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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17화 (71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17화>

수십 번의 상생상극 수련이 모조리 실패했다!

“…….”

“…….”

넋이 나간 이원과 여량위 앞.

데이몽 발도가 머리를 긁적이고 특급 헌터가 열심히 설명했다.

“어, 왜 안 되시지?”

“앗! 알겠어! 기합이야! 기합을 질러야 해! 이얍, 얍얍얍-! 얼른 따라 해 봐!”

천문석은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봤다.

특급 헌터와 데이몽 발도는 한 번에 상생상극 수련에 성공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일원공과 일기공을 가르친 이원과 여량위는 상생상극 수련에 실패했다!

“아니, 이게 왜 안 되는 거야? 도대체 왜!?”

천문석이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데이몽 발도가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

“대인! 제가 시원한 물을 가져오겠습니다! 우선 물을 좀 드시고 생각하시죠!”

다다다닥-

데이몽 발도가 선실로 달려갈 때.

연신 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특급 헌터가 깜짝 놀라 외쳤다.

“앗! 잠깐! 나 누나랑 아저씨 왜 안 되는지 알 것 같아!”

“뭐……?”

“지금 무슨 말을?”

“이유를 알았다고!?”

“팽이가 너무 느려서 쓰러지는 거야! 내가 보여 줄게!”

특급 헌터는 재빨리 나무 상자를 꺼내 흔들었다.

다다다닥-

나무 상자에서 줄을 묶어 돌리는 줄 팽이가 튀어나왔다.

위이이잉-

특급 헌터는 능숙하게 줄을 감아 팽이를 돌리고 가리켰다.

“이제부터가 중요해! 모두 팽이 잘 봐!”

모두의 시선이 팽이에 모일 때.

특급 헌터는 신발을 벗고 깔창을 꺼냈다.

그르르르륵-

그리고 잠시 후 팽이가 회전력을 잃고 쓰러지려는 순간.

“지금이야!”

챡챡, 챡챡챡-

특급 헌터는 신발 깔창으로 쓰러지려는 팽이를 때렸다!

위이이이잉-

팽이는 다시 팽팽하게 돌고 특급 헌터는 자랑스레 외쳤다.

“봤지? 이거야! 깔창으로 팽이 치면, 팽이 안 쓰러지고 빨리 돌아! 이거 때문이야!”

“뭔 소리야?”

“팽이를 빨리 돌리라고?”

‘어, 잠깐 이거……?’

특급 헌터는 답답하단 듯 가슴을 두들기며 외쳤다.

“삼촌이랑 물총 싸움하는데, 호스에서 물이 졸졸졸 나온단 말야!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이원과 여량위가 ‘뭔 말을 하는 거야?’라는 눈으로 볼 때.

특급 헌터는 작은 손으로 퐁퐁검 끝을 꾹 누르고 외쳤다.

“이렇게 호스 끝에 손으로 꾹 누르면 물이 멀리 나가잖아!”

“……!”

천문석은 벼락 치듯 깨달았다!

팽이, 호스!

힘을 잃은 팽이를 깔창으로 때려 속도를 올린다!

수압이 약한 호스 끝을 눌러 물이 멀리 나가게 한다!

그렇다!

문제는 속도, 수압, 토크다!

이원과 여량위는 내공의 압력(壓力)이 낮았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일원공과 일기공의 압력이 낮았다!

오늘 처음 배운 기공이니까 당연했다!

자신은 일기일원공만 익혔고, 특급 헌터는 내공이랄게 없는 아이.

그에 반해 이원과 여량위는 다른 내공 심법으로 익힌 내공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이게 문제가 됐다!

모든 것은 상대적!

오늘 이원과 여량위가 쌓은 일원공과 일기공의 내공은 기존에 쌓은 내공에 비하면 티끌!

즉 이원과 여량위의 일원공, 일기공은 기존 내력에 눌려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일기일원공의 상생상극의 묘리가 발현되지 않았던 거다!

“이렇게 간단한 걸 놓쳤다니!”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순간.

깜짝 놀란 이원과 여량위의 시선이 모였다.

“스승님?”

“방법을 찾으신 건가요!?”

“맞아! 아주 간단한 해결 방법이 있다!”

천문석은 비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를 깨닫는 순간 바로 해결책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지금 이원과 여량위의 문제는 기존의 내력이 일원공, 일기공의 내력보다 많아서 생기는 것!

즉, 기존의 내력을 일시적으로 날려 버리고, 일원공, 일기공의 압력을 높이면 문제가 바로 해결된다!

그러나 내력을 모두 사용하는 건, 끊임없이 물이 차오르는 우물물을 모조리 퍼내는 것과 마찬가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이런 경우에 딱 맞는 극악의 내공 효율을 자랑하는 기술이 있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허풍수!

