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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99화 (70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99화>

“앗! 이게 뭐야!?”

특급 헌터는 펜던트를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펜던트 중앙의 말간 돌!

로봇이 들어 있는 돌에 빛이 차올라 물처럼 찰랑거리고 있었다!

“로봇 일어났구나! 드디어 잠에서 깼구나!”

특급 헌터는 환한 얼굴로 펜던트를 번쩍 들고 외쳤다.

“로봇 출동이야! 얼른 가서 알바를 도와줘!”

……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

특급 헌터는 말간 돌을 하늘에 비춰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아직도 안 일어난 거야!? 일어나! 빨리빨리, 한국 사람은 빨리빨리라니까!”

특급 헌터는 로봇을 깨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했다.

쿵, 쿵, 쿵-

펜던트를 갑판에 내려치고.

퐁, 퐁, 퐁-

퐁퐁검으로 마구마구 때렸다.

“일어나! 이제 좀 일어나라니까!”

그러나 아무리 때리고 외쳐도 로봇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최후의 방법을 사용했다.

“니케……! 앗 니케는 없지! 사슴이! 집게로 이 목걸이 좀 아프게 물어봐!”

특급 헌터는 사슴이의 톱날 집게에 펜던트를 물리고 외쳤다!

구으응-!?

사슴이가 깜짝 놀라 되묻는 순간.

특급 헌터는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깨져도 괜찮아! 세게 물어! 로봇 일어나게! 아주아주 아프게 물어!”

사슴이의 초진동 톱날 집게가 맞물리려는 순간.

반짝이가 다급히 끼어들었다.

띠디, 띠딛디딛-!

“어, 정말로!? 안 일어나도 강제로 꺼낼 수 있다고? 그런데 어차피 안 깨어나면 알바 도와줄 수 없는 게…….”

띠딛띧, 띧디딛띠디디-!

반짝이는 특급 헌터의 말을 끊고 자신의 계획을 빠르게 설명했다.

특급 헌터는 고개를 갸웃했다.

“계획대로 잘 될까!?”

이때 하늘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콰카카쾅!

“알바!”

깜짝 놀란 특급 헌터는 눈과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먹구름을 살폈다.

곧 먹구름 속이 보이고 들렸다!

어느새 검은 뱀의 꼬리에 칭칭 휘감긴 채로 악을 쓰는 알바가!

‘으아악- 얍삽한 녀석! 내가 박수만 치면 넌 끝장이야!’

파직, 파지직-

순간 검은 뱀의 뿔에서 쏘아진 뇌전이 알바를 지졌다!

‘으아아-.’

으아악-

특급 헌터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른 순간 깨달았다.

지금은 될지 안 될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반짝이가 말한 계획을 실행하지 않으면 알바가 위험했다!

“친구들 모두 모여! 지금부터 우리가 할 일이 있어!”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콰카카카카카캉-

수천 개의 뇌전이 터진듯한 섬광이 폭발해 먹구름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먹구름에 가려졌던 태양이 드러나 순식간에 낮이 되고 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이 빗속에서 뇌전을 휘감은 흑룡이 춤을 췄다!

“흑룡!”

고속선 위의 모두는 갑자기 튀어나온 흑룡에 경악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흑룡의 꼬리에 누군가 잡혀 있다!

“저기 사람이다!”

“흑룡 꼬리! 사람이 잡혀 있어!”

고속선 갑판 위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각성 헌터와 무인.

까마득히 멀리 있었지만 보는 순간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챘다.

“이세기!”

“아니! 흑룡한테 왜 잡혀 있는 거야!?”

“저 녀석 흑룡 빡치게 한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세기에게 굴려졌던 모두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세기라면…….”

“이세기 저 녀석이라면 가능하지.”

“하, 미친 녀석! 도대체 뭘 한 거야!”

“내가 저 녀석 언젠가 아작날 줄 알았어.”

이때 한 헌터가 무심결에 말했다.

“어, 잠깐만…… 이세기가 당하면…… 지구에는 어떻게 돌아가지?”

“……!”

이 순간 분위기가 반전됐다.

“노 저어! 빨리 노 저어!”

“당장 돛 펼쳐! 급하다!”

“야, 장대 들고 밀어!”

“이세기 새끼야! 버텨! 끝까지 버텨!”

“절대 죽으면 안 돼!”

“너 죽으면 진짜로 죽여 버린다!”

경악한 헌터들은 다급히 돛을 펼치고 노와 장대를 잡고 갑판을 달렸다.

으악, 으아악-

모두가 미친 듯이 악을 쓰며 노를 젓고 장대로 강바닥을 밀고 돛 줄을 잡았다.

