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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30화 (73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30화>

“……!?”

특급 헌터가 충격으로 굳어 버리는 동시에.

로이와 데이몽은 재빨리 손수레를 밀었다.

그르르르륵-

강철테두리를 씌운 손수레 바퀴가 돌바닥을 울리는 순간.

소니아 비제우와 우론 대공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 순식간에 파란 꼬맹이를 제압하고, 경비대원들에게 음료수를 경비대장에게 뇌물을 건네고 빠져나가는 사람!

‘이 녀석이 위기를 벗어날 동아줄이다!’

‘이 녀석이 위기를 벗어날 동아줄이다!’

이 순간 소니아와 우론은 서로를 봤고 이심전심! 동시에 외쳤다!

“잠시만! 저희도 일행입니다!”

“네 맞아요! 저희도 쟤랑 일행입니다!”

“……!?”

‘뭐!? 누가 누구 일행이라고!?’

경악한 천문석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1번 재앙, 기절한 차력사.

2번 재앙, 차력사를 업은 약팔이.

3번 재앙, 깡통을 들고 있는 서커스 무희.

재앙 1, 2, 3이 한달음에 달려와 손수레를 막았다!

그리고 번개같이 움직였다.

“할배 우선 여기에 누워 있자!”

약팔이가 기절한 차력사를 손수레에 눕히고.

“하하하- 친구! 수레는 내가 밀게!”

서커스 무희가 로이와 데이몽을 밀어내고 수레 손잡이를 낚아챘다!

“어, 어어! 왜 이러세요!? 잠깐……!”

천문석이 다급히 외치려는 순간 약팔이와 무희가 양옆에 달라붙어 소리 죽여 말을 쏟아 냈다.

“야. 우리 할배! 파란 꼬맹이 딱밤 맞고 기절했어!”

“맞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잖아!”

“가뜩이나 나이도 많은데! 할배 정신줄 놓으면 이거 어떻게 보상할래!”

“맞아! 영영 안 깨어나면 어떡할래!”

“그러니까 좋게 해결하자. 잠깐만 도와줘.”

“맞아! 좋게 해결하자!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만 도와줘.”

“아니, 아니아니! 잠깐…….”

다급히 반론을 펼치려는 순간.

서커스 무희가 굳어 버린 특급 헌터를 툭- 쳤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외침!

“이아! 비바이바!”

“들었지!? 내가 범인이라잖아!”

“맞아! 나도 똑똑히 들었어!”

‘뭐지!? 이 녀석들 이걸 어떻게 알아듣는 거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움찔하는 순간.

경비대장의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의를 아는 친구. 그 둘이 일행이라고?”

절대 고개를 끄덕이고 싶지 않았다.

차력사, 약팔이, 무희.

이 셋은 어떻게든 피하려던 재앙들이니까!

그러나 최악의 결정보다 더 나쁜 건 선택의 순간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이다!

천문석은 비통함을 감추고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두 사람 제 일행입니다!”

“일행이라고 그럼 이름이?”

경비대장이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약팔이와 서커스 무희가 동시에 외쳤다.

“소니아!”

“우론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천문석에게 모였다.

은근슬쩍 흔적 없이 빠져나가려던 계획이 망한 상황!

이럴 때 댈 이름은 하나밖에 없다.

“이세기입니다.”

“이세기? 특이한 이름인데?”

천문석이 뭐라 할 틈도 없이 서커스 무희 우론이 대답했다.

“원대륙! 얘 원대륙 출신이라 그래요!”

“네, 맞습니다! 저 원대륙 출신입니다. 하하하-.”

“그래?”

경비대장은 고개를 갸웃하며 섬뜩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훑었다.

약팔이 소니아, 기절한 차력사, 서커스 무희 우론.

로이, 데이몽 발도, 특급 헌터.

그리고 자신까지.

경비대장은 묘한 미소를 띤 채 질문했다.

“그러니까 이 특이한 일곱 명이 모두 아는 사이였다는 말이지?”

‘눈치챘구나!?’

나이, 모습, 이름까지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일곱 명이 일행이라고 말했다!

눈치채지 못하는 게 더 이상했다!

하하, 하하하-

천문석은 웃음부터 터트리고 경비대장에 접근했다.

그리고 은근슬쩍 옷소매를 잡고 연신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야유. 대장님 잘 좀 부탁드립니다!”

차륵, 차르륵-

손을 흔들 때마다 경비대장의 옷소매 안으로 미끄러지는 금화!

다섯 번 손을 흔들고 슬쩍 얼굴을 드는 순간.

경비대장은 미세하게 고개를 저었다.

‘와, 이 날도둑놈! 얼마나 처먹으려는 거야!?’