“허풍수를 배우면 바로 해결된다!”

“허풍수요?”

“다른 무공을 또 배우려면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게…….”

천문석은 손을 들어 여량위의 말을 끊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허풍수는 간단한 발경의 기술이야. 바로 배우고 바로 펼칠 수 있어. 문제는 도와줄 사람이 한 명 필요하단 건데…….”

“특급 헌터는 친구를 돕는다!”

“아니, 넌 내공 없어서 안 돼.”

“아, 그렇구나! 그럼 난 구구국 연습할게! 구구국, 구쿠쿠궄-.”

천문석은 머리를 굴렸다.

허풍수는 극악의 효율을 가진 발경의 기술.

자신이 시범을 보이다 내력이 날아가면 이원과 여량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시범을 보이고, 기준점이 되어 줄 조교가 한 명 필요했다.

‘최설을 부를까?’

천문석이 고심하는 순간.

다급한 발소리와 외침이 들려왔다.

“헉, 허억- 여기 물 가져왔습니다! 시원한 물 드시고 수련하시죠!”

데이몽 발도가 물통을 들고 달려왔다.

“데이몽 발도! 당첨!”

“네? 제가 당첨이라고요?”

“그래! 여기에 서라! 이제부터 이원, 여량위 둘과 함께 허풍수를 배워야 한다.”

“네엣!? 전 무공은 진짜 별로입니다! 하도 고생한 기억이 많아서. 무공은 그냥 다른 분 시키시는 게…….”

천문석은 왁스 칠을 해 반짝반짝 빛나는 궤짝 뚜껑을 열고 5관 금괴를 하나 꺼내 내밀었다.

“설마, 설마! 대인!?”

데이몽 발도가 경악하는 순간 묵직한 5관 금괴가 손에 닿았다.

“허풍수 배우고 시범 보이는 의뢰비다.”

“네에엣!? 대가로 이 금괴를 주신다고요!? 아니, 이건 너무 과한데…….”

데이몽 발도는 손에 닿은 금괴를 보며 깜짝 놀랐다.

천문석은 이 모습을 보며 웃었다.

욕망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면서도 원칙과 선을 지킨다.

우연히 구해 낸 소년, 데이몽 발도가 맘에 들었다.

“그럼 열사의 사막을 빠져나갈 때까지 고용하는 거로 하지. 어때 하겠냐?”

열사의 사막!

듣는 순간 본능을 건드리는 이 감각!

대사형이 외발 도깨비 노름판에 끌고 갈 때와 비슷한 위기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대사형은 자신의 돈까지 모조리 판돈으로 걸고 알거지가 됐다!

하지만 이세기 대인께서는 자신에게 선불로 대가를 제시하셨다!

데이몽 발도는 이 위기감이 오히려 반가웠다.

이 멋지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금괴를 받을 수 있으니까!

데이몽 발도는 바람처럼 허리를 숙이고 외쳤다.

“저 데이몽 발도! 최선을 다해 대인을 보필하겠습니다! 무엇이든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데이몽 발도! 넌 열사의 사막을 벗어날 때까지 내 비서 겸 저기 꼬맹이, 특급 헌터의 경호원……!”

“구구국- 비서! 난 경호원은 별로야! 김 비서 누나 같은 비서가 좋아!”

“야, 무슨 비서야! 그냥 경호원으로 해!”

“구쿸쿠- 특급 헌터는 경호원이 필요 없다!”

데이몽 발도는 조심스레 끼어들었다.

“대인! 전 경호원, 비서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아니, 특급 헌터 비서는…….”

천문석이 말리려는 순간.

특급 헌터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비서형! 반가워! 난 특급 헌터야! 카캬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급 헌터 도련님!”

이 순간 데이몽 발도의 모습에 장강 유통 김 비서의 모습이 겹쳤다.

악마 꼬맹이에게 당해 눈물을 줄줄 흘리며 괴로워하던 그 모습이!

천문석은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길어야 일주일이다!’

이때 이원의 목소리가 상념을 깨웠다.

“스승님?”

“바로 시작하자! 데이몽 여기 이원 옆에 서면 된다.”

“알겠습니다! 대인!”

이제 준비는 끝났다!

바로 상생상극 수련을 위한 밑 작업 내공 날리기로 들어가면 된다!

천문석은 나란히 선 데이몽 발도, 이원, 여량위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배울 허풍수의 핵심, 묘리는 간단하다!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 내력을 가장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거다!”

“넵! 대인!”

“네, 지금 뭐라고?”

“……내력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요!?”

데이몽이 씩씩하게 대답하고, 이원과 여량위가 황당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날 믿어라! 허풍수로 내공을 모조리 날려 버리면! ‘상생상극 수련’에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딱 한 번만 성공해 감각을 새기면,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천문석은 확신을 담아 말하고 지시했다.

