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36화>
바람검 파티마 알사우드와 대륙십존 우론 대공의 일전!
모든 사막 부족이 환호할 소식이다!
경비대장은 상상만으로 가슴이 뛰었다!
“와! 이런 대박 사건이 터지다니! 어디서 싸우는 거지!?”
경비대장이 환호할 때.
시장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파티마 알사우드 전대 바람검과 그 휘하 함대가 나타난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이세기와 서커스 무희가 나타났다.
이세기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압둘라 왕자의 머리를 찍고 도망친 서커스 무희다!
압둘라 왕자가 꼭 잡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정을 밝히지 못하는 여자.
파티마 알사우드 바람검이 직접 몰이꾼을 자처할 여자.
서커스 무희!
그녀의 얼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정황을 듣는 순간 시장은 바로 서커스 무희의 정체를 알아챘다!
압둘라 일족이 이렇게 이를 가는 여자라면 한 명뿐이다.
해전에서 사자심검을 전리품으로 들고 튀었던 그 사람.
대륙십존, 우론 대공!
서커스 무희의 정체는 우론 대공이다!
즉, 바람검 파티마 알사우드는 대륙십존 우론 대공을 추적하고 있었다.
시장도 사막 부족 출신이다.
당연히 사막 최강자 바람검 파티마가 대륙십존 우론 대공에게 설욕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바람검과 대륙십존은 살아 있는 전술 병기다.
두 사람이 격돌하면 그 주위는 순식간에 폐허가 될 거다.
사막 연맹의 자긍심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피해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맞닥뜨린 현실은 상상과 달랐다.
바람검과 대륙십존은 항구도시 바나,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도시에서 격돌하게 됐다!
‘으으윽- 왜 하필 바나항으로 온 거야!?’
시장은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머리를 감싸 쥐고 절규했다.
이때 경비대장의 환한 목소리가 들렸다.
“큰아버지. 그럼 전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시장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파티마와 우론 대공 말고도 문제 거리가 하나 더 있다!
“잠시만 기다려라!”
시장은 주위를 확인한 후 재빨리 품에서 꺼낸 종이를 경비대장에게 내밀었다.
“이거 자세히 살펴봐라! 혹시 아는 얼굴이냐?”
“네? 아는 얼굴이냐고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종이를 본 경비대장의 눈이 커졌다.
50대로 보이는 거친 인상의 남자와 10대 중반의 소녀 그림.
마치 실물을 보는 듯한 정밀한 그림을 보자 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차력 약장수?”
경비대장의 말을 듣는 순간.
시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야!? 이 사람들도!?’
“그 이세기랑 같이 도망쳤다는 차력 약장수!? 확실해!? 자세히 봐봐!”
“큰아버지. 자세히 볼 것도 없어요. 연령대와 특징이 똑같아요!”
“……!”
“그보다 이거 마탑에서 념사(念寫)한 그림 같은데. 이 둘 누구예요? 마탑에서 념사한 그림이면 엄청난 돈이 들었을 텐데…… 어지간한 수배자라면 이렇게 할 리가…….”
이 순간 시장은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였다.
“앗! 큰아버지! 괜찮으세요!”.”
경비 대장이 다급히 부축하는 순간.
시장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
“큰일 났다! 정말로 큰일 났어! 이 두 사람. 지얀데에서 열쇠를 훔친 범인들이다!”
“……지얀데, 열쇠요? 그게 갑자기 무슨…….”
경비대장이 의아한 눈으로 그림과 시장을 번갈아 보는 순간.
시장은 소리 죽여 다급히 말했다.
“그리고 방금 파티마님이 쫓아간 이세기 일행 중에 있는 무희는 우론 대공이시다.”
엄청난 거물의 등장에 경비대장은 번쩍 고개를 들었다.
“네!? 우론이면 그 우론 대공이요!?”
“그래 대륙 십존.”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경악한 표정이 된 경비 대장!
“……아! 그래서!”
경비대장은 압둘라 왕자가 보인 이상행동의 이유를 깨달았다!
압둘라 왕자에게 우론 대공은 가문의 사자심검을 잃게 만든 적!
당연히 그 치욕을 씻기 위해서 우론 대공을 쫓은 거다!
그러나 압둘라 왕자는 대륙 십존은커녕 이세기의 삼보단장을 맞고 시장 바닥에서 굴렀다.
“하, 어리석은…….”
자신도 모르게 실소가 새어 나올 때 불쑥 생각나는 키워드.
‘큰일 났다!’
‘지얀데의 열쇠.’
‘마법으로 기억을 념사한 그림.’
이 모든 키워드가 머릿속에서 합쳐지는 순간 벼락 치듯 깨달았다!
‘지얀데에서 도난당한 천공탑의 열쇠! 차력 약장수가 그 범인이구나!’
경비대장의 얼굴도 시장처럼 사색이 됐다.
“어, 어어!? 큰아버지 이거 설마!?”
“맞다.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
아찔한 현기증이 밀려 오는 순간 사건의 본질이 보였다.
이세기, 서커스 무희, 차력 약장수가 같이 도망쳤다!
