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24화>
지상의 모두가 반사적으로 눈을 가리고 하늘의 퐁퐁이가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짧게 끊어친 굉천수의 섬광과 굉음이 터졌다!
콰아아앙-
그러나 굉천수는 의표를 찔러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기술!
탁 트인 하늘에서 몇 번이나 터진 굉천수에 비행 마수와 몬스터들은 이미 적응했다.
후두두둑-
뒤를 쫓는 비행 몬스터들 중 몇몇이 추락했으나 일부일 뿐!
휘이이잉-
대형 비행 마수들은 오히려 굉천수가 터지는 동시에 기회를 노려 밀고 들어왔다!
키메라, 그리폰, 와이번을 선두로 한 대형 비행 마수 십여 마리!
그리고 그 뒤에 바짝 붙어 다가오는 화염 까마귀와 얼음 비둘기 무리!
진형을 갖추고 줄줄이 날아오는 비행 마수와 몬스터들!
“퐁퐁이 회피기동!”
포아아아앙-
퐁퐁이가 회피기동하는 순간 천문석은 강철봉을 찔러 와류를 터트렸다!
파아아아앙-
그러나 이미 와류도 몇 번이나 사용한 상황.
대형 비행 마수들은 와류가 터지기도 전에 흩어져 가속했다!
위, 아래, 사선!
키메라의 꼬리, 그리폰의 발톱, 와이번의 날개가 섬뜩한 굉음과 함께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 천문석을 태우고 나는 건 로켓 비행하는 하늘 고래 퐁퐁이었다!
포앙, 포앙, 포아앙-
물방울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가는 순간 수직으로 회피 기동해 공격을 피했다!
이 타이밍 천문석은 강철봉을 휘둘렀다.
깡깡, 깡깡깡깡-
키메라 꼬리에, 그리폰 발톱에, 와이번의 날개에!
치명타를 가하기에는 짧았지만, 어그로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크아아아아아-
전후좌우 사방에서 분노한 포효가 터져 나오고 맹목적인 공격이 시작됐다!
천문석은 고속 기동하는 퐁퐁이를 탄 채로 원을 그리며 비행 마수와 몬스터의 어그로를 계속 끌어모았다!
어느새 하늘에 도망치는 자와 쫓는 마수와 몬스터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순간.
천문석은 외쳤다!
“퐁퐁이 저 앞 몬스터 구름을 돌파한다!”
포아아아앙-
퐁퐁이는 검고 하얀 구름 덩어리, 하나로 뭉친 까마귀와 비둘기 마수 무리를 향해 쏘아졌다!
까가가각-
구구구국-
그리고 단숨에 구름을 뚫는 순간 천문석은 지상을 향해 외쳤다.
“잘했다! 우론! 소니아! 그대로 저지선 유지해라!”
“야! 너 괜찮은 거야!?”
“등! 너 등에 불붙었어!”
까가가가각-
구구구구국-
마수 무리를 통과할 때 몸에 달라붙은 화염 까마귀와 얼음 비둘기들이 쉴 새 없이 체액을 뱉고 미친 듯이 쪼아 대고 있었다!
“괜찮아! 다 계획대로다!”
천문석은 몸에 붙은 까마귀와 비둘기들을 주먹으로 내려쳐 떼어 냈다!
그러나 떨어지는 수보다 달라붙는 수가 더 많았다!
어느새 사방에서 몰려든 까마귀와 비둘기에 완전히 덮여 커다란 공처럼 변한 천문석과 퐁퐁이.
우론이 다급히 와류를 던지려는 순간.
쩡-
하늘이 갈라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새파란 뇌전이 튀었다!
달라붙은 까마귀, 비둘기 마수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순간.
포아아아앙-
깃털로 엉망이 된 천문석을 태운 퐁퐁이가 가속했다!
이 타이밍 뒤를 쫓던 대형 비행 마수들과 화염 까마귀, 얼음 비둘기 구름이 충돌해 엉망으로 뒤엉켰다!
천문석은 맨주먹을 부딪쳐 비틀었다.
쿠르르르릉, 쾅-
하늘을 긁는 듯한 우레와 천둥이 터지는 순간 내력을 실어 외쳤다!
[와라! 나와 상대하자!]
듣는 순간 피가 끓어오르는 투지가 담긴 외침!
뒤엉켜 엉망이 된 크고 작은 비행 마수와 몬스터 모두는 이 외침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했다.
자석에 끌리는 철가루처럼 이 흐름으로 다른 비행 마수와 몬스터들이 빠르게 합류했다!
‘계획대로!’
천문석은 주위 하늘을 훑었다.
전선 후방의 병력이 저지선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건 하늘에 흩어져 도시 곳곳을 공격하는 비행 마수와 몬스터 때문!
눈 뭉치를 굴려 눈사람을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 흐름을 데굴데굴 굴려 모든 비행 마수와 몬스터를 끌어모아 도시에서 빼내서 한방에 정리한다!
포아아아어아앙-
천문석은 비행 몬스터를 끌고 시가지 위를 지나가며 외쳤다.
