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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06화 (70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706화>

“으으윽-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강호행에 여량위가 동행하다니!

어떻게든 절정의 경지에 올라 여량위와의 격차를 좁히려 했는데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게 생겼다!

이원은 머리를 잡고 괴로워할 때.

이 모습을 본 데이몽 발도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네…….”

이원만 있을 때는 몰랐다.

그런데 두 사람이 더 나타나자 무언가 자신의 촉을 건드리는 게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 엄청난 무위를 펼치고 일행이 된 여량위.

허망한 얼굴로 빠르게 멀어지는 대 공자.

여량위, 대 공자, 이원!

이 셋을 번갈아 보는 순간 느껴지는 기이한 감각!

“왜 이렇게 낯이 익지!?”

딱 봐도 비싸 보이는 고속 갤리선의 주인!

엄청난 부를 지닌 가문과 자신이 접점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얼굴, 목소리, 행동 모든 것에서 낯익은 무언가와 친근함이 느껴졌다!

‘분명 어디선가 봤다!’

데이몽 발도는 기억 속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이때 여량위가 준 호랑이 가죽을 걸친 특급 헌터가 데이몽 발도를 툭- 치고 지나가며 외쳤다.

“배가 엄청 커다래! 이원 아저씨! 여량위 누나 엄청 부자구나! 이 호랑이 가죽 엄청 멋있어! 앗! 알바! 알바한테도 보여 줘야지!”

특급 헌터의 외침을 듣는 순간 데이몽 발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뿔싸! 엉뚱한 데 정신이 팔려 진짜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

이원, 여량위 자신 앞의 사람이 상상을 초월한 갑부라는 사실!

그렇다면 낯익고 친숙한 게 당연했다!

자신은 하루 종일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지 고심하니까!

데이몽 발도는 재빨리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괴로워하는 이원에게 접근해 안면을 틀 기회를 노렸다!

카카캌-

구으으-

띠디딛-

구으응-

이때 특급 헌터와 동물 친구들은 확 넓어진 갑판을 달려 선실로 내려가며 외쳤다.

“알바! 어디 있어!? 나 호랑이 가죽 생겼어! 카카캌- 배도 엄청 커졌어! 으앗! 속도도 훨씬 빨라진 거 같아!”

특급 헌터의 외침 대로였다.

여량위의 고속 갤리선은 수십 개의 노와 세 개의 돛대에 걸린 복합 돛까지 가지고 있었다.

노를 저을 용역 헌터들은 지친 상태이지만, 돛을 움직이는 선원들은 전원 노련한 숙련 선원들이었다.

고속 갤리선은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강 하류로 나아갔다.

대 공자, 이가장의 호위 무사, 대륙 상단의 정예 무사들은 모두 아카린의 고속선에 남겨 두고!

고속 갤리선 갑판 위 천문석의 동료들은 불안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래도 되는 거야?”

“잘 된 거 같기는 한데……?”

“최설, 이대로 내려가도 괜찮은 거야? 강 하류 요새로 막혔잖아?”

최설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너무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에 깜빡했다!

최설은 바로 이원에게 달려가 외쳤다.

“이대로 내려가면 안 됩니다! 지금 강 하류 막혔잖아요!”

괴로워하던 이원은 벌떡 일어났다.

“아차! 여량위 이대로 하류 통과 못한다! 물길 막혔어!”

“내가 하류에서 올라올 때 보니까 막는 놈들 없던데?”

“어, 그러고 보니! 너 하류에서 올라왔잖아? 올라올 때 요새에서 안 막았어? 적월 상단 대형 범선이랑 이상한 광신도들이 강을 막았는데!?”

“그래? 이상하네. 아무도 막는 사람 없었는데? 적월 상단이라고? 어쩐지 귀에 익은데.”

여량위가 고개를 갸웃하자, 서기가 앞으로 나서 고개를 숙였다.

“적월 상단. 타대륙과 원대륙을 잇는 원양 무역을 하는 상단입니다. 타대륙에서는 레드문 상단이라고…….”

“아, 레드문 상단! 아니, 원양 무역으로 먹고사는 애들이 여기에는 왜 온 거야?”

서기는 힐끗 최설을 살피며 대답했다.

“적월 상단은 지금 후계자 경쟁 중입니다. 경쟁 중인 후계자가 실적을 쌓으려 적염성으로 무역로를 확장하려 한 것 같습니다.”

“뭐? 허공도가 바로 옆에 있는 적염성에 무역로를 뻗는다고? 하하하-.”

여량위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최설을 봤다.

“적월 상단은 걱정할 거 없다. 그보다 목적지가 어디야? 바다까지 내려가야 하나?”

