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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67화 (66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67화>

“너희들 여기서 뭐 하냐? 왜 하류로 안 내려가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오는 빨리빨리 꼬맹이 특급 헌터!

“알바아아아!”

특급 헌터는 번개같이 달려와 펄쩍 뛰어 매달린 채 폭풍 질문을 쏟아 냈다.

“역시 알바는 대단해!”

“어떻게 싸움 안 하게 만든 거야!?”

“앗! 아까 엄청 환한 빛 터졌는데 알바가 한 거 맞지!?”

“잠깐만! 방금 퐁퐁이가 신기한 상자 찾아왔어!”

특급 헌터는 정신없이 말을 쏟아 내더니 다다닥- 배낭으로 달려가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작은 상자를 들고 달려와 탁 주먹으로 때렸다.

순간 활짝 열리는 상자!

“봐봐! 엄청 신기하지! 퐁퐁이가 나한테 준거야!”

구으으, 구으으응-!

텅 빈 나무 상자를 보여 주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특급 헌터와 빙글빙글 회전하며 자랑스럽게 우는 퐁퐁이.

“…….”

뭐가 신기한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래야 특급 헌터였다.

이해할 수 있으면 특급 헌터가 아니었다!

“넌 언제나 한결같구나!”

“맞아! 난 언제나 한결같아!”

천문석과 특급 헌터, 퐁퐁이 셋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카카캌-

구으으-

그리고 재빨리 고개를 돌린 천문석은 동료들에게 물었다.

“그런데 진짜 너희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주위 배들은 뭐고? 왜 하류로 안 빠져나갔어? 아카린?”

파바바바밧-

아카린은 선체에 납작 엎드린 채 번개같이 기어 와 대답했다,

“빌어먹을! 반대쪽 수로에 하누만 농악대! 그놈들 탄 배 있어! 그 배에 남궁휘도 있고!”

“걔네들 때문에 못 빠져나간 거야?”

최설이 고개를 저으며 갈대로 가려진 수로와 강을 가리켰다.

“아니, 그 전에 갇혔어. 도시 수로에 협선이 쫙 깔려서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어.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이 봉쇄된 후였어.”

“봉쇄라고? 누가?”

이원과 허준이 바로 대답했다.

“지금 적월 상단, 사략 선단이 강을 통째로 봉쇄 중입니다.”

“나룻배, 범선 가리지 않고 강에 뜬 배는 모두 침몰시키고 있어.”

정황은 대략 짐작되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직접 봐야 알 수 있었다.

“우선 확인부터 할게!”

천문석은 갑판 중앙 돛대 꼭대기에 올라 주위를 훑었다.

수로와 강이 만나는 이곳에 같이 멈춰 선 배가 100여 척.

바로 옆 항구에 정박한 배들도 100여 척 정도 됐다.

200척에 달하는 배들이 강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묶여 있다.

돛을 활짝 펼친 대형 범선과 천천히 노를 젓는 갤리선 수십 척에 막혀서!

강 중앙 모래턱에 쌓인 부서진 선박 잔해 와 망연자실한 선원들이 강에 나선 배의 최후를 보여 주고 있다.

해상전은 육상전과는 다르다.

배가 부서지는 순간 끝장이다.

지금 타고 있는 소형선으로 강에 나갔다가 공격을 받으면 순식간에 박살 나 저들처럼 모래턱으로 쓸려 갈 거다.

“어떻게 빠져나가지?”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익숙한 징 소리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이이이잉-

“붉은 털! 계약을 지켜라!”

“이세기님! 어디 계세요!?”

“제발! 저희도 데리고 가주세요……!”

수로 입구에 길게 늘어선 배 끝, 중형 범선 위에 익숙한 사람들이 잔뜩 있었다.

징을 치는 하누만 농악대.

갑판에 우뚝 서 있는 남궁휘.

목이 터져라 외치는 용역 헌터 40인.

“와, 쟤네들!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새삼 감탄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키워드가 번뜩였다.

-남궁휘.

-하누만 농악대.

-40인의 용역 헌터.

-적월 상단의 깃발이 펄럭이는 중형 범선.

그리고 전전긍긍 강으로 나서지 못하고 수로와 항구에 묶인 수백 척의 선박!

키워드가 머릿속에서 조합돼 하나의 문장을 구성하는 순간.

주르르륵-

천문석은 돛대에서 미끄러져 내려 와 외쳤다.

“친구들! 나한테 계획이 있다!”

* * *

“……이게 내 계획이다. 모두 알았지?”

