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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52화 (75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52화>

“……배가 박살 난다! 으아악-!”

오마르 장로의 비명이 터지고, 공간 도약한 주술 작살이 떨어지는 순간.

천문석의 강철봉과 주술 작살이 닿았다!

이 타이밍 우론, 소니아, 파티마 셋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휘리릭-!

망루 위 우론은 와류가 담긴 작살을 던지고!

쿵쿵, 쾅-!

갑판을 밟고 도약한 소니아의 검이 빛이 되어 뻗을 때!

파아아앙-!

파티마의 곡도에 실린 강기가 폭풍이 되어 몰아쳤다!

‘잡았다!’

‘잡았다!’

‘잡았다!’

세 사람이 직감하는 순간 주술 작살에서 느껴지는 반발력!

마치 무너지는 산을 받치는 듯한 엄청난 반발력이 돌아왔다!

작살과 검은 튕겨 나가고 강기는 바위에 부딪치는 바람처럼 사그라졌다.

“대인!”

“모두 피해!”

데이몽 발도와 오마르 장로의 다급한 외침이 터지는 순간.

‘지금이다!’

천문석은 번쩍 눈을 뜨고 혼원지기로 화한 일기일원공을 단숨에 쏟아 냈다!

그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야? 내력이 왜 이렇게 강해!?’

혼원지기는 주술 작살에 담긴 거대한 마력을 날려 버리고 그 내부로 쏟아졌다!

콰드드득-

2미터가 훌쩍 넘는 강철 작살이 수수깡처럼 비틀려 튕겨 나갔다!

그리고 몸으로 돌아오는 마력과 내력!

천문석은 가볍게 갑판을 걸으며 빈손을 털었다.

손에서 팔에서 전신에서 쏟아진 바람이 갑판 위 모두를 스쳐 지나갔다.

뜨거우나 차갑고, 섬뜩하나 포근하며, 거세나 부드러운 바람.

소리조차 없는 움직임과 바람에서 느껴지는 이 아득함!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몸으로 맞으며, 마음으로 느끼고 있으면서도 한없이 먼 별을 보듯 이해할 수 없는 아득함만이 느껴졌다.

파티마, 우론, 소니아 경지에 오른 셋과.

데이몽, 오마르, 압둘라 경지에 발을 걸친 이들은 이해하지 못하나 깨달았다.

지금 자신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무의 경지를 보고 있었다!

오마르 장로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방금 쏘아진 주술 작살은 정면에서 막을 수 있는 공격이 아니다!

이동 성채 도시. 아니, 마도 제국의 공중 도시를 하늘에 띄우던 마도 엔진의 마력이 담긴 공격이니까!

‘1/3도 살려내지 못했지만…… 마도 엔진의 출력을 사람이 버텨 냈다고!?’

오마르 장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이름!

곧 한 사람의 이름만 남겨졌다.

아득한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공을 넘어 타대륙에 나타나 누군가를 찾아 헤메는 사람.

원대륙의 무공과 타대륙의 원시 마법을 합쳐 마나심법을 창안한 대종사.

수백 개의 부족으로 나뉜 사막 부족에게 심법과 사자심검을 전해 준…….

‘샤!’

오마르 장로는 번쩍 고개를 들어 이세기를 봤다.

‘설마, 설마!’

전율로 전신이 덜덜 떨리고 무릎에 힘이 풀려 지금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타대륙에서 ‘샤’의 정체를 아는 권력자는 단 한 명.

귀족 위의 귀족! 천 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 피로 타대륙을 지켜온 하이브리온 가문의 가주뿐이다!

그러나 마도 제국의 기록관이자 대도서관의 기록을 가지고 사막으로 이주한 압마나프 가문에는 샤를 확인할 방법이 있었다!

언젠가 압마나프 가문을 찾아올 샤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방법이!

오마르 장로는 정신없이 달려가 이세기를 향해 물었다.

“당신은 다섯 사형제 중 몇 번째입니까!?”

오마르는 덜덜 떨리는 몸으로 귀를 기울였다.

‘샤’ 본인이 아니면 그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는 함정이 깔린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서!

‘어서, 어서 대답하십시오. 네 사형제가 아닌 세 사형제라고! 그리고 막내…….’

이세기는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그 서늘한 눈이 모두를 훑고 입이 열리는 순간.

