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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59화 (76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59화>

무사인 카이류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적들을 짓뭉개며 생각했다.

북의 흑룡과 남의 교룡이 동맹을 맺고, 대륙 남쪽 교룡의 사제들이 북쪽 흑룡의 땅으로 포탈을 열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 포탈의 힘을 이용해서 사제가 있는 사막으로 단숨에 이동하려 했다.

흑룡의 군단을 박살 내고 사막으로 이어지는 포탈을 빼앗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이 포탈에 들어가는 순간 사막이 아닌 생각지도 못한 대습지에 떨어졌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잠자는 교룡의 권속들과 만반의 준비를 끝낸 카이만 제국 군단이 밀고 들어왔다!

처음부터 포탈은 함정이었다.

북의 흑룡과 남의 교룡은 동맹을 맺고 같이 함정을 판 것이다!

적진 한복판에 떨어졌으나 무사인 카이류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잠자는 교룡 또한 잠시 미뤄 둔 적!

무사인 카이류는 쏟아지는 카이만 제국 군단을 짓이겼다!

그러나 이곳은 잠자는 교룡의 본거지 판타나우 대습지!

하나를 부수면 열이!

열을 무너뜨리면 백, 천이 달려들었다!

하나로 모인 수만 군단의 투지가 하늘을 비틀고 그 돌진이 대지를 진동시켰다!

이 순간 잠자는 교룡의 언령이 흑염의 불꽃이 되어 영혼육백을 불태우고, 교활한 카이만 사제들의 주술이 사념파가 되어 쏟아졌다!

그러나 그 어떤 공격도 무사인 카이류를 멈추지 못했다.

팔각봉, 업으로 그 육체를 부수고!

하늘의 벌, 천뢰(天雷)로 그 혼백을 불사르며!

아직 닫히지 않은 사막으로 이어진 포탈을 찾았다!

그러나 포탈의 존재는 느껴지는데, 그 위치를 인지할 수 없었다!

문득 고개를 드는 순간.

어느새 하늘에 떠오른 수십 개의 붉은 구름과 눈이 보였다!

잠자는 교룡의 마안!

이 마안에서 흘러나오는 사념이 세상을 유리시키고 포탈을 감추고 있다.

잠자는 교룡은 자신을 이 자리에서 말려 죽이려는 계획이다.

마도 황제를 피해 경계 너머 꿈으로 도망친 허신다운 선택이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숨어 있는 본질을 짓이겨 주마!’

무사인 카이류는 팔각봉 업에 끓어오르는 일기일원공을 실었다!

음양, 빛과 어둠, 무명과 광휘!

극과 극을 하나로 모아 나아가는 지극한 도리, 일기일원공!

인지를 초월했음에도 아직도 그 끝에 닿지 못한 일기일원공이 팔각봉 업에 담기는 순간.

하늘의 천기(天氣)가 쏟아지고, 대지의 용맥(龍脈)이 솟구쳤다!

승(昇)!

천기에 머리를 두고, 용맥을 두 발로 밟고 오른다!

영육과 혼백을 잡아 두는 인력이 사라지고, 영혼육백 존재의 본질이 하늘과 땅을 잇는 순간.

합(合)!

무사인 카이류는 팔각봉에 담긴 일기일원공에 뜻을 담아 펼쳤다!

파스스스스-

팔각봉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세계의 정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겹겹이 둘러싼 수백만의 군세!

고통 어린 괴성을 지르는 교룡의 권속!

제물의 피와 혼을 태워 피워 올리는 붉은 구름!

붉은 눈 뒤에 쥐새끼처럼 숨은 교활한 교룡의 시선!

느껴졌다!

세계와 혼돈의 경계.

꿈에 숨어 있는 교활한 교룡의 본질이!

‘거기구나!’

팔각봉 업이 시공을 넘어 겨눠지는 순간.

교룡의 강대한 사념파가 비명처럼 세계에 울려 퍼졌다!

[저 역천의 존재를 죽여라! 이 세계에서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다!]

이 강대한 사념파에 교룡의 사제와 제국 군단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 순간 무사인 카이류의 팔각봉이 차원 방벽에 닿았다!

‘꿰뚫는다!’

파스스스-

팔각봉, 업은 단숨에 차원 방벽을 뚫고 경계 너머 혼돈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교룡의 본질에 닿으려는 순간 하나의 심상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ㅁ, ㅁ ㅁㅁㅁㅁ ㅁㅁㅁ!]

분명 귀로 들었으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외침!

금기!

세계에 새겨진 금기를 건드리는 외침이다!

