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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10화 (81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810화>

초진동하는 톱날 집게가 빛의 통로를 잘라 내자 사방에 흩뿌려지는 스카라베 압류팀.

경악한 스카라베 압류팀의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띧디디띠딛딛-!?

‘스카라베 전사가 왜!?’

구으으으으-!?

‘어, 저 녀석 뭔가 좀 이상해!’

사슴이는 재빨리 톱날 집게를 흔들며 외쳤다.

구으으, 구으으으응-!

‘난 스카라베 전사 절대 아님! 여기 내 몸 보셈!’

갑각 곳곳에 칠해진 얼룩덜룩한 페인트!

집게와 몸, 다리에 넝마처럼 붙어 있는 오색 천!

사슴이는 전신에 페인트를 칠하고 온갖 천 조각을 붙여 위장한 상태였다!

그 상태로 딱 잘라 스카라베 전사가 아니라고 외쳤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자신은 전 채권 추심원이자, 현 대두목의 부하였으니까!

구으, 구으으으-!?

‘와! 스카라베 전사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부우, 부으으으-!

‘나도! 스카라베 전사가 나온 줄 알고 엄청 놀랐어!’

사슴벌레, 하늘소가 이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황금 풍뎅이와 반딧불이가 버럭 소리 질렀다.

띠디디디디딛-!

‘당연히 구라지!’

피핖피피핖핏-!?

‘저런 조잡한 위장에 속냐!?’

‘야, 너 소속이 어디야! 정당한 압류 절차를 방해하면 엄청난 벌금 내야 해!’

사방에서 위협적인 외침이 쏟아졌지만, 사슴이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벌금?

어차피 자신과 반짝이는 망했다!

게다가 지금 이곳에는 대두목이 있었다!

부우우우우웅-

사슴이는 초진동하는 톱날 집게를 들어 올려 스카라베 압류팀 쏟아지는 빛의 통로를 싹둑, 싹둑- 간헐적으로 잘라 냈다!

갑자기 통로가 잘리자 하나로 뒤엉킨 스카라베 압류팀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시로 떨어졌다.

그러나 스카라베 압류팀 과반수가 비행 능력이 있었다!

부아아앙-

풍뎅이, 반딧불이들은 재빨리 하늘소, 사슴벌레를 낚아채 소화전에서 솟구치는 물줄기를 피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 순간 중앙 통제실에서 명령이 터져 나왔다.

[반짝이! 수증기 폭탄 점화!]

팟, 파파파팟-

수백 개의 빛 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

민들레 홀씨처럼 하늘하늘 떨어진 빛 덩어리는 솟구친 물줄기와 닿는 순간 단숨에 물을 빨아드려 팽창했다.

팽창한 빛 덩어리는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끓어올라 폭발했다!

빠아앙, 빵빵빵-

사방에서 수증기 폭발이 일어나 대기가 요동치고 새하얀 증기가 쏟아져 내렸다!

간신히 날아오르던 스카라베 압류팀은 균형을 잃고 정신없이 빙글빙글 회전하며 떨어졌다.

언덕, 기차역, 도로, 지붕, 베란다, 호텔, 시장, 광장!

마치 우박이 쏟아지듯 도시 곳곳에 추락하는 스카라베 압류팀!

가장 먼저 이들과 충돌한 건 하늘로 치솟아 흩날리는 수백 개의 물줄기였다!

쏴아아아아아-

거센 물줄기에 날개와 갑각, 더듬이가 흠뻑 젖어 도로 위로 나뒹구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제 시작이다!”

“여기 도로 위로 떨어진다!”

“모두 달려! 빨리 움직여야 한다!”

찰팍, 찰팍찰팍-

물이 가득한 도로를 달려오는 사람들!

휙, 휘휙-

달려오는 속도를 실어 내려치는 무기들!

정신없이 나뒹굴던 스카라베 압류팀은 다급히 외쳤다.

구으, 구으으-!

‘감히 정당한 집행을 막고 폭력을 쓰다니!’

띠딛디디디딛-!

‘불법 점거자들이 폭력을 행사한다! 즉각 대응할 수 있게 허가…….’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스카라베 힘의 원천, 금력(金力) 사용 허가를 요청하던 압류팀은 굳어 버렸다.

휘이이잉-

사방에서 몰려든 수인, 인간, 이종족이 내려치는 무기는…….

빗자루와 물 밀대였다!

따딱, 철퍽-

빗자루와 물 밀대가 땅바닥을 때리는 순간 이어지는 외침!

“대청소를 시작한다!”

“야, 얼른 비켜! 청소 중이잖아!”

