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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16화 (71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16화>

구국쿸, 구구국쿠쿸-

“어때? 나 잘했어!?”

“잘했어! 특급 헌터! 바로 그렇게 연습하면 되는 거야!”

천문석과 특급 헌터는 동시에 탄성을 터트리고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카캬카카카-

카캬카카캌-

웃음이 멈추는 순간 특급 헌터는 형형하게 빛나는 눈으로 외쳤다.

“알바! 구구국! 열심히 익히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누구를 지칭하는지 바로 감이 왔다!

장민 대표.

특급 헌터는 엄마를 이기기 위해서 구조수를 수련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민 대표님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류세연, 한경석을 순식간에 포섭한 설득력!

아무리 땡깡을 부려도 들어 주지 않는 강철 같은 의지력!

순식간에 옥탑방을 증축하고, 특급 쌩쌩이를 내다 버리고, 박스성을 밀어 버린 추진력까지!

……

천문석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특급 헌터. 장민 대표님은 절대 쉽지 않아…….”

“역시 그렇지? 하긴 삼촌은 몰라도 장민은 엄청 강하니까…… 에휴-.”

특급 헌터는 순식간에 침울해졌다.

“하지만 실망하긴 일러!”

“앗! 알바! 아니, 스승님! 뭔가 방법이 있습니까!?”

“승리는 힘들어도 깜짝 놀라게 할 수는 있다!”

“장민을 깜짝 놀라게 하라고!?”

“네가 방금 말했잖아. 비둘기 날아와서 장민 대표님 깜짝 놀랐다고!”

“맞아! 내가 키즈카페 앞에서 새우깡 먹으면서 쌩쌩이 타고 달렸는데! 비둘기가 막막 날아오는 거야! 특급 헌터는 절대 지면 안 되잖아!? 그래서 비둘기하고 승부했는데! 장민 왔다가 완전 깜짝 놀랐어!”

특급 헌터다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장민 대표가 비둘기에 놀랐다는 것!

“바로 그거야!”

“그거라고!? 뭐가 그거야!?”

천문석은 확신을 담아 외쳤다.

“넌 비둘기가 되어야 해! 그것도 그냥 비둘기가 아닌 완전 미친 비둘기! 광구(狂鳩)!”

특급 헌터는 충격에 눈과 입을 벌리고 외쳤다.

“완전 미친 비둘기!”

목표가 설정되는 순간 특급 헌터의 몸가짐이 변했다!

10시간 동안 눈썰매를 타도 지치지 않는 무한 체력 꼬맹이처럼.

파닥, 파다닼-

짧은 다리로 전후좌우 갑판을 누빈다!

구국쿸, 쿠쿠국구쿸-

입으로 비둘기 울음소리를 내며 퐁퐁검과 구부린 손으로 찌르고 쪼아댄다!

특급 헌터는 내력 한점 담기지 않은 움직임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쉬지않고 구조수를 펼쳤다!

특급 헌터는 그야말로 반쯤 미친 어린 비둘기 그 자체가 되어 갑판을 누볐다!

‘아주 좋다!’

특급 헌터의 체력 게이지가 쭉쭉 줄어들고 있었다!

천문석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이제 이원과 여량위를 봐줄 때다.

“…….”

“…….”

이원과 여량위는 넋 나간 표정으로 특급 헌터를 보고 있었다.

“이원. 어때 잘 되고 있어?”

흠칫 놀란 이원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아직 잘…….”

“구결을 아직 다 못 외운 거야? 다시 한 번 말해 줄까?”

“구결은 다 외웠습니다. 그게 아니라…….”

“혹시 진기를 움직이는 게 안 돼? 진기도인을 해 줄까?”

“아뇨. 진기를 움직이는 것도 성공했습니다.”

이원은 고개를 저으며 내심 생각했다.

일원공의 구결은 더할 나위 없이 간단했다.

몇 번 반복해 듣는 순간 구결을 외웠고, 운공하는 순간 진기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구결이 아닌 상생상극(相生相剋)의 수련!

설명을 들었는데도 어떻게 수련을 하라는 건지 전혀 감이 안 왔다.

그런데도 천문석은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묻고 있었다.

“그래? 그럼 뭐가 안 되는 건데?”

이원은 여량위와 눈을 마주치고 대답했다.

“상생상극 수련이 전혀 감이 안 옵니다.”

“뭐? 상생상극 수련이 감이 안 온다고? 여량위 너도 감이 안 와!?”

천문석은 깜짝 놀라 외쳤다.

“네. 저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뭐지, 농담인가? 상생상극 수련이 감이 왜 안 와!? 이건 비기도 뭐도 아닌데!?’

그러나 이원과 여량위의 얼굴은 진지했다.

천문석은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자석을 생각하면 간단해. 자석은 같은 극끼리 밀어내고, 상극! 다른 극끼리는 당기잖아, 상생! 약간 다르긴 한데, 처음에는 그걸로 접근하면 돼. 자석처럼 밀고 당기니 상생상극! 어때 간단하지? 알겠지!?”

“…….”

“…….”

여전히 의아해하는 표정.

