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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40화 (74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40화>

이세기는 악을 쓰며 집채만 한 술통을 언덕 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모두는 말을 잊었다.

“…….”

“…….”

순간적으로 찾아온 침묵은 누군가의 목소리로 깨졌다.

“저거 양조장용 대형 술통 아냐? 어, 저 위로 올라가는데? 술통 위로 왜 올라가?”

의문은 바로 풀렸다.

이세기가 올라간 대형 술통이 언덕 아래로 구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선착장 입구는 수레와 마차, 방벽! 경비대원과 패싸움을 벌이는 사람들로 막힌 상황!

“야! 안 돼!”

“앞에 막혔습니다!”

“멈춰! 길 뚫을 테니까 기다려!”

우론, 데이몽, 소니아가 외쳤으나 술통은 멈추지 않았다!

쿠르르르르르릉-

굉음과 함께 구르기 시작한 술통 위.

이세기는 미친 듯이 발을 움직이며 내력을 담아 외쳤다!

[야! 비켜! 얼른 비켜! 이 통 안에 누구 있는지 알지!?]

“아니…… 비키란다고 비킬 리가…….”

진짜로 비켰다!

“이세기! 미친 새끼!”

“충돌하면 안 된다! 피해!”

“길 터라! 절대 충돌하면 안 된다!”

도로를 달리던 마차와 수레!

선착장 입구를 막은 경비대원과 용병, 상인 모두가 혼비백산해서 길을 열었다!

그리고 언덕 위에서 거대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으아아악-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른 듯 땀과 흙먼지로 엉망인 몸! 절뚝이고 울먹이는 수백 명의 군인이 언덕 위에 나타나 일제히 외쳤다!

“이세기! 새끼!”

“이세기! 어디 있냐!”

절절히 끓어오르는 분노가 담긴 외침이 터지는 순간 마치 대답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카캬카카카캌- 나 여기다!”

비탈길을 구르는 대형 술통!

회전하는 술통 위에 이세기가 있다!

그러나 이세기의 어깨에 있는 건 선원뿐!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다시 한 번 대답하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카캬카카카캌- 내 손에 없으면 어디에 있을까!?”

쿵, 쿵쿵-

이세기가 회전하는 맥주 통을 발로 밟는 순간 모두는 사색이 돼서 외쳤다.

“맥주 통!?”

“이세기 또라이 새끼야!”

“미친놈아! 그만해! 멈춰! 그만하라고!”

“야! 우리 작살난다고!”

“이세기 선생님! 제발 그만 좀 하세요!”

……

당연히 천문석은 술통을 굴리는 걸 멈추지 않았고.

수백 명의 군인들은 미친 듯이 급경사의 비탈길을 달려야 했다!

쿠르르르릉-

대형 술통은 순식간에 선착장 입구를 통과했고.

천문석의 내력을 담은 외침이 선착장 하늘에 울려 퍼졌다!

[어이 친구들 내가 돌아왔다. 카캬카카카-]

보급품을 찾기 위해 떠난 지 57분.

천문석은 무사히 돌아왔다.

대형 술통을 발로 굴리며, 수백 명의 군인들을 꼬리처럼 매달고.

* * *

“이세기 대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왠지 감이 안 좋은데…….”

“역시 알바야! 술통 굴리기 엄청 재밌어 보이잖아! 알바! 힘을 내 얼른 와!”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크게 손을 흔들며 내력을 실어 외쳤다.

[바로 출발해! 알아서 올라탈게!]

모두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선장님!”

“부두를 스치듯이 달리며 속도를 맞춰 가속하면 된다! 갑판장! 충돌대비!”

갑판장은 즉시 외쳤다!

“고속 기동 준비! 장대 들어라!”

“맨날 장대를 들래!”

“우리가 무슨 장대잡이도 아니고!”

갑판에 널브러진 선원들이 불평하면서도 장대를 들었고 소니아와 우론도 다시 장대를 들었다.

그리고 무장 어선 하늘 고래호는 수백척의 모래 배가 어지럽게 얽히는 부두 옆을 달리기 시작했다!

쿵, 쿠웅-

촤아아, 촤아아아

선체가 충돌하고 새하얀 모래가 하늘 높이 날아오를 때.

천문석이 굴리는 대형 술통도 부두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두 안에는 정신없이 패싸움을 벌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어, 어어!?”

“멈춰! 야, 오지마!”

“으아! 야, 술통! 술통 굴러 오잖아!”

쿵쿵, 쾅쾅쾅, 콰드드득-

대형 술통은 정신없이 충돌했고 곧 멈췄다!

순간 천문석은 술통 위에서 훌쩍 뛰어내려 뚜껑을 내려쳤다!

그리고 커다란 검은 자루를 꺼냈다.

“야, 너 괜찮아? 살아 있지!?”

“으브브브븝브븝!”

검은 자루가 요동치며 들려오는 목소리.

‘멀쩡하다!’

천문석은 바로 검은 자루를 왼쪽 옆구리에 끼고 오른손에 강철봉을 잡았다!

그리고 어깨에 걸쳐진 선원에게 말했다.

