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47화>
부우우웅-
무서운 기세로 날아오는 오마르 장로!
인질을 그냥 던져 버린다고!?
말도 안 되는 일!
파티마가 받지 않고 피하려는 순간.
이세기의 외침이 들려왔다.
[마침내 오늘 파티마님께서 오마르 장로를 직접 처단하고! 가문의 근본을 바로 세우신다!]
어린아이도 속지 않을 유치한 이간계였다.
그러나 시각이 날아가고 청각만 살아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달랐다.
모두는 이 외침에 경악했다.
“멈춰라! 당장 멈춰!”
“오마르 장로님을 구해야 한다!”
“파티마 공! 그러시면 안 됩니다!”
“잠시만! 파티마님 지금은 때가 아닙니다!”
“오마르 장로님은 가모님의 친부입니다!”
“지금 검을 뽑으시면, 가문이 둘로 쪼개집니다!”
……
경악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압마나프 가문뿐만 아니라 알사우드 가문에서도!
파티마는 깨달았다.
완전히 당했다!
부하들마저 자신이 오마르 장로를 처단할 계획을 세웠다고 믿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을 해도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우선 오마르 장로를 털끝 하나 다치지 않게 무사히 돌려보내고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파티마는 곡도를 내리고 날아오는 오마르를 받았다.
쿠우웅-
순간 거대한 바위에 직격당한 듯 전신을 때리는 경력!
격산타우(隔山打牛)!
오마르의 몸에 실린 이세기의 경력이 쏟아졌다!
‘함정이다!’
이를 악물고 경력을 흘리는 동시에 곡도를 뽑았다!
촤아아아아아-
이 순간 폭발하듯 쏟아지는 하얀 모래!
‘모래 속에 숨었구나!’
고오오오옹-
파티마의 곡도가 찌그러진 원을 그리는 순간.
파아아아앙-
원에서 뿜어진 검풍이 모래를 날려 버리고, 수십 개의 검기가 모래 속으로 스며들었다!
쿠르르, 쿵, 쿵, 쿵-
모래 속에 스며든 검기가 연속해서 폭발하고 모래가 푹푹 꺼졌다!
컥-
그리고 모래 속에서 들려오는 미약한 신음!
하아앗-
기합을 터트린 파티마는 단숨에 돌진!
모래 속으로 검을 찔러 넣고 내력을 폭발시켰다!
콰르르르르르릉-
흐르는 모래가 소용돌이치는 순간 파티마는 깨달았다.
‘뭔가 잘못됐다!’
비명도 육체를 가르는 감각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미친 듯이 위기 경보를 울리는 육감!
“설마……!”
흠칫 놀라 고개를 돌리는 동시에 툭- 가슴에 닿는 강철봉.
반사적으로 곡도를 휘두르며 몸을 빼내려는 순간 기이한 느낌의 경력이 쏟아져 들어왔다!
파티마는 바로 내력을 폭발시켜 튕겨 냈다.
그러나 내력이 폭발하자 쏟아져 들어오던 경력은 허깨비처럼 사라져 버렸다!
균형을 잃고 내력이 비어 버린 이 찰나의 순간에 두 가지 공격이 동시에 들어왔다.
이마로 날아오는 딱밤!
가슴으로 다가오는 강철봉에서 느껴지는 기이한 경력!
‘이세기! 실수했구나!’
내공의 양은 자신이 압도적이다!
둘로 나뉜 공격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고수 간의 공방은 바둑과 같다.
기괴한 수는 정석에 박살 나는 법!
이번 공격을 버티고 반격하면 단숨에 끝장낼 수 있다!
3 대 7!
파티마는 내력을 끌어올려 이마와 가슴에 3 대 7로 집중시켰다!
쾅-
가슴으로 날아오던 강철봉은 파티마의 압도적인 내력에 단숨에 튕겨 나갔다!
‘이마의 공격을 막고 바로 반격해 주마!’