이세기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서커스 무희와 차력 약장수!
우론 대공과 천공탑의 열쇠를 훔친 도둑이 함께 도망친 것이다.
게다가 바람검 파티마가 우론 대공의 뒤를 추적하고 있다!
우론 대공을 놓친 건 압둘라 일족의 치부, 사자심검이 얽혀 있기에 조용히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지얀데의 고성에서 천공탑의 열쇠를 훔친 도둑을 놓쳤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하필이면 압둘라 일족이 물러나고, 사막 12개 부족이 지키고 있을 때 천공탑의 열쇠를 도난당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그 12개 부족 중에는 시장과 경비대장의 부족도 있었다!
파티마 알사우드가 뒤를 쫓다가 천공탑의 열쇠를 찾게 된다면!?
“……!”
“……!”
순간 시장과 경비대장의 눈이 마주치고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끝장이다!’
‘끝장이다!’
“큰아버지! 이 념사한 그림 누가 또 알고 있습니까!?”
“이 도시에서는 나만 알고 있다. 하지만 곧 현상금 추적자, 다른 부족의 추적대가 몰려 올 거다. 길어야 2일이다.”
‘2일이면 아직 시간이 있다!’
경비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안에 끝내겠습니다!”
“가능하겠냐!?”
“제 부하 조장 중에 귀신같이 짱박히는 놈이 한 명 있습니다. 그놈 특기가 숨은 놈 찾기입니다. 바로 찾아서 은밀히 처리하겠습니다.”
“우리 가문 가훈 알지?”
“중간만 가자! 원한을 사지 말자!”
시장은 바로 묵직한 금화 주머니를 건넸고 경비 대장은 부하가 짱박혀 있을 뒷골목 술집, 아직 상납받기 전이라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술집으로 달렸다!
다다다다다닥-
비토와 소니아 비제우 검공, 우론 대공이 만들어 낸 혼란 속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카즈빈 왕자.
바람검 파티마 알사우드.
바나의 시장과 경비 대장.
항구도시 바나의 모두가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순간 이들 모두가 존재조차 모르는 한 사람이 눈을 떴다.
* * *
타대륙 북쪽 끝.
북부 대산맥 너머의 검은 대지.
얼어붙은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한 사람이 번쩍 눈을 떴다.
두 눈에서 붉은 안광이 쏟아지는 순간 이미 일어서 하늘을 바라봤다.
광기와 복수로 이글거리는 눈에 천기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단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인과가 뒤틀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사인 카이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타대륙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고 부를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전율이 전신을 달리고, 격동으로 온몸이 떨려 왔다.
마침내 오랜 기다림을 끝낼 시간이 왔다!
검성! 사제가 돌아왔다!
“어디냐?”
무사인 카이류, 강철의 황제는 일기일원문의 극의를 펼쳐.
천문(天問), 하늘을 향해 물었다!
자격 없는 자의 외침에 하늘은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철의 황제는 이미 필멸자의 한계를 초월한 존재.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는 순간 인과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원인 없이 결과를 탐하는 행동에 하늘이 움직였다!
우르르르르르-
사방에서 먹구름이 모여들고 우렛소리를 울려 경고했다!
당장이라도 벼락이 떨어질 듯 엄청난 기세로 우렛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무사인 카이류는 멈추지 않았다.
다시 한 번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물었다.
“어디냐!”
콰아앙, 쾅쾅쾅-
순간 뇌전의 폭풍이 모든 것을 갈아엎었다.
끝없이 떨어지는 벼락에 바위가 깨지고, 얼어붙은 땅이 박살 났다!
그러나 무사인 카이류는 미동조차 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봤다.
섬광과 먹구름 너머 뒤틀리는 인과가 그려내는 결과가 보였다!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모래사막과 그 위를 달리는 배!
타대륙 남쪽, 무한의 사막이다!
대륙 반대쪽 무한의 사막에 자신의 이름을 부른 사제, 검성이 있다!
이 순간 강철의 황제는 웃었다.
무한의 사막은 사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달려갈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멀었다.
그러나 북쪽의 흑룡과 남쪽의 교룡이 동맹을 맺었다.
잠자는 교룡의 사제, 판타나우의 대습지의 도마뱀들이 이곳 흑룡의 땅으로 포탈을 열고 있다.
이 포탈의 힘이면 순식간에 사막으로 이동할 수 있다!
포탈을 지키는 카이만 제국 군단과 암흑 제국의 마족 군단만 갈아엎으면 된다!
강철의 황제가 손을 뻗자 각진 강철봉이 날아와 잡혔다.
팔각봉, 업(業)!
혼백을 탐하는 마물, 팔각봉이 천지를 잇는 순간 하늘이 쏟아 낸 벌, 뇌전의 폭풍이 단숨에 빨려 들었다!
그리고 무사인 카이류가 움직였다.
쿵-
한걸음 내딛는 순간 대지가 진동하고, 다음 순간 수백의 강자가 그 뒤를 따라 검은 대지를 달렸다!