“곧 배에 올라갑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네, 네네!”

완전히 넋이 나간 선원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일 때.

천문석은 강철봉을 앞으로 겨눴다!

그리고 진각을 밟는 순간 단숨에 뛰어올라 쏘아진 화살처럼 돌진했다!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는 용병과 선원, 상인과 경비대원의 머리와 어깨 위로!

등에는 작살이 담긴 묵직한 배낭이, 어깨와 팔에는 각각 한 사람씩이 두 사람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럼에도 천문석은 가벼운 깃털처럼 사람들의 머리와 어깨를 밟고 바람처럼 달렸다!

“뭐야!? 악-.”

“으악- 누구야!?”

“아악- 어떤 새끼가!?”

밟힌 사람들의 외침이 터졌을 때 천문석은 이미 지나간 후!

천문석은 어느새 가속하는 무장 어선을 따라 달리고 있었다.

무장 어선 갑판의 소니아와 우론, 선원과 선장 모두는 경악했다!

“와! 저 녀석 뭐야!?”

“혹시 원대륙의 무인 그런 거야!?”

“잠깐만 뭔가 이상한데…….”

“어깨에 선원, 등에 작살 배낭…… 어, 옆구리에 자루 저거……?”

“알바! 빨리 달려! 더 빨리 뛰어야 해!”

특급 헌터의 외침이 터지는 순간.

모두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선장님 바로 배 부두에 붙이죠!”

“알았다! 어이! 배 붙일 테니까 바로 뛰어올라와라!”

순간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붙이면 안 됩니다! 뒤에 꼬리 붙었어요!]

‘뒤에 꼬리?’

무심결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모두는 흠칫 놀랐다!

비탈길을 달려와 부두로 밀고 들어오는 군인들!

그 군인들에게서 파아아아앙- 일진광풍이 불어왔다!

그리고 이 광풍을 타고 검은 비단옷을 입은 여자가 날아왔다!

탓, 탓, 탓-

박살 난 마차, 부서진 바리케이드, 어지럽게 흔들리는 무기를 밟는 매 순간 도약!

파아아앙-

쏘아진 화살처럼 이세기를 향해 날아왔다!

엄청난 강자가 이세기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세기와 뒤를 쫓는 강자 사이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여기서 배 속도를 줄이면 잡힌다!

선장은 바로 외쳤다!

“가속한다! 바람잡이!”

“알았어! 갑판장 선체 요동칠 거다!”

바람잡이가 깃털 지팡이를 미친 듯이 흔들자, 돛대에 그려진 주술 문양이 푸르게 빛나고 돛에 잡혀 있는 돌풍이 순간적으로 강해졌다!

쿠르르르릉-

무장 어선의 속도가 빨라지며 선체가 뒤집힐 듯 요동쳤다!

“모두 장대 들어! 균형 잡아야 한다!”

갑판장의 외치는 순간 난간에 달라붙은 우론과 소니아, 데이몽, 선원들은 악을 쓰며 장대를 질렀다!

시바, 시바아-

으악, 으아악-

꽈드드득-

모래에 꽂힌 장대가 부러질 듯 휘어지고.

촤아, 촤아아-

폭발하듯 치솟은 모래가 갑판으로 쏟아졌다!

연신 찔러 넣는 장대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질주하는 무장 어선, 하늘 고래호!

하늘 고래호는 부두 주위에서 엉망으로 뒤엉킨 대형 범선, 노선, 고속 다우선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달려가속했다!

쏴아, 쏴아아아-

길게 뻗은 부두 끝으로!

천문석도 내력을 끌어올려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타타타타타타탓-

천문석은 질주하는 하늘 고래호를 간신히 따라 달렸다!

뒤를 쫓는 강적과의 거리는 벌어졌으나 넘어가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

“대인 이대로는 못 넘어와요! 거리 벌어졌으니까! 속도 줄여야……!”

데이몽의 외침에 천문석은 바로 대답했다.

“아니 속도 줄이면 안 돼! 더 가속해! 저 녀석 원거리 공격……!”

파아아아앙-

말이 끝나기도 전에 후끈한 열풍이 천문석을 덮쳤다.

순간 360도 회전하며 보지도 않고 강철봉을 그었다.

깡깡, 까아앙-

섬뜩한 굉음이 27번 울리고 불꽃이 우수수 쏟아졌다!

엄청난 장거리 검기!

“……!”

데이몽이 경악하는 순간.

특급 헌터가 재빨리 외쳤다!

“알바! 나 로켓 비행 봉인 해제……!”

“기각!”

지금 자신의 무게를 퐁퐁이가 감당할 수 없다.

천문석은 단숨에 말을 끊고 외쳤다.

“그대로 계속 저기 저곳으로 달려! 회전하는 순간 올라탈게!”

“네!?”

고개를 돌린 데이몽은 바로 깨달았다.

부두 끝!

무장 어선이 부두 끝에서 회전하는 순간 올라타겠다는 이야기다!

“알겠습니다! 바로 전할게요!”