그러나 여기서 난장판을 만들면 아쉬운 건 자신이었다!

천문석은 17번 더 손을 흔들었고.

경비대장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그럼 도시 구경 잘하게! 예의를 아는 친구!”

‘금화 27개짜리 예의라니! 시바! 그냥 들이박을까!?’

험악한 생각과 달리 입에서 나온 목소리는 공손했다.

“감사합니다! 가자!”

그르르르륵-

외치과 동시에 소니아와 우론이 미는 손수레는 순식간에 경비대원을 지나쳐 인파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인파를 완전히 빠져나가려는 순간.

탁-

불쑥 튀어나온 누군가 손수레를 잡았다.

선이 굵은 얼굴과 끝이 위로 올라간 카이저수염.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후드를 깊게 눌러쓴 서커스 무희를 바라보며 전신을 덜덜 떨었다.

“그 손, 그 허리와 다리! 너구나! 이렇게 만나다니! 여기서 만나다니! 하하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

갑자기 나타나 수레를 막고 광소를 터트리는 남자!

천문석은 직감했다.

서커스 무희, 우론!

3번 재앙이 불러온 사건이다!

‘오히려 잘됐다! 이걸 이유로 얼른 떼버리고 도망치자!’

“야, 각자도생…….”

천문석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3번 재앙은 움직였다.

꺄아아-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려 도망.

“어디를 도망가!”

남자가 다급히 뒤를 쫓는 순간.

“페이크다! 새끼야!”

번개같이 몸을 돌려 깡통으로 머리를 내리찍었다!

까아앙-

완벽한 기습 공격에 남자가 쓰러지는 동시에 3번 재앙은 다급히 외쳤다.

“도망치자 친구들! 걸렸어!”

“어, 어어어어!? 잠깐! 잠깐잠깐잠깐!”

천문석이 미친 듯이 외쳤으나 소용없었다.

그르르르르륵-

이미 3번 우론과 2번 소니아는 손수레를 밀고 질주!

로이와 데이몽도 반사적으로 그 뒤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잡아. 당장 잡아라!”

깡통에 머리를 찍혀 쓰러진 남자의 목소리!

그러나 경비대장은 아무것도 안 들린다는 듯 딴청을 피우며 슬쩍 눈짓했다.

‘금화 먹은 값을 하는구나!’

같이 도망칠까!?

문득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고개가 저어졌다.

고속갤리선 개조가 끝나려면 2, 3일은 걸린다.

즉, 그때까지 이 도시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

지금 도망치고 이 남자가 자신에게까지 원한을 가지고 추적하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차라리 지금 수습하는 게 낫다!

천문석은 재빨리 남자를 일으켜 세우고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아유 선생님! 혹시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는 건데! 저는 절대 방금 저 이상한 서커스 무희 친구가 아닙…….”

짤랑-

이 순간 휘청이던 남자가 목걸이를 꺼내 흔들며 외쳤다.

“압마나프 알사우드 가문의 후계자 카즈빈이다! 당장 저기…… 저놈들을 잡아라! 아니, 추적해라! 절대 흔적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경비대원들은 멀뚱멀뚱 쳐다만 봤다.

“압마나프? 알사우드? 카즈빈? 처음 듣는 이름인데? 혹시 누구 들어 본 사람 없냐?”

“들어 본 적 없는데요?”

“저도 처음입니다.”

“어, 왠지 귀에 익은데…….”

경비대원들은 연신 고개를 흔들고 몇몇은 분통을 터트렸다.

“남의 도시에 왔으면 공손해야지!”

“뭔데 경비대에 명령 질이야!”

경비대원들의 반응을 본 천문석은 더욱 적극적으로 엉겨 붙었다.

“선생님. 제가 이 금화로 마음을 위로해 드리면 어떨까요!?”

이때 광장 시장을 달리는 우론과 경비대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뭐 하는 거야! 얼른 튀어! 그 녀석……!”

“어, 어어어!? 압마나프? 알사우드! 이 분……!”

“……?”

천문석이 고개를 드는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외쳤다.

“압둘라 새끼야!”

“압둘라 일족의 카즈빈 왕자님이십니다!”

경비대장과 경비대원들이 경악하고.

광장 시장의 모두가 깜짝 놀라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를 바라봤다.

“아니, 도대체 왜 우리 일족을 압둘라라고 하는 거야!?”

카즈빈이 황당하단 얼굴로 말하는 순간.

경비대장과 30여 명의 경비대원 모두는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이름을 정작 그 자신들만 모르는 일족!

‘진짜 압둘라 일족이구나!’