고속선이 육지를 향해 질주할 때.

특급 헌터와 동물 친구들도 준비를 끝냈다!

퐁퐁이 등에 올라탄 사슴이와 반짝이.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들고 친구들에게 외쳤다.

“우리는 지금부터 반짝이 계획대로 알바를 구하러 갈 거야! 모두 뭘 해야 하는지 알지?”

구으응-!

띠디딛-!

구으으-!

사슴이, 반짝이, 퐁퐁이가 용감하게 울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특급 헌터는 목걸이 줄에서 펜던트를 꺼내 사슴이에게 건넸다.

“사슴이 부탁해!”

구으응-!

사슴이의 톱날 집게에 펜던트가 단단히 고정됐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알바를 구하러 갈 때다!

특급 헌터는 퐁퐁이 등에 올라타 외쳤다.

“퐁퐁이! 발사 준비!”

포그르르르르르-

퐁퐁이 몸이 45도 각도로 하늘을 향하고 전신에서 쏟아진 물방울이 지느러미에 맺혀 압축되기 시작했다.

특급 헌터는 퐁퐁이를 꼭 잡고 다짐했다.

단숨에 돌진해 알바를 구한다!

반짝이가 말한 계획대로!

“내가 카운트다운 할게! 모두 준비해!”

특급 헌터는 바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십, 아홉, 팔, 일곱, 육, 다섯, 넷…….”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며 퐁퐁이의 떨림이 폭발할 듯이 커졌다!

“삼, 둘, 하나! 발……!”

그리고 마침내 발사 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불쑥 튀어나온 손이 특급 헌터를 낚아챘다!

“으앗! 누구야!?”

깜짝 놀라 퐁퐁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쏙 빠져나가는 퐁퐁검.

“안 돼! 놔줘!”

특급 헌터가 다급히 외치며 발버둥 쳤으나, 완전히 제압된 몸은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이렇게 완벽하게 잡을 사람은 한 명뿐이다.

“교은 누나! 알바 도와주러 가야 한단 말야! 놔줘! 퐁퐁검 돌려줘!”

“안 돼. 안 돌려줘.”

“으악! 분노했어! 나 무섭게 분노했어!”

“분노해도 안 돼.”

“나 하늘 이을 거야! 내가 하늘 이으면, 엄청엄청 아파서 엉엉 울어!”

“절대 안 돼. 위험해.”

교은 누나에게는 애원, 분노, 협박 모두 통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진짜로 하늘을 이을 수밖에!’

특급 헌터는 경고 한 대로 최후의 방법을 썼다.

엄지로 중지를 누르고 외쳤다!

“하늘을 잇는…….”

그러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겨드랑이에 닿는 부드러운 손!

우힣헤헿히헤히헤-

전신에 퍼져 나가는 간지럼에 특급 헌터는 단숨에 무력화됐다!

“그만! 우히헤헤- 친구들……! 흐레헤헤- 도와……!”

특급 헌터가 동물 친구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치려는 순간.

진교은이 한발 먼저 외쳤다!

“퐁퐁이 발사!”

바짝 긴장해 발사 명령을 기다리던 퐁퐁이는 반사적으로 압축하던 물방울을 터트렸다.

포아아아아아앙-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치솟는 퐁퐁이, 사슴이, 반짝이!

“으앗! 으아앗! 나 안 탔어!”

다급히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특급 헌터는 하늘을 나는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친구들 부탁해! 계획대로! 알바를 도와줘!”

구으으-!

띠딛딛-!

구으응-!

퐁퐁이, 반짝이, 사슴이의 대답이 들려오고 다시 한 번 로켓 추진음이 터졌다.

포아아아아앙-

퐁퐁이는 직선으로 허공으로 가로질러 흑룡을 향해 돌진했다!

로봇이 봉인된 펜던트를 가지고!

* * *

으아악-

천문석은 악을 쓰며 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몸을 칭칭 휘감은 흑룡의 꼬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손만 빼내면 굉천수를 터트릴 수 있는데, 아무리 악을 쓰며 힘을 줘도 팔을 뺄 수가 없다!

아니, 손을 빼서 굉천수를 터트리기 전에 아작나게 생겼다!

콰드드득-

꼬리를 이루는 어둠이 탄력 있는 타이어처럼 수축, 팽창해 힘을 빼놓고.

파지지직-

뿔에서 날아온 뇌전이 비에 흠뻑 젖은 몸을 지졌다!

천문석은 직감했다.

꼬리를 조이는 힘과 뿔에서 날리는 뇌전 모두 흑룡의 전력이 아니다!

흑룡은 지금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다!

평소라면 이렇게 방심한 적에게 역으로 교훈을 내려 줬을 거다.