홀로 수만의 마족 군단조차 갈아버리는 강철의 폭풍이 움직였다.
제국 오대공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 판타나우 대습지의 사제들이 뚫고 있는 포탈을 향해서!
이 순간 오래전 필멸자의 한계를 넘어섰으나 비원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승천을 미룬 강철의 황제의 머릿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카카카카카-’
한없이 경박하나 너무나 그리운 웃음소리.
술에 취해 씩 웃으며 자신과 막내를 부르던 그 목소리.
‘어이, 미래의 황제. 미래의 검성! 내가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 냈다! 카카카-’
대사형을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하리라!
그게 설령 일기일원문의 금기를 범하는 일이라도!
강철의 황제, 흑룡의 도살자, 이종족의 해방자, 초월자.
수많은 이름을 얻었으나 무사인 카이류가 원했던 이름은 단 하나뿐이었다.
일기일원문의 둘째.
그렇기에 무사인 카이류는 주저하지 않고 달렸다.
천문석의 직감은 반만 맞았다.
1번 재앙, 비토 비제우.
2번 재앙, 소니아 비제우.
3번 재앙, 우론 대공.
셋이 불러온 재앙이 다가왔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무사인 카이류, 강철의 황제를 불러들인 재앙이 있었다.
4번 재앙, 데이몽 발도!
생각조차 하지 못한 재앙이 사방에서 밀려 오는 이 순간.
천문석은 심각한 얼굴로 말하고 있었다.
“야, 쟤들 좀 이상하지 않냐?”
* * *
광장을 벗어나자 모래 배 선착장에 가까워지자 사방에서 하나둘 모여든 사람들로 점차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손수레가 나아가는 속도는 점차 줄어들고 곳곳에서 한껏 낮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괜찮겠지?”
“한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어. 시간은 충분해.”
“이거 사람 모이는 게 심상치 않은데…… 달릴까?”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어. 뛰지 말고 걸어! 빠르게 걸어!”
……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조급한 표정으로 바삐 걷는 사람들!
상인, 용병, 모험가들의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천문석의 촉이 꿈틀 움직였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
천문석은 동료들을 향해 소리 죽여 말했다.
“야, 쟤들 좀 이상하지 않냐?”
“확실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데이몽이 대답하는 순간.
소니아와 우론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상인들 분위기가 묘해……?”
“용병들도 뭔가 조급해 보이는데!?”
“앗! 저기 앞에 뭔가 아주 맛있는 게 있는 거 아닐까!?”
특급 헌터를 제외한 일행 모두가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한데, 당장이라도 뭔가 터질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 순간 천문석, 우론, 소니아, 데이몽은 서로를 보며 동시에 생각했다.
‘이거 이 녀석 때문에 벌어진 일 아냐?’
서로가 서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때.
천문석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심상치 않다. 속도 올리자!”
순간 소니아와 우론이 바로 수레 앞으로 움직였다.
“내가 길 열게!”
“나도 같이 열게!”
“잠시 지나갑니다!”
“수레에 선착장으로 이동하는 환자가 탔어요!”
두 사람은 기절한 차력사를 팔면서 은근슬쩍 팔을 뻗고, 어깨를 밀어 넣어 재빨리 길을 열었다.
데이몽 발도는 힘차게 손수레를 밀었다!
구르르르르르륵-
도로를 구르는 손수레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그러나 모래 배 선착장이 가까워질 수록 인파는 계속 늘어나고 긴장된 분위기도 점점 고조됐다!
천문석과 일행 모두는 눈치와 임기응변, 상황판단에서 경지에 오른 사람들!
어느새 앞장서 길을 여는 소니아와 우론, 손수레를 미는 데이몽 발도는 잔뜩 긴장했다!
천문석은 기감을 사방으로 퍼트린 채 주위 분위기를 계속 살폈다.
어느새 걷고 있던 사람 모두가 뛰듯이 걷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급하게 움직이는 건 아니었다!
노점상인, 줄줄이 늘어선 상가의 손님, 2, 3층 술집 창가에 앉은 모험가…….
주위에 보이는 대부분 사람은 여전히 느긋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급히 움직이는 사람들은 모래 배 선착장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4, 5명씩 무리 지은 용병, 상인, 모험가들뿐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수직으로 꺾인 교차로가 끝나고 언덕 아래 선착장으로 쭉 뻗은 도로가 나타났다!
탁 트인 시야에 사방에서 모이는 도로와 수로가 보였다.
도로가 수로가 모이는 곳에 새하얀 모래사막과 모래 배 선착장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일행 모두는 굳었다.
사방으로 뻗은 도로 위!
선착장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
이 순간 천문석의 뇌리를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광장 시장의 술집에서 우연히 들은 정보!
바나 동쪽 머나먼 제국에서 일어난 전쟁.
그리고 다급하게 술집 밖으로 달려가던 상인, 용병, 모험가들!
‘전쟁 특수를 노리고 모래 배를 선점하려는 거구나!’
이 순간 특급 헌터의 다급한 외침이 터졌다.
“앗! 우리 지겠어! 지금 당장 달려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