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51화 (75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51화>

이렇게 완벽한 합(合)이라니!

연신 감탄하던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들어 갑판 위를 훑어봤다.

동료들과 하늘 고래호의 선원 모두가 무사했다.

시가지 구경을 나왔다 시작된 난장판에서 단 한 명도 낙오하거나 다치지 않고 포위망을 뚫고 탈출한 거다!

천문석은 가슴속에서 터질 듯 차오르는 희열을 터트렸다.

카캬카카카-

크크크크킄-

이심전심!

데이몽 발도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릴 때.

“야! 지금 웃을 때가 아냐! 저거 얼른 수습해야지!”

소니아는 황당해하는 얼굴로 외쳤고.

특급 헌터는 아무도 듣지 않은 이해할 수 없는 긴 설명을 끝마쳤다.

“……어때? 알바! 엄청 대단하지!? 그래서 나랑 퐁퐁이가 휘잉휘잉 불렀어! 그런데 휘잉휘잉 완전 길치야! 자꾸 딴 곳으로 가려고 하거든! 이제 좀만 더 부르면 휘잉휘잉 오거든! 그러면 먹튀한 아수라파천무 안 나와도 괜찮아!”

구으, 구으으으-!

그리고 특급 헌터와 퐁퐁이는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그러니까 우리 휘잉휘잉 불러도 괜찮아?”

구으, 구으으응-?

언제나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고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포위망을 탈출한 지금 이건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천문석은 탄성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진짜? 정말? 잘했어! 승인한다!”

“됐어! 허락받았어! 퐁퐁이! 출동이야! 얼른 부르자!”

구으, 구으응-!

다다다닥-

환호성을 터트린 특급 헌터는 퐁퐁이를 번쩍 들고 뱃머리로 달려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얍, 얍얍얍-

특급 헌터는 활짝 펼친 손을 퍼덕이며 빙글빙글 회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춤을 추고.

구읍, 구으읍-

퐁퐁이는 특급 헌터 주위를 회전하며 연신 바람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쟤 점점 더 이상해지는 거 같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인 제가 도련님을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천문석이 한숨짓고 데이몽이 씩씩하게 대답하는 순간.

소니아는 버럭 소리 질렀다.

“야, 지금 이게 중요한 거 아니잖아! 계약서! 바람검 파티마 어떡할 거야?”

천문석은 불안하게 바람검을 힐끗거리는 소니아의 어깨를 두들겼다.

“야,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계획은 완벽해! 데이몽?”

데이몽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이세기 대인의 말씀 대로입니다. 제가 만든 계약서는 완벽합니다!”

“뭐!? 야, 배반자가 어디 있어!? 아니, 그건 우선 제쳐두고 우론 대공과 정정당당한 결투! 이거 어떡하려고!? 대륙 십존을 어디서 찾아!”

소니아의 어이없어하는 물음에, 천문석과 데이몽의 시선이 마주쳤다.

카캬카-

크크킄-

동시에 웃음을 터트린 천문석과 데이몽은 힐끗 멀리 떨어진 압둘라와 오마르, 파티마를 힐끗 살피더니 바로 설명했다.

“배신자. 반란군이 없으면 더 좋다.”

“그렇습니다. 그냥 도망치면 되니까요!”

“우론 대공? 이 계약서 잘 봐! 결투할 사람은 우론 대공이 아니라 ‘우론’이야.”

“그렇습니다! 저 위에 계시는 서커스 무희, 우론님이 결투 당사자입니다!”

“이제 어디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결투하게 하고.”

“땡! 결투가 끝나는 순간 우리는 그냥 바로 도망치면 되는 겁니다!”

카캬카카카-

크크크크킄-

다시금 통쾌한 웃음이 터지는 순간.

소니아는 손에 들어온 계약서를 다시 살폈다.