하지만 빛의 파도가 갑자기 사라지며 내력 대부분이 날아갔다.

남은 내력은 굉천수를 한번 터트릴 정도가 고작!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순간 바로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천문석이 결심하는 동시에 떨어진 뇌전이 몸을 지졌다!

콰지지직-

“끄어어억-.”

천문석은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축 늘어졌다.

그리고 재빨리 호흡을 지우고 맥을 느리게 만들었다!

‘죽은 척하기!’

그러나 흑룡은 섣불리 접근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꼬리를 조이고, 뇌전을 쏟았다!

콰득, 파지직-

천문석은 몸에 힘을 빼고 쏟아지는 공격을 그대로 맞았다!

‘음흉한 놈! 풀려나는 순간 끝장을 내주마!’

하지만 한번 낚였던 흑룡은 방심하지 않았다.

콰드드드득-

바위를 쥐어짜듯 꼬리를 조이고.

파지지지지직-

이대로 태워 버리겠다는 듯 뇌전을 쏘았다!

계속계속!

멈추지 않고 끝없이!

‘그만! 미친놈이 그만해! 물던지, 던지던지 다른 공격을 하라고!’

천문석은 마음으로 외쳤다.

하지만 흑룡은 천문석을 잡은 꼬리를 몸통에서 멀리 떨어트린 채 꼬리로 조이고, 뇌전으로 지지기만 했다.

콰득-

‘끄억- 참는다! 13번!’

파지직-

‘커억- 참을 수 있다! 17번!’

콰드득, 파지지직-

‘으드득- 이 정도는 버틸 수 있다! 23번!’

……

흑룡의 꼬리 조이기, 번개 지지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마치 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결국, 100번을 채웠을 때.

천문석은 죽은 척을 그만두고 번쩍 고개를 들어 분통을 터트렸다.

“100번! 100번이라고!?”

“빌어먹을 젠장! 못해 먹겠네!”

“미친놈아! 왜 똑같은 공격만 하는데!”

“넌 지금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뭔 말이냐고!? 좆됐다는 거야! 새끼야!”

“딱 기다려! 내가 지금 바로 전생의 경지를 훔쳐서 박살 내주마!”

눈이 돌아간 천문석은 바로 하늘의 저울을 불렀다!

‘이 미친 흑룡 새끼를 조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대가로 올리겠다!’

이때 로켓음이 들려왔다!

포아아아아아앙-

“특급 헌터!?”

깜짝 놀란 천문석이 고개를 돌리는 동시에 흑룡의 뿔에서 뇌전이 생겨났다!

“야, 피해!”

콰아아앙-

자신을 지질 때와는 전혀 다른, 엄청난 위력의 뇌전이 퐁퐁이에게 쏘아졌다!

포아앙-

퐁퐁이는 45도 꺾어 뇌전을 피했고!

파바바밧-

반짝이의 빛의 막이 생겨나 스파크를 막아 냈다!

그리고 퐁퐁이는 다시 한 번 꺾어 자신을 향해서 돌진했다!

‘나를 구하러 오고 있구나!’

구으으으응-

이때 톱날 집게를 세운 사슴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천문석은 동물 친구들의 계획을 알아챘다!

퐁퐁이의 로켓 비행으로 하늘을 날고.

반짝이의 빛의 막으로 번개를 뚫은 후.

사슴이의 톱날 집게로 공격하려는 생각이다!

그리고 흑룡도 적의 계획을 알아챘다!

콰카카카카캉-

흑룡의 뿔에 생겨난 뇌전이 연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퐁퐁이는 탄막을 피하는 게임 속 비행기처럼 뇌전을 모조리 피해 날아왔다!

엄청난 속도로 가까워지는 퐁퐁이를 보는 순간 직감했다.

‘이건 먹힌다!’

전생의 경지를 훔칠 필요도 없다!

사슴이의 톱날 집게로 꼬리를 찌르고 풀려나는 순간 굉천수를 터트리면 된다!

“흑룡 넌 끝장이다!”

포아아앙-

이 순간 다시 한 번 가속하는 퐁퐁이!

퐁퐁이는 마지막 뇌전을 뚫고 천문석이 잡힌 꼬리로 접근했다!

“사슴이 여기야! 이 꼬리만 자르면 돼!”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포아앙-

퐁퐁이는 그대로 꼬리를 지나 몸통을 거쳐 머리로 날아갔다.

‘머리를 직접 공격하려고!?’

“위험해! 조심……!”

천문석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

퐁퐁이는 수직으로 꺾어 날아올랐다.

포아아아앙-

흑룡의 머리를 지나쳐 아무도 없는 하늘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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