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55화 (75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55화>

‘주술 작살의 표적은 길잃은 용권풍이다!’

모든 걸 깨닫는 순간.

전율이 등골을 타고 흐르고, 머릿속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성채와 함대는 고속 기동 중!

명중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들은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장수를 잡기 위해서 말을 먼저 쏜 것이다!

“야, 이 치사한 새끼들아! 우리를 쏴야지! 어디로 발사하는 거야!”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분통을 터트리다가 번쩍 정신이 들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천문석은 넋 나간 바람잡이에게 확인부터 했다!

“저 주술 작살! 용권풍이 맞아도 괜찮지!? 바람이잖아!? 주술 작살 좀 맞는다고 문제가 생길 리 없잖아!? 그렇지!?”

“네? 당연히 문제가 생기죠! 저거 용권풍이잖아요!”

바람잡이는 황당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뭐지, 이 핀트가 엇나가는 대화는……!?’

아니 생각해 보면 용권풍이 길을 잃었다는 말, 길치라는 이야기부터 이상했다.

마치 용권풍이 살아 있는 생명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던…… 설마!?

“설마, 저 용권풍 살아 있는 생명체야!?”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침.

“당연하죠!”

“당연히 살아 있죠!”

“선주님! 원대륙에서 오신 거 아니신가요!?”

“갑자기 여기서 원대륙이 왜 나와……?”

천문석의 반문에 한 선원이 잽싸게 대답했다.

“저거 용권풍(龍卷風)! 원대륙에서 놀러 왔다는 용(龍)이 만드는 바람이잖아요? 원대륙에서 오셨는데 용 모르세요? 드래곤이 아니라 용이요!”

‘뭐지, 이 어이없는 대화는? 용권풍이 용이 일으키는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멍하니 있을 때 비명 같은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충돌한다!”

“주술 작살 떨어진다!”

파아아앙-

하늘을 가로지른 주술 작살!

수십 개의 주술 작살이 벽처럼 솟은 용권풍 안으로 떨어졌다!

파지지지직-

순간 뇌전이 튀는 듯한 섬광이 터지고!

쿠르르르릉-

거대한 우렛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쾅, 쾅, 콰아앙-

폭음과 굉음이 터질 때마다 거대한 벽처럼 솟은 모래 폭풍, 용권풍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움츠러들었다!

‘이대로면 더는 다가오지 않는다!’

천문석은 전법륜인의 수인을 짚고 마음과 뜻을 내력에 담아 용권풍을 향해 던졌다.

단숨에 공간을 넘어간 내력이 폭발하는 순간 그 안에 담긴 마음과 뜻이 소리가 되어 용권풍 안에서 몰아쳤다!

[야! 너 용이라며! 악으로 깡으로! 근성으로 버텨!]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구으으으으으응-

“……!”

물소리, 빗소리, 바람 소리, 파도 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와는 다른 분명한 의지가 담긴 소리!

천문석은 소리를 듣는 순간 깨달았다.

용권풍은 자신의 의지에 감응해 대답했다!

‘저거 진짜 생명체였잖아!?’

천문석은 돛대를 향해 달리며 다시 한 번 뜻을 담아 외쳤다!

[힘을 내!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내가 아니, 우리가 막을 수 있어! 힘을 내서 조금만 더 와!]

하늘 고래호와 주위를 달리는 모래 배의 모두가 한마음으로 선체를 두들기며 외쳤다.

쿵쿵, 쿵쿵쿠쿵-!

“힘을 내라!”

“할 수 있어!”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

“이야압- 거의 다 왔어! 휘잉휘잉 힘을 내!”

마치 외침을 알아들은 것처럼 움츠러들던 용권풍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파앙, 파아아앙-

주술 작살이 계속 떨어지고 푸른 뇌전과 굉음이 터지는데도 버텼다!

쿠르르릉-

용권풍, 대지에서 하늘로 솟은 수백 미터의 벽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꿈틀 쉴 새 없이 요동치며 밀려 왔다!

무장 어선이 달리는 방향, 서쪽 10시 방향으로!

‘됐다! 날아오는 주술 작살만 막으면 용권풍과 합류할 수 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배에서 가장 높은 곳. 돛대 위에서 날아가는 주술 작살을 막는 것!

천문석은 부러질 듯 요동치는 돛대 위를 평지처럼 뛰어올라갔다.

타다다다닥-

이때 찌르는 듯한 예기가 느껴지고 폭음이 터졌다!

콰아앙, 쾅쾅쾅-

10개, 20개, 30개……!

이동 성채 도시와 수십 척의 군함의 연속 사격이 시작됐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주술 작살들!

어떻게든 용권풍을 멈추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천문석은 수직으로 일어선 돛대를 달리며 외쳤다!

“우론! .”

“알았……! 너!?”

우론은 수직으로 일어선 돛대를 평지처럼 달리는 이세기의 모습에 경악했다.

