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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43화 (744/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43화>

“선장님! 선장님 정신 차리세요!”

천문석이 외치는 동시에 다시 한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세기! 어디에 숨었냐?! 나와라!!]

순간 넋이 나갔던 선장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지금 목소리 주인이 파티마 알사우드라고?”

“네.”

“사막 최강검! 파티마 알사우드?!”

“네…… .”

“저기! 갑판에 구르는 녀석은 압둘라…… 그러니까 파티마 동생이라고?!!”

“네…….”

“……!!”

선장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순간 갑판에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야! 그게 무슨 말이야! 파티마, 압둘라 왕자?! 지금 거기, 거기거기? 지얀데! 바람 사막의 지얀데 일족 말하는 거 맞지?!”

바람잡이!

천문석과 선장의 대화를 들은 바람잡이가 경악해서 외치고 갑판장, 선원들의 혼란스러운 시선이 모였다.

“압둘라 왕자? 그게 누구야?”

“파티마 알사우드면 바람검 아냐?”

“잠깐, 지금 저 목소리가 바람검이라고?!”

“바람검이 찾는 압둘라 왕자……? 어!”

“시바! 바람검이 찾는 압둘라 왕자면…… 지얀데 일족의 후계자잖아!”

선원들은 한달음에 달려가 검은 자루를 벗기려 했다!

“안됩니다! 멈추세요!”

천문석은 단숨에 갑판에 뛰어내려 외쳤다.

“야, 비켜! 직접 확인해야겠어!”

“얼굴 보이면 안 됩니다! 아니 얼굴도 모르잖아요?!”

천문석은 무작정 달려드는 바람잡이를 막으며 다급히 외쳤다.

흠칫 놀란 바람잡이와 선원들은 반사적으로 물러서는 순간 깨달았다.

‘이 다급한 표정과 목소리! 진짜구나!’

검은 자루를 뒤집어쓰고 갑판에 널브러진 이 남자는 바람검의 동생, 지얀데 일족의 후계자다!

“진짜 압둘라 왕자라고?!”

“이 목소리는 파티마 알사우드고?!”

모두가 경악하는 순간.

바람잡이는 단숨에 후갑판으로 달려가 선장의 멱살을 잡았다.

“미친놈아! 야, 너 이거 어떻게 할 거야?!”

“잠깐, 모두 잠시만……!”

두우우우웅-

이때 갑판이 북처럼 크게 진동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들려오는 이세기의 외침!

“저한테 방법이 있습니다!”

“야, 지얀데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알아?! 제국 기사만큼이나 더럽게 끈질긴…… 어!”

분통을 터트리던 바람잡이, 갑판장, 선원, 선장까지 모두가 일순간에 굳어 버렸다.

어느새 이세기의 손에는 노란 벽돌이 들려 있었다.

이 색깔, 이 광채, 이 질감!

모두의 머리에서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금……!”

“금괴!”

“저 벽돌이 금괴라고!!”

꿀꺽, 꿀꺽, 꿀꺽-

마른 외침과 침 삼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올 때.

천문석은 금괴를 든 손을 활짝 펼쳤다.

번쩍 든 손에서 갑판으로 떨어지는 금괴.

모두의 시선이 떨어지는 금괴를 따라 움직였다.

쿠웅-

금괴가 갑판에 충돌해 육중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

“……!”

모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천문석은 입을 열었다.

“저한테 이 위기를 넘길 계획이 있습니다! 임전무퇴!”

임전무퇴!

선원, 갑판장, 선장의 머릿속에 임전무퇴 네 글자가 새겨지는 순간.

퍼뜩 정신을 차린 바람잡이가 외쳤다.

“야! 금괴 하나로 우리가 넘어갈 줄…….”

쿠웅-

묵직한 소리가 다시 한번 울렸다!

“금괴 두 개로…….”

쿠웅, 쿠웅, 쿠웅-

묵직한 소리가 세 번 더 울리고 갑판에 떨어진 금괴는 다섯 개가 됐다!

“…….”

“…….”

이제 갑판 위에는 숨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무장 어선 하늘 고래호의 모두는 돌처럼 굳은 채로 갑판 위에 나뒹구는 금괴를 바라봤다.

그리고 바람잡이가 움직였다.

타다다다닥-

바람처럼 달려와 목이 터져라 외친다!