무사인 카이류는 팔각봉 업을 멈추고 마음을 열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금기에 막혀 소리로는 전할 수 없는 ‘뜻’이 전해지는 순간

“……!”

수만 대군을 짓이기면서도 안색 하자 변하지 않던 무사인 카이류는 전율했다.

[야, 나 일기일원문 조사다!]

천의와 용맥에 닿은 직관이 말한다.

이 외침은 진실이다!

누구도 모르는 일기일원문의 시초, 조사님의 심상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일기일원문의 조사께서 나타나셨다!

* * *

돌처럼 굳어 버린 일기일원문의 제자!

‘심상이 닿았구나!’

[야, 여기야! 이쪽! 얼른 이쪽으로 와서 이 강철봉 잡아! 꼭 전해 줄 게 있다!]

천문석은 두 번째 심상을 던지고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하늘의 인과가 자신과 저 일기일원문의 제자를 만나게 한 이유를 실행할 준비를!

어떤 인과가 이어져 저 흑염의 강자에게 일기일원공이 전해졌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 강자가 펼치는 일기일원공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챘다!

괴(怪)!

그 경지는 이미 하늘에 올랐어야 한다!

그러나 그 마음에는 폭발 직전의 화산처럼 엄청난 분노가 쌓여 기울어졌다!

역천(逆天)!

그 분노로 하늘의 뜻 천의를 거부하고, 용맥의 흐름을 마저 거슬렀다!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마선, 괴선이 그러하듯 강제로 영혼육백을 붙들어 지상에 남아 있었다!

사실 이건 문제가 아니었다.

알고 보면 사람마다 사정이 있는 거니까.

진짜 문제는 이미 시동을 걸고 극에 달한. 아니, 극에 닿기 직전인 일기일원공에 있었다.

끊긴 쇠사슬.

빠진 레고 하나.

사라진 퍼즐 조각.

천외천의 무위를 펼친 일기일원문 제자의 일기일원공에는 빠진 조각이 있었다!

마신의 언령은 진실이었다!

‘저 역천의 존재를 죽여라! 이 세계에서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다!’

그렇다! 오직 자신만이!

일기공과 일원공을 창안하고 무혼을 담아 생명을 불어넣은 자신만이 가능했다!

자신만이 이 빠진 조각을 완전히 부숴 버리고.

저 천외천 강자의 영육과 혼백을 흐름으로 돌려 버릴 수 있었다!

하하하, 하하하하-

몰아치는 강풍 속 천문석은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외쳤다.

“내가 왜?”

자신이 그걸 할 이유는 조금도 없었다!

역천의 존재?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자신이야말로 역천 그 자체, 천마신공의 극에 달한 마도 18문의 천마였다!

지금 중요한 건 눈앞의 저 존재가 아득한 인과가 이어진 일기일원문의 제자라는 것!

그리고 그 일기일원문의 제자의 끊긴 고리, 빠진 레고, 사라진 퍼즐 조각을 자신이 채워 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빈 공간이 채워지는 순간.

일기일원공의 극(極)을 넘어서는 극(克)!

천의와 용맥의 흐름조차 바꾸는 경지에 도달하리라!

하하, 하하하하-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일기일원문에 이런 제자가 나타나다니!

후대에 앞길을 열어 주는 건 선대의 의무!

천문석은 빠진 조각을 채워 줄 무혼을 심상에 담아 강철봉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외쳤다!

[야, 빨리 움직여! 이 강철봉 잡아라!]

“……!”

흑염에 휩싸인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분명 듣고 있다!

그러나 굳은 듯 멈춰 서 주위를 돌아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야, 빨리빨리 움직여! 언제 포탈 닫힐지 몰라! 어서 이 강철봉 잡으라니까!]

다시 한 번 외친 순간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마침내 움직였다.

반대 방향으로!

“……!”

천문석은 벼락 치듯 깨달았다.

괴(怪)!

당장이라도 터질듯한 분노로 가득한 마음!

마신이 그 틈을 파고들어 감각과 인지를 교란시켰다!

수많은 마수가 포탈을 통과해 사라졌는데도, 정작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포탈도 자신이 던진 심상의 방향도 인지하지 못했다!

천문석은 강철봉에 내력을 실어 외쳤다!

[소리, 심상이 아니라! 마수를 쫓아라! 마수가 달리는 곳에 포탈이 있다!]

순간 반대 방향으로 달리던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반전했다!

그러나 이미 그 앞을 강철의 벽을 세운 정예 군단과 거대한 뱀과 바위 악어, 마신의 권속들이 막아섰다!

다시 한 번 격전이 펼쳐지는 순간 감도가 확 멀어진 마신의 언령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역천의…… 지워라! 너도 알지 않은……! 그게 하늘의 뜻……!’