이 자리의 모두는 바짝 긴장해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 헛소리야!? 내가 사형제가 어디 있어…… 아니, 그보다 이거 뭐야!? 내력 왜 이래!?”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손과 팔 몸을 살피는 이세기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허탈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에휴-

하아-

“그럼 그렇지…….”

* * *

사방에서 허탈한 한숨 소리가 들려올 때.

쾅, 쾅, 콰아앙-

다시 한 번 폭음이 터지고 공간을 뛰어넘은 주술 작살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모두 피해!”

다급히 외친 천문석은 강철봉을 야구 배트 잡듯 양손으로 잡고 달려가 풀스윙했다!

부우웅, 깡-

부우웅, 깡, 깡-

천문석은 정신없이 주술 작살을 날려 보내며 심상 공간을 살폈다!

엄청난 마력이 담긴 주술 작살!

주술 작살이 이렇게 쉽게 튕겨 나가서는 안 됐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방금 혼원지기를 쏟아 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것과 같은 이유!

심상 공간에 쌓인 내력이 너무 강하다!

‘아니겠지? 설마, 아닐 거야! 당연하지! 수련도 안 했잖아!’

천문석은 터질 듯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육과 혼백 사이, 기경팔맥이 새겨진 심상 공간을 관조했다.

그리고 경악했다.

‘아니, 시바! 이게 뭐야!?’

심상 공간에 담긴 혼원지기는 어느새 기경팔맥과 경계를 넘어 넘치려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언제 운기조식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은데 내력이 이렇게 강해졌다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아이가 요람을 떠나 걷고.

어린 새가 둥지를 벗어나 날아가듯.

삶에 정체란 없고.

그건 무공 또한 마찬가지!

진보, 나아가거나.

퇴보, 뒤로 밀려날 뿐이다!

천문석은 의도적으로 무공에 관심을 끊고 퇴보, 아니 더 정확히는 숨 고르기를 유도했다.

그런데 외공과 내공, 외력과 내력이 어느새 절정의 그릇을 가득 채웠다!

지금 자신의 상태는 물이 가득 담긴 항아리와 같았다.

아차! 하는 순간 물이 쏟아지거나, 작은 충격에 금만 가도 수압에 항아리가 깨질 상황!

극도로 위험한 이 상태야말로 비상의 순간이 다가왔다는 증명이다.

어느새 자신은 초절정, 초인경을 향해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자신이 내밀지도 않은 발을!

천 길 낭떠러지 허공을 향해서!

문제는 천마신공의 대성을 이루는 순간 영혼육백에 새겨져 현생까지 따라온 천강흔이다!

혼백에 새겨진 무혼이 이미 자신이 도달했던 경지, 무공이라면.

천강흔은 그 안에 무엇이 담겼는지 모르는 랜덤 박스나 마찬가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인경에 오르는 순간 랜덤 박스 천강흔이 열린다!

그래서 천문석은 초절정의 경지에서 애써 관심을 끄고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천강흔에서 꽝이 나오는 건 괜찮다.

만약 그 안에서 마치 잘라 낸 듯 완전히 사라진 천마신공의 입문 구결이라도 나온다면!?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다가 마공에 입문한다고!?’

생각만으로 섬뜩한 전율이 전신을 흘렀다!

잿더미를 살아 있는 나무로 되돌릴 수 없듯 엔트로피는 역전되지 않는다.

마공에 입문하면 그걸로 끝장이다!

전생의 자신조차 천마신공의 업을 벗어나지 못했다.

천강! 하늘의 빛으로 한 방에 훅- 깔끔하게 가는 게 최선이었다!

5관 금괴 9상자가 있는데, 마공에 다시 입문한다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절대 초절정에 오르지 않는다! 내력이 문제라면 모조리 뽑아서 써버리겠다!’

천문석은 순식간에 결심을 굳히고 가장 비효율적인 전투를 펼쳤다.

파파파팟-

발은 생사팔문의 보법을 밟고.

부르르르-

강철봉에는 관음천수도의 내력을 담았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도 아닌 용이라도 때려잡을 듯 내력을 쏟아부어 몰아쳤다!

내력이 담긴 강철봉과 마력이 담긴 주술 작살이 연신 충돌했다!

깡깡, 깡깡깡깡-

금속성 폭음이 쉴 새 없이 터지고.