천문석은 작은 술통을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그럼 모두 준비해라. 특급 헌터 계획대로 하면 성주 자리 잃는데 진짜 괜찮아?”

“괜찮아! 나 성주로 아주아주 신나게 놀았거든! 카카캌-.”

구으, 구으으으-!

특급 헌터와 퐁퐁이가 손과 가슴지느러미를 번쩍 들고 신나게 외칠 때.

최설이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계획대로 잘 될까?”

문득 고개를 돌리니 최설 뒤에 선 동료들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보였다.

피식 웃은 천문석은 저녁노을에 물든 시가지를 가리켰다.

“야, 나 못 믿냐? 너희 저거 안 보여? 내가 적염성을 저렇게 만든 사람이야!”

시가지를 보는 동료들의 얼굴에 경탄이 스쳐 지나갔다.

가로등과 랜턴 빛에 환하게 밝혀진 시가지의 난장판은 진정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지고 들려오는 외침도 더 커지고 있었다.

[이세기 새끼야……!]

“와, 너 도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난장판이 사그라들 생각을 안 해!?”

아카린이 감탄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재빨리 외쳤다.

“알바는 특급 알바야! 특급 알바에게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네가 뭘 좀 아는구나?”

피식 웃은 천문석이 주먹을 내미는 순간.

콩-

찰싹-

특급 헌터의 손과 퐁퐁이의 가슴지느러미가 부딪혔다.

“설득은 내 특기니까. 모두 걱정하지 말고 배 띄울 준비 해. 모두 계획 잊지 않았지? 난 알아서 탈출할 테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지도에 표시한 마을에서 만나자.”

천문석은 동료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고 바로 갑판을 달려 바로 옆 배로 뛰며 외쳤다.

“그럼 바로 시작한다!”

쿵-

“어, 뭐야!?”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깜짝 놀라는 선원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 번 갑판을 달려 뛰는 천문석.

타다다닥, 쿵, 쿵-

천문석은 수로 입구에 길게 늘어진 배 위를 잇달아 달리고 뛰어넘었다.

최종 목적지는 하누만 농악대가 타고 있는 수로 맞은편 중형 범선!

천문석은 어깨에 걸친 술통을 슬쩍 보며 계획을 되뇌었다.

적월 상단의 범선과 해적들의 갤리선으로 강이 봉쇄돼 수백 척의 배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이대로는 강으로 나서는 순간 배는 박살 나고 동료들은 잡힌다.

그렇다고 이대로 기다릴 수도 없었다.

육지에서 지원군이 나타날 수도 봉쇄 중인 선박들이 배를 하나하나 수색할 수도 있었다.

그 전에 봉쇄선을 뚫고 빠져나가야 했다.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들어 강을 막은 대형 범선과 대형 갤리선 수십 척과 이들에게 발이 묶인 수백 척의 배들을 훑어봤다.

어떤 배도 이 봉쇄선을 뚫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심플했다.

혼자가 아닌 수로와 항구에 묶여 있는 수백 척의 배가 동시에 강으로 나가면 된다!

지금 강에 봉쇄선을 펼친 범선과 갤리선의 수는 20여 척 남짓!

이 정도 수로는 동시에 쏟아지는 수백 척의 배를 모두 막을 수 없었다.

누군가 나서서 물꼬를 트는 순간.

수백 척의 배는 제방에서 쏟아지는 물처럼 사방으로 흩어질 거다.

그 틈에 끼어들면 쉽게 봉쇄선을 뚫고 빠져나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지금 이곳에 발이 묶인 배에 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문제는 하나.

누가 처음 물꼬를 트냐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나 마찬가지다.

느껴졌다.

치열하게 눈치를 살피는 모두가!

누군가 앞장서주기를 원하지만 먼저 나서기를 꺼리는 마음이!

당연했다.

지금 강 입구와 항구에 모인 배의 상당수가 상선!

거대한 함대를 운영하는 적월 상단과 해적들에게 시범 케이스로 찍히고 싶은 상선은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물꼬를 틀 수 있는 배는 하나뿐이다.

천문석은 고개를 들어 ‘그 배’를 봤다.

“……술 내놔라!”

“……제발 데려가 주세요!”

“…….”

하누만 농악대, 용역 헌터, 남궁휘가 탄 ‘중형 범선’!

그리고 이 중형 범선 돛대에 걸린 깃발이 보였다.

붉은 달, 적월 상단의 깃발!

