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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70화 (67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70화>

[카캬카카카카카-]

거대한 웃음소리가 강 위에 울려 퍼졌다.

이세기는 마치 분노로 이성을 잃게 만드는 게 목적인 것처럼, 강 중앙의 모래섬을 방패 삼아 온갖 치사한 방법으로 싸우고, 약 올리고, 도망치며 1시간 동안 모두를 뺑뺑이 돌렸다.

그 결과 이세기가 탄 갤리선 뒤로 소형, 중형상선, 원양 무역선, 갤리선 같은 배 수백 척이 분노한 선원 수천 명을 태우고 따라붙었다.

쒜애애애액-

파앙, 파아앙-

쉴 새 없이 대형 화살과 화염 주술이 쏟아지고!

“갈고리 던져!”

“기회 되면 바로 넘어가!”

“잡히기만 하면! 그냥 안 둔다!”

선원들은 호시탐탐 갑판에 오를 기회를 노렸다!

남궁휘와 하누만 농악대, 용역 헌터 40인은 정신없이 공격을 피하며 쏟아지는 적들을 막았다!

깡, 까앙-

남궁휘의 백보신권이 떨어지는 대형 화살을 궤적을 바꾸고.

하아아아앗-

하누만들의 요력이 담긴 기합이 화염 주술을 터트렸다!

이 순간 쾌속선이 불쑥 튀어나왔다.

촤아아아-

갈고리를 갑판 난간에 걸고 몸을 던지는 쾌속선 선원들!

“밀어내!”

“갈고리부터 끊어!”

“넘어오지 못하게 막아라!”

용역 헌터들은 다급히 달려와 갑판으로 올라오는 쾌속선 선원들을 강으로 밀어냈다!

이 정신없는 도주극을 모래섬에 떠내려온 선원들이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선원 중에는 데이몽 발도도 있었다.

“…….”

데이몽 발도는 도주극을 펼치는 수백 척의 배를 멍하니 바라봤다.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형범선과 충돌해 나룻배는 박살 나고 갑자기 튀어나온 작은 고래에게 대사형의 도깨비 궤짝과 무도왕 조각상을 먹튀 당했다.

강에 빠져 죽을뻔한 위기를 벗어나 간신히 모래섬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그 모래섬을 중심으로 전투가 벌어졌다!

쉴 새 없이 터지는 불운에 지금 당장이라도 정신줄이 툭 끊겨 버릴 것만 같았다!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데이몽 발도가 하늘을 향해 외치는 순간.

깡깡, 까아앙-

하늘에서 쇳소리가 터지고, 선원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발리스타!”

“대형 화살 날아온다!”

“빌어먹을! 왜 자꾸 여기로 떨어져!”

도주하는 갤리선에 쏘아진 대형 화살이 무형의 힘에 맞고 궤적이 틀어져 모래섬 위로 쏟아지고 있다!

이 모래섬은 물살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곳!

몸을 숨길 나무, 바위 같은 장애물은 아무것도 없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눈으로 보고 달려서 피하는 것!

으아아악-

시바아아아-

데이몽과 선원들은 모래밭 위를 메뚜기처럼 달려 쏟아지는 대형 화살을 피했다!

“야! 그만 좀 쏴!”

“시바! 다른 곳에서 싸워!”

“그냥 도망을 가! 빙빙 돌면서 뭐 하는 거야!”

분노가 담긴 외침이 쉴 새 없이 터졌으나.

도망치는 갤리선도 추적하는 배들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래섬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정신없이 싸웠고.

쏟아지는 대형 화살, 주술, 밀려 오는 잔해 와 선원들은 점점 늘어났다!

결국, 모래섬에 표류한 모두는 깨달았다.

“이대로는 오래 못 버텨!”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

“배도 없는데 무슨 방법으로!?”

“난 헤엄쳐서라도 빠져나갈 거다!”

이야악-

한 선원이 부서진 선체 잔해를 들고 강으로 몸을 던졌다.

“야, 위험해! 배에 충돌하면 끝장이다!”

그러나 선체 잔해를 들고 강으로 뛰어든 선원은 물살을 타고 무사히 배 사이를 통과했다!

“……!”

이 모습을 본 몇몇 선원들이 다급히 선체 잔해를 들고 강으로 달렸다.

데이몽 발도는 갈등 어린 눈으로 강과 하늘을 번갈아 봤다.

사방에서 배가 모여들어 강물이 보이지 않을 지경!

수많은 주술과 발리스타 화살이 하늘을 날아 모래섬으로 쏟아진다!

“…….”

“오래 못 버틴다! 너도 도망쳐!”

한 선원이 데이몽에게 외치고 나무통을 하나 낚아채 강으로 몸을 던졌다.

데이몽도 당장이라도 강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그러나 데이몽은 선원들과 처지가 달랐다.

“……대사형 말대로 진작 수영을 배워두는 건데!”

데이몽이 하늘을 향해 탄식하는 순간.