“무엇이든 명령하십시오! 전심전력을 다 해 받들겠습니다! 충성충성!”

그 즉시 선원들의 뜨거운 외침이 뒤를 이었다!

“이런 엄청난 배포라니!”

“무엇이든 명령만 하십시오!”

“선장, 아니 선주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선주님께 반대하는 놈 있으면 나와라! 내가 상대해 주마!”

“우리는 이세기 선주님을 전심전력으로 보필한다!!”

충성충성-!

충성충성-!

열광적인 함성과 끝없는 충성 맹세가 갑판에 울려 퍼졌다!

‘역시 황금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천문석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번쩍 손을 들고 외쳤다.

“내 계획은 심플하다! 임전무퇴!”

“임전무퇴!”

“임전무퇴!!”

선원들이 열광적으로 복창하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든 손으로 앞을 가리켰다.

“모두 봐라! 저기가 목표다!”

“목표다!”

“목표다!!”

거대한 바위 사이, 급경사를 그리며 솟아 있는 모래 언덕.

강제 징발을 피해 도망치는 배들이 모여드는 분지 출구!

“우리는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저 배들을 뚫고 분지 출구를 빠져나간다!”

“빠져나간다!”

“빠져나간다!!”

“그러나 저 출구 뒤에는 우리를 잡기 위한 함정이 있다! 게다가 사방에서 모래 가오리 기병이 돌진하고! 바람검마저 우리 뒤를 쫓고 있다!”

“……!”

“……!!”

“그러나 위험이 크면 보상 또한 큰 법! 힘들 때마다 모두 이걸 봐라!”

쿠우웅-

진각을 밟는 순간 공중으로 떠오른 다섯 개의 금괴!

휘이익-

천문석의 손이 바람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동시에 다섯 번의 굉음이 울렸다!

쾅쾅, 쾅쾅쾅-

무장 어선 중앙 돛대에는 금괴 다섯 개가 박혔다.

이 순간 모두의 뇌리에 강렬한 금괴의 이미지가 새겨졌다!

우와아아아아아!

하늘이 무너질듯한 함성이 터지고, 모두의 가슴에 진정한 임전무퇴의 정신이 차올랐다!

“전원 1급 전투 배치!”

“전투 배치! 거대 모래 괴수 사냥 대형을 갖춘다!”

“새끼들아! 제대로 정신 차려라! 태풍급 바람을 잡는다!”

……

선장, 갑판장, 바람잡이가 외치는 순간.

하늘 고래 호의 선원들은 광기 어린 모습으로 움직였다!

천문석은 이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중요한 무장 어선 선원 포섭이 성공했다!’

수백 척의 배가 뒤엉킬 분지 출구를 빠져나가 마하바나까지 달릴 배를 확보한 거다!

이제 남은 문제는 둘이다.

모래 가오리를 타고 자신을 쫓는 파티마 알사우드!

분지 출구 뒤에 매복하고 있는 지얀데의 함대!

‘이건 내가 해결한다!’

구르르르르륵-

천문석은 손수레에 압둘라를 싣고 장대를 낚아채 뱃머리의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소니아! 손수레 받아! 안에 압둘라 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잘 챙겨라!”

“어, 어. 알았어!”

소니아가 반사적으로 손수레를 받는 순간.

광기 어린 선원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데이몽과 우론이 다급히 외쳤다.

“대인! 꼬리가 붙었습니다! 임전무퇴 계획 그대로 진행합니까?!”

“야, 너 뭐한 거야? 왜 갑자기 선원들이 미친놈처럼 움직여!”

“세부 사항은 좀 변동 있는데 큰 그림은 그대로다! 계획대로 진행한다!”

데이몽에게 대답한 즉시 우론을 보며 가슴을 두들겼다.

“임전무퇴! 내 계획이! 내 진심이! 선원들에게 통했다!”

“뭐……?!”

황당한 얼굴이 된 우론.

그러나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다!

천문석은 바로 장대를 들어 허공에 내려쳤다!

후우우웅, 파앙-

낭창낭창 탄력 있게 휘어지는 장대, 자신의 계획에 딱 맞은 도구가 손에 들어왔다.

천문석은 바로 주위 상황을 확인했다.