여량위는 적월 상단이란 이름을 들었음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거 정말 괜찮은 건가?’

최설은 불안해졌지만, 천문석과 아카린 둘 다 기절한 지금 다른 방법은 없었다.

최설은 원래의 계획을 밝혔다.

“원래 계획은 안개 길잡이를 만나 열사의 사막으로 넘어가는 건데…… 계획을 세운 사람이 기절하는 바람에 안개 길잡이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량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서기에게 명령했다.

“그럼 기절한 사람이 깨어날 때까지 강 하류 도시에서 기다리는 거로 하지. 가장 가까운 도시로 이동한다!”

“알겠습니다! 단주님!”

서기는 바로 고개 숙이고 선원들에게 명령을 전했다!

촤아, 촤아아-

고속 갤리선은 점점 더 빠르게 가속해 적월 상단의 대형 범선, 광신도들의 배가 기다리는 요새로 나아갔다.

이때 천문석을 찾아 갤리선 안을 달리던 특급 헌터는 깜짝 놀라고 있었다.

“뭐!? 우리가 만날 안개 길잡이가 이 안에 있다고!? 반짝이 그게 진짜야!?”

띠디디딛딛디-!

반짝이는 바로 대답했다.

스카라베 왕국 출신인 반짝이에게 열사의 사막은 익숙했다.

배에 들어오는 순간 열사의 사막 특유의 모래바람 냄새를 느꼈다!

띠디딛디디딛-!

반짝이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특급 헌터는 눈을 빛냈다!

아카린의 기절하고, 안개 길잡이를 찾지 못해 모두가 곤란해하고 있는 상황!

특급 헌터가 활약할 순간이 왔다!

“반짝이 출동! 얼른 안개 길잡이 찾아서 알바한테 가르쳐 주자! 카카캌-.”

부우우우웅-

반짝이는 갤리선 선체를 날았고.

특급 헌터와 사슴이, 퐁퐁이는 신나게 그 뒤를 따라 달렸다.

그리고 반짝이가 한 선실 문 앞에 멈춰 섰다!

“여기구나!”

특급 헌터는 바로 선실 문을 열었고 발견했다.

알바!

말하는 새끼 여우!

붉은 원숭이 아카린!

그리고 처음 보는 누나!

기절한 네 사람이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처음 보는 이 누나가 안개 길잡이구나!

“반짝이! 이 누나가 안개 길잡이야!?”

띠디딛딛-!

반짝이는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누나! 안개 길잡이 누나 얼른 일어나! 모두 기다리고 있어!”

특급 헌터는 기절한 누나를 마구마구 흔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흔들어도 잠에서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안 일어나잖아! 니케를 데려오는 건데!”

특급 헌터가 실망하는 순간.

반짝이는 한 가지 계획을 말했다.

띠띠디디딛-

“뭐, 그게 진짜야!? 그게 된다고!?”

특급 헌터가 깜짝 놀라는 순간 반짝이는 다시 한 번 확신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띠디딛딛띧디띠-!

특급 헌터는 반사적으로 방안에 누운 네 사람을 다시 봤다.

반짝이의 계획은 길잡이 누나뿐만 아니라 여우, 아카린, 알바까지 모두를 한 번에 깨울 수 있었다.

그러나 특급 헌터조차 망설일 정도로 과감했다.

“…….”

평소라면 반짝이가 아무리 확신을 담아 말해도 차마 하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반짝이는 잠이 든 특급 로봇을 하늘에서 떨어뜨려 알바를 구하는 엄청난 계획을 성공시켰다!

지금 이 순간 반짝이의 신뢰도는 알바 바로 밑!

특급 헌터는 한참을 고심하다가 번쩍 고개를 들고 외쳤다.

“그래 결심했어!”

특급 헌터는 품 안에 있던 나무 상자를 꺼내 마구마구 흔들었다.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나무 상자.

다다다다닥-

그러나 곧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특급 헌터는 바로 나무 상자 뚜껑을 열었다.

상자 안에는 새하얀 돌 다섯 개가 들어 있었다!

앙꼬에게서 딴 새하얀 공기돌.

이 공기돌은 공기놀이뿐만 아니라, 벽, 땅바닥, 장난감, 어린이 기차 어디든 선을 그을 수 있는 훌륭한 무려 8점짜리 돌이었다.

특급 헌터는 새하얀 공기돌을 꺼내 조심조심 기절한 사람들의 이마에 올려놨다.

천문석, 여우, 아카린, 안개 길잡이 누나.

그리고 안개 길잡이 누나 앞에 서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반짝아. 이거 진짜 되는 거 맞지?”

띠디딛띠-!