“음양오행! 그래! 음양오행을 생각하면 되는 거야. 목생화! 나무에서 불이 자라나고. 목극토! 나무가 흙으로 뿌리를 뻗는 거지. 오행은 무공 수련하면 다 배우잖아! 이제 감이 오지!?”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일기공과 일원공으로 상생상극을 어떻게 구현하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원과 여량위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시동을 거는 데서 막힐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생상극 수련에서 무공 전수가 막혀 버렸다!

‘이걸 어떻게 보여 주지……? 아!’

고심하는 순간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자신이 설명할 때마다 맞장구를 쳤던 특급 헌터!

“특급 헌터! 너 아까 내가 하는 말 알아들었지?”

“구쿠국- 잡초처럼 강하게 자라라! 이거?”

특급 헌터는 다시 한 번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천문석은 환해진 얼굴로 외쳤다.

“특급 헌터 그거 잠깐 시범 보이자!”

“구국구- 나 엄청 바빠! 장민 깜짝 놀라게 하려면 열심히 수련해야 해!”

“호랑이 가죽 선물한 여량위 도와주는 건데?”

“특급 헌터는 동료를 돕는다! 뭘 하면 되는데?”

특급 헌터는 바로 달려왔다.

“아까 말한 거 손뼉 마주치는 거로 보여 줄 거야. 내공은 내가 알아서 맞출 테니까 넌 그냥 평소대로 손 움직이면서 상생상극 하면 돼. 할 수 있겠어?”

“어, 될 거 같아!”

“우선 천천히 하자. 이원, 여량위 잘 봐라. 바로 시범 보여 줄게!”

천문석은 바로 특급 헌터와 시범을 보였다.

짝-

공중에서 마주치는 천문석과 특급 헌터의 손!

천문석은 손이 마주치는 매 순간 설명했다.

짝-

“같은 극, 상극 밀어내고!”

짝-

“다른 극, 상생 당기고!”

짜자자자-

“밀고, 당기고. 밀고, 당겨서!”

짝-!

“상생상극! 공기가 나선을 그리며 회전한다!”

“봤지? 우선 몇 번 더 보여 줄 게 자세히 봐 봐.”

천문석은 천천히 10번 반복해서 보여 줬다.

“봤지? 어떻게 하는지 봤지!?”

“네! 제대로 봤습니다! 스승님!”

“그런데 손을 마주치는 게 상생상극하고는 무슨 상관인지……?”

“지금 건 연습이라 천천히 해서 관성이 안 생겨서 그래. 이번엔 제대로 보여 줄게! 특급 헌터 준비됐냐? 할 수 있겠어?”

“당연하지 난 특급 헌터야!”

특급 헌터가 번쩍 손을 드는 순간.

천문석은 천천히 손을 뻗어 부딪쳤다.

짝-

첫 박수 소리가 울리고.

천문석의 왼손과 오른손.

특급 헌터의 왼손과 오른손.

네 개의 손이 점점 빠르게 충돌했다!

짝, 짝. 짜자자-

짝, 짝. 짜자자자-

짝, 짝. 짜자자자짝-

……

‘뭘 보여 주려는 거지?’

‘손뼉 잘 치기!?’

이원과 여량위는 여전히 의아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손이 부딪치는 속도가 빨라지자, 그 얼굴은 곧 경악으로 물들었다!

연속해서 부딪치는 손에서 불어오는 기이한 바람!

인력과 척력, 당기고 밀어내는 힘!

서로 다른 두 힘이 섞이지 않고 나선을 그리며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 나선이 공기를 움직여 바람을 만들어 냈다!

휘이이이잉-

이 바람을 맞는 순간 벼락 치듯 깨달았다!

‘흐름을 키워 태풍을 만들어 내라!’

이게 바로 방법이고 결과다!

일기공과 일원공!

두 기공을 상생상극 수련해서 얻게 될 힘!

이때 돌연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멈추고 천문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때 할 수 있겠지?”

이원과 여량위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내공 한점 없는, 무공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도 해냈다!

당연히 해낼 수 있다!

“네! 될 거 같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이원과 여량위는 확신을 담아 외치고 서로 손을 부딪쳤다.

짝, 짝, 짜자자자짝-!

그리고 실패했다.

* * *

“……아니, 이게 왜 안 되지!?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아저씨, 누나! 빨리빨리 움직여봐! 빨리빨리 움직이면 될 수도 있어! 이렇게, 이렇게! 해 봐!”

휘잉, 휘이잉-!

천문석과 특급 헌터는 계속 손을 부딪치며 외쳤다.

그 앞에 선 이원과 여량위도 쉬지 않고 손을 부딪쳤다.

짝, 짝, 짜자자자짝-!

그러나 박수 소리만 울렸다!

나선을 그리는 힘의 소용돌이가 생기긴커녕, 인력과 척력조차 제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이원과 여량위가 손을 마주칠 때뿐만 아니라.

천문석과 이원, 천문석과 여량위가 손을 마주칠 때까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가르치는 ‘상생상극 수련’은 일기일원공의 비기도 아닌 단지 수련의 방편일 뿐이다!

