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86화 (68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86화>

섬초를 데리고 열사의 사막까지 튄다!

미호와 류호는 계획을 듣는 순간 이세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달았다.

섬초를 미끼 삼아 허공도의 제사장을 유인하겠다는 이야기!

“아직 새끼 여우인데? 아니, 그리고 어떻게 돌려보내려고!?”

“일행에 아카린 있어. 아카린 돌아갈 때 섬초 같이 보내 줄게!”

‘그렇다면 가능하다!’

미호는 바로 엄마를 봤다.

“엄마?”

“…….”

류호는 연신 기합을 지르는 섬초를 보며 고심했다.

겉보기에는 새끼 여우지만, 섬초의 정체는 헤아릴 수 없이 긴 세월을 살아온 선조.

선조는 혼돈에 놓인 길, 대요마, 이지를 잃은 마신, 허신이 가득한 무저갱의 마굴을 돌파하셨다!

비록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열사의 사막’에 홀로 떨어진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장원으로 돌아오실 분!

지금 제사장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는 없다!

류호는 곡옥을 꺼내 주술력을 담아 선조의 목에 걸었다.

그리고 천문석을 향해 정중히 머리 숙이며 바람 주술이 담긴 곡옥 십여 개를 넘겼다.

“부탁드려요.”

휘이이잉-

잠시 후 배 위에 돌풍이 몰아치고, 류호와 미호가 바람을 타고 강가로 달려갔다.

“…….”

미호는 포대기를 가슴에 두른 이세기와 그 포대기에서 머리를 내민 섬초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외쳤다.

“섬초! 여행 조심해! 이세기! 너도 조심하고 꼭 다시 돌아와! 엄청난 대접을 해 줄게!”

천문석은 피식 웃었다.

계획이 실패하든 성공하든 자신이 적염성으로 돌아올 일은 없었다.

그러나 삶은 언제나 예측 불허!

천문석은 멀어지는 미호와 류호에게 크게 손을 흔들어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류호와 미호가 갈대 속으로 들어가고 기척이 사라지는 순간.

천문석은 섬초를 덮은 내력으로 만든 막을 지웠다.

그리고 포대기에서 상체를 내밀고 여전히 기합을 지르는 새끼 여우에게 말했다.

“야, 이제 마음껏 외쳐!”

“이야압, 얍얍, 얍얍-! 이상하네? 왜 힘이 안 돌아오지!?”

“제사장 부르라니까!”

“이얍, 얍얍얍-! 힘아 얼른 돌아와!”

그러나 섬초는 미운 네 살처럼 대꾸도 없이 기합만 질렀다.

“와, 이 청개구리 녀석!”

천문석은 빙글 몸을 돌려 제사장을 향해 내력을 담아 외쳤다.

[허공도의 제사장! 여기다! 여기에 먹튀한 여우 요괴가 있다! 얼른 쫓아와라!]

[카캬카카카카-]

거대한 웃음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순간.

콰아앙-

푸른 섬광이 폭발하고 긴 화염의 꼬리가 생겨났다!

허공도의 제사장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오고 있다.

파아아아앙-

바람 주술의 힘으로 강을 질주하는 배를 향해서!

천문석은 타륜을 잡고 하류로 길게 뻗은 강을 바라봤다.

이제 상황은 간단해졌다.

일종의 술래잡기.

도망치는 술래는 자신과 섬초.

술래를 쫓는 건 허공도의 제사장.

동료들과 합류해 열사의 사막으로 넘어가면 승리!

넘어가기 전에 허공도의 제사장에게 잡히면 패배다!

이곳은 장애물이 가득한 시가지, 뒤엉킨 배 위가 아닌 탁 트인 강 위다.

하지만 자신감이 차올랐다.

자신은 전생을 자각하고 무공에 다시 입문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잡힌 적이 없었다!

“난 할 수 있다!”

“이얍, 얍얍얍-! 빨리 돌아와랏!”