“너 어떻게!?”

“야! 작살! 주술 작살부터 막아야지!”

“……!”

번쩍 정신을 차린 우론은 바로 망루에서 뛰어내려 돛 줄을 잡고 도약, 활대 위를 달렸다!

활대 끝에 닿는 순간 등 뒤로 숨긴 작살이 허공을 찔렀다!

콰아앙-

작살에서 생겨난 거대한 와류가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주술 작살에 쏟아졌다!

푸른 스파크가 튀어 오르고 날아가는 주술 작살의 궤도가 비틀렸으나 한두 개뿐!

하앗, 하앗-

우론은 연속해서 기합을 지르며 작살을 찔렀으나 쏟아지는 주술 작살이 너무 많았다!

“안 돼! 작살이 너무 많아! 이대로면 시간문제다!”

우론이 작살을 찌르며 외칠 때.

천문석은 활대 위를 달리며 생각했다.

주술 작살에 맞을 때마다 움찔움찔 요동치는 용권풍에서 생명체 특유의 생기가 느껴졌다!

바람과 모래에서 생기를 느끼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직접 눈으로 보고 오감으로 느끼는 사실이다!

생명체, 용권풍은 우론의 말대로 한계.

어떻게든 날아오는 주술 작살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할 수는 없었다!

“우론!”

천문석은 단숨에 활대를 달려 우론의 손을 잡았다.

고수는 거리에 민감하다.

갑작스럽게 거리에 들어와 손을 잡는 순간 우론은 반사적으로 반격을 가했다.

팟-

준비 동작도 없이 공간을 넘어 머리로 날아간 작살!

‘아차!’

뒤늦게 대경실색 재빨리 작살을 멈추려는 순간 이미 자신의 손에 작살은 없었다!

마치 거짓말처럼 이세기의 손에 넘어간 작살!

마스터급 기사라도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

“……어? 지금 어떻게 한 거야!?”

경악한 우론이 급박한 상황도 잊고 외치는 순간.

이세기의 다급한 대답이 돌아왔다.

“야, 놀랄 거 없다! 지금 랜덤 박스 열리려고 해서 그래!”

“뭐? 랜덤 박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랜덤 박스는 일종의 깜짝 선물 같은 건데. 이게 지금 반쯤 열린 상태라서 그 안에 담긴 전생의 경지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엇!”

천문석은 주절주절 설명하다가 흠칫 놀랐다!

“아니, 이 상황에 지금 뭘 설명하고 있는 거야! 우론 정신 차려! 지금 중요한 건 주술 작살 막는 거다! 내가 하는 거 잘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천문석은 우론의 빈손에 주술 작살을 던져 주고, 잡은 손에 심상이 담긴 내력을 밀어 넣었다!

꼬리를 물고 회전하는 일기공과 일원공!

혼원지기로 화한 일기일원공에 지금 꼭 필요한 무공의 심상을 담는다!

찰나의 순간 무엇을 담아야 할지 감이 왔다.

반쯤 열린 랜덤 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전생의 경지.

심상에 담을 무공은 북한산 워터파크 풀에 폭풍을 일으켰던 와류(渦流)의 극의가 담긴 회전창이다!

천문석의 회전창의 심상을 담은 내력은 아무 느낌도 없이 은근슬쩍 우론의 심상 공간 안으로 스며들어 동화됐다!

“……!?”

경악한 우론은 연신 눈만 깜빡이다가 버럭 소리 질렀다.

“……타인의 내력이 이렇게 쉽게 파고든다고!? 이게 뭐야!? 잠깐 그냥 내력이 아니잖아. 이 심상…… 와류? 너 지금 설마, 설마! 나한테 무리…… 아니, 무공을 전하는 거야!? 이거 어떻게 한 거야!? 이런 게 가능한 거였어!?”

우론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정신없이 외쳤다!

심상 공간은 일종의 절대 영역!

그런 타인의 절대 영역에 내력과 심상을 심는다고!?

직접 겪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천재로 태어나 수많은 사람을 놀라게 우론조차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이 일을 해낸 이세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랜덤 박스가 반쯤 열렸다니까! 혼백에 새겨진 무업이 흘러나오고 있어서 그래! 그리고 사실 이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어려운 게 아냐. 사실 심상 공간은 영육, 그중에서도 육체 내부와 달리 취약점이 있거든. 이게 꿈이랑 비슷한데 어떻게 하나면…… 아니, 잠깐! 지금 뭘 설명하고 있는 거야! 야! 자꾸 말이 엉뚱한 데로 새잖아! 집중해!”

천문석이 버럭 소리치는 순간.

우론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 알았어!”

“잘 들어! 내력에 담긴 심상! 와류(渦流), 그 흐름에 마음을 두고! 내력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오감으로는 내 모습, 형(形)을 깨달아야 한다!”