[이세기와 동료들은 최선을 다해 카즈빈 압마나프의 무사 탈출을 돕고, 우론과 정당한 결투를 하도록 주선한다.]

그리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계약서에는 배신자, 반란군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

단지 최선을 다한 ‘무사 탈출’, 우론 대공이 아닌 ‘우론’과의 정당한 결투 주선만 적혀 있었다!

“진짜잖아! 와! 이 사기꾼 녀석들!”

그러나 이 사기꾼이 같은 편이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으하하하핫-

소니아는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다가 문득 망루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쟤는 왜 저기로 도망친 거야?”

“그러게요. 누가 보면 진짜 우론 대공인 줄 알겠는데요?”

데이몽이 피식 웃으며 말하는 순간 세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시장에서 쓰레기통 뚜껑을 돌리던 서커스 무희가 대공이라고?’

‘전대와 후대의 비제우 검공이 차력쇼를 펼친 곳 옆에서 우론 대공이 재주를 팔았다고?’

‘구라 계약서에 적당히 이름을 적은 사람이 진짜 우론 대공일 가능성?’

천문석, 소니아, 데이몽은 동시에 생각했다.

‘그런 우연이 있을 리 없지!’

그렇기에 천문석은 망루에서 농성 중인 우론에게 외쳤다.

“야, 이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얼른 내려 와라!”

“……지금 그 말 좀 자세히 좀 말해 봐!”

우론은 망루 밖으로 머리를 쏙 내밀며 외쳤다.

바로 대답하려던 천문석의 시선에 돛대 아래에 선 파티마와 갑판 위 압둘라, 밧줄이 풀린 오마르가 보였다.

이제 곧 헤어질 사람이라고 해도 사기 계약을 했다는 걸 면전에서 알릴 필요는 없었다.

천문석은 번쩍 손을 들고 외쳤다.

“야, 우선 내려 와! 자세한 건 내려 와서…….”

이 순간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머리를 돌리는 순간.

쾅, 쾅, 콰아아앙-

폭음이 터지고 주술 작살이 십여 개가 쏟아졌다!

방금 포위망을 뚫은 압마나프 함대가 반전해 발리스타를 발사하고 있었다!

* * *

생각지도 못한 기습공격이 쏟아졌다.

그러나 갑판에 있던 모두는 난장판을 헤쳐 나온 역전의 용사들!

모두는 폭음이 터지는 순간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파티마의 곡도, 우론의 작살, 소니아의 검이 뽑히는 동시에 쏟아지는 주술 작살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이동 성채 도시에서 발사한 주술 작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위력이다!

그러나 무장 어선을 무력화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이다!

천문석은 강철봉을 뽑으며 외쳤다.

“데이몽!”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이심전심!

데이몽은 재빨리 압둘라를 낚아채 후미 갑판 위로 달려가 외쳤다.

“여기 압둘라…… 아니. 카즈빈님이 계시다! 공격을 멈춰라!”

그러나 반전한 압마나프 함대는 다시 한 번 주술 작살을 쏟아부었다!

“이런 배신자 놈들!”

카즈빈이 외치는 순간 한달음에 달려온 오마르가 외쳤다!

“그러니까 배신자 같은 건 없다니까! 잠시만 성채에 연락하겠습니다!”

오마르는 목걸이를 잡고 이동 성채 도시에 신호하는 동시에 내력을 실어 함대에 외쳤다.

[오마르 압마나프가 여기에 있다! 당장 공격을 멈춰라!]

파아앙-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지는 주술 작살!

“할아버지!”

경악한 카즈빈이 오마르를 낚아채는 순간 함대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우리는 파티마님을 새로운 후계자로 모시기로 했다!]

“누나?”

“진짜로 배신자가 있었다고!?”

경악한 카즈빈과 오마르 장로가 파티마를 보는 순간.

“그럴 리가 없잖아!”

파티마는 한달음에 달려와 카즈빈 옆에 서서 외쳤다.

