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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70화 (77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70화>

“38사기동대? 이건 또 뭐야!?”

의문을 품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모두 정신 차려! 아직 몰라! 그냥 벌레 구름일 수도 있어!”

“……!”

“……!”

도망치려던 렉카들의 시선이 다시 모이는 순간.

3미터의 모래 뭉치 염동포탄이 황금 풍뎅이 구름에 닿았다!

파아아아앙-

산산조각난 모래가 쏟아지고 벌레 구름이 움츠러드는 순간 생겨나는 빛!

파슥-

물에 뜬 기름 같은 오색의 빛이 생겨나자 모래는 수직으로 바닥에 쏟아졌다!

“반전 결계!”

“진짜 스카라베 맞잖아!?”

“기다려! 아직 포탄이 남아 있다!”

“그래! 연속 포격이면 밀어 낼 수도 있다!”

쐐애애액, 팡, 팡, 파아앙-

슬링처럼 회전하는 염동포탄이 연속으로 쏘아졌다!

염동포탄이 터질 때마다 황금 풍뎅이 구름은 움츠러들었다!

파슥, 파슥, 파슥-

그러나 연속해서 빛이 터져 나와 염동포탄을 막아 내고.

부우우, 부우우웅-!

거대한 황금 풍뎅이 구름이 모래 언덕 위에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이 순간 굳건히 어깨를 걸고 홀린 듯이 바라보던 렉카들의 비명이 하늘을 울렸다.

“저, 저! 뭐가 이렇게 많아!?”

“내가 말했잖아! 38사기동대라니까!”

“저 미친놈이 스카라베 세금 징수원을 끌고 왔어!”

“악마 같은 새끼!”

“시바! 야! 빨리 썰매 빼! 지금 당장 튀어야 한다!”

“잡히면 강체 추징당하고 노역장으로 끌려 간다!”

……

파밧, 파바밧-

나란히 선 거대 곤충들이 재빨리 몸을 돌려 달리고, 쿵쿵, 쿵쾅쾅-

선체를 맞댄 뗏목과 썰매가 뒤엉켜 순식간에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한발 먼저 도망간 상인, 앵벌이, 자해 공갈단을 따라 렉카들이 다급히 도망칠 때.

모래 언덕을 미끄러지는 썰매에서 처절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야! 가지마! 우리 힘을 합치자! 같이 힘을 합하면 이놈들 막을 수 있어! 언제까지 쥐새끼처럼 도망칠 거냐!?”

“네가 끌고 오고는 무슨 소리야!?”

“미친놈아! 막긴 뭘 막아!?”

“저 또라이 녀석!”

당연히 그 누구도 멈추지 않았고 활대 위에서 멍하니 이 모습을 보던 천문석은 물었다.

“……지금 저거 뭐 하는 거냐? 스카라베? 38사기동대?”

그러나 도마뱀 인간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

문득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활대 끝에 달려가 밧줄을 잡는 도마뱀 인간과 눈이 마주쳤다.

“…….”

“…….”

짧은 침묵 후 겸연쩍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 진정한 강자는 물러설 때를 아는 법!”

도마뱀 인간은 밧줄을 잡으며 외쳤다.

“인간 친구! 너도 얼른 도망쳐라! 스카라베 놈들한테 꼬투리 잡히면 바로 강철 도시로 끌려 간다!”

“두목! 얼른 내려 와요! 꼬리 잡혀요!”

“알았다!”

“야, 잠깐만……!”

쓰으으으윽-

도마뱀 인간은 밧줄을 타고 미끄러져 개미가 끄는 뗏목을 타고 빠르게 멀어졌다.

천문석은 멍하니 주위를 돌아봤다.

인간, 수인, 이종족, 말하는 동물, 몬스터 종족까지.

끈질기게 배에 달라붙던 모두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야, 우리 같이 싸우자!”

“아니, 멈춰! 같이 도망가기라도 하자!”

“새끼들아! 안 멈추면 끝까지 쫓아간다!”

……

악을 쓰며 모래 언덕을 미끄러지는 잡동사니 썰매를 피해서!

그 뒤를 쫓는 수천수만 마리의 황금 풍뎅이 구름을 피해서!

촉이 왔다!

잡동사니 썰매 뒤를 쫓는 황금 풍뎅이 구름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마력!

이 녀석들은 진짜 재앙이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정체불명의 강적과 싸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지금 할 일은 하나!

천문석은 돛대를 잡고 미끄러지며 외쳤다!

“얼른 튀자!”

* * *

하늘 고래호의 선원과 동료들은 천문석과 거듭 난장판을 뚫고 나왔다.

그렇기에 천문석의 외침이 터지지 전에 이미 반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돛 펼치고! 장대 들어라! 바람잡이!?”

“바람 부르고 있어!”

촤르르륵-

활대에 접혀 고정된 돛이 활짝 펼쳐지고.

퍽, 퍽, 퍼퍼퍽-

으악, 으아아악-

수십 개의 장대가 모래에 박히고 선원들의 악쓰는 소리가 커질 때.