천문석은 강철봉을 들고 활대 위를 걸으며 회전창을 펼쳤다.

탓, 탓, 탓-

미끄러지듯 내딛는 세 걸음!

일보에 태산이 누르듯 무겁게 몸이 내려앉고.

이보에 꽈드득- 강철봉이 반 바퀴 회전하며 비틀린다.

그리고 삼보!

폭발하듯 펼쳐지는 몸과 비틀림이 풀리며 대기를 꿰뚫는 강철봉!

꽈드드득-

마치 신화 속 거인이 쥐어짜듯 대기가 비틀려 요동치는 순간.

콰아아아앙-

와류가 공중에서 폭발했다!

콰르르르릉-

와류의 폭발은 허공에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냈다!

마력으로 번뜩이는 주술 작살은 소용돌이에 닿는 순간 폭풍에 휘말린 가랑잎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엄청난 위력!

“……!”

우론은 폭풍이 밀려 온 듯 소용돌이치는 하늘을 바라보며 오감과 마음, 심상으로 와류의 극의가 담긴 무공, 회전창을 느꼈다.

그리고 깨달았다!

회전창!

이 무공에 자신의 모든 것이 담기게 될 것을!

이 무공이 자신의 성명 절기가 될 것임을!

전율과 격동으로 전신이 부르르 떨리고 마음이 요동치는 순간 다급한 비명이 들려왔다.

“원거리 공격인데, 무슨 마력이 이렇게 많이 딸려 와! 시바, 시바! 열리면 안 돼! 날아가라! 얼른 날아가라!”

으아악, 으아아악-

이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무위를 펼치고는 미친놈처럼 악을 쓰며 내력을 흩어 버리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순간 허탈함과 황당함이 몰려 왔다.

‘이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야!?’

이런 아득한 느낌은 처음 아니, 두 번 째다.

어린 시절의 이상한 무공 선생, 타대륙 최강자 검성!

‘기술과 제정신이 아닌 거로 치면 검성보다 더한 거 같은데……!?’

우론이 상념에 잠긴 채 바라볼 때 돌연 악쓰는 소리가 끊기고 다급한 질문이 들려왔다.

“봤지? 느꼈지? 별로 힘든 건 아닌데. 어때 할 수 있겠지!? 감이 안 오면 한 번 더 시범을 보여 줄까!?”

우론은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딱 한 번 시범을 보여 주고는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지?’ 묻는 이 모습!

검성과 판박이다!

어린 시절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못해 얼마나 분해했던가!

하지만 지금 자신은 어린 시절과는 달랐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고, 오감으로 형을 깨달으면. 당연히 몸으로 행할 수 있지! 할 수 있다!”

당당히 외친 우론은 가볍게 활대 위를 걸어와류의 묘리를 담아 작살을 찔렀다!

중요한 건 겉이 아닌 속, 형이 아닌 뜻이다!

탓, 탓, 탓-

시작은 느리고 투박하게!

타타타타탁-

뒤이어 더 빠르고 간결하게!

순식간에 수십 번의 찌르기가 하늘로 쏟아졌다!

콰앙, 콰아아앙-

폭음이 연속해서 터지고 공기가 요동쳐 주술 작살의 궤도가 비틀렸다!

그러나 주술 작살은 여전히 용권풍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부족한데? 다른 기술, 더 쉬운 걸 전해야 하나!?’

천문석이 고심할 때.

우론의 눈이 번뜩이고 작살에 담긴 기세가 변했다.

꽈드득-

작살이 와류의 묘리를 담아 반 바퀴 비틀려 회전하는 순간.

콰아아앙-

작살에서 쏘아진 와류가 공중을 꿰뚫어 폭발!

콰르르르릉-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주술 작살을 날려 버렸다!

우론은 와류의 묘리가 담긴 회전창을 펼쳐 냈다!

범위와 위력에 손색이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잘했다! 그걸로 계속 주술 작살 막으면 된다!”

“알았어! 여기는 걱정 마라!”

이제 이대로 용권풍을 타고 빠져 가면 된다!

천문석은 바로 돛대를 잡고 갑판으로 미끄러지려 했다.

이때 등 뒤에서 열풍이 불어왔다.

후우우우우우웅-

이 열풍을 맞는 순간 소름이 우수수 돋았다!

“또 뭐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모래사막을 질주하는 이동 성채 도시가 보였다.

“…….”

이동 성채 도시의 정상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물체가 있었다.

처음 보지만, 너무나 익숙한 외형.

속이 텅 비고 표면에는 빛나는 마력 회로가 새겨진 수십 미터 길이 강철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 어어? 어어어!”

생각지도 못한 물건의 등장에 말문이 컥 막힐 때.

쿵쿵, 쿵쿵쿵-

마치 살아 있는 듯 마력 회로가 맥동하고 마력광이 모여들었다!

이 순간 말문이 트이고 비명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포신!? 대포가 여기서 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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