내력을 모조리 이마로 보내려는 순간.
파스스슥-
튕겨 나간 강철봉이 다시 가슴으로 날아오고 빛이 솟구쳤다!
유형화된 강기, 검강!
‘검강!? 어떻게!?’
경악한 파티마는 모든 내력을 가슴으로 모으며 곡도를 비틀어 그어 올렸다!
휘이잉-
가슴에 닿기 전에 강철봉과 곡도가 먼저 충돌한다!
그러나 강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파티마는 직감했다.
‘죽는다!’
그리고 곡도와 검강이 치솟은 강철봉이 충돌했다.
핏-
검강은 촛불처럼 꺼지고.
휘잉-
곡도는 아무 저항 없이 허공을 갈랐다.
‘뭐!?’
경악하는 순간 파티마의 이마에 딱밤이 적중했다.
따악-
딱밤을 맞는 순간 분명 튕겨 낸 경력이 전신에서 폭발했다.
파르르르르르-
전기에 감전된 듯 전신이 부르르 떨리고 오감을 지워 버리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고통이 찾아왔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정신이 훅 날아가는 순간.
으아아아아아악-
파티마는 마지막 힘을 모아 생애 최고의 바람검을 펼쳤다!
소리조차 없는 바람이 공간을 섬광을 갈랐다!
그러나 잘려 나가는 공간에 이세기는 없었다.
“……!”
하얗게 물드는 시야 한구석.
흐르는 모래에 반쯤 파묻혀 쓱쓱쓱- 날렵한 뱀처럼 기어 와 다리를 잡는 이세기가 보였다.
“……야, 이 씹……!”
여기까지였다.
이세기에게 잡힌 다리에서 기이한 경력이 쏟아지는 순간.
파티마는 전원을 끈 텔레비전처럼 의식이 날아가 버렸다.
* * *
“……야, 이 씹……!”
말조차 끝맺지 못하고 픽 쓰러지는 파티마!
이 순간 천문석은 파티마의 뒷 말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정정당당히 싸우자며!’
“……이번에는 진짜로 정정당당히 정면 대결하려고 했어…….”
그렇다!
이번엔 진짜로 정면 대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외부 상황이 너무나 거지같이 흘러갔다!
이동 성채 도시와 파티마가 적이었다니 상상도 못했다!
전투를 질질 끌면 주술 작살 연사를 얻어맞고 훅 가게 될 상황이었다!
그래서 파티마와 전투에서 약간의 잔머리를 쓸 수밖에 없었다.
-구인창의 경력을 지뢰처럼 심고.
-가짜 검강을 만들어 낚시질한 다음.
-전법륜인 딱밤을 결정타로 날려 지뢰를 폭파.
-잽싸게 모래에 엎드려 최후의 일격을 피한 후.
-피부가 가장 얇은 곳 발목, 삼음교 혈 자리에 구인창의 경력을 쏟아부었다!
자로 잰듯한 공방!
자신은 완벽하게 승리했다!
“…….”
하지만 뭘까?
이 찝찝한 기분은…….
파스스-
이때 파티마와 오마르 장로가 모래에 가라앉는 소리가 들리고 번쩍 정신이 들었다.
지금은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다!
천문석은 재빨리 기절해 쓰러진 파티마와 오마르 장로를 둘러업고 흐르는 모래를 달리며 말했다.
“너희 가문이 이렇게 콩가루인 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 여기 빠져나가면 이번엔 진짜로 정정당당히 싸워 줄게!”
그리고 전력으로 흐르는 모래를 달렸다.
퍽퍽, 퍼퍼퍼퍽-
늪처럼 빠져드는 흐르는 모래를 달리길 잠시.
“파티마님!?”
“오마르 장로님!”
“상황이 어떻게 된 거야!?”
“누구 상황 보이는 사람 없냐!?”
“섬광이 시야를 가리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외침!
아직 섬광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이다!