쓱, 쓱, 쓰스슥-

바람잡이는 돛대를 기어 올라 미친 듯이 깃털 지팡이를 흔들고 풍석(風石)을 던졌다!

그러나 주술 문양이 새겨진 돛은 힘없이 축 늘어지고 수십 개의 장대가 박힌 모래는 흐르지 않았다!

“장대는 안 된다! 바람잡이!?”

“안 돼! 잔바람만 잡혀! 이 바람으로는 배를 못 움직인다! 풍석을 던졌는데도 반응이 없어!”

선장과 바람잡이의 외침을 들은 천문석은 단숨에 난간에 뛰어올라 주위를 확인했다.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는 배, 썰매, 뗏목은 대부분 거대 곤충이 끌고 있다!

돛을 펼치고 바람을 타고 항해하는 배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늘 고래호를 움직이려면 저 거대 곤충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리고 아직 도망치지 못한 거대한 뗏목이 보였다!

고양이, 개, 너구리…… 동물들이 바글바글 타고 있는 거대 풍뎅이가 끄는 뗏목!

“거기 고양이들! 이 배 좀 끌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냐앜, 냐앜- 얼른 출발해! 이번에 끌려가면 얼마나 오랫동안 꾹꾹이를 해 줘야 할지 몰라!”

“깨앵- 빨리 움직여! 예절 교육 100시간 받는다!”

“야, 야! 거기 고양이! 기다려! 우리 배 좀 같이 끌어 줘! 대가 줄게!”

쏴아, 쏴아아-

동물들이 가득 실린 뗏목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출발했다!

재빨리 갑판을 달리며 다른 거대 곤충을 부르고 대가를 외쳤지만 모두 마찬가지!

촤아, 촤아아-

배에 달려들던 모두는 물이 빠져나가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꺄아아-

이때 후갑판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야! 너희들 어디가!? 나 여기 있어! 나만 두고 가 버리면 어떡해! 나도 데리고 가!”

딱밤을 막고 기절했던 여우 수인!

여우 아가씨는 악을 쓰며 동료들을 불렀지만, 모래 배는 멈추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왔다.

“위신! 도시에서 만나자! 뒤에 스카라베 붙었어!”

“스카라베!? 뭐야! 스카라베가 왜 여기까지 왔어!? 오아시스 근처에도 안 갔는데!?”

여우 아가씨, 위신도 텄다!

어느새 주위에 있던 거대 곤충은 모두 도망친 상황!

으악, 으아악-

“움직여라! 제발 움직여!”

파파팟, 파파파팟-

“……바람아 내려 와! 제발 좀 내려 오라고!”

선원들과 바람잡이 아무리 악을 써도 무장 어선은 들썩이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쏴아아아-

잡동사니 모래 썰매는 가까워지고!

부우우우웅-

황금 풍뎅이 구름은 염동포탄을 맞으면서 거리를 좁히고 있다!

곧 재앙에 휩쓸린다!

이제 마지막 방법밖에 없다!

콰아아아앙-

천문석은 내력을 실린 손뼉을 치고 외쳤다.

“우론, 소니아, 파티마! 뱃머리로 와라!”

“……!?”

“뭘 어떻게 하려고!?”

“너! 방법을 찾은 거냐!?”

모두의 시선이 모인 순간 선수 갑판으로 달리며 외쳤다.

“예인용 밧줄 던져 줘! 우리가 끌고 달릴게!”

“뭐!?”

“뭔 소리야!?

“배를 어떻게 끌고 달려!?”

황당한 표정, 어이없어하는 시선!

천문석은 손을 들어 주위를 가리켰다.

“모두 주위 봐봐! 거대 곤충이 배 끌고 달리잖아! 우리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래 끌고 달릴 필요도 없다! 저 모래 썰매 경로에서만 벗어나면 된다! 그리고 어차피 다른 방법 없잖아! 해 보자!”

그렇다!

이 이상한 사막에선 바람을 타고 항해 하는 게 아니라 거대 곤충이 배를 끌었다!

배를 끌어 모래 썰매 경로만 벗어나면 된다!

그리고 어차피 다른 방법은 없다!

순식간에 예인용 밧줄이 던져지고, 천문석, 우론, 소니아, 파티마는 밧줄과 안전고리를 연결했다.

“셋에 달린다! 하나, 둘, 셋!”

으아아악-!

네 사람이 악을 쓰며 움직이는 동시에.

퍽, 퍽, 퍼퍼퍽-!

수십 개의 장대가 모래를 찔러 배를 밀어냈다!

쿠르, 쿠르르-

“……움직인다!”

“된다! 움직이고 있어!”

“좀 더! 좀 더! 힘을 내!”

“알바! 힘을 내! 할 수 있어!”

구으, 구으응-!

으아아악-

다시 한번 내력을 끌어올리며 악을 쓰는 순간.

쿠르르르릉-

멈춘 바위가 구르듯 모래 위의 하늘 고래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멈추면 안 돼! 박자를 맞춰서 속도를 붙여야 한다!”