적월 상단의 깃발을 단 눈앞의 중형 범선이 물꼬를 틀 최고의 배였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이 배에 탄 사람들이 원하는 게 있었다.

-하누만 농악대는 ‘술’.

-초절정 고수 남궁휘는 아마도 ‘그것’.

-왕체, 최림과 김기철, 40인의 용역 헌터는 지구로의 ‘귀환’.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

‘술, 그것, 귀환’을 대가로 적과 손을 잡고 탈출의 선두에 서서 물꼬를 튼다!

그 사이 동료들이 탄 배는 쏟아지는 배와 함게 봉쇄선을 뚫고 하류로 내려가면 된다!

이게 바로 자신이 세운 계획의 뼈대였다.

그런데 목표로 삼은 중형 범선 20미터 앞까지 왔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뭐야, 이 녀석들! 나한테 그렇게 굴렀으면서 머플러 좀 했다고 몰라보는 거야?’

이때 갑판 난간을 잡고 악을 쓰는 사람이 보였다!

“시바, 시바!”

“빌어먹을 던전!

“빌어먹을 이세계!”

“빌어먹을 이세기 새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손을 들고 크게 흔들었다.

“야, 조폭 김기철! 간만이다! 반가워!”

* * *

“…….”

조폭 김기철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멀리서 소리 지르는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다 말했다.

“……쟤 누구지?”

순간 머플러를 내리고 조폭 김기철이 절대 잊을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는 상대.

카캬카카카카-

“……!”

경악으로 눈이 부릅떠지는 순간.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워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내 웃음 기억 안 나? 나야 나!”

“너, 너, 너너너너!?”

경악한 김기철이 전신을 부르르 떨 때 사방에서 시선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곧 모두의 눈이 김기철처럼 부릅떠졌다.

“……!”

“……!”

“……!”

경악, 놀람, 환희, 희열, 기쁨, 공포!

갑판 위 모두가 온갖 감정의 폭풍에 휩쓸린 순간 누군가 외쳤다!

“너는……!”

천문석은 재빨리 양손을 들어 부딪혔다.

으아악-

깜짝 놀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던지는 순간.

짝-

가벼운 박수 소리가 울렸다.

가짜 굉천수를 쳐서 외침을 막은 천문석은 재빨리 주위를 가리키며 외쳤다.

“야, 내가 올라갈 테니까! 조용히 기다려! 갑판에서 이야기하자!”

하루 종일 이세기를 쫓아 난장판을 달리고, 구르고, 초조히 기다린 모두는 멍하니 서로를 바라봤다.

이세기는 그야말로 도주의 달인이었다.

온종일 추적했는데도 결국 꼬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그런 이세기가 스스로 독 안으로 들어오겠다고!?’

믿기지 않는 얼굴로 줄 사다리를 내리는 순간 진짜로 갑판에 올라온 이세기!

쿵-

이세기는 어깨에 짊어진 작은 술통을 내려놓으며 외쳤다.

“하누만 농악대. 술 받아라. 아카린이 보낸 1차 중도금이다.”

“아카린이!?”

“양이 왜 이리 적어!”

“1차 중도금?”

분통을 터트리려다가 반색한 하누만 농악대가 술통에 달라붙는 순간.

조폭 김기철과 왕체, 최림 그리고 40인의 용역 헌터가 일제히 앞으로 나섰다.

천문석은 손을 들어 이들을 제지했다.

“너희는 기다려라!”

그리고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는 남궁휘에게 포권을 취했다.

“남궁 가주님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세기라고 합니다.”

순간 바로 정중히 포권을 취하고 깊게 허리 숙이는 남궁휘.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실례가 많았습니다.”

이미 자신은 갑판 위, 남궁휘의 거리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도 초절정 고수 남궁휘는 허리를 깊이 숙이며 정중히 인사하고 있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천문석은 확신했다.

남궁휘는 자신에게 바라는 게 있다!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도 감이 왔다.

삼류에서 초절정까지 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무림인의 본질은 같다.

초절정에 달한 무림인이 허리를 숙여서까지 얻으려는 것이라면 단 하나뿐이다.

무공!

그렇다면 이야기를 길게 끌 필요가 없다!

“붓과 종이가 있습니까?”

필담을 나누자는 의미!

남궁휘는 바로 허리를 펴고 외쳤다.

“지필묵을 가져와라!”

곧 종이가 펼쳐지고 벼루에 먹물이 담겼다.

천문석은 붓을 들어 단도직입적으로 적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남궁휘는 문장을 본 순간 직감했다.

