정령 아수라는 이세기와 눈이 마주쳤다.

이 순간 하늘을 울리는 거대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어그로 잡았다!]

[아수라! 바로 시작한다!]

[내가 신호하면 발사해라!]

[알았다!]

인공정령 아수라가 대답할 때.

글라이더선에 탑승한 용역 헌터들도 이세기의 외침을 들었다.

“어그로? 무슨 어그로……?”

“뭐를 시작한다는 거야?”

“신호하면 발사하라고?”

글라이더선에 탑승한 용역 헌터들이 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볼 때 마치 대답하듯 포효가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아-

모래 폭풍이 단숨에 날려 가고 거대 괴수가 쏟아져 나왔다!

쿵쿵, 쿵쿵쿵쿵-

질주하는 거대 도마뱀 괴수 넷!

촤아, 촤아아아-

파도치듯 밀려 오는 슬라임 괴수!

고오오오오오오-

수천 개의 촉수를 흔드는 해파리 괴수!

거대 괴수 여섯!

분노한 거대 괴수 여섯이 이세기에게 공격을 쏟아부었다!

강철 사슬 같은 도마뱀 혀!

투석기 탄환처럼 쏟아지는 산성 점액!

발리스타 화살처럼 허공을 가르는 해파리 촉수!

포앙, 포앙, 포아아앙-

이세기와 하늘 고래는 포탄이 쏟아지는 하늘을 회피 기동하는 비행기처럼 거대 괴수를 뒤에 매달고 질주했다!

순식간에 초거대 악어거북을 추월해 2시 방향으로 멀어지는 이세기!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용역 헌터들은 깨달았다.

이세기는 거대 괴수를 유인하고 있다!

이유는 하나뿐이다.

글라이더 선에 탄 모두가 안전하게 게이트를 넘어갈 수 있도록.

그 이유로 이세기는 그냥 마수나 몬스터도 아닌 거대 괴수 여섯을 유인해 날고 있었다!

“이세기…….”

“이세기. 새끼…….”

“하, 시바. 이세기…….”

……

“고맙다 이세기!”

“이세기 네 희생은 잊지 않겠다!”

“이 빚은 언젠가 반드시 갚겠다!”

……

탄식과 탄성이 교차할 때.

12개의 반마탑이 일제히 회전해 신기루 벽을 가리키고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유도좌표 수신 성공!]

[좌표 고정 시작합니다!]

빠아아아앙-

12개의 반마탑의 빛이 하나로 모여 빛의 기둥이 되어 허공을 갈랐다.

‘게이트가 열린다!’

모든 용역 헌터들이 반색하는 순간.

천둥 치는 듯한 이세기의 외침이 들려왔다.

[지금이다! 바로 원반 발사해라!]

바로 1번 글라이더선이 움직였다.

기이이잉-

마치 고무줄 총을 당기듯이 천천히 뒤로 이동하는 1번 글라이더선!

파스스스슥-

글라이더선에 맺힌 마력광이 강해지고.

부르르르릉-

당장이라도 쏘아질 듯한 진동이 느껴질 때.

“마침내 돌아간다!”

“이세기! 네 희생은 잊지 않으마!”

1번 글라이더선에 탄 왕체와 용역 헌터들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쿠르르르르르-

이 순간 빛의 기둥을 향해 쭉 뻗어 있던 레일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했다.

“뭐야? 왜 회전해!?”

“어, 잠깐 이 방향! 설마!?”

“어, 어? 어디를 겨누는 거야!”

……

잠시 후 멈춘 레일은 2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세기와 거대 괴수 여섯이 뒤엉켜 달리는 장소를!

글라이더선에 탄 용역 헌터 모두의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이세기의 목소리.

‘지금이다! 바로 원반 발사해라!’

“……!”

“……!”

“……!”

거대한 깨달음의 머리를 후려치는 순간 104인의 용역 헌터 머릿속에서 같은 장면이 재생됐다.

휙- 날아가는 원반.

타다닥- 원반을 쫓아가 낚아채는 강아지.

원반은 글라이더선.

강아지는 거대 괴수.

이세가 저 미친놈은 글라이더선을 거대 괴수에게 원반처럼 던져 주라고 외친 거다!

자신들이 탄 글라이더 선을!

“시바!”

“당장 멈춰!”

“잠깐만! 내리…….”

기이이이잉-

이 순간 글라이더선은 엄청난 속도로 레일 위를 가속해!

빠아아아앙-

강아지에게 날아가는 원반처럼 거대 괴수를 향해 쏘아졌다!

“으아아악-!”

“시바아아-!”

“이세기이-!”

……

7번의 발사음, 여섯 번의 괴성과 한 번의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순간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좌표 고정까지 앞으로 1분!]

[카운트다운 시작합니다! 60,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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