쿠우우우웅-

굉음이 울리고 갤리선과 충돌한 배 한 척이 모래섬 위로 밀려 왔다!

부서지지 않은 온전한 소형상선!

모래섬에 남은 20명 남짓한 선원이 모두 탈 수 있는 배다!

순간 눈이 번쩍 뜨인 데이몽은 반사적으로 달리며 외쳤다!

“기회다! 모두 달려! 저 배 띄우면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

외침을 들은 선원들은 일제히 소형상선에 달라붙어 악을 쓰며 밀어붙였다.

“위에! 내려 와서 같이 밀어!”

“발리스타 화살에 배 박살 나면 너희도 끝장이야!”

으아악, 으아아악-

수십 명이 밀어붙인 소형상선은 순식간에 강으로 밀려났다.

촤아아아-

강물이 치솟고 배가 물살에 요동칠 때 선원들은 다급히 갑판으로 뛰어올랐다.

“올라타!”

“밧줄 잡아!”

“빨리빨리 올라타!”

선원들이 모두 올라탄 후에도 데이몽은 내력을 끌어올려 강을 향해 배를 밀었다!

‘저절로 물에 뜨기를 기다리면 늦는다!’

으아아악-

배가 물에 뜨고 손에 걸린 무게가 둥실- 사라지는 순간.

데이몽은 밧줄을 낚아채 단숨에 갑판으로 뛰어올랐다!

‘살았구나!’

긴장이 탁 풀린 데이몽이 주저앉는 순간 선원들이 다급히 외쳤다.

“돛 펼치고 노 잡아라!”

“바로 빠져나가야 한다!”

파아아앙-

순식간에 돛이 펼쳐지고.

촤아, 촤아아-

선원들이 선측에 달라붙어 노를 저었다.

소형상선은 순식간에 모래섬을 벗어나 수백 척의 배가 파멸의 원을 그리는 강으로 나아갔다!

“충돌하면 단숨에 박살 난다!”

“사이로 빠져나가야 해!”

소형상선은 갈지자로 천천히 움직이며 타이밍을 잡아 단숨에 돌진했다.

소형 갤리선 선미를 지나쳐 단숨에 가속하려는 순간 불쑥 튀어나온 대형 상선!

촤아아아-

거세게 일어난 물살을 맞은 소형상선은 단숨에 밀려났다.

이대로면 추력을 잃고 죽음의 원에 삼켜진다!

“전력으로 노를 저어!”

“이대로 밀려나면 끝장이다!”

“제발 좀 나가라!”

데이몽과 선원들이 악을 쓰며 노를 저을 때.

돌연 악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지이이이잉-

꽝, 꽝, 꽝꽝꽝-

[카캬카카카카카카-]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이 난장판을 만든 이세기가 탄 갤리선!

그 갤리선이 모래섬을 스치듯 통과해 돌진하고 있었다!

데이몽이 탄 소형상선을 향해서!

“안 돼!”

“오지마!”

“저리 가!”

데이몽과 선원들이 미친 듯이 노를 저으며 외쳤지만, 갤리선은 더 빠르게 다가왔다!

‘이미 늦었다!’

선원들이 다급히 물로 몸을 날리려는 순간.

첨벙-!

갤리선 선수에서 거대한 닻이 떨어지고 갤리선은 급속히 느려지더니 소형상선 바로 앞에서 멈췄다!

“어!?”

“무슨……?”

선원들이 멍한 표정으로 서로를 볼 때.

분노가 담긴 외침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기회다!”

“갤리선이 멈췄다!”

“선체로 밀고 들어가!”

“여기서 놓치면 못 잡는다!”

……

절절한 외침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원을 그리던 수백 척의 배가 사방에서 밀려 왔다.

이세기 갤리선은 사방에서 밀려 오는 배들로 완전히 포위된 상황!

게다가 자신들이 탄 소형상선도 이 포위망에 같이 갇혔다!

‘이대로 충돌하면 끝장이다!’

소형상선에 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할 때.

갤리선 갑판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정신 차려!”

“이거 잡고 바로 올라와!”

번쩍 고개를 드는 순간 갤리선 난간에 줄 사다리가 줄줄이 걸렸다!

이 모든 난장판을 만든 이세기가 탄 갤리선으로 올라가는 줄사다리가!

하지만 이대로 있으면 밀려 오는 배들과 충돌해 소형상선과 함께 박살 날 뿐이다!

“야! 올라가!”

“빨리 올라가!”

선원들과 데이몽은 줄사다리를 잡고 정신없이 갤리선으로 올라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줄사다리를 던져 준 하누만들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야, 그 마음 변치 마라.”

“맞아! 나중에 우리 욕하면 안 된다!”

“앗! 그리고 너희 모두 준비해라!”

“네, 준비요?”

선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볼 때.

지이이이잉-

커다란 징 소리가 울리고 하누만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사방을 가리켰다.