이때 목표로 한 모래 가오리가 보였다!
등 위에 쓰러진 기수와 병사 셋.
유난히 작은 크기의 모래 가오리!
천문석은 잽싸게 모래 가오리 위로 올라가 기수의 손에 고삐를 쥐여 주고 낮게 깔리는 저음으로 명령했다.
“기수 왼쪽 45도로 몰아라! 당장 파티마님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네? 파티마……!?”
천문석은 기수의 말을 끊었다.
“파티마님이 이곳에 있다고 떠들 생각이냐? 바로 빠져나가야 한다!”
“하지만 아직 시야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습격을 당했을 때의 1원칙이 뭐냐!?”
“그 자리를 벗어……! 알겠습니다!”
“내가 고삐를 잡고 방향을 지시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바로 출발해라!”
“네!”
촤아, 촤아아-
기수의 외침과 함께 모래 가오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문석은 고삐를 당겨 방향을 지시하고, 파티마와 오마르를 내려놨다.
그리고 은근슬쩍 쓰러진 궁병과 주술사, 바람잡이를 모래 가오리 밖으로 밀어내며 피풍의와 방풍 고글, 단검과 터번을 벗겨 착용했다.
천문석은 순식간에 알사우드 가문의 병사로 위장하고 무장 어선을 확인했다.
무장 어선은 바위 암석과 모래사막의 경계지대, 위험한 암초 지대를 아슬아슬하게 달리고 있었다!
방파제처럼 뒤엉킨 배들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
중간에 문제가 좀 생겼지만, 계획의 큰 틀은 생각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이동 성채 도시와 모래 함대를 뒤흔들어 무장 어선이 빠져나갈 틈만 만들어 주면 된다!
그 시작은 혼란!
천문석은 내력에 외침을 담아 수백척의 배들이 뒤엉켜 멈춰 선 곳으로 던졌다.
허공을 날아가 뒤엉킨 배 위에서 터지는 외침!
[포위가 풀렸다! 지금이 기회다! 모두 도망쳐라!]
굉천수가 터진 중심에서 거리가 멀었기에, 모래 배의 선원들은 병사들보다 빨리 감각이 회복된 상태였다.
거친 모래사막을 항해하는 선원들은 외침이 들려오는 순간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래 기회다!”
“시바! 어차피 징발당하면 망한다!”
“바람잡이 바람 낚아채라!”
“어떻게든 뚫고 빠져나간다!”
“모래 장대 찔러라!”
“지금 바로 도망쳐야 한다!”
쿵쿵, 쿠르르릉-
팡, 팡, 파아앙-
뒤엉킨 선체가 요동치고 거센 바람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으아악, 으아악-
악을 쓰는 소리와 함께 뒤엉킨 모래 배들이 하나, 둘 빠져나와 언덕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한번 물꼬가 트이자 흩어지는 모래 배들의 수는 급속히 늘어났다!
이때 섬광이 사라지고 시야가 회복된 이동 성채 도시와 모래비 함대에선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모래 배가 도망친다! 잡아라!”
“잠시, 잠시만! 장로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마르 장로님! 어디 계십니까!?”
“파티마 알사우드님!?”
“오마르 장로님이 사라졌다!”
“파티마님이 사라졌다!”
“당장 움직여라! 찾아야 한다!”
“앞에! 봉쇄한 모래 배가 도망친다!”
“막아! 모래 배부터 막아야 한다!”
“기다려! 장로님부터 찾아야 한다!”
……
파티마와 오마르라는 두 계파 보스가 사라진 상황.
게다가 막아 세웠던 모래 배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고 있다!
모래 배 함대와 이동 성채 도시에서는 정신없는 외침만 쏟아질 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상황이 너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가문 내의 공공연한 알력!
동시에 사라진 파티마와 오마르 장로!
게다가 섬광이 터지기 직전 들려온 너무나 의미심장한 외침!
‘파티마 알사우드 만세!’