“당장 저 대…… 아니, 무희와 그 일행 전부를 잡아라! 아니, 추적해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카즈빈이 명령하는 순간.

경비대원 전체는 머리 숙여 외쳤다.

“알겠습니다!”

“당장 잡아들이겠습니다!”

경비대원은 가장 가까운 이세기부터 포위했다.

그리고 도망치던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야, 도망치라니까!”

“아니다 싶으면 우선 튀었어야지!”

“으앗! 앗! 손님!”

“대인 제가 구하러 가겠습니다!”

“아밥! 으븝 븝브브븝!”

어깨에 걸쳐진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미소를 띤 채 하늘을 봤다.

“그렇지. 어쩐지 이상했어…… 느긋한 시골 휴양지? 화려한 밤의 도시를 즐긴다고? 그럴 리가 없지. 오르막 내리막? 하하하- 뭔 놈의 인생이 이 모양이야!”

으아아아악-!

천문석은 돌연 괴성을 질렀다!

그러나 주위를 포위하고 천천히 조여드는 경비대원들은 경계하지 않았다.

천문석은 포위되는 순간 두 손을 하늘 높이 번쩍 들고 있었으니까.

“그래, 괜찮아!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압둘…… 흠, 흠! 왕자님도 정상참작 해 주실 거야!”

그리고 경비대장이 은근한 목소리로 회유하며 접근하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든 양손을 부딪치며 내력을 실어 외쳤다.

[전방 섬광!]

* * *

콰아아아아앙-

굉천수의 엄청난 섬광과 굉음이 모든 것을 지워 버렸다!

천문석을 포위한 경비 대원들과 압둘라 왕자.

그 주위로 겹겹이 원을 그린 수많은 사람 모두가 시각과 청각이 날아가고 균형감각을 잃었다!

“으악! 내 눈!”

“아무것도 안 보여!”

“뭐야? 이 빛!”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

사방에서 터지는 비명과 다급한 외침!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던 광장 시장은 단숨에 난장판이 됐다.

천문석은 무인지경으로 포위망을 뚫고 손수레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전방 섬광이라고 외쳤지만, 로이와 데이몽 발도 모두 굉천수를 처음 겪었다. 당연히 바닥을 기고 있을 거다!

‘바로 빼내서 빠져나간다!’

그러나 생각외로 손수레 옆에 납작 엎드렸다가 몸을 일으키는 사람이 보였다.

데이몽 발도!

“야, 너 어떻게…….”

데이몽이 멀쩡히 일어나 감각이 무너진 로이를 손수레에 싣고 반색했다.

“대인! 무사히 빠져나오셨군요!? 얼른 튀죠!”

“그렇지! 우선 튀자!”

“으븝 브으브븝!”

천문석은 옆구리에 낀 특급 헌터를 손수레에 싣는 순간 흠칫 놀랐다!

1번 재앙, 기절한 차력사가 손수레 안에 있었다!

“야, 2번 재앙! 약팔이! 소니아 어디 갔어!?”

“네!? 어 방금까지 옆에 계셨는데!? 어디로 가셨지!?”

소니아를 찾을 때가 아니다!

태양이 환한 한낮, 그것도 열린 공간에서 터트린 굉천수다!

길어야 1분이면 모두 시각을 회복할 거다!

흔적없이 사라지려면 당장 도망쳐야 한다!

“우선 튀고 나중에 찾자! 내가 길을 열게! 따라와라!”

“네!”

천문석은 선두에서 달리며 쓰러진 사람들과 매대, 상품을 걷어 내 길을 열었고.

그르르르르륵-

데이몽 발도가 미는 손수레가 그렇게 열린 길 위를 달렸다!

천문석과 손수레, 데이몽 발도는 순식간에 광장 시장을 벗어나 도로로 들어갔다.

이때 쓰러진 사람들이 하나둘 감각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골목이 바로 앞이다.

복잡하게 뒤엉킨 골목으로 들어가면 흔적 없이 도망칠 수 있다!

‘완벽한 성공이다! 카캬카카카-’

통쾌하게 외치고 골목 안으로 손수레를 밀고 들어가는 순간.

그르르르르륵-

광장 시장 방향에서 다급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세기! 어디 있냐!?”

“야, 새끼야! 소리라도 질러!”

‘설마!’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광장 시장의 매대와 점포 위를 달리는 두 사람이 보였다.

2번 재앙, 소니아.

3번 재앙, 우론.

“…….”

천문석은 이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저 두 사람 대인 찾으려고 시장 갔나 본데요!? 와, 무슨 저런 뻘짓을……!”

그리고 데이몽 발도가 감탄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불쑥 말이 튀어나왔다.

“타이밍 한번 그지 같네…… 하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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