“자, 그럼 바로 시작하자!”

“데이몽! 네가 시범 조교 겸 기준이다!”

“이원, 여량위! 데이몽의 자세와 내공을 계속 살펴라!”

“그럼 우선 허풍수의 구결을 말해 주겠다.”

천문석은 허풍수의 짧은 구결을 전하고, 바로 허공을 향해 펼쳤다.

콰아앙-

마른하늘에 날벼락!

허풍수의 굉음에 실린 내력이 뭉텅이로 날아갔다!

데이몽 발도도 바로 구결대로 허풍수를 펼쳤다.

콰앙-

마찬가지로 뇌성이 울리고 내력이 훅 날아갔다!

“와, 이 무공 미쳤는데요!? 소리만 크고 위력은 전혀 없는데, 내력 날아가는 건 엄청나네요!?”

깜짝 놀란 데이몽은 혀를 내둘렀다.

“데이몽 잘했다! 허풍수는 원래 그런 거야. 이원, 여량위 봤지? 바로 해 봐라!”

콰앙, 콰아앙-

이원과 여량위도 한 번에 허풍수를 성공했다!

“스승님!”

“됐습니다!”

두 사람은 수많은 실패 끝에 맞이한 성공에 환호했다.

천문석은 재빨리 두 사람의 내력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대로 내력이 훅- 깎여 나갔다.

이대로 진행하면 된다!

“잘했어! 계속해라!”

“넵! 대인!”

“네, 스승님!”

“알겠습니다!”

데이몽, 이원, 여량위는 바로 움직였다.

쾅, 쾅, 콰아앙-

하늘에선 허풍수의 굉음이 연신 터지고.

구구국, 구구쿸쿠쿡-

갑판 위에선 미친 비둘기가 종횡무진 움직였다.

3시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어느새 세 사람의 환호성은 고통스러운 외침으로 변해 있었다.

콰앙-

“으어억- 언제까지……!”

콰아앙-

“허어억- 스승님……!?”

콰아아앙-

“크윽- 내력이 거의 말랐습니다……!”

천문석은 재빨리 내력을 살피고 고개를 저었다.

“아냐, 아직 모자라! 남아 있어! 기존 내력을 모두 날려야 해! 이대로면 압력이 모자라서 상생상극이 안 돼! 데이몽! 네가 기준이라니까! 멈추면 안 돼! 계속 허풍수를 터트려!”

으어억, 쾅-

허어억, 콰아-

크윽, 콰아앙-

데이몽, 이원, 여량위는 악을 쓰며 허풍수를 펼쳤다!

마른 헝겊에서 물을 짜내듯이!

말라 버린 저수지를 파헤치듯이!

셋은 바닥을 보인 기혈을 쥐어짜고 파헤쳐 허풍수를 펼쳤다!

피이, 피이이, 피이이이-

어느 순간 허풍수의 굉음은 바람 빠지는 소리로 변했고, 세 사람은 내력이 아니라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듯한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이제 된 거 같습니다!’

말할 힘도 없어 눈으로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번개같이 데이몽, 이원, 여량위의 내력을 확인하고 말을 쏟아 냈다.

“내력이 다시 차오르잖아!”

“이건 우물물을 퍼 올리는 거랑 같아!”

“멈추면 내력이 다시 차오른다!”

“멈추면 안 돼! 더 빨리! 쉬지 말고 계속!”

“혼연일체! 미친 듯이 허풍수를 터트려!”

“저기 특급 헌터처럼!”

모두의 시선에 반사적으로 특급 헌터에게 모였다.

3시간 동안 미친 비둘기가 되어 갑판을 휘저은 특급 헌터.

특급 헌터는 어느새 신발 깔창으로 팽이를 때리며 외쳤다!

얍, 얍, 얍-!

챡, 챡, 챡-!

“형! 아저씨! 누나! 더 빨리빨리! 팽이가 안 넘어지려면 더 빨리빨리 때려야 해!”

“그렇다! 꼬맹이도 아는 걸 못할 건가!? 더 빨리! 더 절박하게!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허풍수를 펼쳐라!”

“……!”

“……!”

“……!”

데이몽, 이원, 여량위는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 채 허풍수를 끝없이 펼쳤다.

그리고 한 시간 후 안개 길잡이의 랜턴이 꺼질 듯 깜박이기 시작할 때.

짝, 짝, 짜자자자짝-!

휘이이이잉-!

이원과 여량위는 마침내 상생상극의 수련에 성공했다!

“드디어!”

“마침내!”

“끝났다!”

이원, 여량위, 데이몽 셋은 탄성을 터트리는 동시에 갑판 위로 픽, 픽, 픽-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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