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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59화 (66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59화>

“……!”

경악한 얼굴로 허공을 날아 절벽 아래로 뚝 떨어지는 낭인 조장!

천문석은 넋을 놓은 낭인 무사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류호, 미호! 이놈들 창을 버렸다! 근접전으로 붙어 모조리 절벽으로 밀어 버린다!”

“어, 어어!?”

“잠깐, 잠깐만!”

낭인 무사들이 다급히 버렸던 창을 주우려는 순간.

파아아아-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이 쏟아졌다!

류호의 바람 주술!

그리고 다시 한 번 거리를 좁힌 천문석이 근접전을 펼쳤다.

천문석은 더는 낭인 무사들을 뒤로 던지지 않았다.

낭인 무사, 방벽, 말뚝…….

강철봉에 부서지고 손에 걸리는 모든 걸 절벽으로 던져 버렸다!

순식간에 쭉쭉 길이 뚫리자, 미호는 황당해하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와! 처음부터 이렇게 뚫었으면 벌써 다 뚫었잖아!”

따악-

이 순간 부러진 장죽이 미호의 머리를 때렸다.

“으악! 엄마 왜 때려!?”

류호는 말없이 절벽 아래를 가리켰다.

“응……?”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순간 절벽에서 들려오는 미약한 신음!

으으윽-

으악, 으아악-

……

‘살아 있다고!?’

미호는 다급히 달려가 절벽 아래를 본 순간 깜짝 놀랐다.

절벽 아래 낭인 무사들과 잡동사니가 뒤엉켜 쌓여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죽은 녀석들은 없었다.

어느새 절벽은 확 낮아져 있었으니까!

이때 분노한 외침이 들려왔다.

“뭐? 동귀어진? 하, 이 새끼들! 모조리 절벽으로 던져 주마!”

천문석은 손에 잡히는 데로 낭인 무사들을 절벽으로 던져 버렸다!

“으아악-.”

“잠시, 잠시만……! 끄아악-.”

……

낭인 무사들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줄줄이 절벽에서 떨어졌다.

5미터도 안 되는 절벽에서!

‘카캬카카카-’

천문석이 내심 웃음을 터트릴 때.

미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와, 저 사기꾼 녀석!”

완전히 기가 죽은 낭인 무사들은 어느새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고.

천문석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입로를 뚫었다.

그리고 진입로 입구가 가까워지는 순간 섬뜩한 전율이 전신을 흘렀다.

“……!”

재빨리 고개를 들어 주위를 훑자 느껴졌다.

전장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

제 자리에서 방패만 흔들고 있던 정예병!

빈 성벽에 발리스타를 발사하더니 엉뚱한 곳으로 가던 갤리선!

정예병들을 지휘하는 기사들이 술렁이고, 멀어지던 갤리선이 광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 곧 제대로 된 전투가 시작된다!

천문석 바로 고개를 돌려 외쳤다!

“미호! 태웅에게 전해라! 바로 돌진한다!”

“알았어!”

“류호! 태웅과 함께 움직여라! 탄에게 닿을 때까지 무조건 돌파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류호와 미호가 진입로를 거슬러 오르는 순간.

천문석은 호흡을 고르며 내력을 끌어올렸다.

류호, 미호와 함께 낭인 무사들과 싸워 진입로에 길을 뚫었다.

하지만 광장에 닿으면 상황은 변한다.

낭인 무사, 정예병, 해적, 마법사 적뿐만이 아니라.

류호와 미호, 태웅과 탄 같은 아군과도 싸워야 할지 모른다.

자신과 이들의 대의는 다르니까.

천문석은 문득 돌 반지를 낀 손가락을 봤다.

그래도 특급 헌터에게 받은 이 돌 반지 덕분에 일이 더 쉽게 풀렸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천문석은 피식 웃으며 숨과 진기를 가다듬었다.

곧 등 뒤에서 육중한 진동이 느껴졌다!

쿠르르르릉-

‘왔구나!’

천문석은 전력으로 달리며 외쳤다.

“이제 시작이다! 주저하지 말고 돌파해라!”

크아아아아아-

수백 곰일족 무사들의 포효가 터지고!

파아아아아앙-

류호의 소용돌이가 내리꽂히는 순간!

“우리가 왔다! 탄!”

태웅의 외침과 함께 수백 곰 일족 무사들이 단숨에 진입로를 뚫고 금순 용병단의 뒤통수를 때렸다!

이 순간 천문석은 번개같이 땅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타다다다닥-

금순 용병단의 머리와 어깨를 밟고 달리기 시작했다!