“으아악- 이세기!”

“드디어! 드디어 잡는구나!”

“돌진해! 멈추지 말고 돌진해!”

……

하누만의 손끝에는 갤리선을 향해 돌진하는 수백 척의 배와 수천의 분노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데이몽 발도와 선원들은 깨달았다.

‘좆됐다!’

그리고 충돌이 시작됐다!

* * *

충돌의 시작은 가장 빨리 달려온 날렵한 소형선들이었다.

쿠웅, 쿵쿵쿵--

갤리선과 소형선 수십 척이 가볍게 맞닿는 순간 소형선 선원들은 한눈에 알아봤다.

“줄사다리?”

“미친놈들! 줄사다리를 걸어 둬!?”

“잘됐다! 모두 사다리 타고 바로 올라가!”

소형선 선원들은 줄사다리를 잡고 갤리선으로 뛰어올랐다.

이때 뒤늦게 도착한 중형상선과 대형선들이 잇달아 밀고 들어왔다!

“잠깐만! 천천히 와!”

“속도 줄여! 너무 빠르잖아!”

“야, 당장 멈춰 충돌한다니까!”

소형선 선장들이 다급히 외쳤으나, 강 위의 모두는 1시간이 넘는 치열한 추격전에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

중형상선과 대형선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밀고 들어왔다!

이 순간 천문석은 타륜을 놓고 외쳤다.

“충돌한다! 모두 대비해라!”

“충돌 대비!”

“충돌 대비!”

목이 터져라 복창한 용역 헌터들은 돛대, 밧줄, 선체에 단단히 몸을 고정했다.

선원들도 얼떨결에 이들을 따라 몸을 고정했을 때.

콰아아앙-

거대한 굉음과 충격파가 쏟아졌다!

그리고 갤리선을 중심으로 연쇄 충돌이 시작했다.

꽈드드득, 콰앙, 쾅-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굉음과 폭음!

선체와 선체가 충돌해 깨져나가고.

돛이 걸린 활대가 충돌해 돛이 찢어지고 밧줄과 도르래, 쇠사슬 같은 삭구가 하나로 뒤엉켰다!

10척, 20척, 40척, 70척!

사방에서 밀려 오는 배들!

눈덩이를 굴리듯 충돌해 뒤엉키는 배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그 중앙으로 가해지는 힘도 급격히 강해졌다!

꽈드드드드득-

신화 속 거인이 쥐어짜듯 갤리선 선체가 뒤틀리고 갑판이 부러질 듯 부풀어 올랐다!

천문석이 탄 중앙의 갤리선뿐만이 아니었다.

틈 하나 없이 맞닿은 크고 작은 모든 배의 선체가 엄청난 힘에 뒤틀렸다!

연쇄 충돌 중인 배 위에 있는 모두는 직감했다!

‘이대로면 뒤엉킨 배가 모조리 박살 난다!’

“야, 그만!”

“그만 밀고 들어와!”

“멍청한 놈들! 빠져!”

“당장 뒤로 배 빼라고!”

다급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배를 빼내기 위해 선장과 선원들이 안간힘을 썼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돛과 밧줄이 엉켜 장대를 걸고 아무리 악을 써도 선체가 떨어질 생각을 안 했다.

게다가 여전히 밀고 들어오는 배들로 충돌음이 쉴 새 없이 터졌다!

그리고 다른 배를 조각배로 보이게 하는 거대한 성채 같은 배들이 나타났다!

적월 상단의 원양 무역선.

폭풍해 사략 선단의 갤리선.

“……!”

“……!”

뭐라 외치기도 전에 적월 상단의 원양 무역선이 하나로 뒤엉킨 배를 향해 충돌했다!

이 충돌이 결정타였다.

콰지지직-

엄청난 운동에너지에 뒤틀리고 부러질 듯 부풀던 나무가 꺾였다.

선체 곳곳이 폭발하듯 터져 나가고, 부러진 나무가 단숨에 하늘로 치솟았다!

연쇄 충돌로 뒤엉킨 배가 단단히 압착될 때.

이번에는 사략 선단의 갤리선들이 돌진했다.

쾅, 쾅, 쾅-

무게와 속도가 실린 충각에 단숨에 선체가 꿰뚫리는 순간.

팡, 팡, 파아앙-

해적들은 나포용 대형 작살을 연속해서 발사했다!

“꽁꽁 얽어매라!”

“이세기 놈을 여기서 잡는다!”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계속 쏴!”

긴 쇠사슬이 달린 나포용 작살 수십 개가 쏟아져 돛대를 부러트리고 갑판을 꿰뚫고 배 깊숙이 박혀 들었다!

그르르르르륵-

그리고 대형 작살에 걸린 쇠사슬이 조여졌다!

한탕을 노린 상선.

적월 상단의 원양 무역선.

폭풍해 사략 선단의 갤리선.

수백 척의 배가 이세기가 탄 갤리선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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