“이거 절대로 공격하는 게 아니다!”

“맞아! 지금 우리는 대청소 중이다!”

“쓰레기 빨리 쓸어 담아라!”

“물 밀대! 얼른 물 밀어내라!”

파팟, 파파팟-

번개같이 바닥을 스치는 수십 개의 빗자루!

싸악, 싸아아악-

도로를 흐르는 물을 밀고 달리는 수십 개의 물 밀대!

스카라베 압류팀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도망치려 했으나 이미 전신이 물에 흠뻑 젖었다!

게다가 뚝 끊긴 빛의 통로에서 나 뒹굴고, 수증기 폭발에 균형감각이 흐트러진 상태였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순간!

파바밧, 싸아악-

가차 없는 빗자루와 물 밀대가 날아왔다!

“야! 비켜! 청소하는 데 방해되잖아!”

“됐어! 그냥 같이 쓸어 담아!”

“그래, 맞아! 청소하는데 걸리적거린 이놈들 잘못이다!”

띠디디디딛디-!?

‘앗, 으앗! 지금 뭐하는 거야!?’

구으, 구으으으-!?

‘물 먹었어! 나 물 먹었다고! 잠깐만 멈춰!’

풍뎅이, 사슴벌레, 반딧불이, 하늘소……!

수많은 스카라베 종족들이 빗자루에 쓸리고 물 밀대에 밀려 한곳으로 뭉쳤다!

그리고 데굴데굴 물이 쏟아지는 도로 위를 구르며 눈 뭉치처럼 빠르게 커졌다!

이 순간 기다렸다는 듯한 외침이 들려왔다.

“여기 쓰레받기 있다!”

“그물 펼쳤다! 여기로 모아!”

스카라베 압류팀은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구멍이 잔뜩 뚫린 쓰레받기, 그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야악-

악을 쓰며 번쩍 들어 올리자 물은 쏙 빠지고 스카라베 압류팀만 쓰레받기, 그물 속에 남겨졌다!

“여기! 항아리에 쏟아부어!”

바로 커다란 항아리에 넣고 단단한 뚜껑을 덮고 묵직한 바위를 올려 밀봉!

스카라베 압류팀이 떨어지고 밀봉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였다.

이 모습을 본 빗자루, 물 밀대, 그물, 쓰레받기를 든 주민들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악명 높은 스카라베 놈들을 이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다니!’

스카라베 압류팀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항아리 속에 갇혔다!

띠디디딛-!

구으으응-!

다급한 외침이 들려오고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 발버둥 치지만 그게 다였다.

진짜 곤충이라도 된 것처럼 거대화, 고유 마법을 전혀 쓰지 않았다!

스카라베라는 이름을 듣고 바짝 긴장했던 것과 달리 말도 안 될 정도로 상대하기가 쉬웠다!

그물을 든 곰 수인은 자신도 모르게 언덕 정상, 중앙 통제실을 바라봤다.

모든 것이 이 작전을 세웠던 사람이 말한 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문득 1시간 전 방송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기억났다.

‘대청소 작전!’

‘우리는 당장 대청소 준비를 해야 한다!’

‘명심할 건 우리는 절대 스카라베와 싸우는 게 아니라는 거다!’

‘도시 전체에 물을 뿌리고 대청소하는데 스카라베가 ‘우연히’ 말려든 것뿐이다!’

……

압류 딱지를 떼기 위해 준비 중인 주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스카라베 압류팀이 오는데 대청소라고?

저거 미친놈인가!?

이때 인상을 잔뜩 찌푸린 인간들이 나타나 빗자루와 물 밀대, 쓰레받기와 그물, 나무망치 같은 청소 도구를 건넸고 방송이 계속 이어졌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거 안다! 하지만 본 지휘관은 수많은 난장판을 헤쳐나왔다!’

‘그 경험과 전 스카라베 채권 추심원의 정보를 합쳐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본 지휘관을 믿는다면 우리는 완벽하게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대청소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온갖 차원에서 흘려 들어온 기동 병참 도시의 주민들조차 듣는 순간 말문이 컥 막히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말도 안 되는 계획!

‘아니, 시바!? 이게 진짜로 먹힌다고!?’

‘아무리 스카라베가 돌았어도!? 이게 된다고!?’

‘이 계획 만든 녀석이 스카라베보다 더 미친 거 아냐!’

……

반대의 외침이 사방에서 쏟아졌다.

이때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목소리가 방송에서 들려왔다.

‘나. 이 도시 사장님이야! 난 이 계획이 잘 될 거라고 완전 믿어!’

마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반대의 외침은 일순간에 사그라졌다.