하늘 고래호는 강제 징발을 피해 탈출한 모래 배 사이에 있는 상황.

파티마 알사우드는 지금 하늘 고래호가 있는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촤아, 촤아아-

모래 가오리 기병들은 마치 목양견처럼 배를 몰아가고!

파아아아아-

수백 척의 모래 배들은 양 떼처럼 분지 출구로 질주하고 있다!

양 떼가 좁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

울타리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양털을 탐하는 음흉한 목장주, 압둘라 함대다.

이들은 함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모래 배를 모두 몰아넣어 한 번에 잡으려는 생각이다!

천문석은 재빨리 머릿속으로 계획을 점검했다.

파티마의 어그로가 자신에게 끌려 모래 가오리를 타고 나타났지만 큰 틀의 계획은 변하지 않는다.

“모두 집중! 임전무퇴 계획 설명할게!”

천문석은 장대로 분지 출구, 급경사의 모래 언덕을 가리켰다.

“저 모래 언덕! 출구 뒤에 압둘라 일족의 함대가 매복하고 있다! 내 계획은 심플하다!”

1. 자신이 파티마와 압둘라 함대를 유인해서 포위망에 구멍을 낸다.

2. 우론, 소니아, 데이몽은 무장 어선과 함께 출구를 지나 구멍이 뚫린 함대 포위망을 돌파한다.

3. 파티마와 압둘라 함대를 따돌리고 돌아와, 포위망을 돌파한 무장 어선을 타고 모래사막으로 도망친다.

4. 포로로 잡은 압둘라 왕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보험으로 데리고 있는다.

설명을 끝낸 천문석은 동료들을 돌아봤다.

“간단하지? 질문?”

순간 우론과 소니아는 서로를 봤다.

계획과 현실은 다르다.

당연히 수많은 의문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중 가장 큰 의문.

파티마 알사우드, 바람검을 유인한다고?

이세기의 잔머리, 도망치는 실력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유인하다가 아차해서 정면으로 싸우는 순간 길어야 10 합이면 쓱싹이다!

“야, 파티마 사막 최강자야!”

“그래! 어지간한 마스터급 기사도 앗 하는 순간 당한다!”

“차라리! 창, 아니, 작살 빌려서 내가 유인할게!”

“대인! 제가 생각해도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위험을 분산해야…….”

“이얍, 얍얍- 앗! 알바! 내 봉인 풀어 주면 내가 퐁퐁이랑 로켓 비행으로 유인……!”

천문석은 손을 들어 정신없이 쏟아지는 단숨에 말을 끊었다.

순간 하늘을 울리는 파티마의 외침!

[이세기!]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파티마의 절절한 외침이 모든 걸 설명해 줬으니까.

“들었지? 파티마 나한테 제대로 어그로 끌린 상태야. 내가 나타나면 바로 따라붙을 거다. 그리고 나 도망치는 건 자신 있다! 그리고 사실 나 엄청나게 강하다!”

“뭐?”

“파티마! 생사결을 벌이면 내가 이긴다!”

“…….”

“…….”

“…….”

우론과 소니아, 데이몽의 불신 어린 시선이 느껴지는 순간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구라치네!’

‘시바, 뭔 뻥을…….’

‘아, 대인 이건 좀…….’

지금은 말보다 행동이 필요할 때!

피식 웃은 천문석은 우론, 소니아, 데이몽의 어깨를 툭, 툭 쳤다.

“그럼 포위망 뚫고 보자!”

그리고 마지막 특급 헌터.

특급 헌터는 퐁퐁이를 탄 채로 아직도 공간 확장 아이템, 나무 상자를 흔들고 있었다.

“너 아직도 그거 흔들고 있었냐? 뭐 꺼내려고 그래?”

특급 헌터는 마침내 천문석이 관심을 보이자 말을 쏟아 냈다.

“알바 큰일 났어! 분명 길잡이 누나가! 여기에 노란 벽돌이랑 춤추는 조각상 넣어 두면 진화한다고 했거든! 진화하면 툭 튀어나와서 이렇게이렇게! 엄청 멋진 아수라파천무 춘다고 했단 말야! 그런데 안 나와! 아무리 흔들어도 안 나와! 나 먹튀 당했어! 춤추는 조각상이 내 노란 벽돌 먹고 튀었어! 으으윽- 알바! 나 봉인 풀어 주면 진짜 안 돼?! 하늘 이으면 나올지도 모르잖아!”