휘잉, 휘이이잉-

마력과 내력이 뒤엉켜 소용돌이쳤다!

“……!”

그리고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주술 작살에 담긴 마력이 혼원지기로 변한 일기일원공과 어우러지고 있다!

내력이 고갈되기는커녕 퍼낼수록 새롭게 차오르는 우물처럼 내력과 마력은 서로의 꼬리를 잡고 회전했다.

음과 양의 흐름 태극!

흐름에서 힘이 생겨나고, 힘에서 다시금 흐름이 생겨났다!

극(極)이자 극(克)!

지고한 경지에 오르고 그 지고한 경지를 버리고 다시 도약했던 전생 천마이기에 알 수 있었다.

내력과 마력이 호응해 만들어 내는 흐름에 천지만물이 감응하기 시작했다.

무정한 하늘이 눈을 떠 귀를 기울이고, 차별 없는 대지가 환희로 몸을 떨었다.

가지려 하면 가질 수 없고, 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뜻.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초인경.

초절정의 경지가 바로 앞에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선연한 기운이 느껴졌다.

절대 열지 않겠다고 다짐한 랜덤 박스.

그 안에 무엇이 담겼는지 모를 랜덤 박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강흔!

* * *

파스스스-

천강흔이 전신을 타고 흐르며 선연한 기운을 뿌리는 순간.

전신의 털이 모조리 곤두서고 이성과 감성 양쪽으로 깨달았다.

‘이 안에 천마신공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반 이상이다!’

전생에 쌓은 무업이 모두 혼백에 새겨졌는데, 천마신공만 사라졌다!

당연히 천강흔에 꽁꽁 갇혀 있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 어쩌면 천강흔은 12성 대성, 극(極)을 넘어선 극(克)!

천마신공의 반(反)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원래 잃을 게 많은 사람은 도박하지 않는 법!

계속 내력을 뽑아 쓰다간 강제로 랜덤 박스가 열리게 생겼다!

천문석은 번쩍 고개를 들고 외쳤다.

“야! 이 작살 이제 너희들이 좀…….”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폭음이 연속해서 터졌다.

쾅, 차르릉-

콰앙, 차르르릉-

이제까지 뚝, 뚝, 뚝- 떨어지던 주술 작살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야, 잠깐! 타임……!”

다급히 외치는 순간 허공에서 쏟아지는 공격은 오히려 더 빨라졌다!

깡깡깡깡깡-

정신없이 터지는 쇳소리!

천문석은 어느새 말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갑판 위를 누비며 강철봉을 휘둘렀다.

파파팟-

쏟아지는 비를 검으로 쳐 내듯!

수많은 잔상을 일으키며 비 오듯 쏟아지는 주술 작살을 튕겨 내는 엄청난 모습!

갑판 위의 모두는 다급한 상황도 잊고 홀린 듯이 이 모습을 바라봤다.

“와! 저걸 전부 막네!”

“쟤 도대체 정체가 뭐야!?”

“역시 대인! 공격을 모조리 막아 내시다니!”

“이얍- 알바 조금만 참아! 우리가 열심히 부르고 있어!”

“이 출력을 사람이 버틴다고!? 말도 안 돼!”

“하하하- 난 처음부터 저 녀석이 엄청난 놈이란 걸 알고 있었어! 내가 허접한 놈에게 당했을 리가 없잖아!? 내가 삼보단장도 직접 맞았는데……!”

……

사방에서 어이없는 탄성이 쏟아질 때.

천문석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미친놈들아! 구경하지 말고 도와주라고! 지금 그릇 넘칠 거 같단 말야!’

그러나 도와주기는커녕 어느새 바람잡이와 선원들, 선장까지 감탄하고 있었다.

“우와! 저걸 전부 다 막네!”

“와! 강철 전갈도 일격에 꿰뚫는 주술 작살을 철봉으로 막는다고!?”

“우리 선주님! 혹시 엄청난 강자 아냐?”

사방에서 경외와 찬탄 어린 시선과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라면 의기양양 외쳤겠지만, 이 주술 작살은 장난이 아니었다!

아니, 그보다 천강흔이 파슥, 파슥 점멸하는 게 심상치 않았다!

이 이펙트.

류세연이 하던 모바일 게임에서 랜덤 박스를 깔 때 나오던 이펙트와 똑같았다!

천강흔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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