이 도시가 압류됐을 때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마스터였으니까!

모두는 반신반의하며 작전을 준비했고 실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여기 항아리 가득 찼다!”

“이 항아리는 아직 공간 있다!”

“빗자루에 스카라베가 쓸린다고!? 하하하-.”

“항아리 이제 곧 다 찬다!”

“수거조! 항아리 수거조 어디 있냐!? 빨리 와!”

사방에서 들려오는 환희 어린 외침들!

기동 병참 도시 전체에서 비슷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싹둑, 싹둑-

거대한 톱날 집게가 빛의 통로를 자르고!

부아아아앙-

빛의 통로에서 튀어나온 스카라베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빵빵, 빠아앙-

순간 공중에서 터져 나오는 수증기 폭발!

스카라베들은 폭음과 강풍에 휩쓸려 도시에 떨어졌고 ‘대청소’ 당했다!

빗자루와 밀대에 밀려 정신없이 데굴데굴 굴러 쓰레받기와 그물을 거쳐 항아리에 쏟아졌다.

진짜 쓰레기처럼!

스카라베 종족은 고유 마법과 엄청난 물리력으로 거대 괴수조차도 압도한다!

그런 스카라베 종족이 ‘대청소’에 휩쓸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열사의 사막에 떨어지고 이곳 기동 병참 도시에 거처를 마련하고 렉카를 뛴 지 3년!

그 3년 내내 스카라베를 피해 다녔다!

그랬던 자신이 역으로 스카라베를 잡고 있다고!?

곰 수인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에 멍하니 주위를 바라봤다.

문득 이 대청소 작전을 말하던 사람의 마지막 목소리가 기억났다.

‘혹시 작전이 실패한다면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 작전이 실패하고 스카라베가 책임을 물으면 내 이름을 대라! 내 이름은…….’

사방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이세기!”

“누구 이세기 정체 아는 사람 있냐!?”

“이세기랑 같은 차원에서 온 사람 있냐?”

“이세기! 스카라베 강제 노역장에서 99년 채운 마족이라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 스카라베 노역장에선 99년은커녕 9달도 못 버텨!”

“이름만 들으면 원대륙 출신 같은데?”

“혹시 원대륙에서 온 샤 아닐까!? 내가 전에 만난 샤도 잔머리가 완전 미쳤었는데!?”

“내가 듣기로는 이세기 스카라베한테 돈을 빌리고 배를째는 데 성공한 유일한 인간이라고 들었다!”

……

듣는 것만으로 소름 돋는 이야기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구르르륵-

이때 수레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쓰레기통 수레 도착했다! 얼른 항아리 가져와라!”

“뭐야!? 왜 이렇게 늦었어!”

“지금 도로 완전 물바다야! 간신히 왔다! 얼른 움직여!”

십여 명의 사람이 끌고 미는 수레 위에는 나무로 만든 대형 술통 10여 개가 실려 있었다.

이 대형 술통이 대청소 작전의 쓰레기통이었다!

“쓰레기통 도착했다!”

“항아리 가지고 수레로 모여라!”

“빗자루! 밀대! 멈추지 마! 지금 1차 웨이브다! 2차 웨이브 전에 최대한 수를 줄여야 한다!”

철퍽, 철퍽, 철퍽-

커다란 항아리를 들고 물이 흐르는 도로를 달려온 사람들이 뚜껑이 열린 대형 술통에 항아리를 기울였다!

촤르르륵-

항아리에 가득 들어찬 스카라베 압류팀은 술이 찰랑거리는 술통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띠딛디딛디딛-!

구으, 구으으으-!?

스카라베들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작업 중인 주민들은 명령받은 대로 구호를 외쳤다!

“분리수거!”

“분리수거!”

띠딛디딛디-!

‘이게 무슨 청소야! 분리수거!? 야! 우리가 쓰레기냐!’

구으으으으-!

‘술! 술 먹었다고! 그만해 미친놈들아!’

기이, 기이익-!

‘당장 금력 제공을 요청한다! 불법 거주민들이 정당한 압류를 막고 있다!’

스카라베 압류팀은 분통을 터트리며 ‘시스템’과 연결된 빛의 통로를 향해 금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수많은 스카라베 직원들이 몇 번을 요청해도 ‘시스템’의 대답은 같았다!

삐빗-

[전투 행위…… 없음!]

삐빗-

[압류 방해 행위…… 없음!]

……

부정의 벨 소리와 함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시스템의 결론!

삐빗-

[현재 금력을 사용할 정도로 상황이 아닙니다! 결론. 금력 사용 불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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