탓탓탓, 쿵-

천문석은 박자를 맞춰 선두에서 달렸고.

우론, 소니아, 파티마와 선원들은 밧줄을 끌고 장대를 밀어냈다!

쏴아, 쏴아아아-

하늘 고래호는 조금씩 조금씩 가속했고 몸에 걸린 엄청난 힘이 점차 약해졌다!

“됐다! 이대로 모래 썰매 경로만 벗어나면 된다! 으아악-.”

천문석은 악을 쓰며 외치고 모래 썰매를 확인하는 순간.

촤아아아-

모래 언덕을 미끄러지는 모래 썰매의 경로가 변했다!

하늘 고래호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미친놈아! 왜 이쪽으로 오는 건데……!”

절로 분통이 터졌으나 우선 피하는 게 우선!

“모래 언덕! 저 언덕을 올라가서 배를 미끄러트린다!”

으악, 으아악-!

퍽퍽, 퍼퍼퍽-!

하늘 고래호의 모두는 합창하듯 악을 쓰며 밧줄을 끌고, 장대를 내리찍으며 선회, 모래 언덕을 올랐다!

“알바! 나랑 퐁퐁이도 내려가서 밀까!?”

“아냐! 됐어! 그 위에 있어!”

“알았어! 우리는 힘내라고 응원할게! 화이팅! 모두 힘내! 우리는 할 수 있다! 얍얍얍-!”

구으으응, 구, 구, 구-!

특급 헌터와 퐁퐁이의 외침이 울려 퍼지는 순간.

어느새 가까워진 잡동사니 썰매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거기 배! 도망치지 말고 같이 싸우자! 우리가 같이 싸우면 이길 수 있다!”

‘뭐!? 자기도 도망치면서! 같이 싸우자고!?’

방금 들은 외침을 종합하면 이 녀석은 도망자이자 수배범이고 스카라베라는 재앙을 끌고 온 놈이다!

괜히 근처에 있으면 같이 날벼락을 맞는다!

천문석은 단호히 외쳤다!

“새끼야! 너도 도망치면서 뭘 같이 싸워!? 꺼져! 각자도생 몰라? 각자도생하자!”

“저 반전 결계만 부수면 염동포탄 먹힌다! 날 믿고 도망치지 말고 같이 싸우자! 충분히 내가 상대할 수 있다!”

“야! 너만 안 나타났어도! 우리는 도망칠 필요도 없었어! 각자 갈 길 가자니까!”

“…….”

촤아, 촤아아아아-

대답 대신 모래 바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불길한 직감에 고개를 돌리자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 만든 모래 썰매가 모래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하늘 고래호 뒤를 쫓아서!

‘이 녀석! 하늘 고래호를 방패로 삼을 생각이다!’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야, 저리 가! 오지마!”

“계속 가까이 오면 썰매 박살 낸다!”

“나 엄청 무서운 사람이야! 이거 장난 아냐!”

살기를 쏘아 보내고 협박을 해도 대답 없이 뒤를 쫓는 잡동사니 썰매!

천문석은 재빨리 어투를 바꿨다.

“선생님! 잠깐만!”

“염동력자 선생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희 아무 도움도 안 돼요! 딴 데로! 제발 딴 데로 좀 가세요!”

“…….”

그러나 여전히 묵묵부답 뒤를 따라오는 모래 썰매!

쏴아, 쏴아아-

잡동사니 모래 썰매는 점점 가까워지고!

부우우우우웅-

뒤를 쫓는 황금 풍뎅이 구름에 지상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같이 휩쓸린다!’

모래 언덕으로 배를 끌고 올라가는데!

재앙을 부른 녀석, 재앙 그 자체가 뒤로 따라붙었다!

차라리 렉카 바가지를 쓰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

“……!”

현기증에 머리가 어찔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이는 순간 끓어오른 분노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시바, 시바! 개시바! 야 미친놈아! 왜 우리를 쫓는 건데! 딴 애들 쫓아가! 저기 앵벌이! 렉카! 자해 공갈단! 쫓아가라고!”

“야! 내가 빠져서 막을까!?”

“선주님! 작살포 발사할 수 있습니다!”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절대 안 될 말이다!

상대는 최고등급 염동력자!

원거리 공격에서는 탑 티어 능력자다!

원거리에서 염동포탄을 쏟아부으면 그대로 끝장이다!

“기다려! 절대 먼저 공격하면 안 된다!”

다급히 외친 천문석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어떡하지!?’

순간 머릿속에서 키워드가 주르륵 떠올랐다!

굉천수, 섬광, 굉음, 와류, 생사팔문의 보법, 염동력자!

‘다 같이 작살나느니! 염동력자의 발목을 잡아 저 스카라베 놈들에게 던져 준다!’

계획이 서고 바로 실행하려는 타이밍 하늘 고래호가 모래 언덕 정상에 올랐다.

쿠르르릉-

순간 시야가 탁 트이고 바람이 불어왔다.

휘이이이이잉-

숲 내음이 가득 담긴 촉촉한 물기 어린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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