“야! 내가 오래전에 하늘님한테 직접 물어봤는데! 역천, 순천 그런 거 아냐! 시끄러우니까 조용해……! 야, 거기 야냐!”

천문석은 버럭 소리치고 재빨리 일기일원문의 제자를 향해 심상을 던졌다!

[야! 왼쪽 왼쪽으로 조금 꺾어! 아니, 너무 꺾었잖아! 오른쪽으로 두 걸음만……! 그래! 그 방향이야! 그대로 직선으로 달려!]

“ㅁㅁㅁ!”

하늘을 떨어 울리는 외침과 함께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그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박살 내며 폭풍처럼 포탈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흑염에 휩싸인 몸이 포탈을 닿을 듯 가까워지는 순간.

천문석은 강철봉을 쭉 뻗으며 외쳤다.

[잡아라!]

“ㅁㅁㅁㅁㅁ!”

쭉 뻗은 손과 강철봉이 닿는 순간.

천문석은 강철봉에 담긴 내력, 심상, 무혼을 단숨에 밀어냈다!

그러나 그 무엇도 전해지지 않았다!

휘이이잉-

쭉 뻗은 손은 강철봉을 그대로 통과해 버렸다!

‘이게 뭐야!?’

경악하는 순간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냥 뛰어! 바로 앞에 포탈이 있다! 마수랑 같이 뛰어들어!]

파아아앙-

검은 불꽃은 마수와 함께 포탈로 쏘아졌다!

흑염에 휩싸인 제자의 몸은 포탈을 넘어오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했다!

그리고 겁먹은 마수도 마찬가지로 그대로 포탈을 통과했다!

일기일원문의 제자와 마수는 포탈을 향해 몇 번이고 몸을 던졌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치 포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대로 통과하는 육체!

거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개의 상처럼!

천문석과 일기일원문의 제자는 서로에게 닿을 수 없었다!

“이건 또 왜 이래!?”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아득히 먼 곳에서 부르는 듯한 언령이 다시 울렸다.

‘……아직 늦지…… 역천의 존재…… 하늘의 섭리…….’

“와, 이 끈질긴 녀석! 역천을 쳐 죽이는 게 섭리 아니라니까! 그게 섭리면 당장 너부터……!”

천문석은 벼락 치듯 깨달았다.

용권풍!

공간을 접어 달리는 용권풍 때문이다!

대습지와 사막 두 공간을 연결한 포탈!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있는 대습지는 고정됐다!

그러나 자신이 있는 사막은 용권풍에 담겨 이동 중이다!

도착하는 장소의 공간 좌표가 고정되지 않아서 통과할 수 없는 거다!

‘잠깐 방금까지는 마수가 통과했잖아!?’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

언령의 확 멀어진 감도!

마신 녀석! 포탈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거리가 벌어졌구나!

모든 것을 종합하면 결론은 간단했다. 지금 이 붉은빛의 원, 포탈은 일방통행로가 됐다!

[사막 -> 대습지]

‘들어가서 전할까!’

자신이 대습지로 들어가는 건 가능하다!

‘강철봉으로 포탈에 박아넣은 채 들어가 빠진 퍼즐 조각만 얼른 전하고 돌아오면!?’

그러나 계속 ‘역천, 하늘의 도리’를 외치는 마신에게서 냄새가 났다!

이 마신 놈 아가리 터는 게 보통이 아니다!

자신이 포탈로 들어가길 바라며 일부러 일방통행로로 만든 걸 수도 있었다!

상대가 설령 마신이라고 해도 심상, 언령, 혼백, 아가리로 싸우는 건 자신 있었다!

하지만 포탈 너머 대습지는 마신의 홈그라운드!

백만 대군이 밀려 오고 강철 도마뱀, 초거대 수달이 끝없이 달려들면 답이 없었다!

‘아, 시바! 이거 어떡하지!?”

빠르게 머리를 굴리는 순간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포탈을 넘어 뻗은 강철봉!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강철봉을 만지지 못하는 이유는 완전히 넘어가지 않고 포탈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던져 포탈을 완전히 통과하며 일기일원문의 제자가 만질 수 있다!

즉, 강철봉이 아닌 적당한 물건에 빠진 퍼즐 조각을 담아 던지면 된다!

천문석은 바로잡낭을 열었다.

그리고 심상을 담아 던지기 딱 좋은 물건이 두 개 보였다.

5관 금괴와 검은 동전!

어차피 빠진 퍼즐을 전할 수단일 뿐, 고민할 것도 없었다.

천문석은 주저하지 않고 검은 동전, 흑전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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