‘압둘라 가문의 진정한 후계자는 파티마님뿐이다!’
이 안에 담긴 의미에 함대와 이동 성채 도시의 장교들은 전율했다!
그리고 아연한 얼굴로 정신없이 말을 쏟아 냈다.
“이 모든 게 파티마 알사우드의 계획이란 건가!?”
“……가문을 집어삼킬 계획이라고!?”
“설마 원대륙에서 돌아온 것도 큰 그림 아니야!?”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런 계획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을 리 없다!”
“당연히 알리지 않아야지! 정보가 새나가면 바로 내전인데!”
“압둘라 가문!? 가문의 사람이 이 이름을 입에 담을 리 없다!”
“혹시 오마르 장로가 역으로 함정을 판 게 아니까!?”
“오마르 장로님이라면!”
“과연! 역으로 묻어 버릴 생각이시구나!”
“그럼 납치당했다는 카즈빈 왕자님은 어떻게 된 거야!?”
……
이동 성채 도시와 모래 함대의 모든 사람이 의문과 의혹을 쏟아 냈다.
그러나 이 의문에 대답하고, 무엇을 할지 명령할 파티마와 오마르는 없었다!
기릭, 기리리릭-
성채 도시의 주술 작살이 미친 듯이 돌아가고.
촤아, 촤아아아아
둘로 나뉜 모래 함대의 노범선과 쾌속선이 돛을 펼치고 노를 저어 그물처럼 펼쳐졌으나.
책임지고 명령할 사람이 없었다!
“멈춰라!”
“이동하지 마라!”
“주술 작살 발사해라!”
“멈춰! 당장 멈춰!”
“어디에 오마르 장로님이 계실지 모른다!”
그 결과 함대와 이동 성채의 군인들은 혼란스럽게 우왕좌왕할 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때 모래 언덕을 미끄러진 작은 다우선 한 척이 포위망을 뚫었다!
그르르르륵, 파아앙-
터질 듯 부푼 돛으로 노범선 선체를 긁으며 빠져나가는 다우선!
이게 시작이었다.
제방에 뚫린 작은 구멍이 순식간에 커지고, 제방 곳곳에 금이 가고 물줄기가 쏟아지는 것처럼!
슬슬 눈치를 살피던 모래 배들이 일제히 돌진했다!
“기회다!”
“밀고 나간다!”
“어깨 걸고! 같이 달린다!”
“바람잡이! 바람 모조리 던져 넣어라!
“장대 잡고 밀어내라!”
콰아아, 콰아아아앙-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바람과
쏴아아아아아-
산산이 부서져 솟구치는 모래 먼지!
수백척의 모래 배들은 거대한 먼지 폭풍이 되어 돌진했다!
“됐다. 이 틈에 빠져나가면 된다!”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기수가 바로 고개 돌려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어디로 빠져……! 파티마님? 어어어!? 이 분 오마르 장로님!”
기수는 파티마를 보더니 깜짝 놀라고 오마르 장로를 보더니 경악했다!
파티마 알사우드와 압마나프 가문의 실질적인 수장이 나란히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다고!?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분명 파티마님을 빼내야 한다고……!”
천문석은 기수의 말을 끊었다.
“쉿! 파티마님이 계획하신 일이다! 이곳에서 최대한 거리를 벌려야 한다! 저기 서쪽! 모래 배와 뒤엉킨 함대 방향으로 달려라!”
기수는 반사적으로 서쪽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사색이 됐다.
서쪽에 펼쳐진 함대는 압마나프 가문, 오마르 장로 휘하의 함대였다.
기절한 오마르 장로를 보면 즉각 공격을 쏟아부을 함대다!
“네? 저 함대 압마나프 가문 함대입니다! 우리가 접근하면…….”
천문석은 기수의 말을 끊고 확신을 담아 외쳤다.
“그게 바로 파티마님의 계획이다!”
당연히 자신의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