“모두 엎드려! 하늘은 공격하지 마라! 얘들 모두 모아서 사막으로 빼낼 거다!”
바람에 눕는 갈대처럼 우론과 소니아, 주민들과 용역 헌터들이 줄줄이 엎드린 순간.
파아아아아앙-
거센 바람과 함께 비행 몬스터와 마수가 모조리 사라졌다.
“저거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우론의 말에 소니아는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 도와주게? 날기라도 하게?”
이세기는 하늘 고래를 탄 채 엄청난 속도로 도시 위를 날았다. 도와주고 싶어도 쫓을 방법이 없었다.
“우리가 할 일은 따로 있다.”
우론이 말하는 순간 몬스터를 밀어낸 주민들이 외쳤다!
“몬스터 무리가 다시 기어 올라옵니다!”
“모두 뒤로 빠져라!”
“시가지에 저지선을 펼치고 한 번에 밀어낸다!”
우론과 소니아는 즉시 달렸다.
부두와 시가지에 걸쳐 펼쳐진 저지선을 지키는 게 우론과 소니아가 할 일이었다.
그리고 이번 전투는 더 쉬울 게 분명했다.
포아아아아아앙-
[와라! 나와 상대하자!]
멀어지는 로켓 비행음과 이세기의 외침을 따라 비행 마수와 몬스터가 모조리 날아갔으니까!
* * *
천문석은 우렛소리와 천둥을 터트리며 내력을 담아 외쳤다!
쿠르르르릉, 쾅-
[와라! 나와 제대로 붙자!]
크아아아아-
까까까아악-
구구구구쿸-
대답하듯 사방에서 섬뜩한 포효와 울음소리가 터지고 물밀 듯이 비행 마수와 몬스터 무리가 모여들었다!
마치 관성이 붙은 듯 퐁퐁이를 쫓는 비행 몬스터 수는 빠르게 늘어나 어느새 거대한 회색 구름처럼 보였다.
포아아아아앙-
천문석은 눈덩이를 굴리듯 몬스터 구름을 도시 위에서 굴리며 지상을 살폈다.
“으아아악- 날아가라!”
아카린은 엄청난 힘으로 대형 마수를 빙글빙글 돌리다가 집어던지고.
팟, 파파파팟-
섬초는 점멸 이동으로 상급 마수와 대형 몬스터를 허공으로 날려 버렸다.
“내 금괴 가까이 오지 마라! 이야압!”
데이몽 발도는 금괴와 검을 양손에 들고 무쌍을 찍고.
“무리할 필요 없다! 안전 구역을 서서히 늘리며 고립된 사람들을 후방으로 빼낸다!”
여량위와 이원, 대륙 상단의 무사들은 도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쌓아 땅따먹기하듯 안전 구역을 늘려 저지선을 넓히고 있다.
“10미터만 앞으로 이동한다! 천천히! 천천히 시가지 안으로 성채 도시를 통째로 이동시킨다!”
압둘라와 오마르 장로, 3천여 명의 병사들은 이동 성채 도시째로 시가지로 밀고 들어가 마수와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시가지 곳곳에서 싸우는 무장한 주민과 경비대가 보였다.
수레, 가구, 문짝 온갖 잡동사니를 쌓아 도로와 골목을 막은 주민들과 경비대가 집단을 이루고.
문과 창문을 단단히 봉인한 건물 옥상에는 벽돌과 기와를 던지고 화살을 날리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천문석은 퐁퐁이를 탄 채로 비행 마수와 몬스터를 끌고 기동 병참 도시 위를 날며 전투의 맥과 흐름을 확인했다.
이 정도로 커진 난전은 개인이 디테일하게 조율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전투의 맥과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 제대로 된 방향을 잡아 스노우볼을 굴리는 거다!
초대형 악어거북 꼬리에 있는 두 개의 부두와 시가지를 연결하는 거대한 저지선이 완성되고 있다!
게다가 도시 곳곳에 흩어진 병사들과 경비대의 발목을 잡았던 비행 마수와 몬스터들은 모두 자신에게 어그로가 끌려 뒤에 붙은 상황!
비행 마수와 몬스터가 사라지자 도시 전체에 흩어진 주민, 병사, 경비대원들이 저지선으로 빠르게 모여들고 있다!
도시로 올라온 마수와 몬스터가 절대다수는 꼬리 부위, 저지선으로 몰려드는 상황.
동료들과 용역 헌터, 주민, 병사, 경비대 모두는 저지선에 잡힌 마수와 몬스터들이 시가지로 퍼져 나가지 못하게 제대로 잡고 있었다!
천문석은 힐끗 중앙 통제실을 위를 봤다.
워커 실트7이 홀로그램 패널을 띄워두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차원 통신이 연결됐고 차원 좌표를 고정하는 중이다.
딜레이가 생겼지만, 예상 범위 안.
게이트를 여는데 15분!
마경의 경계에 도착하는 것은 20여 분!