[감히 내 이름을 팔아!? 그래! 여기 너희가 새로운 후계자로 모신 파티마 알사우드가 있다! 당장 공격을 멈춰라!]

쾅, 쾅, 콰아앙-

순간 멀리서 폭음이 터지고 주술 작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쏟아졌다!

“알사우드 함대!”

파티마의 비명 같은 외침이 터지는 순간.

카즈빈과 오마르 장로는 경악했다.

압마나프 함대와 알사우드의 함대가 후계자를 공격했다!

“저쪽에도 배신자가 있었구나! 역시 내 촉이 맞았어! 그렇지! 양쪽 모두에 배신자가 있어야 말이 되지!”

“……정말로 배신자가 있었다고!? 나도 모르게 반란이 일어났다고!?”

카즈빈이 의기양양하게 외칠 때. 파티마와 오마르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봤다.

이때 구라 계약서를 만든 데이몽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어, 어어…… 이게 이러면 안 되는데……!”

이 순간 천문석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듯 은은한 미소와 당당한 자세로 몰려 오는 알사우드와 압마나프의 함대를 바라봤다.

지휘관은 언제나 침착 냉정하게 승리의 확신을 줘야 하는 법!

그러나 지금 천문석의 머릿속에서는 폭풍이 몰아쳤다!

압둘라와 파티마 양쪽 모두 자신의 계파에 공격을 받았다.

즉, 데이몽 발도가 입을 턴 그대로 진짜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아니, 지금 상황을 보니 오마르 장로까지 노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압둘라, 파티마, 오마르 셋이 모인 순간 본색을 드러냈으니까!

‘아니, 이게 뭐야!? 이렇게 재수 없는 게 말이 되는 거야!?’

* * *

천문석은 목소리를 낮춰 확인부터 했다.

“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설마, 너 진짜로 알고 있던 거야?”

“그럴 리가요? 당연히 그냥 찍은 거죠!”

순간 멀리 후미 갑판에 선 오마르 장로의 경악한 시선이 데이몽에게 향했다.

“진짜 반란이라고! 무사 탈출! 이 계약서 네가 작성했지! 어떻게 알아낸 거냐! 혹시…….”

카즈빈은 오마르의 말을 끊었다.

“그거 봐! 내가 확실하다고 말했잖아! 내 촉이 움직였어! 내가 아무한테나 눈탱이 맞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까! 날 2번이나 잡다니! 쟤네들 심상치 않았어!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니까. 이상한 게 많아! 생각해 봐! 두 번! 두 번이나 문제가 생겼는데, 나 혼자였다니까! 그동안은 내가 혼자 좀 놀러 나간다고 해도. 항상 호위 무사들이 몰래 따라붙었잖아! 그런데 호위 무사도 따라오지 않았어! 이 모든걸 종합할 때 오늘 일어난 모든 일은!”

잠시 숨을 고른 카즈빈은 당당히 선언했다.

“나를 노린 치밀한 계획이었어!”

“…….”

데이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천문석은 측은한 눈으로 데이몽을 봤다.

가짜 배신자, 반란으로 눈탱이를 쳤더니. 진짜 반란이 일어났다!

‘와, 이 녀석 얼마나 재수가 없는 거야!?’

내심 혀를 차는 순간 데이몽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인?”

“야, 괜찮아! 어차피 포위망을 뚫었어! 이대로 도망치면 된다! 선장님!?”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타륜을 잡은 선장은 주먹을 들고 외쳤다.

“걱정 마십시오! 앞이 탁 트였습니다! 하늘 고래호는 군함에 잡힐 정도로 느리지 않습니다! 고속 회피 기동 준비!”

“모두 정신 차려라! 제대로 된 바람 낚아챈다!”

“모든 선원! 고속 회피 기동 준비한다!”

바람잡이와 갑판장이 외치는 순간.

선원들의 복창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고속 회피 기동 준비!”