천문석의 확신을 담은 외침과 섬초의 기합 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깊은 밤을 지나 새벽이 되어가는 시간, 강 위에서 추격전이 시작됐다!

* * *

강가의 갈대숲에 들어가는 순간.

류호와 미호는 기척을 죽이고 납작 엎드렸다.

파아아아앙-

곧 폭음과 함께 푸른 화염을 휘감은 허공도의 제사장이 머리 위로 지나갔다!

잠시 후 몸을 일으킨 류호는 다급히 말했다.

“미호! 바로 적염성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해!”

“어? 탄하고 태웅 아저씨가 대피시키기로 했잖아!?”

“상황이 변했어! 대피 장소를 바꿔야 해! 북쪽 영산으로 피했다가 하루, 이틀 후에 돌아와!”

“알았어! 빨리 가자 엄마!”

미호는 몸을 돌려 전력으로 달렸다.

그러나 곧 이상을 깨달았다!

같이 달리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엄마!?”

재빨리 고개를 돌려 주위를 훑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날 보내고, 이세기를 도와주러 갔구나!’

깨닫는 순간 미호는 반사적으로 엄마를 따라가려다가 멈칫했다.

내가 따라가는 게 도움이 될까?

혹시라도 정체가 밝혀지면 끝장이다!

미호는 갈등 어린 눈으로 강 하류와 적염성을 번갈아 봤다.

“…….”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우두커니 서 있을 때 돌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생을 즐겨라! 헉-.”

“난 하나도 힘들지 않다! 헉, 허억-.”

“즐기기는 젠장! 아, 배 당겨!”

“그냥 도시에서 슬쩍하는 건데! 으으윽-.”

“아니, 이분 어디까지 내려가신 거야!?”

……

“……!”

목소리를 듣는 순간 생각나는 얼굴이 있었다!

‘걔가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의문도 잠시 류호의 눈이 빛났다!

류호는 몸을 숙이고 기척을 죽인 채로 갈대 사이를 달렸다!

목소리를 향해 다가가자 미세하게 느껴지는 이 술 냄새!

하누만 주조 장인의 벌꿀 술!

자신이 도박판에서 잃은 그 술이다.

그렇다면 이 목소리의 주인은 그다!

경계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수많은 요마괴이의 눈탱이를 치고 다니는 사기 도박꾼!

결혼식을 난장판으로 만들기 위해 안개길의 비술로 불렀던 사기 도박꾼이 엉뚱한 시간, 장소에 나타났다!

하지만 왜, 어떻게 여기에 나타났는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이 나타났다는 게 중요했다!

이 녀석이라면 제사장의 발목을 붙잡아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을 거다!

이때 갈대 사이로 인영이 보이고, 미호는 갈대를 박차고 뛰며 외쳤다!

“야, 사기 도박꾼! 지금…….”

순간 미호의 눈앞에서 별이 번쩍이고 의식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털썩-

기절한 미호가 쓰러지자 반사적으로 그 몸을 받는 대사형.

“미호!?”

대사형은 깜짝 놀랐다.

사기 도박꾼이란 외침만 듣고 눈탱이를 친 요마괴이인 줄 알았다!

반사적으로 주먹부터 날렸는데, 상대는 여우 일족의 금지옥엽 미호였다!

“야, 정신 차려! 너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지금쯤 적염성으로 달려가야 했는데!?”

연신 몸을 흔들지만, 정신이 돌아올 기색이 없다!

대사형은 갈등 어린 눈으로 강 하류와 적염성, 미호를 번갈아 봤다.

잠시 후 갈대밭에 두 배로 힘겨운 외침 두 배로 무거워진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쿵쿵, 쿵쿵쿵-!

“이 불운! 아, 이래서 조사님한테 가까이 가기 싫었는데! 데이몽 발도! 이놈 때문에! 으으윽-! 야, 너 왜 이렇게 무거워!”

* * *

천문석과 허공도의 제사장이 추격전을 벌이고.

그 뒤로 류호, 대사형, 기절한 미호가 따라붙을 때.