시동을 거는 것처럼 높은 토크, 내력도 필요 없기에, 내력 한점 없는 특급 헌터도 한 번에 성공할 정도로 간단한 잡기일 뿐이다!

‘이런 잡기를 일류 무인 이원, 초절정 무인 여량위 둘 다 성공하지 못한다고!? 무공 전수가 시동을 거는 방법도 아닌 상생상극 연습에서 막혀 버렸다고!’

“……이게 왜 안 되지!? 뭐가 문제지!?”

천문석의 얼굴이 심각해지고, 이원과 여량위는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

“…….”

이때 돌연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인! 궤짝을 반짝반짝하게 닦았습니다! 저…… 금괴도 닦아도 될까요? 제가 이런 금괴는 처음 봐서 꼭 한번 만져 보고 싶은데…… 헤헤헤-.”

불타는 범선에서 구한 데이몽 발도가 마른 천을 든 채로 겸연쩍게 웃고 있었다.

“어, 그래…….”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번뜩이는 게 있었다.

‘혹시? 상생상극 수련이 엄청난 비전인 것 아닐까!?’

그러나 천문석은 곧 고개를 저었다.

내공 한 점 없는 특급 헌터도 한 번에 해냈다. 그런 수련이 엄청난 비전일 리 없었다.

이때 다시 한 번 머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특급 헌터가 특별한 거라면!?’

특급 헌터는 적당히 전한 전법륜인 딱빰의 정수를 스스로 깨달은 아이!

며칠 전에는 천검 이세기 같다고 감탄한 적도 있었다!

“……!”

설마, 내가 엄청난 비전을 만든 건가!?

초절정에 달한 여량위조차도 불가능한 수련법을!?

그걸 확인할 사람이 바로 앞에 있었다.

데이몽 발도!

이 녀석에게 특급 헌터와 같은 걸 시켜보면 된다!

“데이몽 발도! 잠깐만 도와줄 수 있겠냐?”

천문석이 묻는 순간 데이몽 발도는 바로 깊게 허리 숙이며 외쳤다.

“대인! 무엇이든 명만 내려 주십시오!”

“내가 지금부터 보여 주는 거 잘 보고 따라 하면 된다. 특급 헌터 한 번 더 하자.”

천문석은 바로 특급 헌터와 손을 부딪쳤다.

짝, 짝, 짜자자자짝-!

휘이이잉-

“음과 양을 매 순간 반전시켜서 인력과 척력을 만들고. 그 힘으로 소용돌이를 만드는 거야. 어때 할 수 있겠냐?”

천문석이 묻는 순간.

데이몽 발도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 이거 왜 이리 비슷하지……?”

“뭐라고?”

“앗! 아무것도 아닙니다! 대인!”

데이몽 발도는 번쩍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생명의 은인이자 엄청난 거부 이세기 대인의 호감을 살 기회!

게다가 대인이 보여 준 시범은 대사형이 자신과 둘째 사형을 굴릴 때 사용하던 얼차려 와 너무나 비슷했다!

완벽하게 성공해서 호감을 산다!

‘와, 대사형이 도움이 되다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몽 발도는 확신을 담아 외쳤고, 이원과 여량위는 경악했다.

“뭐? 한번 보고 된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천문석은 바로 데이몽 발도와 손을 마주쳤다.

짝, 짝, 짝-

처음에는 천천히.

그리고 점점 빨라져 손이 보이지 않을 속도로!

짝, 짝, 짜자자자짜자짝-!

휘잉, 휘잉, 휘이이잉-

매 순간 인력과 척력이 교차하고, 나선의 소용돌이를 그린 힘이 바람이 되어 불어왔다!

천문석은 환해진 얼굴로 외쳤다.

“그렇지! 당연히 이렇게 돼야지!”

된다! 되고 있다!

데이몽 발도도 처음 시도에 성공했다!

특급 헌터가 특별한 게 아니다.

자신이 만든 상생상극 수련법이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이원과 여량위는 귀신에라도 홀린 듯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바라봤다.

“이렇게 쉬운 거였어!?”

이원이 자신도 모르게 외칠 때.

여량위는 눈을 몇 번이나 깜빡였다.

자신과 이원은 몇 번을 시도해도 실패했다.

그런데 천문석, 꼬맹이, 궤짝 닦던 소년까지 단숨에 성공했다!

‘뭐지, 진짜로 쉬운 건가?’

‘설마? 내가 감각이 없는 건가?’

‘혹시? 터가 좁다는 그 말 때문인가?’

‘아니지. 이원도 안 되는 걸 보면 그건 아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의문!

여량위는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짝-

이때 박수 소리가 멈추고 천문석은 외쳤다.

“자, 봤지!? 상생상극! 이거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거야! 우리 다시 한 번 해 보자! 이번에는 내공이 있는 데이몽이 도와줄 테니까. 해낼 수 있어!”

“잘 부탁드립니다!”

데이몽 발도는 깍듯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심기일전 상생상극 수련이 다시 시작됐다.

천문석은 교관.

이원, 여량위는 훈련생.

특급 헌터, 데이몽 발도는 조교.

상생상극 수련이 한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이원과 여량위는 이 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상생상극에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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