“어? 지금 어디 가세요!?”

“어, 어? 야, 너 어디 가는 거야!”

류호와 미호가 외치는 순간.

번쩍 든 손을 흔들며 대답하는 성주님의 대리인, 천문석.

“난 따로 할 일 있어! 그럼 모두 수고해라!”

“……!”

순간 류호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반드시 전해야 하는 이야기를 아직 전하지 못했다!

허공도의 제사장이 오고 있다는 것!

맹약의 대가로 인장 반지, 경계석 반지를 넘겨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이미 전투가 시작됐다.

지금 자신이 자리를 비우면 태웅 혼자 싸워야 한다.

류호는 멍하니 서 있는 미호에게 외쳤다.

“미호! 네가 성주님의 대리인에게 모든 사실을 알려라!”

“어, 어! 알았어! 내가 꼭 전할게!”

미호가 대답과 동시에 달리려는 순간.

“잠깐!”

외침과 함께 류호의 손에서 튀어나온 곡옥!

후두둑-

5개의 곡옥의 미호의 팔다리, 몸통에 닿는 순간 장죽이 괘를 그리고 몰아치는 바람이 깃들었다.

휘이이이이잉-

“반드시 전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제사장의 분노가 쏟아진다!”

류호는 번쩍 들어 올린 미호를 던졌다!

파아파앙-

미호는 일진광풍에 휩쓸려 천문석을 향해 날아갔다!

* * *

“우리가 왔다! 탄!”

태웅의 외침이 울려 퍼질 때.

탄은 기회가 왔음을 알아차렸다!

“아군이 뒤를 찌른 지금이 기회다! 반전해서 단숨에 밀고 들어간다!”

순간 정예병과 의미 없는 대치를 이어 가던 무사들이 일제히 반전했다!

과감히 등을 보이고 방어를 굳힌 모루, 금순 용병단을 향해 밀고 들어갔다!

“단단히 방어를 굳혀라!”

금순 용병단의 지휘관들이 외치는 순간.

탄이 이끄는 무사들이 모루와 충돌했다!

쾅, 파아앙-

굉음과 함께 방패가 밀려나고 방벽이 무너졌지만 일부!

금순 용병단은 몇 번 출렁이더니 다시 단단히 방어를 굳혔다.

그러나 반전해서 공격한 모두는 알아챘다.

멈춰 선 위치가 전보다 뒤다.

굳건하던 방어가 뒤로 밀렸다.

뒤를 찌른 아군의 공격이 효과가 있다!

“계속 밀고 들어가라!”

“뒤를 받치는 힘이 약해졌다!”

“단숨에 밀어붙여라!”

방패진을 이룬 정예병들과 대치할 때와는 달리 무사들은 미친 듯이 밀어붙였다!

무기와 방패가 충돌하고, 비명과 고함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양면 공격을 받은 금순 용병단은 죽죽 밀려나기 시작했다.

기사들과 이 모습을 본 적월 상단의 전령이 다급히 외쳤다.

“지금 당장 뒤를 쳐야 합니다!”

남방 공국의 기사들이 시선을 교환하고 외쳤다.

“모두 전진한다!”

쿵, 쿵, 쿵-

거대한 방패진을 이룬 정예병들이 다시금 방패로 바닥을 찍으며 나아갔다.

극도로 느리게!

적월 상단의 전령은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당장 뒤를 잡고 들이쳐야 할 때, 걷는 것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정예병!

반전한 무사들의 등을 잡기는커녕 거리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게 뭡니까! 당장 제대로 돌진해야 합니다!”

전령이 분통을 터트리자 기사가 고개를 저으며 중갑 보병의 투구를 두들겼다.

“투구 벗어 봐라!”

“예! 기사님!”

중갑 보병이 투구를 벗는 순간 하얀 증기가 훅 올라오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얼굴이 나타났다.

기사는 전령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대치 중 체력 소모가 너무 커서. 지금 돌진하면 역으로 당합니다.”

전령은 안절부절못하다가 바로 부하에게 외쳤다.

“너! 당장 사략 선단을 움직여야 한다고 전해라! 남방 공국의 병사들은 체력 소진으로 제대로 공격하지 못한다!”

“알겠습니다!”

이 순간 기사들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고 깃발 신호, 수신호를 보냈다.

전진 속도는 점점 더 느려졌고, 어느새 금순 용병단은 방어를 굳힌 채로 양쪽에서 두들겨 맞고 있었다!

“바로 뚫고 들어간다! 뒤를 따라라!”

“탄과 합류하는 게 우선이다!”