“고속 회피 기동 준비!”

……

곧 무장 어선은 땅을 박차며 달리듯, ‘S’자를 그리며 가속하기 시작했다!

쿠르르르-

관성과 가속도에 넘어질 듯 선체가 기울고!

파아아아아-

폭발하듯 모여드는 바람에 부러질 듯 돛대가 휘었다!

파앙, 파앙, 파아앙-

뒤를 쫓는 함대에서 쏟아지는 주술 작살 대부분은 회피 기동하는 하늘 고래호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

몇몇 주술 작살이 하늘 고래호에 떨어졌으나.

“돛에 떨어지는 건 내가 막을게!”

돛대 위에는 작살을 든 우론이.

“뒤는 나랑 할아버지가 맡는다!”

후갑판에는 압둘라와 오마르 장로 자리했다.

“야, 저기 중앙갑판! 저기 뚫렸잖아! 얼른 갑판 중앙에 떨어지는 거 막아!”

“……알…… 아니, 내가 왜 여기서 이걸…….”

파티마는 얼떨결에 갑판 중앙으로 달려가 정신없이 곡도를 휘두르기 시작하고.

“데이몽 특급 헌터! 소니아 뱃머리!”

“네! 도련님은 제가 챙기겠습니다!”

“알았어! 뱃머리는 내가 지킬게!”

데이몽과 소니아는 뱃머리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갑판 전체와 돛대 위까지 동료들이 넓게 퍼진 상황!

깡, 쾅, 파아앙-

쏟아지는 주술 작살이 튕겨 나가며 금속성 폭음이 끝없이 이어지고 번뜩이는 주술 섬광이 무장 어선을 물들였다.

천문석은 장대를 하나 낚아채 갑판을 달리며 주위를 확인하고 머릿속으로 상황을 확인했다.

함대에서 발사하는 주술 작살은 이동 성채 도시의 주술 작살에 비해 현저히 위력이 낮다!

게다가 동료들이 넓게 퍼져 쏟아지는 작살을 막아 내기 시작하자.

하늘 고래호는 회피 기동을 끝내고 완만한 곡선으로 흐르는 모래를 타고 가속했다!

하늘 고래호와 뒤를 쫓는 함대 간의 거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앞은 바위 하나 없는 탁 트인 모래사막!

선장의 말대로 하늘 고래호는 군함에 잡힐 정도로 느리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얼마 후 군함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때 다급한 확성 마법이 들려왔다.

[여기서 놓치면 끝장이다!]

[눈치 보지 말고 발사해라!]

압마나프와 알사우드.

양쪽 함대에서 들려온 소리!

그러나 거리가 벌어질 수록 주술 작살의 위력은 더 떨어진다.

가까울 때도 피해를 주지 못한 주술 작살은 더는 위협적이지 않았다!

천문석은 멀어지는 함대를 향해 내력을 실어 외쳤다.

[그럼 이제 안녕이다!]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카캬카카카-]

이때 섬뜩한 직감이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직감이 느껴지는 하늘을 보는 순간.

익숙한 폭음과 쇠사슬 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콰아앙, 차르르르릉-

허공에서 불쑥 튀어나와 갑판 중앙으로 수직으로 꽂히는 주술 작살!

이동 성채 도시!

“성채까지 넘어갔다고!? 당장 피해야 한다! 저 작살은 마도 엔진으로 발사하는 거다!”

오마르의 비명 같은 외침이 터지고 무장 어선이 넘어질 듯 급선회하는 순간.

천문석은 장대를 하늘로 던지고 강철봉을 뽑아 들었다.

하늘로 날아간 장대가 폭발하는 타이밍!

진각을 밟으며 3보를 걸어 강철봉을 찌른다!

위로 찌른 강철봉과 아래로 떨어지는 주술 작살이 닿는 순간.

천문석은 심상 공간에서 소용돌이치는 혼원지기를 쏟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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