이대로만 싸우면 게이트를 열고 마경의 경계를 넘을 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게이트를 열고, 마경의 경계를 넘기만 하면 이 도시는 바로 차원 도약을 한다.
그렇게 되면 물량이 끊긴 마수와 몬스터는 더는 문젯거리가 아니다.
자신의 뒤에 따라붙은 수천의 비행 마수와 몬스터는 한 방에 처리할 방법이 있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천문석은 시선을 돌려 사막을 바라봤다.
쿠우우우우웅-
사막을 뒤흔드는 진동과 하늘 끝까지 치솟는 모래 폭풍!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중첩된 괴수 반발장 여섯!
도시를 뒤쫓는 거대 괴수 여섯을 처리해야 한다!
탁탁-
천문석은 퐁퐁이를 가볍게 두들겼다!
“퐁퐁이! 이제 시작이다! 저 거대 괴수에게 날아가야 한다!”
척-
날렵하게 거수경례한 순간.
포아아아앙-
폭발하듯 물방울이 쏟아지고 수직으로 꺾여 도시 밖으로 쏘아졌다!
크아까쾈콰구쿠국-
하나로 뒤엉켜 알아들을 수 없는 포효를 터트리는 수천의 비행 마수와 몬스터의 구름이 로켓 비행의 궤적을 쫓아 가속했다!
천문석과 퐁퐁이는 단숨에 사막을 가로질러 거대 괴수 여섯이 만들어 낸 중첩 반발장을 향해 비행했다!
파아아아아아-
맹목적으로 뒤를 쫓는 비행 마수와 몬스터!
천문석은 뒤는 신경 쓰지 않고 앞만 봤다.
선두는 몸길이 50미터 이상!
생명체가 아닌 건조물처럼 보이는 거대 도마뱀들!
심해에 들어간 듯 몸을 짓누르는 괴수 반발장이 밀려 오는 동시에!
쐐애애애애액-
거대 도마뱀 입에서 공기를 찢어발기는 붉은 혀가 쏘아졌다!
화살처럼 날아와 쇠사슬 채찍처럼 공간을 가르는 거대한 혀 넷!
천문석은 수인을 짚고 퐁퐁이는 물방울을 터트렸다!
포그르르르르-
물방울에 둘러싸이는 순간 몸을 짓누르는 반발장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포앙, 포앙, 포아앙-
퐁퐁이는 직각으로 꺾는 고속 회피기동으로 사방에서 날아오는 혓바닥을 피했다!
그리고 즉시 거대 도마뱀 목 아래, 다리 사이, 배 아래에서 등 위로 빠르게 회피 기동하며 날았다!
쾅쾅, 콰아아앙-
수십 미터 길이!
거대한 쇠사슬 채찍 같은 도마뱀 혀가 충돌하며 불꽃이 튀기고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순간 완전히 어그로가 끌려 뒤를 쫓던 비행 마수와 몬스터들도 거대 괴수 반발장 안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 안은 하나둘도 아닌 거대 괴수 여섯의 반발장이 중첩된 공간이었다.
갑자기 심해로 떨어진 듯 엄청난 반발장이 비행 몬스터들을 짓눌렀다!
파지지지지직-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엄청난 마력광!
화염 까마귀, 얼음 비둘기 같은 소형 마수와 몬스터는 벽에 충돌한 듯 후두둑- 사막에 떨어지고.
그리폰, 와이번 같은 대형 마수들은 엄청난 반발장에 기겁해 날아올랐다.
그러나 반발장에 들어온 대형 마수의 움직임은 물에 빠진 듯 느렸다!
평소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리폰, 와이번은 상급 마수가 속도가 느려졌다고 공격할 미친 몬스터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 이곳에는 상급 마수를 몸짓 하나로 짓이겨 버릴 존재가 여섯이나 있었다.
쐐애애액-
공기를 찢어발기고 쏘아진 혀가 와이번의 몸통을 날개째로 칭칭 휘감았다!
촤르르르륵-
칭칭 휘감긴 와이번은 단숨에 거대 도마뱀 입안으로 끌려들어가 와그작, 와그작 씹혔다!
끼이이익-
기겁한 그리폰이 불타는 깃털을 털어 내며 도마뱀 혀를 피해 사막에 닿을 듯 낮게 나는 순간.
촤아아앙-
칼날 같은 촉수가 사막을 뚫고 튀어나와 그리폰의 몸통을 관통해 피와 체액을 빨아드렸다!
그리고 갑자기 어두워지는 하늘!
점성을 가진듯한 액체가 파도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거대 슬라임 괴수!
반발장 안에 들어온 비행 마수와 몬스터를 한 번에 삼켜 버리려는 듯이!
크아아아-
까가가각-
구구구궄-
중첩된 괴수 반발장 안에 들어온 크고 작은 비행 마수와 몬스터 모두가 다급히 울부짖으며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깊은 심해에 빠진 듯 허우적거리기만 할 뿐 날아오르지 못했다.
이 순간 천문석은 확신했다.
‘계획대로 비행 마수와 몬스터 모두는 한 방에 끝장났다!’
“퐁퐁이! 바로 이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