“아군이 적의 뒤를 쳤다!”

“달려라! 태웅과 합류한다!”

태웅과 류호, 탄이 무사들을 이끌고 금순 용병단을 파고들 때.

탁, 타다다닥-

천문석은 뒤엉켜 격전을 펼치는 무사들의 투구와 어깨를 밟고 달리며 기감을 사방으로 뻗었다.

느껴진다!

전진하는 정예병.

은밀히 숨어 있는 마법사.

앞뒤로 두들겨 맞는 용병단.

돌진하는 류호, 태웅, 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을 흑막들까지.

이들 모두의 시선이 닿는 곳!

광장 중앙, 우뚝 솟은 분수대로 가야 한다.

그리고 최고 출력 굉천수를 먹여 준다!

모두의 머릿속에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단숨에 날아가도록!

처음 굉천수를 모르고 당했을 때의 성공률은 99%!

천문석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전투가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굉천수를 사용하지 않았다!

경지에 달한 무인과 주술사들은 1%, 첫 굉천수에도 안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대규모 병력이 부딪치는 전장에서는 그런 소수의 인원은 대세에 큰 영향이 없었다!

천문석은 바로 굉천수의 요결에 따라 일기일원공의 내력을 움직였다.

영육과 혼백의 사이, 심상 공간에서 쏟아져 나온 일기공과 일원공이 거대한 원 두 개를 그려냈다.

쿠르르, 쿠르르릉-

순간 당장이라도 터질듯한 우렛소리가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전신이 부르르 떨리고 머리카락과 온몸의 솜털이 단숨에 곤두섰다!

자신의 내력에 하늘이 호응하고 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별다른 수련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쉴 새 없이 고생한 것뿐인데 어느새 내력이 엄청나게 늘어나 하늘조차 호응하고 있다!

천문석은 재빨리 심상 공간을 관조했다.

심상 공간에 만든 기의 흐름, 기경팔맥을 장마철 계곡 급류처럼 거칠게 흐르는 내력!

그 내력의 근원, 기해혈에 담긴 혼원지기로 화한 일기일원공은 어느새 거대한 폭풍우가 되어 있었다!

전생의 천문석은 천마신공의 12성 대성을 이뤄 초인경, 초절정의 경지조차 뛰어넘었다!

영육에 쌓은 무공을 잃었으나, 혼백에 새겨진 무업은 영원하니.

한번 극에 달했었기에 관조하는 순간 알아챘다.

기의 바다 기해혈이 넘치기 직전이다.

초절정, 초인경의 벽이 앞에 나타났다!

* * *

무공에 다시 입문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초절정이라고!?

아니, 그보다 이 다급한 상황에 초절정의 벽이 나타난다고!?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봤다.

쿠르르르-

하늘에서는 자신의 내력에 호응하여 우렛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 우렛소리에서 어째선지 하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이 정도면 이제 다시 나 믿는 게 어때?’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큰물이 있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듯.

벽을 넘기 위해서는 벽을 만나야 한다.

벽을 만나는 것도 기연.

천시와 지리가 모두 모여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벽을 넘는 데 필요한 한가지가 빠졌다.

인화(人和).

지금 이곳 광장의 전투에 얽힌 강자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초절정에 오르는 건 이 전투를 해결하고 나서!

천문석은 투구와 어깨, 방패와 창을 밟고 달려 단숨에 광장 중앙 분수대에 도착했다.

깨지고 부서진 조각상을 번개같이 뛰어올라 정상에 서는 순간.

바로 굉천수의 요결을 담은 일기공과 일원공을 일으켰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내력이 거센 급류가 되어 풀려나왔다.

강대한 내력에 전신이 파르르 떨리는 순간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우렛소리가 점점 커졌다.

쿠르르, 쿠르르르르-

지금껏 본적 없는 엄청난 굉천수가 터진다!

중요한 것은 이 굉천수를 터트릴 최적의 타이밍!

적아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굉천수를 먹여 전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야 한다!

갤리선에서 해적들이 우르르 쏟아지는 게 보이고.

거대한 마력장이 하늘에서 응집하는 게 느껴졌다.

이제 곧이다!

저 해적들과 숨어 있는 마법사들이 광장의 격전에 끼어들 때가 바로 굉천수를 터트릴 타이밍이다!

천문석은 당장이라도 터질듯한 굉천수의 내력을 압축하고 압축했다.

모두의 머릿속에 담긴 전투 의지를 단숨에 날려 버릴, 최고 출력 굉천수를 터트리기 위해서!

쿠르르, 쿠르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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