속마음을 숨길 때가 아니다.

담백하게 온 마음을 다해진심으로 부딪힐 때다!

남궁휘는 붓을 들고 주저하지 않고 적었다.

[대일여래의 빛.]

그리고 깊게 허리를 숙이며 온 마음을 다해 말했다.

“그 무엇이든 대가로 바치겠습니다.”

* * *

“…….”

천문석은 한참 동안 종이와 남궁휘를 번갈아 봤다.

‘대일여래의 빛? 뭐야, 남궁세가의 가주가 왜 소림 선종의 비기를…….’

문득 남궁휘가 사용하던 무공이 기억났다.

‘백보신권!’

순간 남궁휘의 생각이 짐작됐다.

소림 72절예, 백보신권을 익혀 초절정에 오른 고수가 대일여래의 빛을 봤다!

대일여래의 빛은 무공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은 선종의 정화!

초절정에 오른 소림의 제자이기에 이 가치를 단숨에 알아봤으리라!

천문석은 미소 지었다.

정사마의 무공을 모두 익히고 유불선의 극에 달해 마침내 천마 신공의 극을 넘어 진정한 천지 합일을 이룬 마도 18문의 지존.

천마 천문석.

전생 천마에게 남궁세가의 가주가 온 마음을 다해 청하고 있었다.

소림의 무공을 전해 달라고!

천마에게 소림 무공의 배움을 청하는 남궁세가의 가주라니!

이 순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하하하하-

남궁휘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리라.

지금 자신이 그야말로 제대로 된 사람에게 배움을 청했음을!

소림에서 꺼진 대일여래의 빛이 천마의 손에서 다시 밝혀졌다는 것은 비사 중의 비사!

대일 여래의 빛을 전하는 것은 장경 각주, 소림 방장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은 가능했다.

전법륜인!

마음과 뜻을 전하는 수인을 펼칠 수 있는 자신만은 가능했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자신은 곧 적염성을 떠난다.

대일여래의 빛을 전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이건 해결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그 해결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선제 조건이 필요했다.

‘자신을 완전히 믿는 것!’

문득 고개를 들어 남궁 가주를 바라봤다.

‘과연 남궁휘가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까?’

천문석은 의문을 품는 순간 깨달았다.

이것이 남궁휘의 기연이자 마장이다!

대일여래의 빛을 전할 수 있는 자신을 만난 것이 기연!

남궁휘 스스로가 의심을 벗고 온전히 믿을 수 있냐가 마장!

하늘의 시험은 그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

선택은 남궁휘의 몫이다.

천문석은 붓을 잡고 일필휘지로 서신을 적어 봉인했다.

그리고 남궁휘에게 서신을 내밀며 말했다.

“이 서신을 청해성 장가장의 집사에게 가져가면 대일여래의 빛을 되찾을 길을 열어 줄 겁니다.”

“감사합니다!”

남궁휘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이 깊게 허리 숙이고 두 손을 공손히 내밀었다.

“무엇이든 대가로 치르겠습니다.”

천문석은 서신을 건네지 않고 다시 한 번 말했다.

“이 서신을 가져가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 겁니다. 열 번 스무 번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남궁휘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서신을 받았다.

천문석이 전생의 자신, 마도 18문의 지존 천마 천문석에게 보내는 서신을!

이로써 준비는 끝났다.

이제 계획대로 물꼬를 열어 줄 때다!

천문석은 전전긍긍하는 조폭 김기철과 왕체, 최림 용역 헌터들에게 외쳤다.

“야, 너희 지구로 돌아가고 싶지?”

“네!”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용역 헌터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절절히 외쳤다.

힐끗 하누만 농악대를 살피니 칠전팔기를 마시고 완전히 혼이 달아난 표정!

협상할 필요 없이 바로 움직이면 된다.

“모두 배 띄울 준비 해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뭐야!? 어디 가려고!”

“이 끝내주는 술! 더 없어!?”

용역 헌터와 하누만이 반문하는 순간.

천문석은 웃으며 크게 외쳤다.

“끝내주는 술과 그리운 집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크아아아아-

우와아아아-

하누만 농악대와 용역 헌터들이 환호성을 지를 때.

천문석은 대형 범선과 갤리선으로 봉쇄된 강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 술과 집. 저 강에 펼쳐진 봉쇄선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어.”

“……네?”

“어, 지금 뭐라고?”

모두가 멍한 얼굴로 강을 바라보는 순간.

천문석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자, 모두 집중! 지금부터 끝내주는 계획을 말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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