적염성에선 탄과 태웅, 당종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

이미 미호와 협의가 끝난 일.

혹시나 모를 위험을 피하고자 하루 동안 적염성을 비우기로 했다.

짐을 싸 들고 대피 중인 주민들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축제, 하늘 고래 낙하, 광장의 전투, 인장 반지 추격전, 불의 비, 강에서 불타는 수백척의 배!

이 모든 사건·사고가 단 하루 만에 터졌다!

그리고 이제는 한밤중에 대피까지 하고 있었다!

“괜찮겠죠?”

“괜찮을 거야.”

피난 중인 사람들이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살필 때.

엄마 아빠를 따라가는 꼬맹이들은 신나게 외쳤다.

“오늘 재밌지 않았냐!?”

“맞아! 오늘 엄청 재밌었어!”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앗! 성주님이 연 축제 안 끝났잖아!?”

“그렇지! 그럼 내일도 오늘처럼 난장판이겠네!”

우흐흐흐흣-

크하하하핰-

키요오오옷-

꼬맹이들의 신난 웃음소리가 대피 중인 사람들 사이사이에서 울려 퍼졌다.

“하, 긍정적인 꼬맹이들이네.”

“뭐, 틀린 말은 없잖아?”

“오늘 하루 재밌긴 했지.”

“다친 사람은 있어도 죽은 사람은 없으니까 말야.”

“그러고 보면 오늘 참 신기한 하루였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하루는 그야말로 여우에게 홀린 듯한 하루였다.

수십 수백 명이 죽어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연이어 사건이 터지고 난장판이 됐다.

하지만 이 난장판에서 죽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누군가 그렇게 정하기라도 한 것처럼!

곧 꼬맹이들의 웃음이 전염되듯 퍼져 나가고 긴장된 분위기는 빠르게 사그라졌다.

적염성에 사는 수많은 인간, 도깨비, 수인, 요마, 괴이들이 성문으로 강으로 질서정연하게 대피했다.

이때 천문석과 얽힌 사람들도 움직이고 있었다.

-하누만 농악대.

“뭐, 이세기가 맡겨 둔 술이 없다고!?”

“여관 주인!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아카린처럼 먹고 튄 거야!?”

“이세기가 그럴 놈이 아닌데!?”

“하여튼 맡긴 술 없다니까 그러네!”

여관 주인이 고개를 젓자, 징을 든 하누만이 앞으로 나섰다!

“야, 잘 찾아 봐! 칠전팔기라고 끝내주는 뱀술 없어!?”

“아, 칠전팔기! 그거!”

여관 주인은 알겠다는 듯 외치고 카운터 아래로 몸을 숙였다.

그리고 카운터 위에 종이를 놓았다.

“……이게 뭔데?”

“칠전팔기라는 술. 그거 아카린이 가져갔어. 이거 아카린이 남긴 메모다.”

“……!”

다급히 메모를 펼치는 순간 짧은 문장이 보였다.

[칠전팔기, 내가 두 배로 불려서 돌려줄게! - 아카린]

아카린에게 또 당했다!

“……!”

“……!”

충격을 받은 하누만 농악대가 뭐라 말을 잇지 못할 때.

여관 주인이 입을 열었다.

“야, 얼른 나가! 나도 대피하러 가야 해!”

아카린이 돌아와 칠전팔기를 줄 때까지 여관에 붙어 있어야 한다!

눈빛을 교환한 하누만 농악대는 여관 주인을 졸졸 따라 움직였다.

-에리히 우론.

에리히 우론은 강 위에서 치솟는 화염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 마음속에선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제때 빼낸 갤리선은 겨우 반!

폭풍해 사략 선단의 갤리선 반이 수백척의 배와 뒤엉켜 불타고 있다!

그나마 빼낸 갤리선도 선체 곳곳이 청염(靑炎)에 검게 타올라 대대적인 수리를 해야 했다.