데이몽 발도는 요동치는 갑판을 달려 우론과 소니아, 선장에게 계획을 전했다!

그리고 모두는 전력으로 달렸다!

쏴아아아-

하늘 고래호는 모래사막을 질주하고.

타타타타탓-

천문석은 부두에 가득한 인파를 뚫고 달리고.

파아아아아아-

검은 비단옷의 여자는 화살처럼 날아오며 검기를 뿌렸다!

깡깡, 깡깡깡-

그때마다 쇳소리가 터지고 우수수 불꽃이 쏟아졌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길게 뻗은 부두 끝!

사람도 배도 없이 텅 빈 부두 첨단이 나타났다!

* * *

목적지가 보이는 순간 우론과 소니아, 선원들이 장대를 들고 우측 난간에 달라붙었다.

“야! 빨리 준비! 이제 곧이야!”

“거의 끝났어요! 밧줄! 작살! 됐어!”

데이몽 발도는 작살과 연결된 밧줄을 선수 마스트에 단단히 묶고 선수 갑판에 서서 외쳤다.

“선장님! 준비 끝났습니다!”

타륜을 잡은 선장은 바로 대답했다.

“모두 준비해라! 우현으로 급선회한다!”

철컹, 철컹, 철컹-

우현 난간의 모두가 안전고리를 걸고 장대를 잡고 심호흡하는 순간.

쏴아아아아-

하늘 고래호는 부두 첨단으로 튀어 나갔다!

그르르르륵-

타륜이 오른쪽으로 급회전하고.

으아아아악-

수십 개의 장대가 모래 속으로 박혔다!

모래에 박힌 수십 개의 장대에 엄청난 부하가 걸리자, 장대를 중심으로 하늘 고래호가 드리프트 하듯이 회전했다!

쏴아아아아아-

새하얀 모래가 솟구치고 배 전체가 비스듬히 기울어질 때.

타다다다닥-

천문석은 텅 빈 부두 끝을 전력으로 달렸다!

완벽한 타이밍!

데이몽과 천문석은 동시에 외쳤다.

“대인! 작살에 연결한 밧줄 잡으세요!”

“사람 받을 준비 해라!”

데이몽 발도가 작살을 던지는 순간.

천문석은 어깨에 걸친 선원과 옆구리에 끼고 있던 검은 자루를 집어던졌다!

작살과 두 사람이 허공에서 교차해 부두와 갑판으로 날아갔다!

“내가 선원 받을게!”

“난 검은 자루!”

소니아와 우론이 날아오는 선원과 검은 자루를 받는 동시에.

쾅, 드드드-

작살이 부두에 꽂히고 밧줄이 풀려 나갔다!

천문석은 확 가벼워진 몸으로 밧줄을 낚아채는 동시에 몸을 돌려 강철봉을 휘둘렀다!

깡깡, 까아아앙-

쇳소리가 쉴 새 없이 울리고 불꽃이 우수수 떨어졌다.

파아아아앙-

뜨거운 열풍이 쏟아지고 검은 비단옷의 강적이 폭풍처럼 돌진했다!

피할 수 없는 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이때 풀려 나가던 밧줄이 한계에 달했다.

팡-

밧줄이 팽팽하게 당겨지고 부두에 박힌 작살이 단숨에 뽑혀 날아갔다!

밧줄을 무장 벨트에 연결한 천문석과 함께!

이 순간 섬뜩한 검기가 밧줄로 쏟아졌다!

그러나 천문석의 강철봉이 원을 그리자, 쏟아지는 검기는 쇳소리와 불꽃이 되어 흩어졌다.

무장 어선 하늘 고래호와 밧줄로 연결된 천문석은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리고 검은 비단옷의 분노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납치해!”

“기다려라! 이세기!

“반드시 박살 내주마!”

“누굴 납치해?”

“아니, 갑자기 무슨 소리야!?”

“분명 방금 던진 건 한 사람이잖아?”

“맞아! 작살 받으러 갔던 선원 한 명…….”

어이없어하는 얼굴로 고개를 돌리던 선원들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소니아에게 잡혀 갑판에 내려진 선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론이 내려놓는 커다란 검은 자루.

이 커다란 검은 자루 안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으브브! 브으 븝브브!”

“……!”

“……!”

경악한 모두의 시선이 갑판에 놓인 검은 자루에 모이는 순간.

콰드득-

우론은 단숨에 검은 자루를 찢었다.

검은 자루 안에서는 재갈이 물리고 밧줄로 전신이 꽁꽁 묶인 사람이 나왔다.

위로 솟은 콧수염을 가진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

“…….”

우론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압둘라!

광장 시장에서 따돌린 그 압둘라다!

이세기가 던진 검은 자루 안에서 압둘라가 꽁꽁 묶인 채 튀어나왔다!

이때 연이은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압둘라가 눈을 떴다.

“……!”

그리고 우론 대공을 보는 순간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크븝븝크크브븝크큽큽! 컥-!”

우론 대공은 반사적으로 주먹을 휘둘러 압둘라를 기절시키고 절규하듯 외쳤다.

“이세기 미친놈아! 얘를 왜 데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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