길잡이 누나, 노란 벽돌, 춤추는 조각상, 진화, 아수라파천무…….

특급 헌터는 평소처럼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쏟아 냈다.

천문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안 돼.”

“와아…… 뭐?!”

환호성을 터트리려던 특급 헌터가 벙찐 표정을 짓는 순간.

천문석은 피식 웃었다.

‘아수라파천무!’

마치 게임 속에서 등장할 듯한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 앞에 있는 아이는 특급 헌터,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는 아이다!

“야, 아수라파천무 딱 들어도 위험해 보이잖아? 당연히 안 되지!”

“아냐! 살살 출 거라 하나도 안 위험해! 앗! 생각해 보니까 아수라파천무라고 안 했어! 누나는 탄다바 춤이라고 했어! 이건 하나도 안 위험하게 들리지?!”

“탄다바 춤!? 너 그건 또 어디서 들은 거야?”

“내가 꿈에서 봤는데…….”

언제나처럼 특급 헌터의 말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천문석은 피식 웃고 특급 헌터의 어깨 툭 쳐서 말을 끊었다.

“당연히! 기각!”

“기각이구나. 그렇구나. 그럴 줄 알았어. 괜찮아! 난 할 수 있어! 이야얍, 얍얍얍얍-! 나와! 나오라고! 얼른 나와!”

쿵쿵, 쿵쿵쿵-

특급 헌터는 전혀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나무 상자를 갑판에 두들기기 시작했다!

천문석은 데이몽에게 눈짓했다.

“꼬맹이 부탁한다.”

“넵! 도련님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것도 받아 왔습니다!”

철컥, 철컥-

데이몽은 대답 즉시 번개같이 특급 헌터에게 하네스를 입히고, 방풍 고글을 씌우고 난간에 설치된 철봉에 안전 고리를 연결했다.

“왜 안 나와! 알바! 내가 잘 설명할 수 있어! 하늘 조금만 이을게! 응, 응응응?!”

특급 헌터가 다시 한번 조를 때 기다리던 외침이 들려왔다.

“선주님! 바람 잡았습니다! 언제 시작할까요?! 으앗! 바람 엄청 강합니다!”

돛대에 매달린 바람잡이의 목소리.

더 기다릴 필요는 없다!

“바로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모두 준비해라! 태풍급 바람 던진다!”

“급속 기동 준비!”

“급속 기동 준비!!”

복창 소리와 함께 바람잡이의 깃털 지팡이가 돛을 향해 날아갔다!

파아아아아앙-

엄청난 바람에 선체가 부서질 듯 요동치며 가속하고!

쏴아, 쏴아아아아아-

선수에 부딪힌 하얀 모래가 파도처럼 산산이 부서져 솟구쳤다!

무장 어선은 거인이 집어던진 듯 급가속했다.

급경사의 모래 언덕, 분지 출구로 이어지는 길이 빠르게 가까워졌다!

하늘 고래호뿐만이 아니다.

다른 배들도 급가속을 시작했다!

분지 출구는 호리병 입구 형태의 병목 지형!

이곳으로 수많은 모래 배가 몰려들자, 모래 배 사이의 간격이 닿을 듯 급격히 좁혀들기 시작했다!

이때 범선 한 척이 충돌할 듯 다가왔다!

지금이다!

타다다다다닥-

천문석은 전력으로 갑판을 달려 장대를 뱃머리에 꽂아 넣으며 외쳤다!

“시작한다!”

콰드드득-

탄성 있는 장대가 부러질 듯 휘는 순간 갑판을 박차고 도약!

파아아아앙-

투석기 탄환처럼 단숨에 공중으로 날아올라가로 활대 위로 떨어졌다!

탁-

천문석은 즉시 활대 위를 다시 달렸다.

그리고 활대 끝 삭구에 장대를 박아 넣고 다시 한번 도약했다!

활대의 높이에 더해 장대의 탄성까지.

천문석은 하늘 높이 치솟은 순간 파티마를 낚기 위해 내력을 담아 외쳤다!

[어이, 압둘라 누나!]

[나 여기 하늘에 있다!]

[얼른 쫓아 와서 잡아 봐라!]

[카캬카카카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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