단호히 고개를 끄덕이는 반짝이!

“알았어!”

후, 하, 후, 하-

특급 헌터는 심호흡하며 계획을 실행할 준비를 시작했고.

반짝이, 사슴이, 퐁퐁이는 숨을 죽이고 이 모습을 바라봤다!

-……!

-……!

-……!

후, 하-

후우, 하아-!

호흡을 고른 특급 헌터는 주저하지 않고 외쳤다!

“하늘을 잇는다!”

그리고 엄지로 중지를 누른 작은 손이 날아갔다!

전법륜인(轉法輪印)!

스승님이 전생 천마에게.

전생 천마가 현생 알바에게.

그리고 천문석이 특급 헌터에게.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넘어 특급 헌터에게 전해진 전법륜인!

깨달음을 전하는 법(法), 지고의 수인(手印)이 펼쳐졌다!

기절한 안개 길잡이의 이마에 놓인 8점짜리 공기돌을 향해서!

따아악-

……

* * *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

천문석은 자신의 상태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시작은 악몽에 삼켜진 허공도의 제사장이었다.

허공도의 제사장을 삼키는 순간 청염의 뱀은 그 악몽에 물들어 검은 뱀이 됐고.

검은 뱀은 머릿돌의 빛을 흡수해 흑룡으로 진화했다!

진화한 흑룡은 떨어지는 타이탄과 충돌해 훅 갔고!

그 순간 흑룡은 그 위에서 도약하던 자신을 삼켜 버렸다.

그리고 타이탄에 담긴 사념이 흑룡의 악몽을 매개체로 하여 자신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자신이 꾸는 꿈의 정체였다!

천문석은 수많은 악몽을 꿨다.

자신의 꿈이 아니라 타인의 꿈이기에 마치 영화 속 배우가 된 것처럼 악몽을 바라봐야만 했다.

고통스러운 죽음.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어리석은 행동으로 죽는 동료들.

……

이 악몽은 보통의 꿈과 달랐다.

마치 현실인 것 같은 생생한 고통이 몸과 마음을 헤집었다!

그러나 천문석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감정을 태우는 마공, 천마신공의 극에 달해 인지를 잃으려는 순간.

단숨에 극을 넘어 비상하고, 천강의 불길로 스스로를 태운 전생 천마가 천문석이었다.

고통을 관(觀)하는 순간 극한의 고통과 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다를 게 없어진다.

수천, 수만의 악몽이 덧없는 물거품처럼 찰나의 순간에 스러져 갔다.

천문석은 타이탄의 사념 깊은 곳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타이탄에 담긴 사념의 바닥에 닿을 때.

휘이이이잉-

천문석은 차가운 칼날 바람이 불어오는 빌딩 옥상에서 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러진 빌딩과 줄줄이 박살 난 건물.

뒤집힌 아스팔트에 온갖 잔해가 수북이 쌓인 폐허가 된 도시.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 마수와 몬스터가 바글거렸고.

이 마수와 몬스터와 무장한 사람들이 싸우고 있었다.

타타타탕-

콰아아앙-

크아아아-

사격음과 폭음이 끝없이 이어지고 마수와 몬스터의 살기 어린 포효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천문석은 낯익음과 생경함을 동시에 느꼈다.

‘뭐야, 여기 왜 이렇게 낯익지?’

폐허가 된 도시에서 낯익음을 느꼈고.

마수와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생경함을 느꼈다.

‘저 탄환……? 미친, 일반탄이잖아!? 어, 저 사람들!? 각성자는 전부 어디 가고 일반인뿐이야!?’

이때 전장을 바라보던 시선이 움직였다.

전장을 바라보던 사람은 180도 몸을 돌려 뒤를 바라봤고.

천문석은 폐허가 된 도시가 낯익은 이유를 깨달았다.

거대한 타원형의 빛의 링, 게이트가 보였다!

교과서, 인터넷, 텔레비전 수많은 매체에서 봤고.

오리온 길드 현장 면접, 세기말 대한민국에서 직접 겪은 게이트!

최초의 게이트, 광화문 게이트다!

광화문 게이트는 기억 속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게이트 주변은 완전히 달랐다.

경복궁 터는 기둥 하나 남지 않고 평지가 됐고, 그 뒤 북악산은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북악산이 불타고 있다고!? 게이트 전쟁이 끝날 때까지 그런 일은 없었는데!?’

천문석이 깜짝 놀라는 순간.

바짝 긴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대문 팀에서 준비가 끝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현재시간. 2020년 12월 31일 11시 50분. 모든 팀 준비가 끝났습니다!”

“9차 서울 수복 작전 시작까지. 10분 남았습니다. 사령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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