그러나 적월 상단에서 받은 의뢰비를 모두 쏟아부어도 수리비가 부족했다!

우론 공국을 되찾는다는 꿈은 이미 물거품이 됐다.

아니, 그전에 이렇게 아무 소득 없이 폭풍해로 돌아가면 선단이 산산이 흩어지게 될 거다.

‘뭐지, 뭐부터 잘못된 거지!?’

에리히 우론은 끝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확실한 건 하나뿐이었다.

자신이 좆됐다는 것!

-남방 마탑의 전투 마법사.

전투 마법사들은 은신 결계를 펼친 채 성주 장원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달리고 있었다.

“경비 인원 모두 빠져나갔다! 성주 장원도 텅 비었을 거다!”

“돌아올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있지?”

“하루에서 이틀?”

“이틀? 시간이 너무 부족해.!”

“어쩔 수 없다. 흩어져서 가능성이 큰 장소부터 스캔해 보자!”

전투 마법사들의 시선이 바위 언덕 위 아득히 높은 하늘로 솟은 마탑에 꽂혔다.

허공도의 제사장이 나타나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계약은 흐지부지됐다.

당연히 마탑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저 마탑에 있는 건 빛을 잃지 않은 활성화된 ‘머릿돌’이니까!

그래서 전투 마법사들은 이곳으로 달려왔다.

적염성의 모두가 대피한 동안 텅 빈 마탑에서 ‘머릿돌’을 찾기 위해서!

‘머릿돌’에는 그 어떤 마법적 탐색도 먹히지 않는다고 기록됐다.

하지만 자신들은 과거의 유산을 잃은 영락한 마법사들과 달랐다.

마도 제국이 무너진 후 타대륙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내려 와 남방 마탑을 세운 마법사들의 후손!

자신들이라면 ‘머릿돌’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아니, 반드시 ‘머릿돌’을 찾아야 한다!

남방 마탑을 활성화하고 마력장 지대의 무한한 힘을 얻기 위해서!

온종일 구른 전투 마법사들은 성주 장원으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미친 듯이 달렸다.

마탑에 숨겨져 있는 ‘머릿돌’을 찾기 위해서!

그러나 이 순간 전투 마법사들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마탑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 * *

구으응-!

띧디디-!

구으으-!

아득하게 솟은 탑 중심부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끈기와 성실로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수만 개의 바위를 하나하나 확인한 셋.

사슴이, 반짝이, 퐁퐁이는 환호했다!

마침내 ‘완전 멋진 돌!’이 숨겨져 있는 바위를 찾는 데 성공했다!

한참 동안 서로를 마구마구 칭찬한 셋은 머리를 맞댔다.

이제 ‘완전 멋진 돌’을 빼낼 방법을 찾아야 했다!

구으, 구으으-?

띠디딛디딛디-!

구으으, 구으응-!?

……

순식간에 의견 교환이 끝나고, 셋은 바로 움직였다.

시작은 스카라베 수습 마법사 반짝이!

팟파파파팟-

띠디디띧딛-

섬광이 번뜩이고 영창이 울리는 순간 펼쳐지는 고유 마법, 반전 결계!

사슴이는 조심조심 반전 결계로 바위 전체를 덮었다.

파지직-

마력 스파크가 튀고 보호 결계가 무력화되는 순간.

부으으으응-

스카라베 수습전사 사슴이가 톱날 집게를 초진동 시켰다!

초진동 하는 톱날 집게가 박히자 우수수 떨어지는 돌가루!

파스스스스-

단단한 바위에 순식간에 구멍이 뚫리고 그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돌이 보였다!

하지만 돌을 꺼내기에는 너무 작은 구멍.

게다가 반전 결계는 벌써 꺼질 듯 깜빡이기 시작했다!

이때 어린 하늘 고래 퐁퐁이가 움직였다!

퐁퐁, 퐁퐁퐁-

폭발적으로 물방울을 쏟아 내는 순간 전신이 흐릿한 영체로 변했다!

퐁퐁이는 구멍에 영체로 변한 머리를 밀고 지느러미를 파닥였다!

파닥, 파다다닥-

영체로 변한 퐁퐁이가 구멍 안으로 조금씩 밀려들어가 곧 돌에 닿았다.

하합-

퐁퐁이는 영체로 변한 입을 벌려 돌을 물었다.

그리고 꼬리를 바위를 두들겨 신호하는 순간

파다다다닥-

사슴이가 재빨리 더듬이로 퐁퐁이의 꼬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퐁-

구멍에서 뽑힌 퐁퐁이가 입을 벌리는 순간 툭- 튀어나온 정육면체 돌!

사슴이는 재빨리 정육면체 돌을 물었다.

아이 손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정육면체 돌은 화강암 바위와 똑같이 보였다.

구으으, 구으으응-!

그러나 퐁퐁이는 확신을 담아 울고 정육면체 돌에 지느러미를 올렸다.

퐁, 퐁, 퐁-

빛나는 물방울이 정육면체 돌에 스며들고, 띠띧디디디-

반짝이는 조심조심 더듬이를 돌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마력을 움직이는 순간 더듬이로 정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흑옥(黑玉)!

마력저항이 한없이 0에 가까운 마법 보석이다!

돌의 재질을 깨닫는 순간.

한순간에 돌 전체가 검게 물들었다!

팟-

정육면체 흑옥 표면에 황금색 선이 떠올라 각 표면을 9칸으로 나눴다.

파바바바밧-

섬광과 함께 허공이 수천수만 개의 선과 원, 도형, 문자가 어지럽게 얽혔다!

그리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엄청난 마력을 품은 빛!

탑 안이 환하게 밝혀지는 순간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구으으-!

띠디딛-!

구으응-!

셋은 바로 알아챘다!

특급 헌터가 말한 ‘완전 멋진 돌’이다!

게다가 반짝이는 스카라베 마법사!

아직 수습이지만, 허공에 그려진 선을 보는 순간 알아봤다.

다차원 적층 마법진이다!

공간, 차원, 인증, 전이, 사념, 마력장……!

이 흑옥 안에는 아득한 수준의 마법진이 무수히 중첩되어 있었다!

두목의 말대로 탑에는 ‘완전 멋진 돌’, 보물이 숨겨져 있었다!

스카라베 왕국의 마법 박물관에서도 보지 못한 엄청난 보물이!

이때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다차원 적층 마법진이 새겨진 흑옥.’

띠딛, 디디디디딛-!?

‘어, 이거 분명 어디서 들어 본 거 같은데!?’

반짝이가 고개를 갸웃할 때, 사슴이와 퐁퐁이가 다급히 외쳤다!

구으으-!

구으으응-!

반짝이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퐁퐁이와 사슴이의 말이 맞다!

너무 오래 탑에 있었다.

바로 두목에게 돌아가야 한다!

사슴이가 흑옥을 물고, 반짝이와 함께 퐁퐁이 등에 탔다.

퐁퐁, 퐁퐁퐁-

퐁퐁이가 지느러미를 움직여 탑 정상으로 나오는 순간 셋은 깨달았다.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생각보다 더 오랫동안 탑 안에 있었다!

구으, 구으으-!

깜짝 놀란 퐁퐁이는 특급 헌터가 기다리고 있는 강을 향해 로켓 비행을 시작했다!

포아아아앙-

이때 은신결계를 펼친 전투 마법사들이 탑 입구에 도착했다.

“주술 방벽부터 무력화시키자!”

그러나 탑 입구의 주술 방벽은 이미 해제되어 있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보던 전투 마법사들은 곧 환호성을 질렀다.

“이거 시작이 좋은데!”

“맞아 운이 좋다! 하하하-.”

“반드시 머릿돌을 찾는다!”

전투 마법사들은 바로 탑 안으로 들어가 흩어졌다.

그리고 탑을 이루는 바위 하나하나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마력장 지대의 무한한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열쇠, 머릿돌을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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